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7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관람 후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배우에서 화가로 변신한 박신양은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궁금해서 전시회에 가봤다.

가려고 나선 날, 매주 화∙수∙금요일에 작가가 직접 전시회장에 온다고 안내해놓은 것을 발견했다.
이럴 수가, 오늘은 목요일인데! 하루 참고 내일 가던가 다음주로 미룰까 하다가 그냥 갔다.
25년 4월 말일 관람.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매하니 14,000원. 



박신양의 전시쑈 제 4의 벽
The 4th Wall
2026.03.06 ~ 05.10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 2 전관

사실 이 photo wall은 퇴장하는 쪽에 있음


"연기할 때 나는 내가 느끼는 만큼만 표현했다.
올곧고 정확하게.
그림을 그리는 마음도 그렇다.
나의 진심만큼만 전달되리라는 심정으로.
연기든 그림이든,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던져 넣었을 때
비로소 보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가닿는다고 믿는다."





* 그림 올린 순서는 전시 순서와 다름 *


전시장 초입의 작업실 풍경.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재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움직임 연구] 연작들.
자유로움과 해방감이 느껴졌다.
정말 마음대로 그린 듯한 느낌. 





자꾸 눈이 가서 한참 보았던 작품

댄서가 윈드밀을 하고 있는 듯한...




[ 춤 ] 연작들.
역시 해방감이 느껴지는 작품들.
무용가 피나 바우쉬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림에서 느껴지던 에너지가 사진으로는 잘...

[소의 춤] 생동감과 색감이 시선을 붙들었다


피나 바우쉬 2

피나 바우쉬 4


얼굴 4


이중섭 2


키릴 2 (몹시 그리웠다는 친구)





[당나귀] 
연작들.
전시실 한 곳이 당나귀 그림으로 가득했다.
한데 모여있는 당나귀 그림들이 강렬한 느낌을 주긴 했으나 
위쪽에 높이 걸려 있는 그림들은 가까이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당나귀 13








사다리에 걸려있는 삐에로 옷과 그 위쪽의 그림 얼굴 14


[자화상] 
몇 작품은 처음 봤을 땐 안 닮았다 했는데 보고 있으니 작가가 보였다.




[사과] 연작들.
두봉 주교님이 준 사과 두 알이 이렇게 많은 그림을 낳았다.






전시장 어딘가에서 발견한 사과 소개. 재활용 봉투에 담아주셨다고..

사과 봉지 위쪽에 쓰여있던 '행복'



[투우사]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이라는 황소와 마주하며 싸워야 한다.






전시장 곳곳을 삐에로들이 누비고 다녔다. 
작품 옆에서 자기도 하고 저들끼리 놀기도 하고
바닥에 테이프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남과 여]
다른 말인데 핀 조명이 과해서
제대로 감상을 하기 힘든 작품들이 좀 있었다.




🤍🤍🤍🤍🤍

무무, 게라심

처음 봤을 땐 도대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제목을 찾아보니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무무'의 주인공 이름이 게라심.
그는 강가에서 개를 구해 무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사랑으로 키운다고 한다.
하지만 게라심을 부리는 지주가 무무를 쫓아내다 못해 죽이려 하자
게라심이 무무를 강물에 빠뜨린다고....

험하게 죽임을 당하느니 내 손으로 보내주자는 마음이었을까?
소설 내용을 알고 나니 노 젓는 사람과 개가 보였다.
줄거리만 알고 있는 토니 모리슨의 소설 '빌러비드'가 생각났다. 



당나귀 전시실 바로 옆에서는 전시 준비 과정을 담은 다큐가 상영되고 있었는데
이를 보고 나면 전시장의 벽이 달라 보인다. 
유로폼이라는 건축 자재를 엮어서 전시장의 벽을 다 채우고 그 위에 작품을 설치한 것이다.
색깔도 일일이 칠한 것으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본 여타 전시회장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 유로폼(Euro Form)
: 건설 현장에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 때 사용하는 규격화된 거푸집(형틀).
[제미나이 설명]


외로움을 즐기는 방법

두려움 없는 삶 왜 두려워하는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색이 만들어내는 의미와 Drama

세상에서 자신을 완전연소 시키는 방법 2가지

나의 그림들이  모두 가짜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람마다 지는 짐이 다르다

정령만 들어가 볼 수 있는 방 안의 풍경


전시실마다 노래가 크게 흐르고 있었는데
어디는 잘 어울렸고 어디는 소음처럼 느껴지고 그랬다.
삐에로로 분장한 이들이 왜 돌아다니는지 그것도 궁금했는데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주고
전시를 그냥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그렇다면 목적을 이루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료를 아낌없이 쓴 듯한 전시를 볼 때면 발동하는,
어린 시절의 나를 지배했던 가난을 또 보았다.
아끼고 아끼다 다 쓰지도 못하고 굳어버린 물감의 트라우마.

몇 년 전 다른 작가의 전시에서 바위의 울퉁불퉁함을
물감을 굳혀서 표현한 대형 그림을 보고 각성이 돼버렸다.
그 그림은 일부러 사진을 찍지 않았다. 제목도 기억해두지 않았다.
기록으로 남겨 놓았다간 볼 때마다 그 순간이 생각날 듯해서.

시선이 그림에 가 있기는 하나
정신은 딴 데 가 있으니 작가께는 미안한 일이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도 트라우마가 발동하긴 했지만 짧게 끝났다.
이 때문에 그림 전시회 관람을 그만 두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나는 그의 연기가 보고 싶다.
전시회를 보고 나니 그가 정말 그림에 진심이라는 것을 알겠다.
정말 절실하게 그린 느낌이다.
설령 앞으로 연기를 하지 않는다 해도 그 뜻을 존중한다.



나의 에이미에게 2

물 위에 둥둥 떠있는 거북처럼
전시 분위기와는 살짝 어울려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들어서 가까이 보고 싶었던 작품으로 마무리.
높이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