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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크로우 걸 (The Crow Girl) - 재미있지만 추천하기 망설여지는 영드 [웨이브 티빙 왓챠]

 


크로우 걸 (The Crow Girl)


: 영국 itv 제작. 2025년 파라마운트 플러스 공개. 스웨덴 작가 에리크 악슬 순드의 소설 '크로우 걸' 시리즈 원작.

이브 마일스, 캐서린 켈리, 더그레이 스콧, 클라라 루가드, 마이클 럼스덴, 클로이 스위트러브 등 출연.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웨이브에서 영드 카테고리를 훑다가 보게 된 드라마이다. 극단적으로 요약해보면 유부녀 형사가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 

재미만 따지면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데 내용이 좀 역겹다. 직접적인 장면 묘사는 없지만 은유와 암시가 소녀의 고통을 충분히 상상하게 만든다. 겉으론 별 문제 없이 보이나 실상은 끔찍한 가족의 진실. 1회 처음에 나오는 내레이션이 중간 중간 계속 나오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느낌이 달라진다.  

이 드라마는 특히 결말 스포를 밟지 말고 봐야 한다. 위에 쓴 것도 스포라면 스포인데 리뷰를 쓰려니 아무 말도 안 할 수 없고 최소한만 떠들어 보았다. 2시즌이 기다려진다.


* 소설을 찾아보니 민음사에서 '크로우 걸' 3권까지 나왔는데 2025년 현재 모두 절판이다. 책 소개에 나와있는 줄거리와 드라마 내용이 일부 다르다.

2025-06-28

셰틀랜드(Shetland) - 영국 스코틀랜드 범죄 수사물 드라마 [웨이브 티빙 영드 추천]


* 영국(United Kingdom/UK) = 잉글랜드 + 스코틀랜드 + 웨일스 + 북아일랜드

세계 지리 시간에 영국에 대해서 배울 때 몹시 헷갈렸었다. 아니, 지금도 그렇다. 영국 하면 보통은 잉글랜드를 떠올리게 된다.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각각의 네(four) 나라는 정식 국가가 아니라고 한다. 네 개의 구성국이 합쳐져야 '영국'인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이나 올림픽에는 네 곳이 따로 출전하니 자꾸 별개의 국가로 인식하게 된다. 이렇게 사실을 알고 있어도 말이다.

경찰 세 사람이 길에 나란히 서있다
왼쪽부터 샌디, 알리슨(토시), 지미 페레즈 / 출처 TMDB

셰틀랜드(Shetland) 


: 2013년 BBC ONE 방영 시작. 더글라스 헨셀, 앨리슨 오도넬, 스티븐 로버트슨, 마크 보너, 에린 암스트롱, 루이스 호든, 줄리 그레이엄, 애슐리 젠슨 등 출연.



영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되새겨 본 것은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가 스코틀랜드 배경이어서 그렇다. 제목도 지명 셰틀랜드 제도(Shetland Islands)에서 따왔다. 1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그중에 사람이 사는 섬은 스무 개 남짓. 이런 이유로 드넓은 바다와 죽여주는 자연 풍경이 수시로 나온다. 주인공 지미 페레즈 형사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곳 저곳 다니며 수사하느라 몹시 바쁘다. 

셰틀랜드 제도 페어아일 섬 북쪽에 있는 등대
1시즌 3화에 나온 페어 아일 섬의 북쪽 등대 / 웨이브 캡처

지미는 부인과 사별하고 딸 캐시와 살고 있다. 그런데 그의 친자가 아니고 부인이 전 남편 던컨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던컨은 지미의 집을 오가며 친딸을 챙긴다. 지미와 던컨은 서로 할 말 못 할 말 다 하는 - 모르는 사람이 보면 게이 커플인가 의심할 수도 있을 만큼 - 진짜 친구 사이이다. 아웅다웅 하다가도 가족 그 이상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많이 준다.

이런 특이한 설정도 감상 포인트이지만 무엇보다 드라마가 재미있다. 영드 수사물의 장점인 꼼꼼하고 밀도 높은 전개가 어느 순간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초반의 차분한 흐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이 박자가 취향에만 맞는다면 잠을 못 자고 계속 이어 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1시즌은 세 개의 이야기가 각각 2회 분량으로 다뤄진다(총 6회). 그런데 우리나라에서의 1시즌이 영국 BBC ONE 홈페이지에서는 2시즌으로 소개되고 있다. 여러 곳에서 확인해보니 2회 분량의 1시즌(레드 본즈/Red Bones)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제공하지 않고 영국에서의 2시즌을 1시즌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체 왜요?? 이유가 뭔가요?? [BBC ONE 홈에 이 2회짜리 1시즌 다시보기가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재생 불가!😭😭😭 지금이라도 0시즌으로 공개해주세요~ 네?]

1시즌 1,2화 (레이븐 블랙/Raven Black) : 10대 청소년이 해안에서 사체로 발견된다. 누가 죽였을까?
1시즌 3,4화 (블루 라이트닝/Blue Lightning) : 조류 연구 박사의 죽음. 진짜 범인은 누구?
1시즌 5,6화 (데드 워터/Dead Water) :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기자의 죽음. 그가 찾던 것은? 
[BBC ONE 홈에는 레이븐 블랙 - 데드 워터 - 블루 라이트닝 순으로 되어 있음]

사라 비커스
2시즌에서 열연하는 사라 비커스 (인데버의 그녀)

2시즌 : 배 위에서 사라진 젊은 남자. 그를 찾아다니는 여자. 그의 실종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3시즌 : 살인자가 석방되었다. 그는 진범인가 아니면 누명을 쓴 것인가? 드디어 밝혀지는 진실.
4시즌 : 한 여자의 자식들이 사라졌다. 피가 마르는 추격전.
5시즌 : 3시즌과 연결되는 이야기. 지미가 힘들어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진짜 1시즌과 우리나라에서의 1시즌은 영국의 유명 작가 '앤 클리브스'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지미 페레즈가 주인공인 네 편의 작품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이후 시즌부터는 이 캐릭터와 설정을 그대로 살려서 새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한 시즌 당 6회에 걸쳐 진행되는 긴 호흡의 창작 극본이 더 재미있었다. (위키백과 참고)


