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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8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즌 3을 보고 든 생각 (추천 미드)


💗💗 강력 스포일러!! 앞으로 브리저튼 시리즈 보실 분은 주의하세요!! 💘💘


브리저튼 시즌3 넷플릭스 공식 예고편


브리저튼 (Bridgerton)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사 숀다랜드(Shondaland). 총괄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 외 여러 명.


2024년 5월 16일 브리저튼 시즌3 part 1(4회)이 공개되었다. 이번에는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 중 셋째인 콜린과 이웃에 사는 페넬로피 페더링턴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지만, 페넬로피는 오래전부터 콜린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3시즌은 이 두 사람이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이야기이다. (여섯째 프란체스카의 남편 찾기와 둘째 베네딕트의 연애 이야기도 곁들여짐)

24년 6월 13일에 공개될 part 2 예고를 보니 페넬로피가 위기에 빠진다. 콜린은 사교계를 뒤흔드는 익명의 gassip girl '레이디 휘슬다운'에게 이를 갈고 있었다. 휘슬다운의 정체를 알게 되면 어디 한 군데는 망가뜨릴 기세인데...... 누구인지 알게 되면 콜린이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하다. 브리저튼 시리즈에서 레이디 휘슬다운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데 설마 시즌 3까지 나오고 굿바이? 아니면 시리즈 끝날 때까지 비밀에? 이것도 진짜 궁금하다.

브리저튼 시리즈는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즐기기는 좋은데, 짝 찾기에 목숨 거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몹시 들기도 한다. '브리저튼' 같은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역설? 세상에는 사랑과 결혼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같고 (조건이나 남의 시선을 떠나) 진실된 사랑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같고. 


* 2화 무도회 장면에서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나온다. 숀다 님도 혹시 아미?

* 무려 여덟 명이나 되는 브리저튼 집안의 남매 이름이 헷갈린다면! ABC 순서라는 것을 기억하면 편하다.

첫째 - 안소니 (Anthony / 남 / 2시즌 주인공 / 배우 조나단 베일리)
둘째 - 베네딕트 (Benedict / 남 / 배우 루크 톰슨 )
셋째 - 콜린 (Colin / 남 / 3시즌 주인공 / 배우 루크 뉴턴)
넷째 - 다프네 (Daphne / 여 / 1시즌 주인공 / 배우 피비 디네버)
다섯째 - 엘로이즈 (Eloise / 여 / 배우 클라우디아 제시)
여섯째 - 프란체스카 (Franceska / 여 / 3시즌부터 해나 도드. 1,2시즌 루비 스톡스)
일곱째 - 그레고리 (Gregory / 남 / 배우 윌 틸스턴)
여덟째 - 히아신스 (Hyacinth / 여 / 배우 플로렌스 헌트)


2024-05-04

아순타 케이스(The Asunta Case) - 실제 사건을 드라마로 재구성한 스페인 넷플릭스 범죄 수사물


2001년, 스페인의 로사리오(엄마)와 알폰소(아빠) 부부는 중국인 여자 아기를 입양하고 이름을 '아순타'로 짓는다. 2013년 9월 21일, 두 사람은 딸이 없어졌다며 실종 신고를 한다. 다음날 아순타는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다. 로사리오의 시골집에서 5km 떨어진 숲길이었다. 며칠 뒤 두 사람은 딸을 죽인 혐의로 체포된다. 

아순타의 부모 알폰소와 로사리오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아순타 케이스 (El Caso Asunta)

: 2024.04.26 공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 스페인 드라마. 칸델라 페냐, 트리스탄 우요아, 하비에르 구티에레스, 아이리스 우, 카를로스 블랑코, 마리아 레온, 프란시스코 오렐라, 알리시아 보라체로 등 출연.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다 보고 난 지금, 이 작품이 단순 창작물이었으면 재미있는 드라마 한편 봤다 생각하고 넘어갔을 텐데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니 찜찜함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로사리오와 알폰소가 범인이라면 대체 왜 아순타를 죽였을까? 로사리오의 부모가 대규모의 별장을 손녀에게 남겼는데 돈이 필요했던 두 사람이 이것 때문에 죽였다? 루프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던 로사리오가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저질렀다? 두 사람의 치명적인 비밀을 아순타가 알게 되어서 미리 차단? 범행 동기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끝이 나버려서 너무 답답하다.


