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불명의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 전역이 1분 동안 멈춘다. 그 짧은 틈에 엄청난 피해가 일어난다. 이에 대통령 미첼은 초법적인 수사 조직을 만들고 전직 대통령 멀린에게 그곳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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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데이 / 출처 TMDB |
배우 중의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미국 전직 대통령으로 출연..... 이 소개 한 마디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역시나 그의 이름값을 제대로 보여주는 명연기. 극본도 얼마나 탄탄한지 보는 내내 감탄했다. 이 드라마 안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대의를 위해서 작은 희생은 당연하다' 따위의 소리를 아주 싫어한다. 왜냐하면 이렇게 부르짖는 인간 치고 작은 쪽에 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기는 희생하지 않으면서 남만 희생 시킨다. 이 작품에서도 사이버 테러를 감행한 것들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 더 큰일을 하기 위해 이 일을 계획했다고 주범이 떠드는 대목에서는 나라를 위해 계엄령을 내렸다는 우리나라의 현직 대통령이 떠오른다.
큰 힘을 가진 자들이 미친 생각을 할 때 국가와 국민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이 드라마는 아주 잘 보여준다. 완벽해 보이던 멀린 마저 수사에 눈이 멀어 권한을 남용하기도 한다. 제어 장치가 없는 절대권력은 흉기나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아는 멀린은 자신에게 해가 되는 부분까지 드러내며 진실을 밝힌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실제 상황이라면, 그처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절대권력을 가진 자의 도덕성과 성품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다 갖춘 사람만 절대권력자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그래서 2025년 3월 현재 우리나라는 많이 아프다.
* 제로 데이 : 어떤 소프트웨어에서 보안에 취약한 곳이 발견된 날.
* 전기와 통신 없이 살 수 없는 디지털 세상이 얼마나 취약한 지 아울러 잘 보여준다. (대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 프로테우스는 정말 쓰인 것일까? 아니면 멀린 개인의 문제였을까? 총괄 프로듀서 에릭 뉴먼과 로버트 드 니로의 인터뷰에 이 얘기가 나온다.
* 얄미운 에반 그린으로 나오는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댄 스티븐스! 영드 '다운튼 애비'에서 너무 치명적이었다. 잊을 수가 없다.
* 1회 처음에 나오는 애나 신들러 역의 배우가 낯익다 했더니 '마인드헌터' '죄인'에 나온 한나 그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