여성 경찰 두 사람이 어딘가를 보고 있다
루스, 토시  / 출처 TMDB

이럴 수가! 지미 역의 더글라스 헨셀이 7시즌(우리나라에서는 6시즌)까지 나오고 하차했다니... 그 뒤에는 새로운 경위 루스(배우 애슐리 젠슨)가 지미를 대신한다고. 스틸 사진을 보니 토시의 비중도 늘어났다. 지미 없는 셰틀랜드는 상상이 안 되는데...😭

영국 형사물 범죄수사물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꼭 봐야 할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25년 6월 말 현재 '채널유'에서 방영 중이다. 찾아보니 유럽 드라마 전문 채널이라고 하는데 케이블TV를 전혀 보지 않아서 몰랐다. 3주마다 OTT에 한 시즌씩 올라오고 있는데도 기다리기 힘들다. 만드는 수고에 비해 너무 빨리 해치우는 게 미안하지만 재미있는 걸 어떡해~

바닷가 바위에 서있는 지미
외로운 사주를 타고 난 듯한 지미... / 웨이브 캡처


* 어디에는 레드 본즈 전에 1회짜리 파일럿이 있다고 나와있는데 뭘까? BBC ONE 홈에는 없는데.

* 애슐리 젠슨에 대해 찾아보다 그녀의 남편을 보고 놀랐다. 영드 '베라(Vera)'에서 주인공 베라의 파트너 에이든이 아닌가! 실제 이름은 케니 도티.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는 '여형사 베라'로 알려져 있으며 (셰틀랜드와 마찬가지로) 앤 클리브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이것도 추천작인데 우리나라에선 왜 이렇게 보기가 힘든지...😪

* 던컨 역의 마크 보너가 넷플릭스 형사물 영드 '사건수사대 Q'에서는 높은 사람으로 나온다. 이 드라마도 강추~

* 영국의 정식 명칭 :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영국을 구성하는 네 개의 나라에 대한 설명
출처 위키피디아

2025-05-09

나쁜 사랑 (Three Hearts) - 지독한 운명의 장난이란 이런 것

💘 스포일러 주의 💔

주인공 마르크는 파리행 기차를 놓쳐버린다. 생수를 마시면서 화를 식히는데 한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 하룻밤 잘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며 여자에게 말을 붙여본다. 여자는 그를 피하지 않고 괜찮은 호텔까지 데려다 준다. 느낌이 잘 통하는 여자와 헤어지기 싫었던 마르크는 거리에서 함께 밤을 보낸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이름도 연락처도 모른 채 파리의 튈리르 공원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실비와 마르크가 마주 보고 있다
실비와 마르크

나쁜 사랑 (3 cœurs = Three Hearts)


: 2014년 프랑스 개봉. 브누아 자코 감독. 베누아 포엘부르데(마르크), 샤를로트 갱스부르(실비), 키아라 마스트로얀니(소피), 카트린 드뇌브(모친), 앙드레 마르콩(시장), 토마 도레(아역) 등 출연. 



드디어 만나기로 한 날, 마르크의 사무실엔 대화조차 안 되는 고객들이 찾아온다. 스트레스를 미친 듯이 받은 그는 심장에 통증을 느끼고 기절해버린다. 정신을 차리고 약속 장소로 달려갔을 땐 이미.... 그렇게 마르크는 여자를 놓쳐버린다.

담배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난 실비는 애인을 정리하고 파리로 달려간다. 하지만 약속 시간이 한참 지나도 남자는 오지 않는다. 절망한 실비는 애인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시간이 한참 흐르고 이름도 모르는 남자를 다시 보게 된 곳은 동생 소피와 영상통화 할 때 쓰는 컴퓨터 화면 안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진실을 알게 되면서 마르크의 마음은 지옥이 된다. 하지만 이미 출발한 롤러코스터에서 내리지 못한다. 현재에만 집중하며 살지만 실비를 만나는 순간 이성은 무너져 버린다. 동생을 목숨처럼 아끼는 실비도 마찬가지였다. 


결혼식장에 있는 소피와 마르크
소피와 마르크 (맨 오른쪽에 소피의 엄마)


아, 보면서 속이 터지는 영화였다. 그렇게 서로 운명적인 상대라고 느꼈으면 연락처를, 아니 이름이라도 알려줬어야지~~~ 인생을 걸었으면 최소 세 시간, 아니 밤샐 각오로 기다리든가~~~ 어떻게든 찾아보려고 노력이라도 하든가~~~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인물들에게 소리 질러 무엇 하겠나 만은... 완전 초답답(요즘말로 개답답)!!

원제가 '3개의 심장'이다. 마르크, 실비, 소피 세 사람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세 개의 마음'으로 볼 수도 있겠다. 마르크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본심, 실비를 향한 마음, 소피를 향한 마음. 실비의 입장에서 보면 그녀의 본심, 마르크를 향한 마음, 동생을 향한 마음. 마르크도 소피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실비를 향한 마음이 절대적이었다. 실비에게도 동생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다. 다만 마르크를 향한 마음이 더 클 뿐이었다. 소피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Never.

개인적으론 한 시간까지는 지리했다. 그럼에도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보다가 그만두지만 않으면 마지막 장면에서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말의 해석은 각자 알아서. 마음이 덜 아픈 쪽으로 상상하고 싶지만 본심은 마음이 더 아픈 쪽으로 향한다.



* 마르크 역의 배우가 미남이 아닌 것이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베누아 포엘부르데의 연기력만 보였다.

