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1

메이드 인 코리아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현빈 정우성)


첫 화부터 1970년에 실제로 일어났었던 일본 비행기 납치 사건이 나온다.
마약을 배달하던 현빈(백기태 역)이 갑자기 나서더니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게 황당하게 느껴져서 보다 말았었다. 그러다 그가 백상예술대상에서 이 드라마로 남우주연상 타는 것을 보고 다시 달렸는데...


기태가 책상에 앉아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백기태 역의 현빈

메이드 인 코리아 (Made In Korea)


: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2025년 12월 24일 1시즌 공개. 2026년 2시즌 공개 예정. 한 시즌 당 6회 분량.
연출 우민호. 극본 박은교, 박준석. 출연 현빈, 정우성, 우도환, 조여정, 서은수, 원지안, 정성일, 강길우, 노재원, 릴리 프랭키, 박용우(우정출연) 등.


🎲 스포일러 주의 ! 🎲


드라마 배경은 1970년대.
백기태는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중앙정보부(중정)의 부산 지역 간부였다. 기태와 그의 상사는 마약 사업을 하는 조직폭력배에게 상납을 받고 있었다. 권력과 재력에 목 말라 하던 기태는 급기야 마약 사업에 직접 뛰어든다.


수색영장을 집행하려는 건영이 조폭의 방해를 받고 있다
장건영 역의 정우성

검사 장건영(정우성 역)은 마약을 아주 혐오했다. 전쟁에 끌려나갔다 마약 중독자가 된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였기 때문에. 그는 마약 사업과 중정이 관련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기태의 뒤를 쫓는다.

하지만 아무리 검찰이라 해도 박정희 시절의 중정을 어떻게 이기랴. 결국 장건영이 마약 사업에 관여했다는 누명을 쓰고 구속되면서 시즌 1이 끝난다.

시즌 2에서는 장건영이 누명을 벗고 백기태를 때려잡을 수 있을까? 백기태가 철저히 망하는 꼴을 보고 싶은데 과연...?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백기태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나쁜 놈에 가깝다. 하지만 내 눈에는 도대체 그런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태가 동생에게 '넌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소리 지르는 장면에서는 이질감마저 느꼈다. 물론 연기는 잘한다. 잘 하는데, 배우와 캐릭터가 따로국밥 같으니 이것 참. 손예진과 함께 찍은 영화 '협상'에서도 그렇게 보이더니... 아일랜드 강국에게 가졌던 팬심이 지금까지 작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화는 백기태가 얼마나 능력 있는 인물인지 보여주려는 목적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뜬금 없었다. 1화만 잘 넘기면 6화까지 내리 볼 수 있을 것이다. 


모자부터 해서 군복을 차려 입은 군인
백기현 역의 우도환

* 백기태의 동생 백기현으로 우도환이 나오는데 군복 입은 모습이 멋지다(군복빨이 죽여준다). 그를 보기 위해서라도 2시즌 사수.....

* 야쿠자 보스로 나오는 일본 배우 릴리 프랭키가 소설 '도쿄 타워'를 썼다고 함. 오다기리 죠가 주연한 영화의 원작. (에쿠니 가오리가 쓴 도쿄 타워도 있음)

* 중간에 '배금지'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누구를 모델로 한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차 안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정인숙. 본명이 정금지. 그녀의 아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2013년에 암으로 사망. 이 기사를 읽어보니 안 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극 중에서 배금지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경호실장 역의 배우 정성일과 공교롭게 이름이 같음)

* 어릴 적 집에서 신문을 구독했었는데 여성 잡지 광고가 대문짝만하게 자주 실렸었다. 짧게 소개되어 있는 기사들이 하나같이 자극적이었다. 뭣도 잘 모르면서 얼마나 열심히 읽었던지. 정인숙 관련 기사도 있었다. 그 중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게 있는데 누가 어느 아파트에 방문할 땐 한 동 전체의 불이 다 나갔다더라.. 그 아파트에는 그 자식도 출입했다더라.. (진실은 모른다~ 이 열정으로 공부를 했더라면😑)


2026-05-09

더 체스트넛 맨 시즌 2 진짜 너무하네 - 넷플릭스 덴마크 범죄수사물 드라마


넷플릭스를 통해 덴마크 드라마를 처음 접했다. 아무 정보도 기대도 없었던 때문인지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새로운 시즌 확정이라는 안내 문구가 떠서 최소 2년이면 새 시즌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1시즌 나온지 4년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어서 솔직히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2026년 5월 드디어 '더 체스트넛 맨' 2시즌이 나온 것이다! 기쁜 마음으로 얼른 보기 시작했는데...

