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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그레이스(Grace) - 웨이브 추천 영드 수사물


웨이브(Wavve)에서 영국 드라마 카테고리를 훑어보다 보게 된 작품이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영드 경찰 드라마의 썸네일은 왜 이렇게 멋대가리가 없을까? 주인공 형사 두 사람이 뚱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고 있는 게 대부분. 이 작품도 존 심(John Simm)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으면 그냥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 이름을 들으면 자존심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배우 존 심. 그의 연기력을 생각하면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러주고 싶다.


드라마 그레이스 - 글렌 형사와 로이 형사
리치 캠벨 / 존 심
 

그레이스 (Grace)


: 영국 itv 제작. 2021년 시즌 1 시작. 2024년 시즌 4까지 방영. 피터 제임스의 소설 'Roy Grace' 원작. 존 심, 리치 캠벨, 조 태퍼, 크레이그 파킨슨, 로라 엘핀스톤, 브래드 모리슨, 클레어 캘브레이스 등 출연. 

'그레이스'는 주인공 형사의 이름이다. DS(Detective Superintendent) 로이 그레이스. 영국 경찰 계급 체계를 찾아봤으나 우리말로 DS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드라마를 보면 현장을 뛰는 형사 중에 가장 높은 수사팀장 격인데 그나마 '경위'가 비슷한 듯. 아무튼 로이는 실력 좋은 경찰이지만 문제가 될만한 점이 있었다. 수사를 위해서라면 미신(superstition)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몇 년 째 실종 상태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실마리 하나 잡히지 않고 시신도 발견되지 않으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미신의 힘을 빌렸다. 하지만 개인적인 일 외에 수사에도 이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상관의 경고를 받고 언론에서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수사에 진전이 없자 사이코메트리를 찾아간다. 로이는 자신의 안위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한 사람이다. [1시즌 1화 내용]




한 회당 1시간 30분 안팎의 런닝 타임. 2024년 11월 현재 4시즌까지 있지만 에피소드 개수가 많지 않다. 총 12화. 1시즌 보는데 '인데버'가 생각나서 설마 했더니 작가 이름에 러셀 루이스가 보인다. 위키백과에서 보니 2시즌까지 참여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보았으나 IMDB에는 혹평이 많다. 별점 1개짜리 평만 모아서 보니 대체로 피터 제임스의 원작보다 못하다는 내용이다. 소설이 정말 재미있다고 해서 번역본을 찾아보니 2012년 살림 출판사에서 나온 '데드 심플'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출간된 것은 품절된 이 책 한 권이 전부란 말인가? 원서는 잔뜩 나오는데..😑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에는 별 불만이 없다. 4시즌 결말은 짜증이 났지만 5시즌 나오면 당장 봅니다~ 영국 정통 형사물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


* 존 심의 대표작 '라이프 온 마스'와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 넷플릭스에 같은 제목의 드라마가 있다. 넷플 '그레이스'는 19세기 캐나다의 여성 범죄자 그레이스 막스가 주인공. 찜만 해놓고 아직 안 봤다. 평을 보니 아주 재미있다고 한다. 

* 로이의 연인으로 나오는 조 태퍼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원'에서 형사로 나온다. 유전자 검사로 천생연분을 찾는 게 가능한 시대. 이 작품도 재밌다. 

2024-11-06

러버스(The Lovers) - 너무 다른 두 남녀의 만남 [웨이브 추천 영드 미드]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사는 재닛. 삶을 끝내려는 순간 한 남자가 눈앞에 나타난다. 마치 신의 계시처럼. 

영국 런던에서 방송 진행자로 바쁘게 사는 셰이머스. 일 때문에 마지 못해 간 벨파스트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마치 운명처럼.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린다. 하지만 셰이머스에게 문제가 있었으니....


두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러버스 (The Lovers)


: 2023년 공개. 조이 플린, 로이신 갤러거, 앨리스 이브, 콘레스 힐, 마틴 퀸 등 출연.


Wavve 독점 해외 시리즈를 살펴보다 보게 된 드라마. 어떻게든 주인공 둘이 연결될 게 뻔해서 편한(?) 마음으로 보았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역시 운명이 인간에게 치는 장난은 가혹하다. 그러니까 운명이겠지만. 그럼에도 뭐다? 이것은 드라마이다. 드라마에서는 불가능할 게 없다. 

연애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솔직함'이 포함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알려야 할 것을 알리지 않은 것도 심각한 거짓말이다.



* 재닛으로 나오는 로이신 갤러거가 아주 매력적이다. 외모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른다면 스토리가 이해 안 될 수도 있다.

* 배우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영국 드라마인 것은 분명한데, 어디는 제작 국가에 영국만 써있고 어디는 또 미국만 써있고 어디는 영국 미국 다 써있고 복잡하다 복잡해~

* IMDB에는 에피소드가 11개로 나온다. 2시즌이 나오려다 말았나? 6회 이후로 더 할 이야기는 없어 보인다. 

2024-11-01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 캐나다 범죄 수사물 (웨이브 추천)


제목만 보아도 인기 미드 시리즈 '로 앤 오더'의 스핀오프(파생작)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찾아보니 '로 앤 오더 : 크리미널 인텐트'가 이미 있었다(2001~2011년까지 미국에서 10시즌 방영). 종영한 지 13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부활하는 드라마라니. 로 앤 오더 시리즈는 대체 어디까지 가지를 뻗어나갈까?


로앤오더 토론토 크리미널 인텐트의 헨리와 프랭키
헨리와 프랭키 / 출처 왓챠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Law&Order Toronto : Criminal Intent)


사실 스핀오프 미드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토론토 1시즌을 보았다. '크리미널 인텐트(CI)'도 캐나다 제작진이 따로 붙인 줄 알았다. 법정 장면은 아예 나오지 않아서 드라마 제목만 가져온 건가 했는데 위키백과 설명을 보고 의문이 풀렸다.

셜록 홈즈 같은 남자 주인공은 원조 로앤오더 CI의 설정이었다. 토론토 판의 헨리 그래프 형사는 모르는 것이 없는 척척박사다. 예술에도 조예가 깊다. 직설적인 면이 반감을 주기도 한다. 범인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쳐 자백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는데 범죄자 내지 큰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짐작된다. 성범죄 전담반(SVU)의 올리비아처럼 자신의 태생 때문에 경찰을 선택한 것 같다.

파트너 프랭키 베이트먼 형사는 헨리의 어떤 모습이든 잘 받아준다(헨리가 셜록 만큼 재수 없지는 않아서 그를 참아준다는 표현은 과하다). 그나마 헨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직장 동료는 친구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서 당황하기도 한다. 슈퍼컴퓨터 같은 헨리가 생각지 못하는 것을 짚어주니 왓슨 같기도 하다.



그 외 고정 캐릭터는 검사와 반장, 컴퓨터 전문가, 부검의가 전부이다. 다른 수사물과 비교했을 때 두 형사가 범죄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데에 더 공을 들이는 느낌이다. 헨리로 나오는 에이든 영의 연기력이 대단하다. 프랭키로 나오는 캐슬린 먼로는 FBI로앤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에서 먼저 봐서 그런가 형사옷이 잘 어울려 보인다.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를 재미있게 보고 나니 원작도 궁금해진다.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그렇게 연기를 잘 했다는데... [24년 11월 현재 10시즌만 LG유플러스에서 편 당 대여 가능]

'머독 미스터리'에 이어 이 토론토 버전 CI도 캐나다 드라마를 널리 알리는 작품이 될 듯하다. 2시즌 Hurry up!


* 로 앤 오더(Law & Order) = 법과 질서, 법질서
  크리미널 인텐트(Criminal Intent) = 범죄 의도

* 주연 조연 배우 여섯 명 중 다섯 명이 캐나다 출신. 반장만 영국 출생.

* 웨이브에 있을 때 봐야 한다. 2시즌이 올라오면 1시즌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오래전에 로 앤 오더 영국 판도 있었는데 그땐 사라질 줄 몰랐다. 다시 제공해주세요~~

* 로 앤 오더 : CI는 우리나라에서 '뉴욕 특수 수사대'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고 한다.