* 실비로 나온 배우의 이름을 보고 헉 했다. 샤를로트 갱스부르! 이름만 알았지 얼굴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 소피로 나온 키아라 마스트로얀니의 이름에서 이탈리아 배우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연상되었다. 찾아보니 그녀의 아빠였다. 친엄마는 카트린느 드뇌브?! 영화 속 모녀가 실제로도 모녀 사이였다니.

2025-04-23

옛사랑 - MBC 베스트극장 (이영하 한민 허정민 권해성)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중년남 민수(이영하)는 약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와 부딪히며 약을 쏟는다. 순간 민수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다. 약을 주워준 여자는, 닮았다. 닮아도 너무나 닮았다.


연진이 민수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민 권해성 허정민 /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572회 '옛사랑'


: 2004년 3월 19일 방영. 강은경 극본. 김우선 연출. 이영하, 한민, 허정민, 권민(권해성), 김진서, 김건호, 이필모, 박태진, 백주환, 정준익, 이지훈, 최홍조, 김시현, 정채빈, 전지애, 장리라 출연.


고등학생 민수(허정민)에게는 쌍둥이 형이 있었다. 잘 생긴 외모에 공부 잘하고 성격도 좋아 늘 칭찬이 따르는 모범생 민호(권해성). 그와 늘 비교 당하며 자란 민수는 반항아가 되었다. 형 보다 민수가 나은 것은 그림 실력 뿐. 그러던 어느 날 민수는 누군가와 부딪히며 그림 도구를 쏟는다.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는 여학생을 본 순간 민수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다. 데스티니~

첫눈에 반해버린 그녀의 이름은 연진(한민). 하지만 형과 친밀해 보이는 연진을 보고는 마음을 숨기는데....


이 화를 보고 나서 아바(ABBA)의 'S.O.S'에 꽂혀 버렸다. 비극적인 스토리와 어우러져 노래가 어찌나 사무치게 들리던지 가사 뜻도 잘 모른 채 한참을 즐겨 들었었다. 


(공식 뮤직비디오가 있지만
가사를 한글로 번역해 놓아서 이것으로 링크)


여운이 아주 길었던 이 화를 이십여 년만에 다시 보았는데 이럴 수가...... 민수 이 좌식! 이 바보같은 인간아~~~ 연진이가 그렇게 신호를 줬건만 뭐한 거야~~~~ 아니 어떻게 연진이를 그냥 뒀냐고~~~~ 이 답답한 인간아~~~~~~

오랜 세월 간직하고 있었던 애뜻한 감상이 와장창! 민수가 연진을 멀리하게 된 계기가 있긴 하지만 다시 만났을 때 뭐한 거야~~~~ 술에 취해서 중요한 순간을 또 잊어버리면 어떡하냐고~~~~

연진이 민수에게 아바 레코드판을 주고 있다
연진이 민수에게 아바의 레코드판을 주었지만...


이쯤 되니 괜히 복습했다 싶다. 사실 이 단막극을 완전히 잊고 살다가 우연히 찾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다시 보게 되었는데, 방영 당시엔 너무나 불쌍하게 느껴졌던 민수가 이제는 등짝을 패주고 싶은 밥통으로만 보이니 이것 참.......

자신의 장점을 보지 못하는 것도 비극,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혼자 결론 내리는 것도 비극, 지레 포기해버리는 것도 비극..... 다시 보면서 느낀 점은 어쩌면 내 스스로 만든 비극이 생각보다 많을 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 젊은 민수로 나온 허정민은 록 밴드 '문차일드'의 멤버였다. 건반 담당.

* 상큼한 한민 배우 다시 보고 싶다. 동명이인 남자 배우가 있다. 

* 베스트극장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연상된다.

* 같은 제목의 베스트극장이 또 있어서 헷갈릴 수 있다. 제 383회. 이주경 주연.

2025-03-10

사랑이라는 거짓 - 넷플릭스 이탈리아 19금 드라마 (+ 영드 골드 디거)


60살 생일에 한 남자를 만나게 된 주인공. 두 사람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든다. 문제는 남자의 나이가 주인공의 아들과 비슷한 30대라는 것. 이 사랑 과연 진짜일까?


💘💘💘 스포일러 주의 🖤🖤🖤

가브리엘라와 엘리아

사랑이라는 거짓 (Inganno / Deceitful Love)


: 2024년 10월 9일 넷플릭스 공개. 모니카 구에리토레, 지아코모 지아니오티, 데니스 카페차, 엠마누엘 카세리오, 프란체스코 델 가우디오, 다르마 만지아 우즈 등 출연. 


넷플릭스에서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올드(old)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증을 크게 일으킨다던가 느낌이 강하다던가 그런 특이점이 없어서 오히려 클릭을 해보게 되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나이 차이가 두 배쯤 나는 연상연하 커플 이야기. 솔직히 19금 표시가 없었으면 순순히 재생 버튼을 눌렀을지 모르겠다. 

시작부터 이탈리아의 바닷가 도시 아말피의 풍경이 시선을 압도한다. 주인공 가브리엘라로 나오는 여성 배우에게서 카리스마가 확 느껴졌다. 그녀의 상대가 될 게 분명한 젊은 남자 엘리아도 괜찮은데? 계속 보다 보니 what! 노출 수위 무엇?? 키스하다 속살이 나오는 건 예고편에 불과했다. 두 배우의 베드씬 수위가 oh my...!!😱😱😱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모니카 구에리토레' 배우에게 진심으로 경외심마저 들었다. 그녀의 나이를 의식하는 건 오히려 나였다.



노년을 향해가는 엄마가 갑자기 자식뻘 남자에게 눈이 멀면 나 같아도 보고만 있기는 힘들 것 같다. 엄마에게 재산이 많다면 더더욱. 그래서 가브리엘라의 자식들이 (짜증나면서도) 이해가 된다. 더구나 장남은 어렸을 적 어떤 사건 때문에 엄마를 보호해야 된다고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며 자랐다. 이 일이 조금씩 언급되다 마지막에 전말이 나오는데, 뒤늦게라도 원하는 대로 살려는 가브리엘라를 좀 더 이해하게 된다. 

