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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3

옛사랑 - MBC 베스트극장 (이영하 한민 허정민 권해성)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중년남 민수(이영하)는 약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와 부딪히며 약을 쏟는다. 순간 민수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다. 약을 주워준 여자는, 닮았다. 닮아도 너무나 닮았다.


연진이 민수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민 권해성 허정민 /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572회 '옛사랑'


: 2004년 3월 19일 방영. 강은경 극본. 김우선 연출. 이영하, 한민, 허정민, 권민(권해성), 김진서, 김건호, 이필모, 박태진, 백주환, 정준익, 이지훈, 최홍조, 김시현, 정채빈, 전지애, 장리라 출연.


고등학생 민수(허정민)에게는 쌍둥이 형이 있었다. 잘 생긴 외모에 공부 잘하고 성격도 좋아 늘 칭찬이 따르는 모범생 민호(권해성). 그와 늘 비교 당하며 자란 민수는 반항아가 되었다. 형 보다 민수가 나은 것은 그림 실력 뿐. 그러던 어느 날 민수는 누군가와 부딪히며 그림 도구를 쏟는다.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는 여학생을 본 순간 민수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다. 데스티니~

첫눈에 반해버린 그녀의 이름은 연진(한민). 하지만 형과 친밀해 보이는 연진을 보고는 마음을 숨기는데....


이 화를 보고 나서 아바(ABBA)의 'S.O.S'에 꽂혀 버렸다. 비극적인 스토리와 어우러져 노래가 어찌나 사무치게 들리던지 가사 뜻도 잘 모른 채 한참을 즐겨 들었었다. 


(공식 뮤직비디오가 있지만
가사를 한글로 번역해 놓아서 이것으로 링크)


여운이 아주 길었던 이 화를 이십여 년만에 다시 보았는데 이럴 수가...... 민수 이 좌식! 이 바보같은 인간아~~~ 연진이가 그렇게 신호를 줬건만 뭐한 거야~~~~ 아니 어떻게 연진이를 그냥 뒀냐고~~~~ 이 답답한 인간아~~~~~~

오랜 세월 간직하고 있었던 애뜻한 감상이 와장창! 민수가 연진을 멀리하게 된 계기가 있긴 하지만 다시 만났을 때 뭐한 거야~~~~ 술에 취해서 중요한 순간을 또 잊어버리면 어떡하냐고~~~~

연진이 민수에게 아바 레코드판을 주고 있다
연진이 민수에게 아바의 레코드판을 주었지만...


이쯤 되니 괜히 복습했다 싶다. 사실 이 단막극을 완전히 잊고 살다가 우연히 찾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다시 보게 되었는데, 방영 당시엔 너무나 불쌍하게 느껴졌던 민수가 이제는 등짝을 패주고 싶은 밥통으로만 보이니 이것 참.......

자신의 장점을 보지 못하는 것도 비극,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혼자 결론 내리는 것도 비극, 지레 포기해버리는 것도 비극..... 다시 보면서 느낀 점은 어쩌면 내 스스로 만든 비극이 생각보다 많을 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 젊은 민수로 나온 허정민은 록 밴드 '문차일드'의 멤버였다. 건반 담당.

* 상큼한 한민 배우 다시 보고 싶다. 동명이인 남자 배우가 있다. 

* 베스트극장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연상된다.

* 같은 제목의 베스트극장이 또 있어서 헷갈릴 수 있다. 제 383회. 이주경 주연.

2025-03-10

사랑이라는 거짓 - 넷플릭스 이탈리아 19금 드라마 (+ 영드 골드 디거)


60살 생일에 한 남자를 만나게 된 주인공. 두 사람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든다. 문제는 남자의 나이가 주인공의 아들과 비슷한 30대라는 것. 이 사랑 과연 진짜일까?


💘💘💘 스포일러 주의 🖤🖤🖤

가브리엘라와 엘리아

사랑이라는 거짓 (Inganno / Deceitful Love)


: 2024년 10월 9일 넷플릭스 공개. 모니카 구에리토레, 지아코모 지아니오티, 데니스 카페차, 엠마누엘 카세리오, 프란체스코 델 가우디오, 다르마 만지아 우즈 등 출연. 


넷플릭스에서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올드(old)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증을 크게 일으킨다던가 느낌이 강하다던가 그런 특이점이 없어서 오히려 클릭을 해보게 되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나이 차이가 두 배쯤 나는 연상연하 커플 이야기. 솔직히 19금 표시가 없었으면 순순히 재생 버튼을 눌렀을지 모르겠다. 

시작부터 이탈리아의 바닷가 도시 아말피의 풍경이 시선을 압도한다. 주인공 가브리엘라로 나오는 여성 배우에게서 카리스마가 확 느껴졌다. 그녀의 상대가 될 게 분명한 젊은 남자 엘리아도 괜찮은데? 계속 보다 보니 what! 노출 수위 무엇?? 키스하다 속살이 나오는 건 예고편에 불과했다. 두 배우의 베드씬 수위가 oh my...!!😱😱😱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모니카 구에리토레' 배우에게 진심으로 경외심마저 들었다. 그녀의 나이를 의식하는 건 오히려 나였다.



노년을 향해가는 엄마가 갑자기 자식뻘 남자에게 눈이 멀면 나 같아도 보고만 있기는 힘들 것 같다. 엄마에게 재산이 많다면 더더욱. 그래서 가브리엘라의 자식들이 (짜증나면서도) 이해가 된다. 더구나 장남은 어렸을 적 어떤 사건 때문에 엄마를 보호해야 된다고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며 자랐다. 이 일이 조금씩 언급되다 마지막에 전말이 나오는데, 뒤늦게라도 원하는 대로 살려는 가브리엘라를 좀 더 이해하게 된다. 

줄리아와 벤자민

골드 디거 (Gold Digger)


: 2019년 영국 BBC 방영. 줄리아 오몬드, 벤 반스, 알렉스 제닝스, 서배스천 아메스토, 제미마 루퍼, 아치 리노, 니키 아무카버드, 야스민 아크람, 칼라 시몬 스펜스, 줄리아 매켄지 등 출연.


'사랑이라는 거짓'의 원작인 영국 드라마 '골드 디거'도 이어서 보았다. 줄리아와 벤자민, 그 주변 인물들이 한 회씩 주연이 되어 심리가 묘사된다. 거지 같은 줄리아의 남편도 그가 주연인 회에서는 처량하다 못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작품성을 따진다면 원작 쪽에 손을 들어주겠다.

줄리아의 결혼 생활은 오랜 세월 줄리아와 자녀들이 침묵한 덕분에 유지된 것이었다. 안에서 곪아버린 상처는 자녀들의 현재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세 자녀 중 두 명은 가족이 해체된 탓을 벤자민에게 돌리지만, 타이밍 절묘하게 나타난 이 젊은 남자는 줄리아의 가족이 품고 있던 문제를 밖으로 터져 나오게 만든 촉매였을 뿐이다. 뒤늦게라도 원하는 대로 살려던 줄리아는 결혼식을 앞두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다. 여기부터 결말까지가 이 작품의 압권이다. 



