줄거리가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Spoiler!
모범형사 시즌2 |
모범 형사
: 대한민국 드라마. JTBC 제작. 조남국 연출. 최진원 극본. 손현주, 장승조, 조희봉, 차래영, 김지훈, 정순원, 김명준(여기까지 인천 서부경찰서 강력2팀), 손종학, 신동미, 백은혜, 이하은 등 출연.
* 1시즌 - 2020년 방영. 이엘리야, 오정세, 지승현, 양현민, 조재윤, 이현욱, 손병호, 조재룡, 조승연 등 출연.
* 2시즌 - 2022년 방영. 김효진, 박근형, 정문성, 최대훈, 박원상, 이중옥, 홍서영, 백상희, 하영 등 출연.
얼마나 재미있으면 2시즌까지 나왔을까 궁금해져서 보게 된 드라마. 역시 재미있었다. 무조건 발로 뛰는 베테랑 형사와 머리 회전이 빠른 젊은 형사의 조합. 심지어 젊은 형사는 몇 억 짜리 시계를 한번에 살만큼 부자이기도 하다. 돈이 억수로 많은 경찰이라니. 고정관념을 깨버리는 설정이 정말 신선하게 느껴졌다.
1시즌은 사실상 사형 제도가 사라진 우리나라에서 사형이 이루어지는 것을 가정하고 진행된다. 사형 집행을 앞두고 불거진 어느 사형수에 대한 진범 논란. 천신만고 끝에 재심까지 열리지만 힘 있는 자들이 짜놓은 각본을 깨뜨리지는 못한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저혈압이 치료 되는 기적을 만날 수도 있다. 어떻게든 진짜 범인을 밝히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형사들과 기자의 노력이 볼만하다. 양파 껍질처럼 한 겹 한 겹 벗겨지는 사건 전말, 그리고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보고 싶어서 마지막 회까지 열심히 달리게 된다.
2시즌은 1시즌에 비하면 작위적인 부분이 눈에 많이 띈다. 재벌가 남매가 주연으로 등장하는데, 갑자기 나타난 경찰서장의 딸이 하필이면 여기 회사에 다닌다. 또 강도창(손현주 역)의 동생이 운영하는, PPL인 게 분명한 치킨집에서 주요 인물이 중요한 얘기를 엿듣는 일도 생긴다. 이 세상에 치킨집이 단 하나라면 모르겠지만. 이해 못 할 수준은 아니나 여러모로 1시즌과 비교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흠을 더 지적해보자면, 1시즌도 그랬지만 2시즌도 시작부터 자극적인 연출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재벌 2세가 개망나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설정이겠으나 여자를 구타하는 묘사가 도를 넘어선다. 더욱이 회상 장면으로 계속 나온다. 연쇄 살인범에 희생되는 여자들 묘사 또한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만약 3시즌이 나온다면 이는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백델 테스트를 하면 과연 몇 점이 나올까? 형사라는 직업이 워낙 남초이긴 하지만....)
그나저나 '장승조' 배우의 연기를 여기서 처음 보았는데 이렇게 매력적일 수가..! 잘생긴 외모는 둘째 치고 내면 연기를 잘한다(순전히 그를 보기 위해 MBC 드라마 '돈꽃'을 보려 한다).
악녀 이미지가 강했던 이엘리야는 소신 있는 기자 역을 잘 소화해낸다. 특별 출연한 이현욱은 1시즌 초반부터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2시즌에서는 사이코패스 재벌 남매를 연기한 두 배우가 눈을 사로잡는다. 상처 깊은 영혼이 불쌍하다가도 자신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천나나 역의 김효진은 복잡한 인물을 잘 그려낸다. (Born to be 돌아이) 천상우 역의 최대훈은 여기서 처음 봤는데 연기를 잘해서 눈에 확 들어온다. 수트빨(suit fit)이 한 몫 했을 수도. 이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우태호 역의 정문성은 MBC 드라마 '검은 태양'에서 눈에 띄던 배우였다. 다음엔 길게 봤으면 좋겠다.
진짜 범인이 밝혀지고 정의가 실현되는 형사 드라마가 잘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힘 있는 자들이 저지른 범죄가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거나 아예 묻혀버리는 것을 그간 많이 봐왔다. 드라마로 대리 만족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언젠가는 오기를.
* 1시즌을 보는 동안 SBS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가 자꾸 생각났다. 조남국 PD의 연출작으로 손현주가 억울하게 딸을 잃은 아버지로 나온다. 아직 안 본 분이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광고 스팸 빼고 부담 없이 댓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