줄리아와 벤자민

골드 디거 (Gold Digger)


: 2019년 영국 BBC 방영. 줄리아 오몬드, 벤 반스, 알렉스 제닝스, 서배스천 아메스토, 제미마 루퍼, 아치 리노, 니키 아무카버드, 야스민 아크람, 칼라 시몬 스펜스, 줄리아 매켄지 등 출연.


'사랑이라는 거짓'의 원작인 영국 드라마 '골드 디거'도 이어서 보았다. 줄리아와 벤자민, 그 주변 인물들이 한 회씩 주연이 되어 심리가 묘사된다. 거지 같은 줄리아의 남편도 그가 주연인 회에서는 처량하다 못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작품성을 따진다면 원작 쪽에 손을 들어주겠다.

줄리아의 결혼 생활은 오랜 세월 줄리아와 자녀들이 침묵한 덕분에 유지된 것이었다. 안에서 곪아버린 상처는 자녀들의 현재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세 자녀 중 두 명은 가족이 해체된 탓을 벤자민에게 돌리지만, 타이밍 절묘하게 나타난 이 젊은 남자는 줄리아의 가족이 품고 있던 문제를 밖으로 터져 나오게 만든 촉매였을 뿐이다. 뒤늦게라도 원하는 대로 살려던 줄리아는 결혼식을 앞두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다. 여기부터 결말까지가 이 작품의 압권이다. 



'사랑이라는 거짓'은 뒤로 가면서 이야기가 산만해지고 긴장감이 떨어진다. '골드 디거'는 끝까지 아리송하다. 돈과 모성과 미래까지 보장해 줄만한 상대가 나타난다면 없던 사랑도 생겨날 듯한데, 두 사람의 사랑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그 자신들만이 알 것이다. 아니, 그 자신들도 과연 알까? 객관적으로 판단할 방법이 없으니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가 보다. 



* 줄리아 오몬드 하면 영화 '가을의 전설'부터 떠오른다. 세 형제와 얽히는 운명이라니.

* 지아코모 지아니오티는 '머독 미스터리'에 나왔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7시즌이면 본 지 너무 오래 되었으니 뭐...😥 영국 배우 존 라이트와 은근히 닮았다.

2025-02-12

짐작과는 다른 일들 - MBC 베스트극장 (신애라 이기영 / 은희경 원작)


권태기에 빠진 부부. 하지만 이들에겐 싸울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졸지에 혼자가 된 선주(신애라)는 남편(이재훈)이 다녔던 회사의 배려를 받아 사장실 비서로 일하게 된다. 괜찮은 외모를 가진 그녀에게 회사 유부남들이 집적대는 가운데, 새로운 사람 일도(이기영)가 나타난다. 

선주가 창 밖의 남자를 유심히 보고 있다
이기영, 신애라 /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268회 짐작과는 다른 일들


: 1997.04.25 방영. 은희경 원작. 장영철 극본. 한희 연출. 신애라, 이기영, 故 이재훈, 최용민, 윤예희, 심양홍, 김홍석, 이재포, 유식, 이인정, 이정규, 황진영, 김치국, 김윤중, 윤만용, 황정혜, 박희진, 이정화, 김주연, 박여진, 아역 김성민 / 임호택 출연.



이럴 수가. 이 단막극이 은희경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에 실려있는 단편으로 만든 것이라고? 이 책을 읽은 건 기억하지만 이 소설은 먼지 만큼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행히(?) 이 단막극 본 기억은 남아있다. 분명히 웃으면서 봤었는데 다시 보니 로맨틱 코미디 같은 느낌이 아니네? 😑

잘 될 것 같던 선주와 일도는 타이밍이 자꾸만 어긋난다. 자신의 짐작을 굳게 믿는 일도는 선주와 다시 만날 기회를 놓친다.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다. 선주 앞에 나서서 용기 내어 묻거나 사실이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해보았다면 결말은 달라졌을 것이다. 

소설 줄거리를 읽어보니 선주는 회사 사람과 재혼을 한다. 드라마에서는 이 부분이 바뀌었다. 소설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인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드라마는 제목에 좀 더 충실하다. 의문이 생겼을 때 혼자 머릿속으로 기승전결 다 쓰고 결론까지 내리는 성향이라면 뜨끔할 만한 이야기.


카메라 앞에서 일도가 선주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이기영의 웃는 얼굴이 매력적이어서 캡처


* 훗날 이 단막극을 쓴 장영철 작가의 히트작 '자이언트'에 이기영-이효정 형제 함께 출연. 

* 드라마에 나오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어디인가 찾아보니 OK코랄스테이크하우스? 처음 들어보았다.

* MBC 주말극 '사랑이 뭐길래'의 신애라-이재룡 커플 진짜 좋아했었는데... 이후 신애라는 MBC 미니시리즈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 함께 출연한 차인표와 1995년 3월 10일 결혼했다. 이재룡의 부인 유호정과 절친 사이. 

2025-02-07

막차 탄 동기동창 - MBC 베스트극장 (오현경 김상순) / 1991년 연극


혼자 사는 대부(오현경)의 집에 느닷없이 오달(김상순)이 찾아온다. 대부는 그가 누구인지 기억도 못한다. 오달은 국민학교 동창 사이라며 어렸을 적 얘기를 늘어놓는다. 몇 십 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은 옛날로 돌아간다. 하지만 미국물까지 먹은 대부와 농사만 짓고 산 오달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오달의 가출이 길어지면서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딪힌다.

대부와 오달이 마주 보고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현경, 김상순 /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21회 '막차 탄 동기동창'


: 1991.12.08 방영.  이근삼 원작. 유호 극본. 김승수 연출.  최종수 기획. 송병준 작곡. 오현경, 김상순, 배연정(옆집 무당), 김기현(이사장), 나영진(판사), 이성용/한석규(법정 방청객), 오세준(?).