'사랑이라는 거짓'은 뒤로 가면서 이야기가 산만해지고 긴장감이 떨어진다. '골드 디거'는 끝까지 아리송하다. 돈과 모성과 미래까지 보장해 줄만한 상대가 나타난다면 없던 사랑도 생겨날 듯한데, 두 사람의 사랑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그 자신들만이 알 것이다. 아니, 그 자신들도 과연 알까? 객관적으로 판단할 방법이 없으니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가 보다. 



* 줄리아 오몬드 하면 영화 '가을의 전설'부터 떠오른다. 세 형제와 얽히는 운명이라니.

* 지아코모 지아니오티는 '머독 미스터리'에 나왔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7시즌이면 본 지 너무 오래 되었으니 뭐...😥 영국 배우 존 라이트와 은근히 닮았다.

2025-02-12

짐작과는 다른 일들 - MBC 베스트극장 (신애라 이기영 / 은희경 원작)


권태기에 빠진 부부. 하지만 이들에겐 싸울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졸지에 혼자가 된 선주(신애라)는 남편(이재훈)이 다녔던 회사의 배려를 받아 사장실 비서로 일하게 된다. 괜찮은 외모를 가진 그녀에게 회사 유부남들이 집적대는 가운데, 새로운 사람 일도(이기영)가 나타난다. 

선주가 창 밖의 남자를 유심히 보고 있다
이기영, 신애라 /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268회 짐작과는 다른 일들


: 1997.04.25 방영. 은희경 원작. 장영철 극본. 한희 연출. 신애라, 이기영, 故 이재훈, 최용민, 윤예희, 심양홍, 김홍석, 이재포, 유식, 이인정, 이정규, 황진영, 김치국, 김윤중, 윤만용, 황정혜, 박희진, 이정화, 김주연, 박여진, 아역 김성민 / 임호택 출연.



이럴 수가. 이 단막극이 은희경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에 실려있는 단편으로 만든 것이라고? 이 책을 읽은 건 기억하지만 이 소설은 먼지 만큼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행히(?) 이 단막극 본 기억은 남아있다. 분명히 웃으면서 봤었는데 다시 보니 로맨틱 코미디 같은 느낌이 아니네? 😑

잘 될 것 같던 선주와 일도는 타이밍이 자꾸만 어긋난다. 자신의 짐작을 굳게 믿는 일도는 선주와 다시 만날 기회를 놓친다.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다. 선주 앞에 나서서 용기 내어 묻거나 사실이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해보았다면 결말은 달라졌을 것이다. 

소설 줄거리를 읽어보니 선주는 회사 사람과 재혼을 한다. 드라마에서는 이 부분이 바뀌었다. 소설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인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드라마는 제목에 좀 더 충실하다. 의문이 생겼을 때 혼자 머릿속으로 기승전결 다 쓰고 결론까지 내리는 성향이라면 뜨끔할 만한 이야기.


카메라 앞에서 일도가 선주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이기영의 웃는 얼굴이 매력적이어서 캡처


* 훗날 이 단막극을 쓴 장영철 작가의 히트작 '자이언트'에 이기영-이효정 형제 함께 출연. 

* 드라마에 나오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어디인가 찾아보니 OK코랄스테이크하우스? 처음 들어보았다.

* MBC 주말극 '사랑이 뭐길래'의 신애라-이재룡 커플 진짜 좋아했었는데... 이후 신애라는 MBC 미니시리즈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 함께 출연한 차인표와 1995년 3월 10일 결혼했다. 이재룡의 부인 유호정과 절친 사이. 

2025-02-07

막차 탄 동기동창 - MBC 베스트극장 (오현경 김상순) / 1991년 연극


혼자 사는 대부(오현경)의 집에 느닷없이 오달(김상순)이 찾아온다. 대부는 그가 누구인지 기억도 못한다. 오달은 국민학교 동창 사이라며 어렸을 적 얘기를 늘어놓는다. 몇 십 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은 옛날로 돌아간다. 하지만 미국물까지 먹은 대부와 농사만 짓고 산 오달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오달의 가출이 길어지면서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딪힌다.

대부와 오달이 마주 보고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현경, 김상순 /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21회 '막차 탄 동기동창'


: 1991.12.08 방영.  이근삼 원작. 유호 극본. 김승수 연출.  최종수 기획. 송병준 작곡. 오현경, 김상순, 배연정(옆집 무당), 김기현(이사장), 나영진(판사), 이성용/한석규(법정 방청객), 오세준(?).


이 단막극은 1991년 화제가 된 연극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나는 당시 이 연극을 직접 보았었다. 고 이어령 님이 문화부 장관이었던 시절 '문화가족'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는데 그 덕분에 수준 높은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솔직히 내용은 거의 생각이 안 나고 두 남자가 관객을 향해 앉아서 말을 많이 했던 것과 재미있었다는 감상만 남아있다. 사실 이 연극이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당시 내 앞줄에 앉았던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가까이 한 채 쉴 새 없이 속닥거렸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들리지 않았으나 웃음 섞인 목소리로 계속 수다를 떠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서 조명이 켜지자마자 얼굴을 보았는데 진짜 깜짝 놀랐다. 후다닥 자리를 뜨는 여자는 너무 너무 미인이었다. 분명 연예인인데 누구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미모에 놀라 머리가 마비됨]



옆자리 남자는 인기 스타 배우였다. 그는 곧 관객들에게 둘러싸였다. 사인(sign)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싸인을 해주었다. 갖고 있던 종이가 연극 초대장 뿐이어서 거기에 싸인을 받았던 거 같은데, 객석에는 종이를 받칠 만한 곳이 없어서 그가 자신의 허벅지를 받침대처럼 썼다. 함께 보러 갔던 가족이 뭘 물어봤던가 무슨 말을 했었는데 대꾸도 잘 해주었다. 그는 매니저로 보이는 일행이 재촉해도 원하는 모두에게 싸인을 해주고 자리를 떠났다.

연극 내내 눈에 쌍심지를 켰던 나는 그의 매너에 반해 팬이 되었다. 그 여자 연예인은 누구인지 뒤늦게 깨달았다. 아마도 당시에 인터넷이 있었다면 바로 목격담이 퍼졌을 것이다. 그 일이 있고 오래지 않아 당시 애청하던 라디오 프로에 그 남자 배우가 나왔다. 청취자와 전화 연결을 한다기에 열나게 신청을 해서 그와 인사까지 나누었는데, 내가 연극 얘기를 꺼내자 생방송에 침묵이 흘렀다. 그러더니 디제이 정원관(소방차 멤버)이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만약 그때 내가 여자 연예인 얘기까지 했었다면 바로 기사가 떴었겠지?

그리고 얼마 뒤에 그 남자 배우의 스캔들이 크게 터졌다. 상대는 극장에서 보았던 바로 그 여자 연예인이었다. 나중엔 TV 연예 프로에 나와서 연인 사이가 맞다고 인정했다. 그때만 해도 두 분이 결혼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더 더 흐르면 이 스타 커플이 누구였는지 까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기에 이름을 밝힐 수 없다. 내 앞자리의 두 사람이 가끔 생각 난다. 만약 그때 잘 되었으면 어땠을까. 가보지 않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궁금증과 아쉬움은 세월이 흘러도 옅어지지 않는다.