2013년 1월 알폰소는 로사리오가 유부남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2013년 2월, 두 사람은 이혼한다.
2013년 6월, 로사리오의 병이 깊어져 입원한다. 알폰소는 '로사리오가 불륜을 정리하는 조건으로' 로사리오와 아순타를 돌봐주기로 한다.
2013년 7월, 누군가 아순타의 방에 들어가 그녀를 목 졸라 죽이려 했다. 그런데 로사리오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소음에 민감한 이웃집 개도 그날은 짓지 않았다고 이웃이 진술한다. 누군가 밖에서 침입했다면 개가 반드시 짖었을 것이라고. [범인이 제3자가 아니고 로사리오라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 대목이다]

죽은 아순타에게서는 치사량의 로라제팜(벤조디아제핀계 약) 성분이 발견되었다. 아순타가 평소에도 약에 취한 듯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고 주변인 몇 사람이 진술했다. 알폰소는 아순타가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서 그렇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순타의 머리카락에서 나온 정보는 그녀가 로라제팜 성분을 장기간에 걸쳐 먹어왔다는 것이었다. 로라제팜은 로사리오가 먹고 있는 안정제(수면제로도 이용)였다.  

이들은 대체 왜 아이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먹였을까? 불륜에 빠져있던 로사리오가 아이를 재워 놓고 불륜남을 만나러 가기 위해? 아시안 포르노도 즐겼던 알폰소가 아이를 재워 놓고 어떤 식으로든 탐닉? 아니면 아이를 죽이려고 계속 시도했다는 뜻? 이것도 확실한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아이고 답답해😫)

이 사건에 대한 스페인 위키백과를 읽어보았는데, 아 글쎄 아순타를 처음 발견했을 때 체온을 재지 않았다고 한다! 성폭행 가능성 때문에 직장의 온도를 재지 않았다고 하는데 아니 그럼 다른 부위의 온도라도 쟀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 시기에 나온 CSI 과학수사대 드라마에서는 간의 온도를 재던데 아무튼!] 아순타의 몸 속에 남아있는 로라제팜 성분 양으로 사망 시간을 추정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시신 발견 당시 체온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면 상황이 또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로사리오와 알폰소 두 사람이 몹시 의심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녀사냥을 당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각각 체포되어 경찰서에 구금되었을 때 경찰이 이들의 대화를 도청했는데, 스페인 위키백과에 따르면 이 녹음본이 유출되어 방송에 나왔다고 한다. 다만 방송에서는 배우들이 대화를 재현했다고. 그런데 문제는 경찰의 공식 기록에는 이런 표현의 대화가 없다는 것이다.

https://es.wikipedia.org/wiki/Caso_Asunta_Basterra 에서 발췌.

로사리오 : 당신과 당신의 작은 게임. 그걸 없앨 시간이 있었나요?
알폰소 : 닥쳐, 그 사람들이 우리 말을 듣고 있을 수도 있어.

이 세 문구 중 첫 번째와 마지막 문구는 허구이며, 두 번째 문구는 로사리오가 "그럴 시간이 없었지?"라고 말한 내용을 각색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문구가 나중에 진실로 받아들여져 신문, 잡지, 텔레비전(심지어 2013년 10월 30일자 TVE-1의 전국 뉴스에서도)에서 무한정 반복되었다는 것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에도 두 사람이 구금된 뒤 (저 표현 그대로는 아니고) 둘만의 비밀이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대화 장면이 나온다. [이 드라마는 서사를 위해 각색된 부분이 있다고 밝히긴 했으나 어느 부분을 어떻게 각색했는지는 설명해놓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식의 대화가 '비공식적으로는' 정말 있었다는 건지 아니면 말 그대로 지어낸 것인지 그걸 잘 모르겠다. 위키백과의 내용이 맞다면 드라마에서는 이 대화를 재현할 게 아니라 당시 방송에서 이것을 어떻게 왜곡했는지 그 실상을 보여줬어야 하지 않을까? 시청자 대다수는 실제 아순타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이 드라마를 보니까 말이다. 실화를 다큐가 아닌 드라마로 만드는 건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이런 사건을 보면 이춘재 연쇄 살인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분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사건 현장 주변의) 나무들은 범인을 다 봤을 텐데 말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어린 나이에 죽은 아순타가 불쌍하고 안타깝다. 로사리오도 이제는 말 없는 자가 되었다. 도대체 범행 동기가 뭐였을까? 이것이 너무나 궁금할 뿐이다. 