이 단막극은 1991년 화제가 된 연극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나는 당시 이 연극을 직접 보았었다. 고 이어령 님이 문화부 장관이었던 시절 '문화가족'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는데 그 덕분에 수준 높은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솔직히 내용은 거의 생각이 안 나고 두 남자가 관객을 향해 앉아서 말을 많이 했던 것과 재미있었다는 감상만 남아있다. 사실 이 연극이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당시 내 앞줄에 앉았던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가까이 한 채 쉴 새 없이 속닥거렸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들리지 않았으나 웃음 섞인 목소리로 계속 수다를 떠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서 조명이 켜지자마자 얼굴을 보았는데 진짜 깜짝 놀랐다. 후다닥 자리를 뜨는 여자는 너무 너무 미인이었다. 분명 연예인인데 누구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미모에 놀라 머리가 마비됨]



옆자리 남자는 인기 스타 배우였다. 그는 곧 관객들에게 둘러싸였다. 사인(sign)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싸인을 해주었다. 갖고 있던 종이가 연극 초대장 뿐이어서 거기에 싸인을 받았던 거 같은데, 객석에는 종이를 받칠 만한 곳이 없어서 그가 자신의 허벅지를 받침대처럼 썼다. 함께 보러 갔던 가족이 뭘 물어봤던가 무슨 말을 했었는데 대꾸도 잘 해주었다. 그는 매니저로 보이는 일행이 재촉해도 원하는 모두에게 싸인을 해주고 자리를 떠났다.

연극 내내 눈에 쌍심지를 켰던 나는 그의 매너에 반해 팬이 되었다. 그 여자 연예인은 누구인지 뒤늦게 깨달았다. 아마도 당시에 인터넷이 있었다면 바로 목격담이 퍼졌을 것이다. 그 일이 있고 오래지 않아 당시 애청하던 라디오 프로에 그 남자 배우가 나왔다. 청취자와 전화 연결을 한다기에 열나게 신청을 해서 그와 인사까지 나누었는데, 내가 연극 얘기를 꺼내자 생방송에 침묵이 흘렀다. 그러더니 디제이 정원관(소방차 멤버)이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만약 그때 내가 여자 연예인 얘기까지 했었다면 바로 기사가 떴었겠지?

그리고 얼마 뒤에 그 남자 배우의 스캔들이 크게 터졌다. 상대는 극장에서 보았던 바로 그 여자 연예인이었다. 나중엔 TV 연예 프로에 나와서 연인 사이가 맞다고 인정했다. 그때만 해도 두 분이 결혼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더 더 흐르면 이 스타 커플이 누구였는지 까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기에 이름을 밝힐 수 없다. 내 앞자리의 두 사람이 가끔 생각 난다. 만약 그때 잘 되었으면 어땠을까. 가보지 않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궁금증과 아쉬움은 세월이 흘러도 옅어지지 않는다.




써 놓고 보니 작품 이야기가 거의 없...😓 이번에 정보를 찾아보다 2023년에도 이 연극이 공연된 것을 알았다. 주인공 소개를 보니 설정이 바뀌었다. 다음에 언제 또 하면 보러 가볼까?


* 연극은 1991년 서울연극제 작품상 수상. 오현경과 허현호가 각각 대부와 오달을 연기함.

* 서울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본 줄 알았는데 혜화동에 있는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했었다고? (현재는 아르코 예술극장으로 이름이 바뀜)

* 엔딩 크레딧에 한석규 이름이 보여서 찾아보니 단역으로 잠깐 나온다.

법정에 있는 피고인과 참관인들
왼쪽부터 이성용,한석규,김기현 / 웨이브 캡처

2025-02-04

그들만의 방 - MBC 베스트극장 (양정아 한석규)


지옥철 출근에 질려버린 민정(양정아)은 회사 가까운 곳에 방을 얻기로 한다. 무가지에서 '잠만 잘 분' 광고를 뒤지다 괜찮은 곳을 발견하는데 주인이 남자(한석규)이다. 그럼에도 살림살이를 새로 살 필요 없이 관리비만 부담하면 되는 조건이라 바로 계약한다.

한석규와 양정아가 마주 보고 서있다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140회 그들만의 방


: 1994.06.17 방영. 박종은 극본. 최이섭 연출. 양정아, 한석규, 김나운, 조민기, 김길호, 신귀식, 최은숙, 서갑숙, 오정석 출연.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12시간씩 나눠 사는 기묘한 동거. 계약 내용은 그렇지만 서로 사정이 생기면서 자꾸 부딪히게 된다. 그러면서 민정과 재현은 점점 가까워지는데......



와, 진짜 30여 년 만에 다시 보았다. 휴대폰은커녕 삐삐도 없는 세상이라니! 얼굴 크기와 맞먹는 무선전화기, MS-DOS 기반의 컴퓨터, 벼룩시장 같은 무료 신문... 그동안 세상이 얼마나 무섭게 바뀌었는지 이 단막극을 보면서 실감했다.

드라마 얘기를 해보자면, 두 사람의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기엔 1시간 남짓한 시간이 많이 모자랐다. 런닝타임이 좀 더 허락되었다면 후반부가 그렇게 갑자기 정리되진 않았을 듯.

엔딩은 기억과 많이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재현이 민정을 안아 올린 것은 분명히 기억하는데, 그게 하얀 예복과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그런 것이었다니. 더 기가 막혔던 건 재현이 민정을 안아서 뱅글뱅글 도는데 진짜 열 바퀴는 넘게 돈다. 석규님 이때 허리 괜찮으셨나요~~ 설마 NG나서 두 번 세 번 촬영한 건 아니겠지? 연출자 분이 짓궂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랑이 신부를 안아서 돌고 있다
웨이브 캡처


재현 역할은 한석규가 개연성이었다. 누가 봐도 나쁜 짓 할 느낌이 전혀 안 드는 사람이 맡아야 했다. 당찬 이미지의 양정아도 매력적이었다. 숏컷 가발이 어색한 게 흠이라면 흠. 엄한 집에서 독립하기로 마음먹은 의지를 보여주려 머리를 자른 것은 알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다시 보면서 많이[엄청] 웃었다. 다음에는 또 뭘 볼까나?