써 놓고 보니 작품 이야기가 거의 없...😓 이번에 정보를 찾아보다 2023년에도 이 연극이 공연된 것을 알았다. 주인공 소개를 보니 설정이 바뀌었다. 다음에 언제 또 하면 보러 가볼까?


* 연극은 1991년 서울연극제 작품상 수상. 오현경과 허현호가 각각 대부와 오달을 연기함.

* 서울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본 줄 알았는데 혜화동에 있는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했었다고? (현재는 아르코 예술극장으로 이름이 바뀜)

* 엔딩 크레딧에 한석규 이름이 보여서 찾아보니 단역으로 잠깐 나온다.

법정에 있는 피고인과 참관인들
왼쪽부터 이성용,한석규,김기현 / 웨이브 캡처

2025-02-04

그들만의 방 - MBC 베스트극장 (양정아 한석규)


지옥철 출근에 질려버린 민정(양정아)은 회사 가까운 곳에 방을 얻기로 한다. 무가지에서 '잠만 잘 분' 광고를 뒤지다 괜찮은 곳을 발견하는데 주인이 남자(한석규)이다. 그럼에도 살림살이를 새로 살 필요 없이 관리비만 부담하면 되는 조건이라 바로 계약한다.

한석규와 양정아가 마주 보고 서있다
웨이브 캡처


MBC 베스트극장 제 140회 그들만의 방


: 1994.06.17 방영. 박종은 극본. 최이섭 연출. 양정아, 한석규, 김나운, 조민기, 김길호, 신귀식, 최은숙, 서갑숙, 오정석 출연.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12시간씩 나눠 사는 기묘한 동거. 계약 내용은 그렇지만 서로 사정이 생기면서 자꾸 부딪히게 된다. 그러면서 민정과 재현은 점점 가까워지는데......



와, 진짜 30여 년 만에 다시 보았다. 휴대폰은커녕 삐삐도 없는 세상이라니! 얼굴 크기와 맞먹는 무선전화기, MS-DOS 기반의 컴퓨터, 벼룩시장 같은 무료 신문... 그동안 세상이 얼마나 무섭게 바뀌었는지 이 단막극을 보면서 실감했다.

드라마 얘기를 해보자면, 두 사람의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기엔 1시간 남짓한 시간이 많이 모자랐다. 런닝타임이 좀 더 허락되었다면 후반부가 그렇게 갑자기 정리되진 않았을 듯.

엔딩은 기억과 많이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재현이 민정을 안아 올린 것은 분명히 기억하는데, 그게 하얀 예복과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그런 것이었다니. 더 기가 막혔던 건 재현이 민정을 안아서 뱅글뱅글 도는데 진짜 열 바퀴는 넘게 돈다. 석규님 이때 허리 괜찮으셨나요~~ 설마 NG나서 두 번 세 번 촬영한 건 아니겠지? 연출자 분이 짓궂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랑이 신부를 안아서 돌고 있다
웨이브 캡처


재현 역할은 한석규가 개연성이었다. 누가 봐도 나쁜 짓 할 느낌이 전혀 안 드는 사람이 맡아야 했다. 당찬 이미지의 양정아도 매력적이었다. 숏컷 가발이 어색한 게 흠이라면 흠. 엄한 집에서 독립하기로 마음먹은 의지를 보여주려 머리를 자른 것은 알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다시 보면서 많이[엄청] 웃었다. 다음에는 또 뭘 볼까나?


* 민정이 방황할 때 나오는 노래가 괜찮아서 찾아보니 이주엽의 '운명'이었다. 세상 끝나는 날까지 너를 포기할 순 없어 운명이라는 건 널 보낸 외로움.



2025-01-11

살인 사건을 구독하세요 (Based on a True Story) - 웨이브 추천 성인 미드

 

에이바,맷,네이선이 제3자 집에 들어간다
에이바 / 맷 / 네이선

살인 사건을 구독하세요 (Based on a True Story)


: 2023년 1시즌, 2024년 2시즌 공개. 크리에이터 크레이그 로젠버그. 케일리 쿼코, 크리스 메시나, 톰 베이트먼, 라이아나 리버라토, 프리실라 퀸타나, 멜리사 푸메로, 사라 팩스턴 등 출연.



웨이브에서 대대적으로 광고를 해서 보게 된 미국 드라마. 호기심에 한 회만 보자 하고 시작했는데 정신 없고 산만한 분위기에 바로 접을까 했었다. 그래도 참고 1회를 넘기니 빠르게 재미가 붙었다. 경제 사정이 안 좋은 부부가 연쇄살인범과 동업을 하게 되는데 매 회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예상이 안 된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끝내준다. 다만 지나치게 잔혹한 장면들이 속을 불편하게 만든다. 코미디 장르를 취했지만 그렇다고 잔인한 묘사가 덜 잔인해지지는 않는다. 시청 주의!

1시즌은 너무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2시즌에서는 새 빌런이 등장하면서 드라마가 다시 살아난다. 역시나 스토리는 예측 불허. [데드 투 미]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와 비슷하다는 평도 있는데 아직 둘 다 보지 않았다. 두 작품 중 하나라도 먼저 보았다면 감상이 달라졌을까?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다. 강력 추천하고 싶지만 범죄 묘사가 끔찍하고 섹스 얘기도 많이 나와서 소심하게 추천을 날려본다. 

타고난 인간 본성은 바꾸지 못하는 것일까?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위험한 인간은 아예 처음부터 상종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3시즌에선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도무지 예상이 되지 않는다.

* 맷으로 나오는 톰 베이트먼을 어디서 보았나 했더니 [비하인드 허 아이즈]에서 정신과 의사!

* 에이바로 나오는 케이리 쿼코는 여기서 처음 보았는데 [빅뱅이론]으로 아주 유명한 배우였구나... 남편 네이선으로 나오는 크리스 메시나와 더불어 연기를 정말 잘한다. 

2024-11-29

MBC 로또 추첨 방송 참관기 (생방송 행복드림 Lotto 6/45 방청)

MBC 로또 특별 방송 참관인 100명 모집
기사를 보고 재미로 지원해보았는데
선정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서울 상암동 MBC 본사로 Go Go Go

낮에 찍은 엠비씨 건물
거대한 엠비씨 사옥의 일부


거인 두 명이 거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유영호 작가의 미러 맨(mirror man)


로또 특별 방송을 위해 만든 이벤트 부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보게 된 로또 이벤트 팝업.
룰렛을 돌려보니 꽝~😥
포춘쿠키 비슷한 오늘의 운세는 두 개나 나왔다.

"직감을 믿고 따라가면 큰 행운이 올 거예요"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예요"


'2024 로터리데이 대국민 로또 추첨 공개 생방송' 포토존



로비 한 쪽에 꾸며져 있는 로또 박물관.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온갖 복권들이 전시돼 있었다.
오른쪽에 뚫린 곳으로 들어가 보니


사진을 찍을 수 있게 꾸며 놓은 포토 부스.
인생네컷 같은 스티커 기계도 있었는데 보기만 했다.
한번 찍어 볼 것을.
정해인 등신대와 한 컷 찍어보려다

해인씨만 클로즈업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Go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
내 번호가 쓰여있는 의자를 찾아 앉았다.
맨 앞줄 좋아 좋아😄

사진 속의 남자 분은 방송사 간부라는데 (부장님?)
이벤트 진행 솜씨가 전문가 같았다.
하나로마트에서 공수해온 각종 야채를 비롯한
뭔지 모를 선물들이 여러 참관인들에게로....