2024-10-18

시카고피디 시즌11까지 보고 느낀 점 (+ 노벨문학상)


존 보이트 반장과 팀원들
시카고PD 12시즌 포스터 같은데... 


드디어 시카고PD 11시즌까지 다 보았다. imdb에서 찾아보니 미국에서는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방영되었다. 전체 에피소드가 13개로 다른 시즌의 절반 분량이다. 이것만 그런 게 아니고 같은 시기에 방영한 딕 울프 사단의 다른 드라마들 모두 13회씩이다. 작가들이 파업해서 그렇다고 한다. 

- 로 앤 오더 23시즌(리부트 3시즌),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SVU) 25시즌, 로 앤 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 4시즌, FBI 6시즌, FBI : 모스트 원티드 5시즌, FBI : 인터내셔널 3시즌, 시카고 파이어 12시즌, 시카고 메드 9시즌.

2024년 10월 중순 현재, 미국에서는 이 드라마들의 새 시즌이 방영되고 있다. 마음 같아선 본방 사수하고 싶다. 

=== 초강력 스포일러 주의! ===

시카고PD 9시즌에서 특이점이라고 하면 제이와 헤일리가 결혼한 것인데,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엔드리스 러브(Endless Love)할 것처럼 묘사해놓고는 10시즌에서 그게 뭔가요~ 제이는 경찰 일에 회의를 느끼더니 전환점이 필요하다며 휙 떠나버리고 끝~ 이건 분명 '제시 리 소퍼'와 제작진 사이가 틀어진 거라고 확신을 했으나 불화는 개뿔, 무려 감독도 한다(S10-16, S11-12). 아니, 연출 말고 출연을 하라고~~~

안토니오 빠질 때에도 황당했으나 제이도 만만치 않다. 연락 없는 남편 때문에 죽어라 마음 고생하던 헤일리는 일과 달리기에 중독되어 살더니 11시즌 엔딩과 함께 시카고PD를 떠난다. 중심을 잡아주던 주연 배우가 둘이나 빠져버리다니 이럴 수가.

그러다 제시 리 소퍼가 FBI:인터네셔널에 합류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시즌4 예고편을 찾아보니 외모가 제이 할스테드 그대로인데?? 설마 제이로 나오는 건가 잠시 흥분했으나 배역 이름이 완전히 달랐다(Wesley 'Wes' Mitchell). 그렇다면 하다못해 헤어스타일이라도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이름만 바꾸면 다냐고요~ (이러다 나중에 '나 사실은 제이야' 하는 건 아니겠지?)

11시즌에는 진짜 욕 나오게 하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데 존 보이트가 그야말로 개고생을 한다. 실제 상황이었으면 과다 출혈로 죽었을 것 같은데 이건 뭐 어디까지나 드라마니까. 보이트로 하여금 아들 생각나게 하는 아이가 살해당하는 설정도 가혹한데 생과 사를 오가는 것도 모자라 헤일리까지 떠나게 하니 작가님들 우리 보스한테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사실 킴과 루젝도 생사를 넘나든다. 막내 형사 토레스는 그 추운데 밖에서 19금을....😑

12시즌은 웨이브에 언제쯤 올라오려나? 어떤 캐릭터가 새로 등장할지 궁금하다.



*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 25시즌은 진작에 다 봤으나 리뷰를 쓰지 않았다. 미성년자 납치 에피소드가 길게 다뤄진다. SVU를 떠났던 형사가 돌아온다.

* 로 앤 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 4시즌 보고 있는데 재밌다. 엘리엇의 형제들이 등장한다.

* 로 앤 오더 리부트 3시즌에서는 핵심 캐릭터가 퇴장하고 새 인물이 나온다.

* 시카고 파이어와 메드는 볼 엄두가 안 난다.

* FBI : 인터내셔널을 제대로 보고 싶은데 유플러스 모바일티비에 있구나..😥

* 시카고PD 8시즌까지 보고 쓴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9/chicago-pd-s8.html

* 2024년 10월 10일 우리나라의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셨다. 뉴스를 듣는 순간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이 들었다. 일주일이 넘게 지난 지금도 충격과 흥분은 계속되고 있는데 리뷰 한 줄 적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읽은 소설이 없기 때문이다.😥

주문한 책은 언제 올지 모르겠다. 예상 배송일이 또 미뤄졌다. 소싯적에 아무리 그래도 단편 소설 한편은 읽지 않았을까 머리를 싸매 보았으나 떠오르는 게 없다. 나 새끼 왜 그랬어! 그나마 읽은 책이라고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가 전부이다. 이것도 띄엄띄엄 읽었던 것 같다. 이 참에 (드라마는 좀 쉬고) 책을 읽기로 한다. 과연? 정말?

2024-09-27

더 베이(The Bay) 시즌 5 - 추천 영드 형사물 (+ 숀 에반스)


영국 드라마 '더 베이' 4시즌을 보고 리뷰를 쓴 게 8월 말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5시즌이 ott에 올라왔다. 이렇게 두 시즌을 연달아 보게 되니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드라마 출연 배우들이 한데 모여있다
The Bay Season 5 / 출처 TMDB

 
아무튼 초특급으로(?) 보게 된 5시즌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놀란 것이 있으니 감독이 숀 에반스(Shaun Evans)!! 흔한 이름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명이인일 수 있어서 찾아보니 '인데버'에서 주인공 노력씨로 나온 배우가 맞았다. WoW~ (Endeavour 뜻이 노력)

숀이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고 있다
Shaun Evans / 출처 핀터레스트

어쩐지 인데버 느낌이 나는 것 같더라니. 5시즌 6회 전체는 아니고 1, 2, 3회를 연출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그의 이름을 보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  


더 베이 시즌 5는, 주인공 젠 형사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시작된다. 젠은 자신을 걱정해주는 동료들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시즌 4에서는 남편의 전 부인이 맘대로 드나들며 괴롭게 하더니 이번엔 젠의 엄마가 갑자기 찾아와 눌러 앉는다. 아이들과 남편은 일이 우선인 젠을 원망한다. 경찰서는 예산이 깎여서 업무 환경이 엉망이다. 오늘도 영국 경찰 드라마의 주인공은 편할 날이 없다.

사체로 발견된 젊은 여성을 수사하다 보니 재혼 가정의 자녀였다.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가족들. 학교 친구들이 말하는 그녀는 뛰어난 사람이었다. 대체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젠은 자녀를 잃은 가족을 챙기느라 정작 자신의 가족은 잘 챙기지 못한다. 그 빈틈을 (불청객 같았던) 젠의 엄마가 메꿔 준다. 이 시리즈를 기획하는 제작진은 '가족의 의미와 중요성'을 테마로 삼는 게 분명하다. 결국 아픔을 나누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은 가족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없느니만 못한 가족을 둔 사람은 인생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겠는가]


* 웨이브, 티빙, 왓챠에서 볼 수 있다. (2024년 9월 현재)

* imdb에서 숀 에반스를 찾아보니 드라마 'Until I Kill You'에 출연 후 더 베이 5시즌을 연출한 것이 최신 근황이다. 경찰 역이 지겨웠던 것일까? 살인자 역에 감독까지.

* 솔직히 5시즌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 소리 없이 강한 시리즈.


2024-09-01

시카고 피디(CHICAGO PD) 시즌8까지 보고 쓰는 리뷰 [추천 경찰 미드]


📌📌 강력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미국드라마 시카고피디 출연 배우들

시카고피디 8시즌까지 보고 느낀 점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더 추가될 수 있음.


* '에린 린지' 역의 소피아 부시가 빠지고 보니 그녀의 매력과 존재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잘 알겠다. 그래도 후임으로 들어온 헤일리 업튼 역의 트레이시 스피리다코스가 빈 자리를 잘 채워주었다. 연기력 짱.

* 행크 보이트 반장의 사적제제, 법을 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초반 시즌에 비하면 그나마 줄어들었지만.

* 헤일리가 행크를 닮아간다. 행크는 헤일리가 자신 같은 범법자(?)가 될까봐 걱정한다.

* 인종 차별, 흑인 과잉 진압 같은 인종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진다. 