* 민정이 방황할 때 나오는 노래가 괜찮아서 찾아보니 이주엽의 '운명'이었다. 세상 끝나는 날까지 너를 포기할 순 없어 운명이라는 건 널 보낸 외로움.



2025-01-11

살인 사건을 구독하세요 (Based on a True Story) - 웨이브 추천 성인 미드

 

에이바,맷,네이선이 제3자 집에 들어간다
에이바 / 맷 / 네이선

살인 사건을 구독하세요 (Based on a True Story)


: 2023년 1시즌, 2024년 2시즌 공개. 크리에이터 크레이그 로젠버그. 케일리 쿼코, 크리스 메시나, 톰 베이트먼, 라이아나 리버라토, 프리실라 퀸타나, 멜리사 푸메로, 사라 팩스턴 등 출연.



웨이브에서 대대적으로 광고를 해서 보게 된 미국 드라마. 호기심에 한 회만 보자 하고 시작했는데 정신 없고 산만한 분위기에 바로 접을까 했었다. 그래도 참고 1회를 넘기니 빠르게 재미가 붙었다. 경제 사정이 안 좋은 부부가 연쇄살인범과 동업을 하게 되는데 매 회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예상이 안 된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끝내준다. 다만 지나치게 잔혹한 장면들이 속을 불편하게 만든다. 코미디 장르를 취했지만 그렇다고 잔인한 묘사가 덜 잔인해지지는 않는다. 시청 주의!

1시즌은 너무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2시즌에서는 새 빌런이 등장하면서 드라마가 다시 살아난다. 역시나 스토리는 예측 불허. [데드 투 미]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와 비슷하다는 평도 있는데 아직 둘 다 보지 않았다. 두 작품 중 하나라도 먼저 보았다면 감상이 달라졌을까?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다. 강력 추천하고 싶지만 범죄 묘사가 끔찍하고 섹스 얘기도 많이 나와서 소심하게 추천을 날려본다. 

타고난 인간 본성은 바꾸지 못하는 것일까?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위험한 인간은 아예 처음부터 상종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3시즌에선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도무지 예상이 되지 않는다.

* 맷으로 나오는 톰 베이트먼을 어디서 보았나 했더니 [비하인드 허 아이즈]에서 정신과 의사!

* 에이바로 나오는 케이리 쿼코는 여기서 처음 보았는데 [빅뱅이론]으로 아주 유명한 배우였구나... 남편 네이선으로 나오는 크리스 메시나와 더불어 연기를 정말 잘한다. 

2024-11-29

MBC 로또 추첨 방송 참관기 (생방송 행복드림 Lotto 6/45 방청)

MBC 로또 특별 방송 참관인 100명 모집
기사를 보고 재미로 지원해보았는데
선정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서울 상암동 MBC 본사로 Go Go Go

낮에 찍은 엠비씨 건물
거대한 엠비씨 사옥의 일부


거인 두 명이 거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유영호 작가의 미러 맨(mirror man)


로또 특별 방송을 위해 만든 이벤트 부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보게 된 로또 이벤트 팝업.
룰렛을 돌려보니 꽝~😥
포춘쿠키 비슷한 오늘의 운세는 두 개나 나왔다.

"직감을 믿고 따라가면 큰 행운이 올 거예요"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예요"


'2024 로터리데이 대국민 로또 추첨 공개 생방송' 포토존



로비 한 쪽에 꾸며져 있는 로또 박물관.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온갖 복권들이 전시돼 있었다.
오른쪽에 뚫린 곳으로 들어가 보니


사진을 찍을 수 있게 꾸며 놓은 포토 부스.
인생네컷 같은 스티커 기계도 있었는데 보기만 했다.
한번 찍어 볼 것을.
정해인 등신대와 한 컷 찍어보려다

해인씨만 클로즈업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Go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
내 번호가 쓰여있는 의자를 찾아 앉았다.
맨 앞줄 좋아 좋아😄

사진 속의 남자 분은 방송사 간부라는데 (부장님?)
이벤트 진행 솜씨가 전문가 같았다.
하나로마트에서 공수해온 각종 야채를 비롯한
뭔지 모를 선물들이 여러 참관인들에게로....


MBC 유튜브 캡처

MBC 유튜브 캡처

MBC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 된
토크쇼 '과학으로 풀어보는 로또 당첨의 모든 것'.
MC는 방송인 서경석, 이영은 아나운서.
패널은 뇌과학자 장동선 교수,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


로또 당첨 번호에서 가장 많이 나온 숫자 25개

연속 숫자로 된 당첨 번호

1128회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번호 조합


로또 당첨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면
이 특집 방송을 보세요~



오후 5시 넘어서 MBC 사원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소낙지 불고기 외 여러 반찬들 맛이 좋았다.
사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라는데
굉장히 넓고 쾌적했다.
사진 찍기 뭐해서 하나도 안 찍었더니 올릴 만한 게...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보였던 엠비씨 라디오프로 광고들

지하에서 3층으로 다시 Go


프랑스의 아카니스 테크놀로지스에서 만들었다는
로또 추첨기의 이름은 '비너스'.



스튜디오에 준비해놓은 로또 기계는 총 세 대.
만약 기계가 모두 고장이 나면
참관인이 눈을 가리고 공을 직접 뽑는다고 한다.
하지만 로또 역사상 그런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숫자볼은 다섯 세트를 준비하는데,
전부 봉인이 되어있었다.
봉인 끈을 잘라내고 다섯 세트를 전부 검수한다.