MBC 유튜브 캡처

MBC 유튜브 캡처

MBC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 된
토크쇼 '과학으로 풀어보는 로또 당첨의 모든 것'.
MC는 방송인 서경석, 이영은 아나운서.
패널은 뇌과학자 장동선 교수,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


로또 당첨 번호에서 가장 많이 나온 숫자 25개

연속 숫자로 된 당첨 번호

1128회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번호 조합


로또 당첨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면
이 특집 방송을 보세요~



오후 5시 넘어서 MBC 사원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소낙지 불고기 외 여러 반찬들 맛이 좋았다.
사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라는데
굉장히 넓고 쾌적했다.
사진 찍기 뭐해서 하나도 안 찍었더니 올릴 만한 게...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보였던 엠비씨 라디오프로 광고들

지하에서 3층으로 다시 Go


프랑스의 아카니스 테크놀로지스에서 만들었다는
로또 추첨기의 이름은 '비너스'.



스튜디오에 준비해놓은 로또 기계는 총 세 대.
만약 기계가 모두 고장이 나면
참관인이 눈을 가리고 공을 직접 뽑는다고 한다.
하지만 로또 역사상 그런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숫자볼은 다섯 세트를 준비하는데,
전부 봉인이 되어있었다.
봉인 끈을 잘라내고 다섯 세트를 전부 검수한다.

방청석의 참관인들에게 무작위로 숫자를 부르게 해서
그 번호에 해당하는 공을 꺼내
테이블 위 기계로 크기와 무게가 적정한지 점검한다.
한 세트마다 몇 개씩 검수했더라? 🙄 



검수가 끝나면 어느 볼 세트를 쓸 것인지
참관인에게 추첨을 시킨다.
1번 세트 가방 오른쪽에 있는
하얀 공 다섯 개 중에서 세 개를 뽑는다.

처음 뽑는 숫자의 세트를 본 방송에서 쓴다.
두 세트는 예비 기계 옆에 배치한다.
열지 않은 두 개의 흰 공도
전부 열어서 숫자를 확인시켜준다.

추첨에 쓸 볼이 결정되면
다른 것들은 그 자리에서 봉인한다.
(예비로 뽑은 것들도 봉인했는지 아닌지 기억이...)



2번 볼 세트가 본방에 쓰이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45개의 공마다 번호 인식 칩이 들어있는데
기계가 이것을 잘 읽어내는지 일일이 확인한다.
동행복권 직원이 공을 센서에 갖다 대고
참관인이 옆에서 지켜본다.



동행복권 직원이 기계에 대해 한참 설명해준다.
기계 몸체는 아크릴로 만들어져서 
자성(자력)에 영향 받지 않는다고 한다.
공을 돌리는 바람의 세기는 태풍 수준이라고.

참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계에 공을 전부 집어넣고 작동시킨다.
공이 나오면 옆 쪽의 대형 모니터에 번호가 뜬다.
추첨 시연은 총 세 번을 한다.



기계 점검이 다 끝나면 방송 리허설에 들어간다.
리허설도 총 세 번 진행한다.
6분쯤 방송하는데 준비 시간이 얼마나 길던지....


김예지 선수가 총 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날의 황금손은 파리 올림픽에서
존멋이었던 김예지 사격 선수!
얼굴이 눈에 확 띄는데 배우인가 했다.
이름 듣고 깜놀!
운동복 차림이었으면 쉽게 알아봤을까?
멋있어요~~ 마음 같아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황금손으로 나온 김예지 사격선수
생방송 영상 캡처

방송 시작 직전까지 김 선수 사진을 많이 찍었으나
앞자리가 아니다 보니 잘 나온 게 거의 없다.
정작 토크쇼 때는 앞자리였으나
사진 찍어도 되는지 몰라서 찍은 게 없다.
밥 먹는 사이 자리가 바뀔 줄이야😭



방송이 끝나자마자 스튜디오에서 퇴장~
참관인들은 로비에 모여 선물을 받고 뿔뿔이 흩어졌다.
(로터비 인형, 에코백, 키링, 스티커)

MBC 주변 구경하려다 피곤해서 집으로 Go Go

어둠 속의 미러 맨


이 중 어딘가에...


로또 당첨 확률
814만 5060 분의 1. 

구글에서 내 글이 걸려 나올 확률보다는 높을 것 같은데?

로또 추첨하는 것을 실제로 보니
조작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토요일 저녁 8시까지 판매하고 추첨은 30여분 뒤에 하니
여기서 조작이 일어나지 않을까 의심이 든다면
저 위에 링크해놓은 특집 방송을 보세요~

특정 번호를 골라서 뽑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든다면
로또 방송을 참관해보세요~

하루를 다 쓰고 나니 너무 피곤했지만
오랜만에 엠비씨 내부 구경도 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착하게 사는 분들께 이 큰 행운이 가기를!

2024-11-18

그레이스(Grace) - 웨이브 추천 영드 수사물


웨이브(Wavve)에서 영국 드라마 카테고리를 훑어보다 보게 된 작품이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영드 경찰 드라마의 썸네일은 왜 이렇게 멋대가리가 없을까? 주인공 형사 두 사람이 뚱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고 있는 게 대부분. 이 작품도 존 심(John Simm)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으면 그냥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 이름을 들으면 자존심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배우 존 심. 그의 연기력을 생각하면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러주고 싶다.


드라마 그레이스 - 글렌 형사와 로이 형사
리치 캠벨 / 존 심
 

그레이스 (Grace)


: 영국 itv 제작. 2021년 시즌 1 시작. 2024년 시즌 4까지 방영. 피터 제임스의 소설 'Roy Grace' 원작. 존 심, 리치 캠벨, 조 태퍼, 크레이그 파킨슨, 로라 엘핀스톤, 브래드 모리슨, 클레어 캘브레이스 등 출연. 

'그레이스'는 주인공 형사의 이름이다. DS(Detective Superintendent) 로이 그레이스. 영국 경찰 계급 체계를 찾아봤으나 우리말로 DS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드라마를 보면 현장을 뛰는 형사 중에 가장 높은 수사팀장 격인데 그나마 '경위'가 비슷한 듯. 아무튼 로이는 실력 좋은 경찰이지만 문제가 될만한 점이 있었다. 수사를 위해서라면 미신(superstition)을 동원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몇 년 째 실종 상태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실마리 하나 잡히지 않고 시신도 발견되지 않으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미신의 힘을 빌렸다. 하지만 개인적인 일 외에 수사에도 이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상관의 경고를 받고 언론에서도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수사에 진전이 없자 사이코메트리를 또 찾아간다. 로이는 자신의 안위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한 사람이다. [1시즌 1화 내용]




한 회당 1시간 30분 안팎의 런닝 타임. 2024년 11월 현재 4시즌까지 있지만 에피소드 개수가 많지 않다. 총 12화. 1시즌 보는데 '인데버'가 생각나서 설마 했더니 작가 이름에 러셀 루이스가 보인다. 위키백과에서 보니 2시즌까지 참여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보았으나 IMDB에는 혹평이 많다. 별점 1개짜리 평만 모아서 보니 대체로 피터 제임스의 원작보다 못하다는 내용이다. 소설이 정말 재미있다고 해서 번역본을 찾아보니 2012년 살림 출판사에서 나온 '데드 심플'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출간된 것은 품절된 이 책 한 권이 전부란 말인가? 원서는 잔뜩 나오는데...😑

배우들의 연기에는 별 불만이 없다. 4시즌 결말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5시즌 나오면 당장 봅니다~ 영국 정통 형사물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


* 존 심의 대표작 '라이프 온 마스'와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 넷플릭스에 같은 제목의 드라마가 있다. 넷플 '그레이스'는 19세기 캐나다의 여성 범죄자 그레이스 막스가 주인공. 찜만 해놓고 아직 안 봤다. 평을 보니 아주 재미있다고 한다. 

