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9

나쁜 사랑 (Three Hearts) - 지독한 운명의 장난이란 이런 것

💘 스포일러 주의 💔

주인공 마르크는 파리행 기차를 놓쳐버린다. 생수를 마시면서 화를 식히는데 한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 하룻밤 잘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며 여자에게 말을 붙여본다. 여자는 그를 피하지 않고 괜찮은 호텔까지 데려다 준다. 느낌이 잘 통하는 여자와 헤어지기 싫었던 마르크는 거리에서 함께 밤을 보낸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이름도 연락처도 모른 채 파리의 튈리르 공원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실비와 마르크가 마주 보고 있다
실비와 마르크

나쁜 사랑 (3 cœurs = Three Hearts)


: 2014년 프랑스 개봉. 브누아 자코 감독. 베누아 포엘부르데(마르크), 샤를로트 갱스부르(실비), 키아라 마스트로얀니(소피), 카트린 드뇌브(모친), 앙드레 마르콩(시장), 토마 도레(아역) 등 출연. 



드디어 만나기로 한 날, 마르크의 사무실엔 대화조차 안 되는 고객들이 찾아온다. 스트레스를 미친 듯이 받은 그는 심장에 통증을 느끼고 기절해버린다. 정신을 차리고 약속 장소로 달려갔을 땐 이미.... 그렇게 마르크는 여자를 놓쳐버린다.

담배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난 실비는 애인을 정리하고 파리로 달려간다. 하지만 약속 시간이 한참 지나도 남자는 오지 않는다. 절망한 실비는 애인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시간이 한참 흐르고 이름도 모르는 남자를 다시 보게 된 곳은 동생 소피와 영상통화 할 때 쓰는 컴퓨터 화면 안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진실을 알게 되면서 마르크의 마음은 지옥이 된다. 하지만 이미 출발한 롤러코스터에서 내리지 못한다. 현재에만 집중하며 살지만 실비를 만나는 순간 이성은 무너져 버린다. 동생을 목숨처럼 아끼는 실비도 마찬가지였다. 


결혼식장에 있는 소피와 마르크
소피와 마르크 (맨 오른쪽에 소피의 엄마)


아, 보면서 속이 터지는 영화였다. 그렇게 서로 운명적인 상대라고 느꼈으면 연락처를, 아니 이름이라도 알려줬어야지~~~ 인생을 걸었으면 최소 세 시간, 아니 밤샐 각오로 기다리든가~~~ 어떻게든 찾아보려고 노력이라도 하든가~~~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인물들에게 소리 질러 무엇 하겠나 만은... 완전 초답답(요즘말로 개답답)!!

원제가 '3개의 심장'이다. 마르크, 실비, 소피 세 사람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세 개의 마음'으로 볼 수도 있겠다. 마르크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본심, 실비를 향한 마음, 소피를 향한 마음. 실비의 입장에서 보면 그녀의 본심, 마르크를 향한 마음, 동생을 향한 마음. 마르크도 소피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실비를 향한 마음이 절대적이었다. 실비에게도 동생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다. 다만 마르크를 향한 마음이 더 클 뿐이었다. 소피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Never.

개인적으론 한 시간까지는 지리했다. 그럼에도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보다가 그만두지만 않으면 마지막 장면에서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말의 해석은 각자 알아서. 마음이 덜 아픈 쪽으로 상상하고 싶지만 본심은 마음이 더 아픈 쪽으로 향한다.



* 마르크 역의 배우가 미남이 아닌 것이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베누아 포엘부르데의 연기력만 보였다.

* 실비로 나온 배우의 이름을 보고 헉 했다. 샤를로트 갱스부르! 이름만 알았지 얼굴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 소피로 나온 키아라 마스트로얀니의 이름에서 이탈리아 배우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연상되었다. 찾아보니 그녀의 아빠였다. 친엄마는 카트린느 드뇌브?! 영화 속 모녀가 실제로도 모녀 사이였다니.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매크로 스팸 빼고 부담 없이 댓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