* '어떠한 경우든 법과 절차를 지켜야 한다' VS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자를 빨리 구해내는 게 우선이다' 갈등이 크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수준의 문제.

* 혼돈의 카오스 같은 애정 관계. 수사물 러브 라인 싫어하는 분은 극혐할듯.



* 제이가 에린과 커플이었을 땐 (배우끼리 실제로 사귀었어서 그런가)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었는데 헤일리와는 비지니스 느낌?

* 안토니오는 너무 급하게 빠져서 어리둥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제작진과 사이가 틀어져서 쫓겨난 것인가 의심하겠음. 뭐 죽이지는 않았으니 언젠가 다시 나올 수도...?

* 1시즌에서는 플랫 형사가 참 싫었다. 계속 보다 보니 의리 깊고 능력 있고 시니컬한 매력을 가진 멋진 경찰이었다.

* 브라이언 게러티(숀 로만 역)가 나온 7시즌 15화를 다시 보니, 내용상 그가 시카고 피디에 돌아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행크 보이트야 원래 범법(?) 캐릭터지만....

* 앨빈......... 😭😭😭

* 경찰의 자녀들이 실제로도 많이 죽나? 시카고피디에서는 빈도가 너무 높은 거 같은데....

* 시카고 파이어, 시카고 메드와 크로스오버를 종종 한다. 세 드라마의 시리즈 전체를 제공하는 OTT가 필요하다....

* 헤일리와 플랫 형사의 발음이 유독 좋다. 영어 무식자의 귀에도 팍팍 꽂힘. 

* 시카고PD 시즌3까지 보고 쓴 이전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7/CHICAGOPD.html

* 11시즌까지 보고 쓴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10/chicagopds11.html

2024-08-30

라스트 썸머 (Last Summer) - 새엄마와 의붓아들의 사랑 [프랑스 영화 추천]


💘 스포일러 주의! 결말까지 줄거리가 다 나옵니다 💔


주인공 안느는 청소년 전문 변호사이다. 여자 아이 둘을 입양해서 키우고 있고 남편 피에르와도 사이가 좋다. 평온한 그녀의 삶에 남편의 아들 테오가 끼어든다. 


새엄마와 의붓아들이 서로 바라보며 웃고 있다
Last Summer

라스트 썸머 (Last Summer / L'Été dernier)


: 프랑스 영화. 2023년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 카트린 브레야 감독. 레아 드뤼케르, 사무엘 키르셰, 올리비에 라보딘, 클로딜트 쿠로 등 출연.


테오는 남편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로 10대 청소년이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쫓겨났다. 집에 온 테오는 문제아라는 오명과는 다르게 어린 동생들을 아주 잘 보살핀다. 안느와도 말이 잘 통한다.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그리고 남편이 집을 비운 날 일이 벌어진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을 맞추고 섹스를 한다. 안느는 다시는 이러면 안된다고 다짐해놓고는 테오와 또다시 관계를 가진다. 그러다 동생에게 비밀을 들켜버린다. 

안느는 위기를 느끼고 테오에게 결별을 고한다. 피에르는 아들과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며 둘이서만 여행을 간다. 일정보다 빨리 돌아온 남편을 보고 안느는 걱정했던 일이 벌어졌음을 느낀다. 피에르는 테오에게 다 들었다면서 둘이 정말 섹스를 했는지 묻는다. 이에 안느는 몹시 화를 내면서 강하게 부정한다.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된 테오는 안느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라스트 썸머> 줄거리가 어디서 본 것 같다 했더니 리메이크작이었다. 원작은 덴마크 영화 '퀸 오브 하츠'. 새엄마와 의붓아들의 금지된 사랑. 정말 사랑일까?

안느는 어렸을 때 엄마의 친구(성인 남자)를 좋아했었다. 상대가 그 사람이라고 정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미성년 시절 임신과 중절을 겪었다. 그로 인해 다시는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으나 (직업 또한 과거의 영향으로 청소년 보호하는 일을 택한 것 같은데) 또다시 금지된 관계에 빠져버렸다. 

스스로 일을 망치는 것이 가장 두렵다던 안느는 현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섭게 돌변하는데, 픽션인 것을 아는데도 내가 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 같다. 나이를 잊고 테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던 안느는 없다. 아직 스무 살이 안 된, 인생이 창창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도 있으니 그런 것이겠지만, 영화 속 안느는 본인의 삶을 지키려는 의지가 더 커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테오를 미친놈 취급하다가 다시 받아들이는데, 이번엔 남편이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열린 결말. 대체 이 가족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안느와 테오의 사이가 플라토닉(platonic love)하게 그려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뭐 그거야 내 생각일 뿐이고....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인터뷰를 읽으니 영화가 좀 더 이해 된다. 

제목대로 여름에 보면 더 좋을 작품이다. 음미할 수록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안느와 테오가 함께 하는 마지막 여름? 아니면 이들 가족의 마지막 여름? 두 사람의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마지막 사랑? (솔직히 말하면 영화라서 즐기지만 실제로 내 상황이 된다면... Oh, No😱) 아무튼 두 사람 생각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추천.


새엄마와 의붓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L'Été dernier


* 원작 영화의 줄거리를 찾아보니 결말이 다르다. 원작의 결말이 훨씬 현실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열린 결말이 더 마음에 든다.

* 테오 역의 배우가 너무 어려 보였는데 정말 십대였다. 아무리 그래도 촬영 당시 스무 살은 되었겠거니 했는데.... 사무엘 키르셰 2004년 12월 23일 생. 2022년 여름에 찍었다고 하니 당시 17세! 

* 테오 역의 사무엘 키르셰(Samuel Kircher)에 대해 찾아보니 엄마 아빠 모두 유명 배우였다. 엄마가 '이렌 자코프(Irène Jacob)'라길래 대체 누군가 했더니 우리나라에서 '이렌느 야곱'으로 알려졌던 배우!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세가지색:레드의 주인공! 감독 인터뷰를 보니 원래는 사무엘의 형 '폴 키르셰'가 마음에 들었는데, 그가 영화 촬영중이라 자기 동생을 추천했다고. 사무엘은 이 영화가 데뷔작. 이래서 DNA가 무섭다....

* 이 영화를 보면서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떠올랐다. 친구의 엄마와 결혼한....

2024-08-27

더 베이(The Bay) 시즌 4 - 웨이브 추천 드라마 (미드 아니고 영드)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줄지어 서있다

더 베이(The Bay) 4시즌 

: 2023.03.08 영국 방영. 2024.08 웨이브 제공. 마샤 토머슨, 다니엘 라이언, 배리 슬론, 에린 섀네거, 앤드류 도비긴, 토마스 로, 조 암스트롱 등 출연. 

시즌3부터 주인공이 바뀌었다. 1, 2시즌의 리사 형사가 빠지고 젠 형사가 새로 등장했다. 그녀도 리사처럼 사춘기 남매의 엄마이다. 재혼한 남편의 딸도 함께 산다. 시즌4에서는 남편의 전처가 집에 마구 들락거린다. 아, 편할 날 없는 영국 경찰 드라마 주인공이여~

4시즌 시작부터 다둥이 가족의 집에 불이 난다. 네 남매의 엄마는 반려견을 찾다가 집에서 나오지 못했다. 화재 원인을 찾아보니 사고가 아닌 방화. 대체 누가, 왜 불을 질렀을까?

사건을 수사할수록 의심스러운 사람은 늘어만 간다. 고인의 남편 딘부터 시작해서 부인의 가족, 옛 동료,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동네 주민까지. 그 와중에 암매장된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더 복잡해진다.


더 베이 시즌1 리뷰 보기


다 보고 나니, 이 시리즈의 제작진은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싶은 것 같다. 일에 쫓기는 젠과 다둥이 아빠 딘이 묘하게 겹친다. 젠의 딸은 바쁜 엄마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고민을 혼자 삼킨다. 딘의 자녀들에게 아빠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아닌 '그저 일밖에 모르는 인간'이었다. 범인도 알고 보면 관심과 애정이 고팠을 뿐.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사랑 대신 명예와 욕심을 앞세울 때 어떤 비극을 가져 올 수 있는지 이 드라마가 잘 보여준다. 