* 로이의 연인으로 나오는 조 태퍼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원'에서 형사로 나온다. 유전자 검사로 천생연분을 찾는 게 가능한 시대. 이 작품도 재밌다. 

2024-11-06

러버스(The Lovers) - 너무 다른 두 남녀의 만남 [웨이브 추천 영드 미드]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사는 재닛. 삶을 끝내려는 순간 한 남자가 눈앞에 나타난다. 마치 신의 계시처럼. 

영국 런던에서 방송 진행자로 바쁘게 사는 셰이머스. 일 때문에 마지 못해 간 벨파스트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마치 운명처럼.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린다. 하지만 셰이머스에게 문제가 있었으니....


두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러버스 (The Lovers)


: 2023년 공개. 조이 플린, 로이신 갤러거, 앨리스 이브, 콘레스 힐, 마틴 퀸 등 출연.


Wavve 독점 해외 시리즈를 살펴보다 보게 된 드라마. 어떻게든 주인공 둘이 연결될 게 뻔해서 편한(?) 마음으로 보았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역시 운명이 인간에게 치는 장난은 가혹하다. 그러니까 운명이겠지만. 그럼에도 뭐다? 이것은 드라마이다. 드라마에서는 불가능할 게 없다. 

연애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솔직함'이 포함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알려야 할 것을 알리지 않은 것도 심각한 거짓말이다.



* 재닛으로 나오는 로이신 갤러거가 아주 매력적이다. 외모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른다면 스토리가 이해 안 될 수도 있다.

* 배우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영국 드라마인 것은 분명한데, 어디는 제작 국가에 영국만 써있고 어디는 또 미국만 써있고 어디는 영국 미국 다 써있고 복잡하다 복잡해~

* IMDB에는 에피소드가 11개로 나온다. 2시즌이 나오려다 말았나? 6회 이후로 더 할 이야기는 없어 보인다. 

2024-11-01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 캐나다 범죄 수사물 (웨이브 추천)


제목만 보아도 인기 미드 시리즈 '로 앤 오더'의 스핀오프(파생작)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찾아보니 '로 앤 오더 : 크리미널 인텐트'가 이미 있었다(2001~2011년까지 미국에서 10시즌 방영). 종영한 지 13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부활하는 드라마라니. 로 앤 오더 시리즈는 대체 어디까지 가지를 뻗어나갈까?


로앤오더 토론토 크리미널 인텐트의 헨리와 프랭키
헨리와 프랭키 / 출처 왓챠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Law&Order Toronto : Criminal Intent)


사실 스핀오프 미드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토론토 1시즌을 보았다. '크리미널 인텐트(CI)'도 캐나다 제작진이 따로 붙인 줄 알았다. 법정 장면은 아예 나오지 않아서 드라마 제목만 가져온 건가 했는데 위키백과 설명을 보고 의문이 풀렸다.

셜록 홈즈 같은 남자 주인공은 원조 로앤오더 CI의 설정이었다. 토론토 판의 헨리 그래프 형사는 모르는 것이 없는 척척박사다. 예술에도 조예가 깊다. 직설적인 면이 반감을 주기도 한다. 범인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쳐 자백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는데 범죄자 내지 큰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짐작된다. 성범죄 전담반(SVU)의 올리비아처럼 자신의 태생 때문에 경찰을 선택한 것 같다.

파트너 프랭키 베이트먼 형사는 헨리의 어떤 모습이든 잘 받아준다(헨리가 셜록 만큼 재수 없지는 않아서 그를 참아준다는 표현은 과하다). 그나마 헨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직장 동료는 친구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서 당황하기도 한다. 슈퍼컴퓨터 같은 헨리가 생각지 못하는 것을 짚어주니 왓슨 같기도 하다.



그 외 고정 캐릭터는 검사와 반장, 컴퓨터 전문가, 부검의가 전부이다. 다른 수사물과 비교했을 때 두 형사가 범죄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데에 더 공을 들이는 느낌이다. 헨리로 나오는 에이든 영의 연기력이 대단하다. 프랭키로 나오는 캐슬린 먼로는 FBI로앤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에서 먼저 봐서 그런가 형사옷이 잘 어울려 보인다.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를 재미있게 보고 나니 원작도 궁금해진다.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그렇게 연기를 잘 했다는데... [24년 11월 현재 10시즌만 LG유플러스에서 편 당 대여 가능]

'머독 미스터리'에 이어 이 토론토 버전 CI도 캐나다 드라마를 널리 알리는 작품이 될 듯하다. 2시즌 Hurry up!


* 로 앤 오더(Law & Order) = 법과 질서, 법질서
  크리미널 인텐트(Criminal Intent) = 범죄 의도

* 주연 조연 배우 여섯 명 중 다섯 명이 캐나다 출신. 반장만 영국 출생.

* 웨이브에 있을 때 봐야 한다. 2시즌이 올라오면 1시즌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오래전에 로 앤 오더 영국 판도 있었는데 그땐 사라질 줄 몰랐다. 다시 제공해주세요~~

* 로 앤 오더 : CI는 우리나라에서 '뉴욕 특수 수사대'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고 한다.

2024-10-18

시카고피디 시즌11까지 보고 느낀 점 (+ 노벨문학상)


존 보이트 반장과 팀원들
시카고PD 12시즌 포스터 같은데... 


드디어 시카고PD 11시즌까지 다 보았다. imdb에서 찾아보니 미국에서는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방영되었다. 전체 에피소드가 13개로 다른 시즌의 절반 분량이다. 이것만 그런 게 아니고 같은 시기에 방영한 딕 울프 사단의 다른 드라마들 모두 13회씩이다. 작가들이 파업해서 그렇다고 한다. 

- 로 앤 오더 23시즌(리부트 3시즌),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SVU) 25시즌, 로 앤 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 4시즌, FBI 6시즌, FBI : 모스트 원티드 5시즌, FBI : 인터내셔널 3시즌, 시카고 파이어 12시즌, 시카고 메드 9시즌.

2024년 10월 중순 현재, 미국에서는 이 드라마들의 새 시즌이 방영되고 있다. 마음 같아선 본방 사수하고 싶다. 