주인공 형사들 얼굴 클로즈업

더 체스트넛 맨 : 숨바꼭질 (The Chestnut Man: Hide and Seek)


: 2026년 5월 7일 넷플릭스 공개. 1시즌 2021년 공개. 다니차 추르치치, 미켈 보 푈스고르, 소피 그로뵐, 에스터 버치, 카팅카 레르케 페테르센, 이다 세실리에 라스무센 등 출연.


🥔 초강력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결론부터 말하면 진짜 너무한다 너무해~~~!!!
아니 어떻게 주인공을 시즌 중간에 보내버릴 수가 있을까??? (물음표 3개도 모자람)
신나게 보다가 너무 너무 어이가 없어서 뒷목 잡을 뻔했다.
원작 소설 내용이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아니, 그래도 바꿀 수도 있지 않나?

한 시즌이라고 해도 전체 6회 분량에, 배우 신상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몇 년 만에 새 시즌 만들면서 주인공을 중간에 날려버리다니 이게 말이 되냐고요~

어쩐지 주인공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이상하리만치 오래 보여준다 했다. 더구나 올려다보는 시선으로 하늘은 왜 한참 잡나 했더니 헐.......

1시즌에서 어색하게 끝난 두 사람이 급하게 잘 된다 싶었다. 만지면 파사삭 부서질 듯 메마른 감성의 북유럽 드라마에서 러브라인이 적극적으로 그려진다 싶었는데 이게 다 빅엿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로구나.......

설마 다음 시즌은 없다는 걸 이런 연출로 보여준 것인가? 제작진 SNS를 찾아내서 물어보려다 말았다. 이래놓고 다른 파트너 등장시켜서 시즌 3 만드는 건 아니겠지? 

원작 내용이 어떻든 제작진이 정말 비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트너를 잃은 형사가 그로 인해 진범 찾기에 더 매진하긴 하지만, 꼭 이렇게 극단적인 이유를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죽다 살아나게 만들 수도 있고. 두 사람이 오랜만에 만났는데 좀 해피한 모습 보여주면 어디가 어떻게 되나요?

아무튼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드라마를 보고 기가 막혀서 리뷰를 쓴다. 범인이 궁금해서 끝까지 보긴 했지만, 이런 극강의 황당함은 또 느끼고 싶지 않다. 

시즌 1 감상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2/08/thechestnutman.html

2026-05-07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관람 후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배우에서 화가로 변신한 박신양은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궁금해서 전시회에 가봤다.

가려고 나선 날, 매주 화∙수∙금요일에 작가가 직접 전시회장에 온다고 안내해놓은 것을 발견했다. 이럴 수가, 오늘은 목요일인데! 하루 참고 내일 가던가 다음주로 미룰까 하다가 그냥 갔다.

26년 4월 말일 관람.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매하니 14,000원. 



박신양의 전시쑈 제 4의 벽
The 4th Wall

2026.03.06 ~ 05.10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 2 전관

사실 이 photo wall은 퇴장하는 쪽에 있음



 "연기할 때는 내가 느끼는 만큼만 표현했다.
올곧고 정확하게.
그림을 그리는 마음도 그렇다.
나의 진심만큼만 전달되리라는 심정으로.
연기든 그림이든,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던져 넣었을 때
비로소 보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가닿는다고 믿는다."



* 그림 올린 순서는 전시 순서와 다름 *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전시장 초입의 작업실 풍경.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재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움직임 연구] 연작들.
자유로움과 해방감이 느껴졌다.
정말 마음대로 그린 듯한 느낌. 





자꾸 눈이 가서 한참 보았던 작품

댄서가 윈드밀을 하고 있는 듯한...




[ 춤 ] 연작들.
역시 해방감이 느껴지는 작품들.
무용가 피나 바우쉬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림에서 느껴지던 에너지가 사진으로는 잘...

[소의 춤] 생동감과 색감이 시선을 붙들었다


피나 바우쉬 2

피나 바우쉬 4


얼굴 4


이중섭 2


키릴 2 (몹시 그리웠다는 친구)



"그리움의 해부
나는 그동안 내가 그리려고 했던 그림들을 다시 그려보기로 했다.
친구 키릴의 얼굴을 다시 그리면서 '그리움'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들은 한없는 신뢰와 이해와 용서로 나를 가감 없이 바라봐주고 믿고 기다려준 사람들.
사람이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 그것을 그들이 보여주었었다.
그리움의 본질은 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이해를 향해 열려 있는 마음일 것이다."