3시즌을 본 지 오래되어서 세세한 설정이 생각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3과 4시즌은 바로 이어서 보는 게 좋겠다. 모든 시즌이 각 6회씩이라 정주행 부담이 미드보다는 적다. 덜 자극적인 형사물 수사물을 원하신다면 추천.


2024-08-01

뉴하트 - 너무 너무 재미있었던 MBC 의학드라마 (지성 김민정)


아주 잠깐 드라마 작가를 희망한 적이 있었다. 그런 헛꿈을 꾸게 만든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MBC 의드(의학 드라마) '뉴하트' 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홀릭(holic)한 작품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써보고 싶은 생각까진 들지 않았었는데 '뉴하트'는 보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에 완전히 미쳤었다.


지성이 김민정을 뒤에서 안고 있다
저작권자 MBC

뉴하트 (MBC)


: 2007.12.12~2008.02.28 수목 방영. 총 23부작. 황은경 극본. 박홍균 연출. 지성, 김민정, 조재현, 박철민, 정동환, 장현성, 성동일, 정호근, 이기영, 박광정, 신동미, 정경순, 이지훈, 신다은, 강지후, 이창주, 김준호, 김영옥, 진서연, 김유정, 권용운 등 출연.


드라마의 주 무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종합병원인 광희대학교병원이다. 고아로 자라서 되는 대로 살다 검정고시로 지방 의대에 간 은성과 1등만 하면서 살았어도 아버지 만큼은 떳떳이 밝힐 수 없는 혜석이 주인공이다. 소위 꼴통과 엄친딸이 흉부외과에서 함께 수련하다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사이가 된다.

무엇보다 이 두 사람의 서사가 정말 재미있었다. 혜석을 좋아하는 스타까지 등장해 삼각관계를 이루었으나 시청자 반응이 좋지 않아서 금방 하차했다. 여기에 '하얀거탑' 뺨치는 병원 내부의 정치질, 다양한 의료진과 환자들의 사연이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었다. 수술 장면 묘사도 사실적이어서 의드로써의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몇 회부터였나 시작 화면을 B컷으로 내보냈다. 이전 화의 마지막 장면 대신, 다른 촬영 컷을 도입부에 쓴 것이다. 분명 본 장면인데 어딘지 모르게 다른 느낌이 들어서 재방송 때 비교해보니 차이가 있었다. 또 등장인물을 본떠서 만든 테디베어를 엔딩 크레딧과 함께 내보냈다. 당시에 거의 생방송처럼 찍어서 내보낸 것으로 아는데, 그럼에도 디테일에 신경 쓰는 것을 보고 감탄을 했었다.

방영 당시 내 나이가 훨씬 더 어렸다면 의대에 도전하는 꿈을 꾸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홀려서 보았던 작품이라 복습을 하고 싶은데 치명적으로 걸리는 게 있다. 광희대병원의 간판 의사이자 은성과 혜석을 단련시키는 스승 역할을 한 배우가........ 차라리 악역이었으면 그나마 덜 거슬렸을 텐데........ (쌍욕을 퍼붓고 싶지만 참는다)

그땐 일주일이 너무 길었었다. 드라마 기다리는 낙으로 살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온 마음을 다해 덕질했던 그 시절의 열정은 조금 그립다. 그래서 이 드라마 '뉴하트'가 더 특별하게 기억된다. 

2024-07-29

그녀의 화분 NO.1 - MBC 베스트극장 (김선아 정찬 홍일권 김래원)


무역회사에서 전화 연결해주는 일을 하는 현아(김선아)는 본의 아니게 통화 내용을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회사 사람들의 비밀이나 사생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현아가 짝사랑하는 총무부의 도훈(홍일권)은 쉬는 날 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 현아는 한껏 외모에 신경을 쓰고 그가 가는 청각장애인 학교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 선생과 도훈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절망한다.


김선아가 정찬에게 기대고 있다
웨이브 캡처 / 저작권자 MBC


MBC 베스트극장 제323화 "그녀의 화분 No.1"


: 1998. 07. 31 방영. 윤성희 극본. 김윤철 연출. 김선아, 정찬, 홍일권, 김래원, 전유진, 김복희, 문회원, 차윤회, 이명숙, 최한호, 조향이, 손소영, 이경순 출연.


그래도 말이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도훈에게 고백하지만 바로 거절 당한다. 선재(정찬)는 길에서 울고 있는 현아를 보게 된다.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그녀를 지켜보는 시선. 현아는 치한을 피해 자리를 옮기다 선재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앉아버린다.

사실 두 사람은 청각장애인 학교에 갔던 날 버스에 나란히 앉았었다. 현아가 본 선재는 아이와 수화로 인사를 나누었고, 선재가 본 현아는 그날도 혼자 울고 있었다.

잔뜩 취한 현아는 속상한 마음을 선재에게 털어놓는다. 그가 청각장애인이라 자신의 말을 전혀 듣지 못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재는 사실을 바로 밝히지 못하고 연기 아닌 연기를 하게 된다.

그 다음날부터 현아에게 매일 화분이 하나씩 배달된다. 보낸 사람 이름도 없고 100부터 거꾸로 카운트 되는 숫자 쪽지만 담겨 있는 미스터리한 화분.



2005년 최고 인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출한 김윤철 PD의 단막극이다. 처음 봤을 때 완전 감동 받아서 내 마음속 명작 리스트에 올려놓았던 작품인데 이십 여년 만에 다시 보니 흠........

선재 캐릭터가 이렇게 청승 맞게 느껴질 줄이야. 처음부터 현아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게 너무 미안한 건 알겠으나 자신을 위해 수화까지 배우는 사람이면 사라지려 할 게 아니고 더 잘해줘야지~

마지막 장면에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대본을 찾아보니 선재가 침묵의 세계에 빠져있는 상태라고 하는데, 현아가 그에게 머리를 기댔을 때 그 역시 살짝 움직이기라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는 선재와 현아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과연 언제 나올까 거기에만 초점이 가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놀랍기만 했다. 그런데 이제 다 아는 상태로 다시 보니 선재의 모습이 불만스럽게 느껴진다. 엔딩만 놓고 보면 현아가 선재를 혼자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서 말이다. 

다시 안 봤으면 마음 속에 애틋하게 남아 있었겠지만, 세월이 흘러 감상이 달라진 것을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만은 않다. 한편으로는 재밌기도 하다. 드라마는 그대로인데 내가 변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연보라색과 노란색 란타나 꽃이 어우러져 있다
출처 픽사베이

* 란타나 꽃이 나온다. 꽃 색깔이 일곱 번 바뀌어 '칠변화'로 불리기도 한다고. 꽃말이 '나는 변하지 않는다'.

2024-07-15

경찰 드라마 시카고 피디(CHICAGO PD)에 빠져들다 - 추천 미드 수사물 형사물

 
시카고 경찰 정보부 소속 요원들이 한데 모여있다
출처 TMDB

시카고 피디(CHICAGO PD-Chicago Police Department)

: 2014년 미국 NBC 방영 시작. 2024년 11시즌 방영. 딕 울프 & 매트 올름스테드 제작. 제이슨 베게, 존 세다, 소피아 부시, 제시 리 소퍼, 패트릭 플러거, 마리나 스커샤티, 라로이스 호킨스, 엘리아스 코티스, 브라이언 게러티, 트레이시 스피리다코스, 에이미 모튼 등 출연. 