방청석의 참관인들에게 무작위로 숫자를 부르게 해서
그 번호에 해당하는 공을 꺼내
테이블 위 기계로 크기와 무게가 적정한지 점검한다.
한 세트마다 몇 개씩 검수했더라? 🙄 



검수가 끝나면 어느 볼 세트를 쓸 것인지
참관인에게 추첨을 시킨다.
1번 세트 가방 오른쪽에 있는
하얀 공 다섯 개 중에서 세 개를 뽑는다.

처음 뽑는 숫자의 세트를 본 방송에서 쓴다.
두 세트는 예비 기계 옆에 배치한다.
열지 않은 두 개의 흰 공도
전부 열어서 숫자를 확인시켜준다.

추첨에 쓸 볼이 결정되면
다른 것들은 그 자리에서 봉인한다.
(예비로 뽑은 것들도 봉인했는지 아닌지 기억이...)



2번 볼 세트가 본방에 쓰이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45개의 공마다 번호 인식 칩이 들어있는데
기계가 이것을 잘 읽어내는지 일일이 확인한다.
동행복권 직원이 공을 센서에 갖다 대고
참관인이 옆에서 지켜본다.



동행복권 직원이 기계에 대해 한참 설명해준다.
기계 몸체는 아크릴로 만들어져서 
자성(자력)에 영향 받지 않는다고 한다.
공을 돌리는 바람의 세기는 태풍 수준이라고.

참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계에 공을 전부 집어넣고 작동시킨다.
공이 나오면 옆 쪽의 대형 모니터에 번호가 뜬다.
추첨 시연은 총 세 번을 한다.



기계 점검이 다 끝나면 방송 리허설에 들어간다.
리허설도 총 세 번 진행한다.
6분쯤 방송하는데 준비 시간이 얼마나 길던지....


김예지 선수가 총 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날의 황금손은 파리 올림픽에서
존멋이었던 김예지 사격 선수!
얼굴이 눈에 확 띄는데 배우인가 했다.
이름 듣고 깜놀!
운동복 차림이었으면 쉽게 알아봤을까?
멋있어요~~ 마음 같아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황금손으로 나온 김예지 사격선수
생방송 영상 캡처

방송 시작 직전까지 김 선수 사진을 많이 찍었으나
앞자리가 아니다 보니 잘 나온 게 거의 없다.
정작 토크쇼 때는 앞자리였으나
사진 찍어도 되는지 몰라서 찍은 게 없다.
밥 먹는 사이 자리가 바뀔 줄이야😭



방송이 끝나자마자 스튜디오에서 퇴장~
참관인들은 로비에 모여 선물을 받고 뿔뿔이 흩어졌다.
(로터비 인형, 에코백, 키링, 스티커)

MBC 주변 구경하려다 피곤해서 집으로 Go Go

어둠 속의 미러 맨


이 중 어딘가에...


로또 당첨 확률
814만 5060 분의 1. 

구글에서 내 글이 걸려 나올 확률보다는 높을 것 같은데?

로또 추첨하는 것을 실제로 보니
조작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토요일 저녁 8시까지 판매하고 추첨은 30여분 뒤에 하니
여기서 조작이 일어나지 않을까 의심이 든다면
저 위에 링크해놓은 특집 방송을 보세요~

특정 번호를 골라서 뽑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든다면
로또 방송을 참관해보세요~

하루를 다 쓰고 나니 너무 피곤했지만
오랜만에 엠비씨 내부 구경도 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착하게 사는 분들께 이 큰 행운이 가기를!

2024-11-18

그레이스(Grace) - 웨이브 추천 영드 수사물


웨이브(Wavve)에서 영국 드라마 카테고리를 훑어보다 보게 된 작품이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영드 경찰 드라마의 썸네일은 왜 이렇게 멋대가리가 없을까? 주인공 형사 두 사람이 뚱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고 있는 게 대부분. 이 작품도 존 심(John Simm)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으면 그냥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 이름을 들으면 자존심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배우 존 심. 그의 연기력을 생각하면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러주고 싶다.


드라마 그레이스 - 글렌 형사와 로이 형사
리치 캠벨 / 존 심
 

그레이스 (Grace)


: 영국 itv 제작. 2021년 시즌 1 시작. 2024년 시즌 4까지 방영. 피터 제임스의 소설 'Roy Grace' 원작. 존 심, 리치 캠벨, 조 태퍼, 크레이그 파킨슨, 로라 엘핀스톤, 브래드 모리슨, 클레어 캘브레이스 등 출연. 

'그레이스'는 주인공 형사의 이름이다. DS(Detective Superintendent) 로이 그레이스. 영국 경찰 계급 체계를 찾아봤으나 우리말로 DS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드라마를 보면 현장을 뛰는 형사 중에 가장 높은 수사팀장 격인데 그나마 '경위'가 비슷한 듯. 아무튼 로이는 실력 좋은 경찰이지만 문제가 될만한 점이 있었다. 수사를 위해서라면 미신(superstition)을 동원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몇 년 째 실종 상태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실마리 하나 잡히지 않고 시신도 발견되지 않으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미신의 힘을 빌렸다. 하지만 개인적인 일 외에 수사에도 이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상관의 경고를 받고 언론에서도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수사에 진전이 없자 사이코메트리를 또 찾아간다. 로이는 자신의 안위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한 사람이다. [1시즌 1화 내용]




한 회당 1시간 30분 안팎의 런닝 타임. 2024년 11월 현재 4시즌까지 있지만 에피소드 개수가 많지 않다. 총 12화. 1시즌 보는데 '인데버'가 생각나서 설마 했더니 작가 이름에 러셀 루이스가 보인다. 위키백과에서 보니 2시즌까지 참여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보았으나 IMDB에는 혹평이 많다. 별점 1개짜리 평만 모아서 보니 대체로 피터 제임스의 원작보다 못하다는 내용이다. 소설이 정말 재미있다고 해서 번역본을 찾아보니 2012년 살림 출판사에서 나온 '데드 심플'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출간된 것은 품절된 이 책 한 권이 전부란 말인가? 원서는 잔뜩 나오는데...😑

배우들의 연기에는 별 불만이 없다. 4시즌 결말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5시즌 나오면 당장 봅니다~ 영국 정통 형사물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


* 존 심의 대표작 '라이프 온 마스'와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 넷플릭스에 같은 제목의 드라마가 있다. 넷플 '그레이스'는 19세기 캐나다의 여성 범죄자 그레이스 막스가 주인공. 찜만 해놓고 아직 안 봤다. 평을 보니 아주 재미있다고 한다. 