=== 초강력 스포일러 주의! ===

시카고PD 9시즌에서 특이점이라고 하면 제이와 헤일리가 결혼한 것인데,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엔드리스 러브(Endless Love)할 것처럼 묘사해놓고는 10시즌에서 그게 뭔가요~ 제이는 경찰 일에 회의를 느끼더니 전환점이 필요하다며 휙 떠나버리고 끝~ 이건 분명 '제시 리 소퍼'와 제작진 사이가 틀어진 거라고 확신을 했으나 불화는 개뿔, 무려 감독도 한다(S10-16, S11-12). 아니, 연출 말고 출연을 하라고~~~

안토니오 빠질 때에도 황당했으나 제이도 만만치 않다. 연락 없는 남편 때문에 죽어라 마음 고생하던 헤일리는 일과 달리기에 중독되어 살더니 11시즌 엔딩과 함께 시카고PD를 떠난다. 중심을 잡아주던 주연 배우가 둘이나 빠져버리다니 이럴 수가.

그러다 제시 리 소퍼가 FBI:인터네셔널에 합류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시즌4 예고편을 찾아보니 외모가 제이 할스테드 그대로인데?? 설마 제이로 나오는 건가 잠시 흥분했으나 배역 이름이 완전히 달랐다(Wesley 'Wes' Mitchell). 그렇다면 하다못해 헤어스타일이라도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이름만 바꾸면 다냐고요~ (이러다 나중에 '나 사실은 제이야' 하는 건 아니겠지?)

11시즌에는 진짜 욕 나오게 하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데 존 보이트가 그야말로 개고생을 한다. 실제 상황이었으면 과다 출혈로 죽었을 것 같은데 이건 뭐 어디까지나 드라마니까. 보이트로 하여금 아들 생각나게 하는 아이가 살해당하는 설정도 가혹한데 생과 사를 오가는 것도 모자라 헤일리까지 떠나게 하니 작가님들 우리 보스한테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사실 킴과 루젝도 생사를 넘나든다. 막내 형사 토레스는 그 추운데 밖에서 19금을....😑

12시즌은 웨이브에 언제쯤 올라오려나? 어떤 캐릭터가 새로 등장할지 궁금하다.



*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 25시즌은 진작에 다 봤으나 리뷰를 쓰지 않았다. 미성년자 납치 에피소드가 길게 다뤄진다. SVU를 떠났던 형사가 돌아온다.

* 로 앤 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 4시즌 보고 있는데 재밌다. 엘리엇의 형제들이 등장한다.

* 로 앤 오더 리부트 3시즌에서는 핵심 캐릭터가 퇴장하고 새 인물이 나온다.

* 시카고 파이어와 메드는 볼 엄두가 안 난다.

* FBI : 인터내셔널을 제대로 보고 싶은데 유플러스 모바일티비에 있구나..😥

* 시카고PD 8시즌까지 보고 쓴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9/chicago-pd-s8.html

* 2024년 10월 10일 우리나라의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셨다. 뉴스를 듣는 순간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이 들었다. 일주일이 넘게 지난 지금도 충격과 흥분은 계속되고 있는데 리뷰 한 줄 적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읽은 소설이 없기 때문이다.😥

주문한 책은 언제 올지 모르겠다. 예상 배송일이 또 미뤄졌다. 소싯적에 아무리 그래도 단편 소설 한편은 읽지 않았을까 머리를 싸매 보았으나 떠오르는 게 없다. 나 새끼 왜 그랬어! 그나마 읽은 책이라고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가 전부이다. 이것도 띄엄띄엄 읽었던 것 같다. 이 참에 (드라마는 좀 쉬고) 책을 읽기로 한다. 과연? 정말?

2024-09-27

더 베이(The Bay) 시즌 5 - 추천 영드 형사물 (+ 숀 에반스)


영국 드라마 '더 베이' 4시즌을 보고 리뷰를 쓴 게 8월 말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5시즌이 ott에 올라왔다. 이렇게 두 시즌을 연달아 보게 되니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드라마 출연 배우들이 한데 모여있다
The Bay Season 5 / 출처 TMDB

 
아무튼 초특급으로(?) 보게 된 5시즌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놀란 것이 있으니 감독이 숀 에반스(Shaun Evans)!! 흔한 이름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명이인일 수 있어서 찾아보니 '인데버'에서 주인공 노력씨로 나온 배우가 맞았다. WoW~ (Endeavour 뜻이 노력)

숀이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고 있다
Shaun Evans / 출처 핀터레스트

어쩐지 인데버 느낌이 나는 것 같더라니. 5시즌 6회 전체는 아니고 1, 2, 3회를 연출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그의 이름을 보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  


더 베이 시즌 5는, 주인공 젠 형사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시작된다. 젠은 자신을 걱정해주는 동료들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시즌 4에서는 남편의 전 부인이 맘대로 드나들며 괴롭게 하더니 이번엔 젠의 엄마가 갑자기 찾아와 눌러 앉는다. 아이들과 남편은 일이 우선인 젠을 원망한다. 경찰서는 예산이 깎여서 업무 환경이 엉망이다. 오늘도 영국 경찰 드라마의 주인공은 편할 날이 없다.

사체로 발견된 젊은 여성을 수사하다 보니 재혼 가정의 자녀였다.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가족들. 학교 친구들이 말하는 그녀는 뛰어난 사람이었다. 대체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젠은 자녀를 잃은 가족을 챙기느라 정작 자신의 가족은 잘 챙기지 못한다. 그 빈틈을 (불청객 같았던) 젠의 엄마가 메꿔 준다. 이 시리즈를 기획하는 제작진은 '가족의 의미와 중요성'을 테마로 삼는 게 분명하다. 결국 아픔을 나누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은 가족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없느니만 못한 가족을 둔 사람은 인생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겠는가]


* 웨이브, 티빙, 왓챠에서 볼 수 있다. (2024년 9월 현재)

* imdb에서 숀 에반스를 찾아보니 드라마 'Until I Kill You'에 출연 후 더 베이 5시즌을 연출한 것이 최신 근황이다. 경찰 역이 지겨웠던 것일까? 살인자 역에 감독까지.

* 솔직히 5시즌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 소리 없이 강한 시리즈.


2024-09-01

시카고 피디(CHICAGO PD) 시즌8까지 보고 쓰는 리뷰 [추천 경찰 미드]


📌📌 강력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미국드라마 시카고피디 출연 배우들

시카고피디 8시즌까지 보고 느낀 점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더 추가될 수 있음.


* '에린 린지' 역의 소피아 부시가 빠지고 보니 그녀의 매력과 존재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잘 알겠다. 그래도 후임으로 들어온 헤일리 업튼 역의 트레이시 스피리다코스가 빈 자리를 잘 채워주었다. 연기력 짱.

* 행크 보이트 반장의 사적제제, 법을 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초반 시즌에 비하면 그나마 줄어들었지만.

* 헤일리가 행크를 닮아간다. 행크는 헤일리가 자신 같은 범법자(?)가 될까봐 걱정한다.

* 인종 차별, 흑인 과잉 진압 같은 인종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진다. 

* '어떠한 경우든 법과 절차를 지켜야 한다' VS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자를 빨리 구해내는 게 우선이다' 갈등이 크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수준의 문제.

* 혼돈의 카오스 같은 애정 관계. 수사물 러브 라인 싫어하는 분은 극혐할듯.



* 제이가 에린과 커플이었을 땐 (배우끼리 실제로 사귀었어서 그런가)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었는데 헤일리와는 비지니스 느낌?