크리에이터 딕 울프의 "로 앤 오더" 시리즈와 "FBI" 시리즈에 이어 "시카고" 시리즈에 드디어 발을 들였다. "시카고 PD"를 처음 알게 된 건, 강력 추천 드라마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SVU)'에 '에린 린지'가 나와서였다. 그 뒤로 몇 번의 크로스오버 에피에서 '행크 보이트' 반장을 보았는데, 시쳇말로 후까시(허세) 잔뜩 잡는 상마초 느낌이어서 드라마를 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FBI : 모스트 원티드"까지 보고 나니 딕 울프가 만든 드라마들이 내 취향과 아주 잘 맞는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웨이브(Wavve)에는 '시카고 피디'와 '시카고 메드'가 최근 시즌 빼고 다 있었다(2024. 7월 현재). 의드는 안 당기고 시카고 피디나 한 시즌만 보자 하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시카고 경찰 정보부를 이끄는 행크 보이트는 일반적인 경찰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쓸떼없이 입이 무거운 범죄자에게 무자비한 폭행(고문)을 가해서 정보를 얻어내는 게 그에게는 일반적인 일이었다. 과거에는 더 무시무시한 짓도 했었다. 아들이 범죄에 얽힌 듯하자 조용히 덮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 그를 보다 보니 한방 먹은 기분이 들었다. 경찰 드라마라고 해서 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캡틴(책임자)만 있는 게 오히려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는 갑갑함을 해소해주는 장점이 있다. 범죄자가 사정 없이 쥐어 터지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 만족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제 초반 시즌 보는 중이라 더 봐야 알겠지만, 딕 울프의 다른 수사물과 비교해 보았을 때 러브 라인이 제법 나온다. 물론 감질나게 끝나지만 신체 노출 장면도 자주 나오고😅. 젊은 청춘들이 허구한 날 함께 일하면서 썸(something)조차 타지 않는 형사물에 불만이 좀 있었는데, 시카고 피디는 그런 점에서도 갑갑함을 해소해준다. 


보면 볼 수록 '행크 보이트'라는 캐릭터에 빠져드니 이 무슨 일인지...! 자기 팀원들은 가족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확실히 챙긴다. 예비 며느리를 대할 때 보면 세상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다. 물론 범죄자라 해도 고문을 해서는 안 되지만 1초라도 더 빨리 피해자를 구하려고 그러는 것이니 흐린 눈을.......😑 



정보부 팀원들 개개인도 매력적이고 추격씬, 총격씬이 많아서 보고 있으면 시간이 훅 간다. 재미있는 수사물 형사물 경찰드라마 찾으신다면 강추~!


* 소방관이 주인공인 '시카고 파이어(CHICAGO FIRE)'가 원작, 시카고 피디가 스핀오프(spin-off)이다. 행크 보이트가 원작에 먼저 등장하는데 어떤 행동을 해서 체포된다고 한다. 시카고 파이어에서 해당 에피를 찾아보고 싶지만 웨이브에는 10, 11시즌만 있다. (24년 7월 현재)

* 에린 린지 역의 '소피아 부시'와 제이 할스테드 역의 '제시 리 소퍼'가 실제로 사귄다 해서 눈이 휘둥그레졌으나 이미 헤어진 지 아주 오래되었다고.... 뒤늦게 덕질을 하다 보면 이런 일이야 뭐....😓

* 2시즌 7화에 SVU의 올리비아 벤슨 반장이 나오는데, 범죄자를 대하는 태도가 행크 보이트와 너무 비교된다. 몇 분 만에 범인도 감화시키는 벤슨😍


방탄조끼를 입은 두 경찰 킴 버제스와 숀 로먼
킴 버제스 & 숀 로먼 / 사진 출처가 어디였더라..😌

* 2시즌부터 '숀 로먼'으로 나온 브라이언 게러티(Brian Geraghty)가 3시즌에서 퇴장. 이유를 찾아보니 딕 울프가 브라이언을 아주 마음에 들어해서 그에게 출연을 제안했고, 여러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장기 계약 대신 1년(마다) 계약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두 시즌[2년] 출연. 7시즌 15화(2020년)에 나온다기에 이것만 먼저 보았는데, 딕은 그때까지도 브라이언에게 반해있는 것 같았다. 계속 출연했을 경우 정보부의 일원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시카고피디에 다시 돌아와주라~


-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 (SVU) 리뷰
- 로 앤 오더 리부트 + 조직범죄 전담반 리뷰
- FBI 리뷰
- FBI : 모스트 원티드 리뷰


2024-07-06

FBI 모스트 원티드 시즌4 시즌5 - 추천 미드 수사물


'FBI:모스트 원티드'는 딕 울프 사단의 드라마 "FBI"의 스핀오프 시리즈이다. 원작과 크로스오버한 에피(episode)들이 있어서 이 시리즈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었는데 마음이 바뀌어서 1시즌부터 보려니 웨이브에 없다. 다른 정액제 Ott에도 없다. 이럴 수가!


미드 에프비아이 모스트 원티드

FBI : 모스트 원티드(Most Wanted) 4시즌, 5시즌

: 미국 CBS 드라마. 2020년 방영 시작. 줄리언 맥마흔(3시즌 14화까지), 딜런 맥더모트, 알렉사 다발로스, 록시 스턴버그, 키샤 캐슬휴즈, 샨텔 반샌튼, 에드윈 호지 등 출연.


현재 웨이브에서 제공하는 4, 5시즌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겠어서 그냥 보았다. 모스트 원티드 역시 원작처럼 한 회당 사건 하나로 진행되므로 중간부터 보아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팀원들의 개인사가 나오긴 하지만 비중이 크지 않아서 앞 시즌 얘기를 몰라도 상관없었다. 단, 이 시리즈의 경우엔 3시즌 중간부터 대장(팀장)이 바뀌는데 이런 사정을 몰랐다고 해도 인물 간의 대화에서 짐작할 수 있다. 

원작 FBI는 거슬리는 점이 하나 있다. 사무실에 직원들이 잔뜩 있는데 정보를 찾아서 알려주는 사람은 서너명 뿐이다. 물론 단역까지 모두 대사를 줄 수는 없겠지만, 다수의 그들이 함께 움직여 정보를 찾아내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사를 하는 몇 사람만 일을 하고 그 외에는 진짜 엑스트라 같은 느낌. 반면 모스트 원티드에서는 컴퓨터 천재 요원이 전용 기기로 거의 혼자 정보를 찾아내니 차라리 이 편이 나아 보인다.

FBI:모스트 원티드는 제목 그대로(Most Wanted=지명 수배) 스케일 크게 도망다니는 범죄자들을 쫓느라 이동 장면이 많다. 원작보다 더 속도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보지 못한 1~3시즌이 궁금해진다.


* 드라마 FBI 리뷰 보기

* FBI에서 주인공 매기 요원이 빠졌을 때(배우 미시 페레그렘의 출산) 그 빈자리를 메워준 니나 체이스 요원이 모스트 원티드 팀의 정식 멤버가 되었다.

* 새로운 팀장 '레미 스콧'으로 나오는 딜런 맥더모트는 딕 울프의 다른 드라마 '로 앤 오더:조직범죄 전담반' 시즌1, 2에서 굉장한 빌런으로 나왔다.

* FBI:인터내셔널도 조금 봤으나 FBI나 모스트 원티드 만큼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2024-06-22

만신 - 시네마틱 드라마 SF8 (이연희 이동휘 남명렬) 웨이브 추천


무려 96.3 퍼센트!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단순히 운세를 넘어서 예언에 가까운 적중률을 보여준다. 이 운세 프로그램의 이름은 만신. '만신 의존증'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용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알려주는 대로 행동한다. 오늘 하루 조심하라는 운세가 나오면 몸을 사리느라 직장에 출근하지 않을 정도다. 만신을 맹신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이연희와 이동휘가 휴대폰을 보며 미소짓는다
SF8 만신 / 웨이브 캡처

시네마틱 드라마 SF8 제4부 만신 


: 2020. .8.21 MBC 방영. 기획 DGK(한국영화감독조합)&MBC. 제작 DGK&수필름. 제공 WAVVE&MBC. 감독 노덕. 각본 한분외&노덕. 프로듀서 강가미. 이연희, 이동휘, 남명렬, 서현우, 윤경호, 박성연, 현봉식, 이연, 김한나, 이호원, 이명옥, 오민정, 박윤호, 김진옥, 최호진, 박세현(우정출연), 김수지(목소리만) 등 출연. 

주인공 토선호(이연희)는 만신을 만든 개발자 김인홍(서현우)을 찾으러 다닌다. 그가 만신 간증회에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지만 만나지 못한다. 대신 만신을 맹신하던 정가람(이동휘)을 알게 되고, 둘이 함께 그를 찾아간다. 김인홍은 만신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 지 오래라며 현재 소유주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를 알려준다.