* 로이의 연인으로 나오는 조 태퍼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원'에서 형사로 나온다. 유전자 검사로 천생연분을 찾는 게 가능한 시대. 이 작품도 재밌다. 

2024-11-06

러버스(The Lovers) - 너무 다른 두 남녀의 만남 [웨이브 추천 영드 미드]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사는 재닛. 삶을 끝내려는 순간 한 남자가 눈앞에 나타난다. 마치 신의 계시처럼. 

영국 런던에서 방송 진행자로 바쁘게 사는 셰이머스. 일 때문에 마지 못해 간 벨파스트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마치 운명처럼.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린다. 하지만 셰이머스에게 문제가 있었으니....


두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러버스 (The Lovers)


: 2023년 공개. 조이 플린, 로이신 갤러거, 앨리스 이브, 콘레스 힐, 마틴 퀸 등 출연.


Wavve 독점 해외 시리즈를 살펴보다 보게 된 드라마. 어떻게든 주인공 둘이 연결될 게 뻔해서 편한(?) 마음으로 보았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역시 운명이 인간에게 치는 장난은 가혹하다. 그러니까 운명이겠지만. 그럼에도 뭐다? 이것은 드라마이다. 드라마에서는 불가능할 게 없다. 

연애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솔직함'이 포함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알려야 할 것을 알리지 않은 것도 심각한 거짓말이다.



* 재닛으로 나오는 로이신 갤러거가 아주 매력적이다. 외모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른다면 스토리가 이해 안 될 수도 있다.

* 배우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영국 드라마인 것은 분명한데, 어디는 제작 국가에 영국만 써있고 어디는 또 미국만 써있고 어디는 영국 미국 다 써있고 복잡하다 복잡해~

* IMDB에는 에피소드가 11개로 나온다. 2시즌이 나오려다 말았나? 6회 이후로 더 할 이야기는 없어 보인다. 

2024-11-01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 캐나다 범죄 수사물 (웨이브 추천)


제목만 보아도 인기 미드 시리즈 '로 앤 오더'의 스핀오프(파생작)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찾아보니 '로 앤 오더 : 크리미널 인텐트'가 이미 있었다(2001~2011년까지 미국에서 10시즌 방영). 종영한 지 13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부활하는 드라마라니. 로 앤 오더 시리즈는 대체 어디까지 가지를 뻗어나갈까?


로앤오더 토론토 크리미널 인텐트의 헨리와 프랭키
헨리와 프랭키 / 출처 왓챠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Law&Order Toronto : Criminal Intent)


사실 스핀오프 미드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토론토 1시즌을 보았다. '크리미널 인텐트(CI)'도 캐나다 제작진이 따로 붙인 줄 알았다. 법정 장면은 아예 나오지 않아서 드라마 제목만 가져온 건가 했는데 위키백과 설명을 보고 의문이 풀렸다.

셜록 홈즈 같은 남자 주인공은 원조 로앤오더 CI의 설정이었다. 토론토 판의 헨리 그래프 형사는 모르는 것이 없는 척척박사다. 예술에도 조예가 깊다. 직설적인 면이 반감을 주기도 한다. 범인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쳐 자백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는데 범죄자 내지 큰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짐작된다. 성범죄 전담반(SVU)의 올리비아처럼 자신의 태생 때문에 경찰을 선택한 것 같다.

파트너 프랭키 베이트먼 형사는 헨리의 어떤 모습이든 잘 받아준다(헨리가 셜록 만큼 재수 없지는 않아서 그를 참아준다는 표현은 과하다). 그나마 헨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직장 동료는 친구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서 당황하기도 한다. 슈퍼컴퓨터 같은 헨리가 생각지 못하는 것을 짚어주니 왓슨 같기도 하다.



그 외 고정 캐릭터는 검사와 반장, 컴퓨터 전문가, 부검의가 전부이다. 다른 수사물과 비교했을 때 두 형사가 범죄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데에 더 공을 들이는 느낌이다. 헨리로 나오는 에이든 영의 연기력이 대단하다. 프랭키로 나오는 캐슬린 먼로는 FBI로앤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에서 먼저 봐서 그런가 형사옷이 잘 어울려 보인다.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를 재미있게 보고 나니 원작도 궁금해진다.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그렇게 연기를 잘 했다는데... [24년 11월 현재 10시즌만 LG유플러스에서 편 당 대여 가능]

'머독 미스터리'에 이어 이 토론토 버전 CI도 캐나다 드라마를 널리 알리는 작품이 될 듯하다. 2시즌 Hurry up!


* 로 앤 오더(Law & Order) = 법과 질서, 법질서
  크리미널 인텐트(Criminal Intent) = 범죄 의도

* 주연 조연 배우 여섯 명 중 다섯 명이 캐나다 출신. 반장만 영국 출생.

* 웨이브에 있을 때 봐야 한다. 2시즌이 올라오면 1시즌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오래전에 로 앤 오더 영국 판도 있었는데 그땐 사라질 줄 몰랐다. 다시 제공해주세요~~

* 로 앤 오더 : CI는 우리나라에서 '뉴욕 특수 수사대'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