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4

백치 아다다 - KBS TV문학관 (김일란 김인문 장학수)


선천적으로 지능이 낮고 언어 장애를 가진 주인공 아다다(김일란). '확실'이라는 이름이 있는데도 아다다로 통한다. 무려 양반 신분인 김초시(이일웅)의 딸이지만 타고난 모자람 때문에 애들한테 놀림을 당하고 집에서도 구박받는다. 이 집에는 수롱(김인문)이라는 머슴이 있었는데 아다다와 서로 마음이 있는 사이였다.


아다다가 헛간에 숨어 울상을 짓고 있다
TV문학관 '백치 아다다'


UHD로 만나는 TV문학관 아홉 번째 작품 "백치 아다다"


: 1983.06.11 방영. 2023.05.01 재방영. 계용묵 원작. 유열 극본. 주일청 연출. 김일란, 김인문, 장학수, 김난영, 이일웅, 여운계, 이치우, 남윤정, 곽정희, 전원주, 박용식, 이대로, 홍영자 등 출연.

=== 줄거리 나옵니다 스포 주의 ===

수롱은 혼자서 몇 사람 몫을 해내는 뛰어난 일꾼이긴 했지만, 김초시의 입장에선 딸의 짝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아다다를 며느리 삼으려 하는 집은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수롱과 맺어주려 하는데 일이 터진다. 만석(장학수)이라는 놈이 아다다를 좋아한다면서 강간을 해버린 것이다.  

만석의 아비(이치우)는 쫓겨날 것을 각오하고 김초시 집에 사과를 하러 온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이 집과 혼담이 오간다. 김초시는 천애고아 수롱보다는 부모라도 있는 만석을 사위 삼기로 결정한 것이다. 땅과 함께 시집간 아다다는 남편과 시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산다. 하지만 만석이 김초시로부터 받은 땅을 구리 광산에 투자하고 이게 대박이 나면서 아다다의 행복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돈맛을 알아버린 만석은 아다다를 천대하고 자꾸 친정에 가게 한다. 하지만 아다다의 부모는 죽어도 시댁에서 죽으라며 아다다를 내치기 일쑤다. 아다다는 시댁에서 유령처럼 숨어 살고 만석은 급기야 여자(남윤정)를 집에 데려온다. 친정에 있는 줄 알았던 아다다가 집에 있는 것을 본 만석은 죽일 듯이 아다다를 협박해서는 완전히 내쫓아버린다.

딸을 걱정하면서도 못 참아하던 아다다의 모친(김난영)은 아다다가 된장 항아리를 깨뜨리자 그간 쌓였던 분노가 터지면서 그녀를 마구 때린다. 집에서 도망쳐 나온 아다다는 차마 죽지 못하고 어느 집을 찾아간다. 거기엔 수롱이 혼자 살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동네를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 여전히 아다다를 아끼는 수롱은 그녀에게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며 평생 모은 돈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다다는 돈이 생기자 무섭게 변해버린 만석이 떠오를 뿐이었다. 수롱이 고깃배를 사서 부자가 되면 만석처럼 되어버릴까봐 공포에 사로잡힌다. 전전긍긍하던 아다다는 수롱의 돈에 불을 지르고는 집을 뛰쳐나간다.
 
수롱이 집에 돌아왔을 땐 그의 전재산은 이미 재가 된 뒤였다. 그야말로 돌아버린 수롱은 아다다를 찾아서 그녀를 물속에 마구 처박는다. 대체 왜 그랬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아다다는 영원히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있었다. 망연자실한 수롱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 바다를 향해 몸을 날린다. 아다다를 목놓아 부르면서. 
 

 
다 아는 내용이지만 다시 보고 나니 속이 터지다 못해 울분이 치솟는다. 핵고구마를 넘어서 핵폭탄 수준이다. 아다다가 원해서 장애를 가진 것도 아닌데 어떤 경우든 버팀목이 돼주어야 할 부모조차 딸을 외면하고, 결국은 아다다가 좋아했고 아다다를 진심으로 좋아한 수롱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게 너무나 비극적이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놔두고 허울과 명분을 좇은 결과가 어떤 비극을 가져오는지 이 작품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매를 맞은 아다다가 집에서 나와 절벽 앞에 섰다가 차마 뛰어내리지 못하고 여기저기 혼자 돌아다니는 장면이 있는데, 그 어떤 장면보다도 슬프게 느껴진다. 숱한 드라마에서 조연 내지 단역으로만 보았던 김일란 배우의 연기는 정말 끝내준다. 👍👍👍

영화 백치 아다다에서 주연을 맡은 신혜수 배우
영화 '아다다' 포스터. 다음 이미지

* 영화 '아다다'에서 신혜수 배우의 연기도 좋았다. 다음에서 이 영화를 검색하면 오른쪽 포스터가 나오는데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무슨 19금 성인영화처럼 만들어 놓았다. 

* 1970년대에 MBC에서 일일 드라마로 만들었었다고 한다. 정영숙, 백일섭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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