선호는 동생을 죽게 만든 것이 만신이라고 확신했다. 동생이 마지막으로 받은 운세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지만 동생의 휴대폰은 복구 되지 않았다. 그래서 만신 개발자를 찾아다닌 것인데, 휴대폰이 일부 복구 되었다는 연락이 온다. 그래서 알게 된 진실은 선호를 충격에 빠뜨린다.

선호와 가람은 현재의 만신을 만든 지함(남명렬)을 만나게 되고, 그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만신 업데이트를 단행한다. 성공하면 신과 같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고 실패하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인공지능 만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한다.


휴대폰에서 운세 앱을 삭제한다
SF8 만신 / 웨이브 캡처


줄거리를 자세히 쓰려다 꾹 참았다. 이런 작품이 다 있었다니! 운세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알려주는 대로 족족 다 들어맞는 운세 앱이 있다면 이것을 과연 쓰지 않을 수가 있을까? 더구나 매일 매일 적중률 100%에 가까운 오늘의 운세를 알려준다면? 이것에 영향 받지 않을 자신이 없다.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하면 회사 출근보다 더한 것도 하지 않을 듯하다.

이 작품은 묻는다. 미래를 미리 알게 되는 것이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까, 아닐까. 글쎄...... 안 좋은 미래를 미리 알아서 대비할 수 있다면, 그래서 좋게 바뀐다면 아는 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드는 의문은, 미래를 미리 알고 다른 선택을 하는 것까지 적용된 운세가 제공된다면?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것이 오히려 안 좋게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계속하다 보면 미래는 모르는 게 속 편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진다.

SF8은 여덟 명의 감독이 SF 소재로 한 편씩 연출한 단막극이다. 제목 그대로 영화 같은 드라마이다. 런닝타임도 50분 조금 넘으니 시간 부담이 적다. 추천~


* '노덕'이라는 감독 이름을 보고 남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고정관념을 버려야겠다.

* 극중에 가미제과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프로듀서의 이름에서 따온 듯.

* 같은 제목의 다큐 영화가 있다. 무속인 故 김금화 만신의 삶을 조명했다. 

* 유전자 검사 한번으로 내 평생의 짝을 찾는 영국 드라마 '더 원'이 생각났다. 리뷰 보기

2024-06-15

타인의 취향 - MBC 베스트극장 (김지우 이필모)


주인공 민주는 취재하러 간 곳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보게 된다.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2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산에 갔다 길을 잃은 민주는 동굴에서 날이 밝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남자가 비를 피해 들어왔다. 그는 민주의 신체 부위에 관심을 보이더니 급기야 야수로 돌변해버렸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그날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었던 민주는 남자를 본 뒤로 일상이 멈춰버린다.


주인공 민주가 약물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강민주 역의 김지우 /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625회 '타인의 취향'

: 2006. 01. 14 방영. 소현경 극본. 유정준 연출. 김지우, 이필모, 박호영, 윤성훈, 이대연, 윤주영 등 출연.


준수한 외모를 가진 남자는 은행에서 일하는 유진이었다. 민주는 그의 동선을 파악해 일부러 자꾸 마주친다. 유진은 민주에게 관심을 보이고 민주도 그에게 관심 있는 척한다. 그 와중에 민주의 상처에 대해 알게 된 애인은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떠나버리고, 민주는 유진에게 복수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비 예보가 뜬 날 그와 함께 산에 간다.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집단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 가해자가 40명이 넘고 관련자만 100명이 넘는 초유의 사건인데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묻혀버린 사건이 20년이 지나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신상이 폭로된 몇 명의 가해자들은 역시나 잘 처먹고 잘 살고 있었다. 이제 법으로는 그들을 또 벌할 수 없고 이렇게라도 단죄를 받게 된 것이 진심 쌤통이다.

성폭력 희생자의 사적 복수. 밀양 사건 관련 뉴스를 보면서 이 단막극이 떠올랐다. 물론 살인은 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법으로 전혀 다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법의 심판을 받았다 해도 그 형량이 터무니없이 가볍다면? 나와 전혀 관계없는 희생자의 복수도 대신 해주고 싶을 때가 있는데 심지어 내가 그 당사자라면? 마음이 오죽할까.



유진이 자신의 본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사가 있다. "완벽하게 자기 자신에게 충실할 때, 이기적인 본능에 충실할 때 그때 받는 쾌감이 얼마나 큰 줄 알아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희생시키는 범죄자의 심리가 이렇지 않을까? 민주는 그에게 답한다. "이때까진 그래본 적이 없는데, 이제부턴 그래봐야겠네요"라고.

민주는 문제의 그 동굴에서 유진에게 원수를 갚아준다. 사람을 죽이는 과정이 나오는데도 별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통쾌하기까지 하다. 엔딩에는 모짜르트의 레퀴엠 '라크리모사(Lacrimosa)'가 깔린다. 레퀴엠은 죽은 이를 위한 미사에 쓰이는 곡으로, 이 드라마에서는 유진의 안식이 아닌 한때 영혼이 죽었던 민주를 위한 선곡이라 생각하고 들었다. 산봉우리에 위태롭게 서있던 민주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포르테 디 콰트로 '라크리모사'


* 같은 제목의 프랑스 영화가 유명하다. 솔직히 이 화의 내용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 성범죄에 유독 관대한 우리나라의 양형 기준이 올라가길 바라 본다.

2024-06-07

비행접시 - MBC 베스트극장 (이세은 공유)


기진은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이야기를 수집해 MBC 라디오에 보내는 게 취미이다. 라디오 프로 PD와 진행자는 그를 '자판기'라고 부르며 학을 뗀다. 이름을 바꿔가며 사연을 주야장천(주구장창) 보내기 때문이다.


🛸 스포일러 주의. 줄거리 나옵니다 🛸

배우 이세은 얼굴 클로즈업
세희 역의 이세은

MBC 베스트극장 제 533화 비행접시


: 2003. 05. 09 방영. 박형진 극본. 임태우 연출. 이세은, 공유, 지상렬, 정민(우정출연), 김용희, 정호근, 서권순,신동미, 유준석, 김소현, 신동호 등 출연.


하루는 사연의 주인공과 바로 전화 연결을 했다가 사고가 난다. 기진이 '상품 타려 지어낸 사연'이라고 말한 게 그대로 방송을 탄 것이다. 이 프로의 작가인 세희는 기진에게 개인적으로 편지와 선물을 보낸다. 이제 상품을 줄 수 없으니 더 이상 장난하지 말아 달라고. 

너무 해맑은 청년 기진은 유에프오(UFO/미확인 비행 물체)에 심취해있다. 미국 드라마 '엑스파일'의 주인공 멀더처럼 외계인이 여동생을 데려갔다고 믿고 있다. 세희도 애인이 실종된 지 한참 되었다. 생사도 모르고 소식이 오기를 마냥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두 사람은 엽서를 주고 받으며 순수하게 마음을 나눈다. 

기진은 비행접시가 잘 찾아올 수 있도록 착륙장을 꾸몄다가 경찰서에 가게 된다. 보다 못한 그의 형이 여동생의 행방에 대한 진실을 똑똑히 알려준다. 세희 역시 애인의 행방에 대해 알게 된다. 그는 세희를 버린 게 아니었다.

나란히 붙어 선 버스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공유와 이세은
MBC 베스트극장 비행접시

그러고 보니 전도연, 한석규 주연의 영화 '접속'이 떠오른다. PC통신 붐이 한창 일어났을 때 온라인으로 소통하던 여인2와 해피엔드. 영화에선 한석규가 라디오 피디였었지 아마.... 

진실은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지만 기진과 세희에게는 결국 평화를 주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선가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나를 이해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 소싯적에 라디오 프로에 꽤 참여했었는데, 이 작품에서처럼 사연자와 방송을 곧바로 연결하는 일은 없었다. 작가 분이 이런 저런 주의 사항을 알려주고 전화를 미리 연결해 놓는다. 비슷한 경우라면 진행자 겸 피디였던 김기덕 DJ가 노래 한 곡 틀면서 청취자에게 전화해달라고 하고는 노래 끝난 뒤에 바로 연결했던 것 정도? 물론, 청취자가 생방송에서 상식 밖의 말을 하는 것까지 제작진이 어떻게 할 수는 없다. 