* 안토니오는 너무 급하게 빠져서 어리둥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제작진과 사이가 틀어져서 쫓겨난 것인가 의심하겠음. 뭐 죽이지는 않았으니 언젠가 다시 나올 수도...?

* 1시즌에서는 플랫 형사가 참 싫었다. 계속 보다 보니 의리 깊고 능력 있고 시니컬한 매력을 가진 멋진 경찰이었다.

* 브라이언 게러티(숀 로만 역)가 나온 7시즌 15화를 다시 보니, 내용상 그가 시카고 피디에 돌아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행크 보이트야 원래 범법(?) 캐릭터지만....

* 앨빈......... 😭😭😭

* 경찰의 자녀들이 실제로도 많이 죽나? 시카고피디에서는 빈도가 너무 높은 거 같은데....

* 시카고 파이어, 시카고 메드와 크로스오버를 종종 한다. 세 드라마의 시리즈 전체를 제공하는 OTT가 필요하다....

* 헤일리와 플랫 형사의 발음이 유독 좋다. 영어 무식자의 귀에도 팍팍 꽂힘. 

* 시카고PD 시즌3까지 보고 쓴 이전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7/CHICAGOPD.html

* 11시즌까지 보고 쓴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10/chicagopds11.html

2024-08-30

라스트 썸머 (Last Summer) - 새엄마와 의붓아들의 사랑 [프랑스 영화 추천]


💘 스포일러 주의! 결말까지 줄거리가 다 나옵니다 💔


주인공 안느는 청소년 전문 변호사이다. 여자 아이 둘을 입양해서 키우고 있고 남편 피에르와도 사이가 좋다. 평온한 그녀의 삶에 남편의 아들 테오가 끼어든다. 


새엄마와 의붓아들이 서로 바라보며 웃고 있다
Last Summer

라스트 썸머 (Last Summer / L'Été dernier)


: 프랑스 영화. 2023년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 카트린 브레야 감독. 레아 드뤼케르, 사무엘 키르셰, 올리비에 라보딘, 클로딜트 쿠로 등 출연.


테오는 남편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로 10대 청소년이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쫓겨났다. 집에 온 테오는 문제아라는 오명과는 다르게 어린 동생들을 아주 잘 보살핀다. 안느와도 말이 잘 통한다.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그리고 남편이 집을 비운 날 일이 벌어진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을 맞추고 섹스를 한다. 안느는 다시는 이러면 안된다고 다짐해놓고는 테오와 또다시 관계를 가진다. 그러다 동생에게 비밀을 들켜버린다. 

안느는 위기를 느끼고 테오에게 결별을 고한다. 피에르는 아들과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며 둘이서만 여행을 간다. 일정보다 빨리 돌아온 남편을 보고 안느는 걱정했던 일이 벌어졌음을 느낀다. 피에르는 테오에게 다 들었다면서 둘이 정말 섹스를 했는지 묻는다. 이에 안느는 몹시 화를 내면서 강하게 부정한다.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된 테오는 안느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라스트 썸머> 줄거리가 어디서 본 것 같다 했더니 리메이크작이었다. 원작은 덴마크 영화 '퀸 오브 하츠'. 새엄마와 의붓아들의 금지된 사랑. 정말 사랑일까?

안느는 어렸을 때 엄마의 친구(성인 남자)를 좋아했었다. 상대가 그 사람이라고 정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미성년 시절 임신과 중절을 겪었다. 그로 인해 다시는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으나 (직업 또한 과거의 영향으로 청소년 보호하는 일을 택한 것 같은데) 또다시 금지된 관계에 빠져버렸다. 

스스로 일을 망치는 것이 가장 두렵다던 안느는 현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섭게 돌변하는데, 픽션인 것을 아는데도 내가 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 같다. 나이를 잊고 테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던 안느는 없다. 아직 스무 살이 안 된, 인생이 창창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도 있으니 그런 것이겠지만, 영화 속 안느는 본인의 삶을 지키려는 의지가 더 커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테오를 미친놈 취급하다가 다시 받아들이는데, 이번엔 남편이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열린 결말. 대체 이 가족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안느와 테오의 사이가 플라토닉(platonic love)하게 그려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뭐 그거야 내 생각일 뿐이고....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인터뷰를 읽으니 영화가 좀 더 이해 된다. 

제목대로 여름에 보면 더 좋을 작품이다. 음미할 수록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안느와 테오가 함께 하는 마지막 여름? 아니면 이들 가족의 마지막 여름? 두 사람의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마지막 사랑? (솔직히 말하면 영화라서 즐기지만 실제로 내 상황이 된다면... Oh, No😱) 아무튼 두 사람 생각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추천.


새엄마와 의붓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L'Été dernier


* 원작 영화의 줄거리를 찾아보니 결말이 다르다. 원작의 결말이 훨씬 현실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열린 결말이 더 마음에 든다.

* 테오 역의 배우가 너무 어려 보였는데 정말 십대였다. 아무리 그래도 촬영 당시 스무 살은 되었겠거니 했는데.... 사무엘 키르셰 2004년 12월 23일 생. 2022년 여름에 찍었다고 하니 당시 17세! 

* 테오 역의 사무엘 키르셰(Samuel Kircher)에 대해 찾아보니 엄마 아빠 모두 유명 배우였다. 엄마가 '이렌 자코프(Irène Jacob)'라길래 대체 누군가 했더니 우리나라에서 '이렌느 야곱'으로 알려졌던 배우!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세가지색:레드의 주인공! 감독 인터뷰를 보니 원래는 사무엘의 형 '폴 키르셰'가 마음에 들었는데, 그가 영화 촬영중이라 자기 동생을 추천했다고. 사무엘은 이 영화가 데뷔작. 이래서 DNA가 무섭다....

* 이 영화를 보면서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떠올랐다. 친구의 엄마와 결혼한....

2024-08-27

더 베이(The Bay) 시즌 4 - 웨이브 추천 드라마 (미드 아니고 영드)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줄지어 서있다

더 베이(The Bay) 4시즌 

: 2023.03.08 영국 방영. 2024.08 웨이브 제공. 마샤 토머슨, 다니엘 라이언, 배리 슬론, 에린 섀네거, 앤드류 도비긴, 토마스 로, 조 암스트롱 등 출연. 

시즌3부터 주인공이 바뀌었다. 1, 2시즌의 리사 형사가 빠지고 젠 형사가 새로 등장했다. 그녀도 리사처럼 사춘기 남매의 엄마이다. 재혼한 남편의 딸도 함께 산다. 시즌4에서는 남편의 전처가 집에 마구 들락거린다. 아, 편할 날 없는 영국 경찰 드라마 주인공이여~

4시즌 시작부터 다둥이 가족의 집에 불이 난다. 네 남매의 엄마는 반려견을 찾다가 집에서 나오지 못했다. 화재 원인을 찾아보니 사고가 아닌 방화. 대체 누가, 왜 불을 질렀을까?

사건을 수사할수록 의심스러운 사람은 늘어만 간다. 고인의 남편 딘부터 시작해서 부인의 가족, 옛 동료,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동네 주민까지. 그 와중에 암매장된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더 복잡해진다.