[당나귀] 연작들.
전시실 한 곳이 당나귀 그림으로 가득했다.
한데 모여있는 당나귀 그림들이 강렬한 느낌을 주긴 했으나 위쪽에 높이 걸려 있는 그림들은 가까이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당나귀 13








사다리에 걸려있는 삐에로 옷과 그 위쪽의 그림 얼굴 14


[자화상] 
몇 작품은 처음 봤을 땐 안 닮았다 했는데 보고 있으니 작가가 보였다.




[사과] 연작들.
두봉 주교님이 작가에게 선물한 사과 두 알이 이렇게 많은 그림을 낳았다.





전시장 어딘가에서 발견한 사과 소개 - 재활용 봉투에 담아주셨다고 함


사과 봉지 위쪽에 쓰여있던 '행복'


[투우사]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이라는 황소와 마주하며 싸워야 한다.






전시장 곳곳을 삐에로(정령)들이 누비고 다녔다. 
작품 옆에서 자기도 하고 저들끼리 놀기도 하고
바닥에 테이프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남과 여]
다른 말인데 핀 조명이 과해서
제대로 감상하기 힘든 작품들이 좀 있었다.




🤍🤍🤍🤍🤍

무무, 게라심

처음 봤을 땐 도대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제목을 찾아보니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무무'의 주인공 이름이 게라심. 그는 강가에서 개를 구해 무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사랑으로 키운다고 한다. 하지만 게라심을 부리는 지주가 무무를 쫓아내다 못해 죽이려 하자 게라심이 무무를 강물에 빠뜨린다고....

험하게 죽임을 당하느니 내 손으로 보내주자는 마음이었을까?
소설 내용을 알고 나니 노 젓는 사람과 개가 보였다. 줄거리만 알고 있는 토니 모리슨의 소설 '빌러비드'가 생각났다. 



당나귀 전시실 바로 옆에서는 전시 준비 과정을 담은 다큐가 상영되고 있었는데 이를 보고 나면 전시장의 벽이 달라 보인다. 유로폼이라는 건축 자재를 엮어서 전시장의 벽을 다 채우고 그 위에 작품을 설치한 것이다. 색깔도 일일이 칠한 것으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본 여타 전시회장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 유로폼(Euro Form) : 건설 현장에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 때 사용하는 규격화된 거푸집(형틀). [제미나이 설명]


외로움을 즐기는 방법

두려움 없는 삶 왜 두려워하는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색이 만들어내는 의미와 Drama

세상에서 자신을 완전연소 시키는 방법 2가지

나의 그림들이  모두 가짜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람마다 지는 짐이 다르다

정령만 들어가 볼 수 있는 방 안의 풍경


전시실마다 노래가 크게 흐르고 있었는데 어디는 잘 어울렸고 어디는 소음처럼 느껴지고 그랬다.
삐에로로 분장한 이들이 왜 돌아다니는지 그것도 궁금했는데,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주고 전시를 그냥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그렇다면 목적을 이루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료를 아낌없이 쓴 듯한 전시를 볼 때면 발동하는, 어린 시절의 나를 지배했던 가난을 또 보았다. 아끼고 아끼다 다 쓰지도 못하고 굳어버린 물감의 트라우마.

몇 년 전 다른 작가의 전시에서 바위의 울퉁불퉁함을 물감을 굳혀서 표현한 대형 그림을 보고 각성이 돼버렸다. 그 그림은 일부러 사진을 찍지 않았다. 제목도 기억해두지 않았다. 기록으로 남겨 놓았다간 볼 때마다 그 순간이 생각날 듯해서.

시선이 그림에 가 있기는 하나 정신은 딴 데 가 있으니 작가께는 미안한 일이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도 트라우마가 발동하긴 했지만 짧게 끝났다. 이 때문에 그림 전시회 관람을 그만 두지는 않을 것이다.




"내 연기가 누군가의 진심에 가 닿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했듯이 그렇게 그림을 그린다. 사람들의 눈에 닿고 그리고 영혼에 가 닿아야 한다." - 박신양 -


사실 나는 그의 연기가 보고 싶다.
전시회를 보고 나니 그가 정말 그림에 진심이라는 것을 알겠다. 정말 절실하게 그린 느낌이다.
설령 그가 앞으로 연기를 하지 않는다 해도 그 뜻을 존중한다.


나의 에이미에게 2

물 위에 둥둥 떠있는 거북처럼 전시 분위기와는 살짝 어울려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들어서 가까이 보고 싶었던 작품으로 마무리. 그런데 높이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