* 극장씬에서 '원령공주'가 나온다. '볼링 포 콜럼바인' 포스터도 보인다. 2003년 촬영 인증.

* 공유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트렁크' 기대중.

2024-06-03

하마 - MBC 베스트극장 (이지은 김유석 반효정)


같은 은행에서 일하는 진수와 영미는 다른 직원들 모르게 은밀히 만나고 있다. 진수는 엄마가 진 빚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영미는 결혼하고 싶지만 진수가 말을 꺼내지 않아 답답하다.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이지은이 거울 속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고 이지은 /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317화 하마


: 1998. 06. 12 방영. 하명희 극본. 최창욱 연출. 김유석, 이지은, 반효정, 이정훈 등 출연.


진수의 엄마는 아들이 영미와 사귀는 것을 몹시 반대한다. 아들 몫으로 집을 마련해뒀었는데, 진수가 이 집을 처분해 영미 엄마의 병원비에 보태버린 것이다. 오로지 아들 하나만 보고 살아왔던 진수의 엄마는 아들이 영미와 계속 만나는 게 용납이 안 된다.

채권자들이 은행으로 진수를 찾아오자 상사는 그에게 경고를 준다. 이 와중에 영미는 임신까지 하고, 빚을 해결하는 길은 멀기만 하다. 영미는 살던 전세를 빼서 그 보증금을 진수에게 건네며 더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한다.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형편 없는 데도 한결같은 영미를 보며 진수는 은행 돈을 빼돌리고 도망갈 계획을 세운다.



이 단막극이 유독 기억에 남은 건 19금(?) 뉘앙스 때문이었다. 주인공 두 사람이 모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좀 나오는데 살색이 난무하지 않아도 꽤 야하게 느껴졌었다. 20여년 만에 다시 보니 첫 장면부터....🙄 그리고 의미를 모르겠는 제목도 그렇고. 다시 봐도 제목이 왜 하마인지 아리송하다. 아니, 진수는 길 떠날 때 데리고 갈 동물로 왜 하마를 골랐을까? 땅도 물도 다 갈 수 있는 동물이라서? 무게 때문에 물에 들어가면 가라앉는다는데 왠지 빚에 묶여버린 진수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화를 못 잊는 건 영미로 나온 배우가 이지은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지은하면 가수 아이유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땡그란 눈에 도톰한 입술이 돋보였던 그녀는 KBS 드라마 '느낌'에 등장하면서 단번에 주목을 받았다. 같은 PD(윤석호)의 연출작 '컬러-레드'에서는 새빨간 입술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그 이미지가 사진처럼 기억에 남아있다. 흔치 않은 외모와 독보적인 느낌을 가진 배우였는데..... 지금은 작품 속에서만 그녀를 만날 수 있다. R.I.P 이지은........

은행 관계자가 은행 자금을 횡령한 사건은 현재에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내가 이용 중인 은행에서도 몇 백 억 횡령 사고가 터졌었는데 액수에 비하면 아주 조용히 넘어갔다. 훔쳐간 돈도 얼마 회수 못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까지 은행이 망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 정도 돈은 없어도 되는 건지 뭔지.... 여튼 아무리 현실이 힘들어도 은행을 터는 건 망상이나 대리 체험으로 그쳐야 하겠다. 설령 털이에 성공했다 해도 마음에 거리낌 하나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을까? 처음부터 양심 없이 태어난 인간이 아니고서야 말이다. (생각은 이렇지만 진수와 영미의 탈출은 성공하기를 바랐다는 거....)

2024-05-21

천사의 키스 - KBS 월화 미니시리즈 (차승원 유호정 윤문식)


차승원이라는 모델을 처음 보았을 때 그 비주얼 쇼크(visual shock)란 정말이지 대단했었다. 그러다 이미 유부남이라는 사실에 또 깜놀. 그가 솔로였다 해도 '내 손 안의 떡'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었는데 왜 그리 충격이었을까? 😅😅😅

차승원이 절반은 파란색, 절반은 빨간색에 잠겨있다

천사의 키스 (KBS 2TV)


: 1998년 12월 14일 ~ 1999년 2월 9일 방영. 총 18부작. 손영목 극본. 전산 연출. 차승원, 유호정, 조민기, 윤문식, 이재은, 박상아, 이성용, 연규진, 이한위, 임하룡, 김성희, 이혜은, 황은하, 백신 등 출연. 

이 드라마는 차승원을 모델이 아닌 연기자로 인식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초반 몇 회를 놓치고 보았는데도 굉장히 재미있어서 방영하는 날만 목 빠지게 기다렸었다.

차승원이 어떻게 해서 악마를 만나게 되고 무엇을 걸었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가까운 과거로 돌아가게 되는데, 복권 당첨 번호와 인기 주식을 미리 외워 놓아 이것으로 큰 돈을 벌었던 것 같다. 그렇게 무언가를 얻는 대신 인간성을 잃어가던 그에게 천사가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그 밖의 인물은 유호정과 윤문식 두 천사만 생각난다. 유호정이 차승원 대신 희생을 했고 그래서 술만 퍼마시던 차승원에게 술과 관련된 윤문식이 나타났던 것 같은데..... (드라마를 새로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설정의 창작물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을 보면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좋은 소재라서 그런 듯하다. 악마라는 존재를 거창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당장 나에게 안 좋은 음식이나 습관도 그렇지 않은가? 내 자존심과 자존감을 갉아먹는 관계인 것을 알면서 정리를 못하는 것도 그렇고. 일확천금의 환상에 빠져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대기도 하고. 나를 흔드는 악마는 도처에 널려있다. 단, 나에게 욕심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겠지만.

[수명 n년 깎는 대신 로또 당첨 번호를 알려주겠다는 제의를 받는다면 고민이 좀 될 것도 같다😂]

천사의 키스 7분50초 압축본

* 종영 날짜가 2월 2일로 나와있는 곳들이 있는데, 12월 14일부터 18부가 방영되려면 2월 9일에 끝나는 게 맞다.

* 유튜브 KBS 드라마 클래식 채널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전 회를 볼 수 있다. 1회는 무료. 웨이브에도 있다.


2024-05-19

안녕, 수사반장 1958 ! 10화는 너무 짧다 (이제훈 이동휘 최우성 윤현수)


MBC 대표 형사물 '수사반장'의 프리퀄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이 막을 내렸다. 처음 캐스팅 기사를 보았을 땐 너무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 게 아닌가 우려가 되었었는데, 다 보고 나니 하등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배경만 1950년대였지 현재의 얘기와 다를 바 없었다. (원조 수사반장 리뷰)

MBC 수사반장 프리퀄 드라마 수사반장 1958
MBC 수사반장 1958 / 저작권자 MBC


수사반장 1958 (MBC)


: 김영신 극본. 김성훈 연출. 이제훈, 이동휘, 최우성, 윤현수, 최덕문, 서은수, 정수빈, 도우, 김민재, 오용, 고상호, 조한준, 남현우, 송욱경, 류연석, 차미경, 엄준기, 신민재, 이석형, 김영성, 강인권, 박정혁, 김서안, 주인영 등 출연. 

고향에서 소도둑을 때려잡던 경찰 박영한은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 종남경찰서에서 일하게 된다. 그저 나쁜 놈만 잡으면 될 줄 알았던 그는 종남서에서 부조리와 마주하게 된다. 서장이라는 인간은 깡패 두목에게 굽신거리고 수사도 방해한다. 힘 없는 사람들이 아닌 권력자들을 지키기 위해 경찰의 힘을 이용한다. 그런 와중에도 박영한이 속한 수사1팀은 경찰로서의 본분을 다 한다. 그들이 믿고 따르는 것은 정의이기에.