2024-04-24

넷플릭스 추천 영화 - 눈물을 만드는 사람 The Tearsmith (+ 나의 잘못 My Fault)

 
니카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 가게 된다. 그곳은 악독한 원장이 지배하는 지옥같은 곳이었다. 원장은 리젤을 뺀 모든 아이들을 괴롭힌다. 리젤 역시 니카에게는 불친절한 아이였다. 세월이 흐르고, 청소년이 된 니카는 드디어 새 가족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리젤을 본 양부모가 그를 같이 입양하려고 한다. 줄곧 입양을 거절해왔던 리젤은 이번엔 순순히 따라 나서는데.....

니카와 리젤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눈물을 만드는 사람 (The Tearsmith)


: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탈리아 영화. 2024년 4월 공개. 에린 둠 소설 원작. 시모네 발다세로니, 카테리나 페리올리, 사브리나 파라비치니, 알레산드로 베데티, 로베르타 로벨리 등 출연.

🦋🦋🦋 스포일러 주의 🦋🦋🦋

사춘기 미성년자를 한꺼번에 두 명씩이나 입양하는 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한데 원작 소설 설정이 그런 것이니 따지지 않기로 한다. 어쨌거나 주인공 두 사람이 가족이 될 처지에 놓여야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으니 말이다.



영화는 니카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리젤도 내레이션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지독한 아이러니와 싸우는 리젤의 내면이 더 잘 드러났을 것 같다. 

리젤은 원장의 편애를 받는 입장에서 니카를 좋아하는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원장이 니카를 더 괴롭힐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니카와 함께 있기 위해 입양을 거절해왔지만, 니카와 함께 있기 위해 입양에 응한 뒤에도 진심을 드러낼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임시 입양 상태에서 둘이 연애라도 했다간 입양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 리젤은 니카가 얼마나 가족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니카에게 계속 가시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 혹은 남녀 주인공 버전이 각각 있는 영화 '엘리노어 릭비(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처럼 리젤 버전을 따로 만들어도 괜찮을 듯.

사실 주인공 두 배우에게서 고생하며 자란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개연성 0인 외모가 한편으로는 또 개연성이다. 니카와 리젤 두 사람이 한 화면에 나오면 그야말로 '섹텐(성적 긴장감)'이 줄줄 흐른다. 더구나 노출 장면도 있는데 등급이 15세 관람가! 19금 매기기엔 수위가 좀 약하다 해도 청소년 관람 가능 등급은 아니지 싶은데.....🙄 아무튼 고급스러운 하이틴 로맨스 같은 영화 '눈물을 만드는 사람'을 소심하게 추천해본다. 


+) 이 작품 반응이 궁금해서 서핑해보는데 다른 영화가 함께 언급되고 있었다. 내용을 보니 부모의 재혼으로 남매가 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이 작품도 궁금해서 찾아 보았다. 


나의 잘못 (My Fault)

: 프라임 비디오 2023년 공개. 스페인 영화. 원작 메르세데스 론의 3부작 소설. 니콜 월레스, 가브리엘 게바라 주연. (나무위키 참고)

감상을 솔직히 말해보면...... 여자 주인공 노아에게 엄청난 재력의 새 아버지가 생긴 것부터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5성급 호텔 같은 저택은 물론이고 모든 것을 다 가진 오빠 닉의 존재까지. 초반에 노아와 닉이 티격태격 불꽃이 튈 때는 영화가 기대가 됐었다. 그 톡톡 튀는 티키타카가 계속 되었으면 좋았으련만....

카레이싱이 비중 있게 나오는데 후반에 가면 감독이 정작 만들고 싶었던 건 '분노의 질주'였나 싶어서 어리둥절해진다. 조연이 주연 된 느낌? 그래도 카레이싱 장면 연출은 괜찮다. 잡아먹을 듯 키스하는 장면이 많고 섹스씬이 노골적으로 나오는데 19금이 아니고 16세 이상?! 엔딩을 보니 다음 이야기가 또 나올 것 같은데, 속편의 빌런은 이들의 부모가 되려나? 속편이 나온다면 볼거리는 적당히 집어넣고 두 사람의 이야기에 충실하면 좋겠다. 