더 베이 시즌1 리뷰 보기


다 보고 나니, 이 시리즈의 제작진은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싶은 것 같다. 일에 쫓기는 젠과 다둥이 아빠 딘이 묘하게 겹친다. 젠의 딸은 바쁜 엄마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고민을 혼자 삼킨다. 딘의 자녀들에게 아빠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아닌 '그저 일밖에 모르는 인간'이었다. 범인도 알고 보면 관심과 애정이 고팠을 뿐.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사랑 대신 명예와 욕심을 앞세울 때 어떤 비극을 가져 올 수 있는지 이 드라마가 잘 보여준다. 


3시즌을 본 지 오래되어서 세세한 설정이 생각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3과 4시즌은 바로 이어서 보는 게 좋겠다. 모든 시즌이 각 6회씩이라 정주행 부담이 미드보다는 적다. 덜 자극적인 형사물 수사물을 원하신다면 추천.


2024-08-01

뉴하트 - 너무 너무 재미있었던 MBC 의학드라마 (지성 김민정)


아주 잠깐 드라마 작가를 희망한 적이 있었다. 그런 헛꿈을 꾸게 만든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MBC 의드(의학 드라마) '뉴하트' 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홀릭(holic)한 작품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써보고 싶은 생각까진 들지 않았었는데 '뉴하트'는 보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에 완전히 미쳤었다.


지성이 김민정을 뒤에서 안고 있다
저작권자 MBC

뉴하트 (MBC)


: 2007.12.12~2008.02.28 수목 방영. 총 23부작. 황은경 극본. 박홍균 연출. 지성, 김민정, 조재현, 박철민, 정동환, 장현성, 성동일, 정호근, 이기영, 박광정, 신동미, 정경순, 이지훈, 신다은, 강지후, 이창주, 김준호, 김영옥, 진서연, 김유정, 권용운 등 출연.


드라마의 주 무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종합병원인 광희대학교병원이다. 고아로 자라서 되는 대로 살다 검정고시로 지방 의대에 간 은성과 1등만 하면서 살았어도 아버지 만큼은 떳떳이 밝힐 수 없는 혜석이 주인공이다. 소위 꼴통과 엄친딸이 흉부외과에서 함께 수련하다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사이가 된다.

무엇보다 이 두 사람의 서사가 정말 재미있었다. 혜석을 좋아하는 스타까지 등장해 삼각관계를 이루었으나 시청자 반응이 좋지 않아서 금방 하차했다. 여기에 '하얀거탑' 뺨치는 병원 내부의 정치질, 다양한 의료진과 환자들의 사연이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었다. 수술 장면 묘사도 사실적이어서 의드로써의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몇 회부터였나 시작 화면을 B컷으로 내보냈다. 이전 화의 마지막 장면 대신, 다른 촬영 컷을 도입부에 쓴 것이다. 분명 본 장면인데 어딘지 모르게 다른 느낌이 들어서 재방송 때 비교해보니 차이가 있었다. 또 등장인물을 본떠서 만든 테디베어를 엔딩 크레딧과 함께 내보냈다. 당시에 거의 생방송처럼 찍어서 내보낸 것으로 아는데, 그럼에도 디테일에 신경 쓰는 것을 보고 감탄을 했었다.

방영 당시 내 나이가 훨씬 더 어렸다면 의대에 도전하는 꿈을 꾸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홀려서 보았던 작품이라 복습을 하고 싶은데 치명적으로 걸리는 게 있다. 광희대병원의 간판 의사이자 은성과 혜석을 단련시키는 스승 역할을 한 배우가........ 차라리 악역이었으면 그나마 덜 거슬렸을 텐데........ (쌍욕을 퍼붓고 싶지만 참는다)

그땐 일주일이 너무 길었었다. 드라마 기다리는 낙으로 살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온 마음을 다해 덕질했던 그 시절의 열정은 조금 그립다. 그래서 이 드라마 '뉴하트'가 더 특별하게 기억된다. 

2024-07-29

그녀의 화분 NO.1 - MBC 베스트극장 (김선아 정찬 홍일권 김래원)


무역회사에서 전화 연결해주는 일을 하는 현아(김선아)는 본의 아니게 통화 내용을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회사 사람들의 비밀이나 사생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현아가 짝사랑하는 총무부의 도훈(홍일권)은 쉬는 날 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 현아는 한껏 외모에 신경을 쓰고 그가 가는 청각장애인 학교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 선생과 도훈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절망한다.


김선아가 정찬에게 기대고 있다
웨이브 캡처 / 저작권자 MBC


MBC 베스트극장 제323화 "그녀의 화분 No.1"


: 1998. 07. 31 방영. 윤성희 극본. 김윤철 연출. 김선아, 정찬, 홍일권, 김래원, 전유진, 김복희, 문회원, 차윤회, 이명숙, 최한호, 조향이, 손소영, 이경순 출연.


그래도 말이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도훈에게 고백하지만 바로 거절 당한다. 선재(정찬)는 길에서 울고 있는 현아를 보게 된다.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그녀를 지켜보는 시선. 현아는 치한을 피해 자리를 옮기다 선재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앉아버린다.

사실 두 사람은 청각장애인 학교에 갔던 날 버스에 나란히 앉았었다. 현아가 본 선재는 아이와 수화로 인사를 나누었고, 선재가 본 현아는 그날도 혼자 울고 있었다.

잔뜩 취한 현아는 속상한 마음을 선재에게 털어놓는다. 그가 청각장애인이라 자신의 말을 전혀 듣지 못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재는 사실을 바로 밝히지 못하고 연기 아닌 연기를 하게 된다.

그 다음날부터 현아에게 매일 화분이 하나씩 배달된다. 보낸 사람 이름도 없고 100부터 거꾸로 카운트 되는 숫자 쪽지만 담겨 있는 미스터리한 화분.



2005년 최고 인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출한 김윤철 PD의 단막극이다. 처음 봤을 때 완전 감동 받아서 내 마음속 명작 리스트에 올려놓았던 작품인데 이십 여년 만에 다시 보니 흠........

선재 캐릭터가 이렇게 청승 맞게 느껴질 줄이야. 처음부터 현아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게 너무 미안한 건 알겠으나 자신을 위해 수화까지 배우는 사람이면 사라지려 할 게 아니고 더 잘해줘야지~

마지막 장면에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대본을 찾아보니 선재가 침묵의 세계에 빠져있는 상태라고 하는데, 현아가 그에게 머리를 기댔을 때 그 역시 살짝 움직이기라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는 선재와 현아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과연 언제 나올까 거기에만 초점이 가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놀랍기만 했다. 그런데 이제 다 아는 상태로 다시 보니 선재의 모습이 불만스럽게 느껴진다. 엔딩만 놓고 보면 현아가 선재를 혼자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서 말이다. 

다시 안 봤으면 마음 속에 애틋하게 남아 있었겠지만, 세월이 흘러 감상이 달라진 것을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만은 않다. 한편으로는 재밌기도 하다. 드라마는 그대로인데 내가 변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연보라색과 노란색 란타나 꽃이 어우러져 있다
출처 픽사베이

* 란타나 꽃이 나온다. 꽃 색깔이 일곱 번 바뀌어 '칠변화'로 불리기도 한다고. 꽃말이 '나는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