MBC 수사반장 1958 / 저작권자 MBC


10회 후반부에 '최불암 반장님'이 레인코트를 입고 등장하셨을 때는 더 이상 연기가 아니었다. 사람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과거의 두 범인에게 식사를 대접 받고 흰 국화꽃과 함께 묘지를 찾는다. 반장만 남기고 먼저 떠나버린 형사들이 그곳에 한데 모여 있었다. 비석으로 남은 그들에게 '모여있어서 재밌겠다'고 말하는 반장님을 보면서 울컥😭 자리를 뜨기 전 경례를 하면서 '안녕!' 인사하는 반장님을 보면서 또 울컥😭 다들 왜 그렇게 빨리 가셨어요~~~😭



'수사반장 1958'은 유쾌하면서 통쾌한 드라마였다. 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다루었지만 너무 무겁게 그리지 않아서 좋았다. 원조 수사반장이 그대로 재현되기를 기대한 분은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성공적인 리메이크라고 생각한다. 

박영한 반장의 손자가 경찰로 설정되었으니 그가 활약하는 번외 편을 한번 기대해볼까? 10화는 너무 짧았다. 헤어질 때 하는 '안녕'이 아닌 만날 때 하는 '안녕'을 다시 나누는 날이 오기를 바라 본다.


배우 송경철과 이계인이 최불암과 한 자리에 있다
MBC 수사반장 1958 / 저작권자 MBC


* 원조 수사반장에서 범인 역을 도맡아 했던 송경철, 이계인 배우가 특별 출연했다. 막내 경찰 노경주 배우도 나오실까 기대했으나 못 봐서 아쉽다.

* 마지막회 묘지 장면에서 최불암 배우가 조형사의 묘비를 쓰다듬으며 '희정이가 가끔 날 찾아와'라고 하는데, 실제로 조경환 배우의 딸 이름이 희정이다. 

* '종남'이라는 지명은 종로와 남대문을 합쳐서 만든 것일까? 종남경찰서 수사1팀에서 원조 수사반장을 직접 시청했을 만한 배우는 유덕천 반장 역의 최덕문 배우 뿐이다. 이제훈과 이동휘는 보았다 해도 기억도 못할 듯. 젊은 배우 분들이 연기를 아주 잘 해주셨다. 

* 원조 수사반장 리뷰 보기

2024-04-30

내 인생의 네비게이터 - MBC 베스트극장 (조이진 이천희)


주인공 현수는 대학교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며 남의 가방을 훔친다. 하루는 어떤 남학생의 가방을 훔치는데, 그의 신분증을 보니 현수와 생년월일은 물론이고 이름의 한자까지 똑같았다. 현수는 지갑을 찾아주는 척하며 그에게 접근한다. 얘기를 나눠보니 둘 다 같은 작명소에서 지어준 이름이었다.


현수가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이현수 역의 조이진

MBC 베스트극장 제 615화 '내 인생의 네비게이터' 


: 2005.03.18 방영. 김인영 극본. 이태곤 연출. 조이진, 이천희, 금보라, 이애정, 이한, 이옥정, 손영순, 한춘일, 서지승, 김현정 출연. 



현수는 어릴 적 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모 집에서 불청객처럼 살아왔다. 사고 보상금은 고모 부부가 사업한답시고 다 날려버려서 대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반면 남학생 현수는 법대생에 집도 잘 살고 긍정적이었다. 현수는 자신과 너무나 다른 그에게 양가감정을 느낀다. 

두 사람의 인연은 끊어지지 않고 친구 사이를 넘어 서로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현수의 사촌이 남자 현수의 가방을 매고 두 사람 앞에 나타나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현수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작별을 고한다. 하지만 남자 현수는 웃는 얼굴로 또 다시 현수 앞에 나타난다.

현수가 다른 현수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또 다른 이현수 역의 이천희


2005년 방영 당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절반밖에 보지 못한 이 단막극을 이번에 다시 보았다. 와, 남자 현수가 현수에게 네비게이터가 되어주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 뒤로 이어진 반전과 현실적인 결말은 진한 여운까지 더해주었다. 이런 명작을 못 보고 지나쳤다니.... 이제라도 봐서 다행이다. 누가 이 작품 좀 영화로 리메이크 해주세요~

[엔딩 얘기를 쓰고 싶지만 제 리뷰를 보고 이 작품을 찾아 보시는 분이 혹시라도 있을까 해서 스포일러 자제합니다]

현수가 '20년 뒤에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독백하는 대사가 있는데, 신기하게도 이 작품을 다시 본 게 거의 20년 만이다. 말은 굉장히 긴 세월 같은데 돌이켜보니 언제 그렇게 다 흘러 가버렸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지만 20년 뒤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니 답이 안 나와나와나와........😓😓😓



* 조이진 배우는 2016년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에 출연한 이후 알려진 활동이 없다(보고 싶어요~). 이천희 배우는 전혜진 배우와 결혼해 딸을 두었고 연기 외에 개인 사업(수제 가구 및 캠핑용품 브랜드 운영)도 하고 있다. 책 '가구 만드는 남자' 관련 인터뷰 보기.

* 가방 주인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김남길! 당시에는 '이 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20년 뒤에 당신은........

* 이상은의 명곡 '언젠가는'이 나오는데 가사가 이 작품과 너무 잘 어울린다.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 몇 시간 동안 리뷰를 쓰고 게시 버튼만 누르면 되었는데, 뭐 하나 수정하려다 글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구글 블로그야 자동 저장 취소하거나 되돌아가는 기능도 있어야지! 방언처럼 터져 나오려는 쌍욕을 간신히 참으며 다시 썼다....🤬🤬🤬

2024-03-16

두 개의 사랑 (프랑수아 오종 감독, 19금)


영화 타이틀 뒤에 이어지는 장면의 정체가 무엇인지 깨닫고 깜짝 놀랐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이 영화 뭐지?' 반발심마저 들었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를 다 본 것은 아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편한 마음으로 본 것은 없다. 어쩌면, 그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는 맛에 그의 작품을 굳이 찾는 것인지도.


여자의 등에 남자가 밀착하고 있다
The Double Lover

두 개의 사랑


: 2017년 발표. 프랑스. 108분. 원작 소설 조이스 캐럴 오츠의 'Lives of the Twins'. 프랑수아 오종 감독. 마린 백트, 제레미 레니에, 재클린 비셋, 미리암 보이에 등 출연.


주인공 클로에는 불청객 같은 복통에 시달린다. 산부인과 진료로 해결이 안 되자 정신과 의사 폴을 찾아간다. 몇 번의 상담이 이어지고 폴은 더 이상 진료를 할 수 없다며 클로에에게 다른 의사를 알려주겠다고 한다. 점점 나아지고 있었던 클로에는 반발한다. 폴은 클로에에게 악수를 청하고는 손을 놓지 않는다. 클로에는 그의 본심을 알게 된다.




클로에는 폴의 집에서 함께 살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 길에 어떤 여자와 함께 있는 폴을 보게 된다. 그에게 따져 물으니 병원에만 있었는데 무슨 소리냐며 반문한다. 클로에의 의심은 점점 커져 가고 급기야 그를 목격했던 곳을 찾아가는데.......

외모는 똑같지만 존재는 다른 사람. 쌍둥이나 도플갱어는 창작물의 단골 소재이다. 보통은 두 존재를 물과 기름처럼 아주 상반되게 그린다. 천사와 악마, 이성과 감성, 부드러움과 거침, 따뜻함과 차가움 등. 클로에 역시 폴과 180도 다른 그의 분신에게 정신없이 빠져들고 만다. 

어디서부터 현실이고 어디까지 상상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연출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 마린 벡트는 물론이고 야누스 같은 제레미 레니에의 매력이 크다. 청소년 관람 불가 답게 노출 장면들이 있으니 절대 후방 주의. 폭력 묘사가 많지는 않지만 수위가 높으니 역시 주의.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애매하긴 한데, 인간은 누구나 다 이중적이다? 이면이 있다? 내 안에 숨어있는 혹은 숨기고 있는 '전혀 다른 모습'에 대한 공포? 글쎄.... '세상에는 이런 작품도 있구나' 하고 넘어간다. (오종이 아닌 다른 감독이 만들었어도 이렇게 자비로웠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