2024-04-20

언더커버(Undercover) - 강력 추천 넷플릭스 네델란드 드라마 범죄수사물

네델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은?
풍차, 튤립, 바다 보다 낮은 땅, 천재 화가 반 고흐, 대한민국 축구계의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 앞으로는 드라마 '언더커버'도 생각이 날 것 같다.


권총 모양에 주인공 네 사람의 얼굴이 배치되어 있다


언더커버 (Undercover)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1년 3시즌 공개. 네델란드 드라마. 톰 바스, 프랑크 라머르스, 엘리서 스하프, 아나 드레이버르, 뤼트 베카르트 등 출연. (넷플릭스 표기에 따름)


마약왕 페리 바우만을 잡기 위해 그의 이웃으로 침투한 경찰관 봅과 킴. 두 사람은 연인인 척 연기를 하며 페리와 친해질 기회만 엿본다. 하지만 페리는 갑자기 나타난 두 사람을 몹시 경계하며 쫓아내려 할 뿐이다. 일에 진전이 없자 킴은 페리의 부인 다니엘라를 노리고, 친구가 없어서 힘들어하던 다니엘라는 킴과 빠르게 가까워진다.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페리도 점점 봅에게 곁을 내준다. 가짜 삶에 몰두할수록 봅의 진짜 삶은 망가져 가고 킴의 죄책감은 커져만 간다. (이상 시즌1 줄거리)

잠입 경찰(Undercover)을 다룬 드라마와 영화가 많이 있다. 그만큼 매력적인 소재라는 반증일 것이다. 경찰이 범죄자를 잡으러 범죄 조직에 들어갔다가 범죄자에게 감화되거나 진짜 범죄자가 되거나 인생이 파괴되는 결말의 창작물들이 떠오른다. '언더커버'의 두 경찰도 어떻게든 작전을 성공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별의별 일(짓)을 다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이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 어디까지 실제이고 어디까지 창작인지 모르겠지만 - 이 작전에 투입된 경찰들은 자아(ego)에 큰 상처를 입었을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악당 쪽에도 이입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사람은 다니엘라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속아 넘어가는 그녀를 보고 있으면 잠입 수사 방식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진다. 물론 그녀가 완전 무결한 것은 아니다.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몰라도 그 범죄 수익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처지니까. 페리 역시 세상에 마약을 퍼뜨려 수많은 사람들을 망가뜨리는 나쁜 놈인 것만은 분명한데 시즌 3까지 다 보고 나면 생각이 조금 흔들릴 수도 있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인물을 입체적으로 잘 그려서 그럴 것이다. 인물들의 관계가 변해가는 과정도 실감나게 그려진다. 긴장감과 서스펜스가 살아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끝내준다. 특히 페리 역의 프랑크 라머르스. 한번 재미가 붙으면 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잠도 잊게 만드는 드라마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넷플릭스에는 '언더커버'의 스핀오프 드라마인 '페리 : 더 시리즈'와 영화 '페리'도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페리 바우만이 주인공이다.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악당 페리의 캐릭터에 반했다면 이 작품들도 찾아보시길. 


* 같은 제목의 영국 드라마(2016년 작품)는 지루해서 보다 말았다. 이것을 리메이크한 우리나라 드라마(김현주, 지진희 주연)는 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다. 


2024-04-19

피지컬 100 - 한계의 한계에 도전하는 100명의 각본없는 드라마 [넷플릭스 추천 예능]


홀을 가득 채운 100개의 상반신 석고 모형이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비슷해 보여도 똑같은 것은 없다. 토르소 주인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자신의 분신을 찾아간다. 성별, 인종, 나이 구분 없이 뽑힌 참가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상대를 스캔하고 분위기를 파악한다. 

피지컬100 시즌2에 참가한 사람들


피지컬 : 100 (Physical : 100)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3년 시즌1, 2024년 시즌2 공개. 프로듀서&연출 장호기. 연출 이종일. 메인 작가 강숙경. 촬영 감독 정장수, 김찬홍, 박재영. 무대 총괄 김광석. 미술 감독 이영주. 그밖에 수많은 연출진과 작가진, 스텝진. 


여기까지는 화기애애하다. 100명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미션은 처음부터 무자비하다. 신체 능력이 강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팀을 이뤄 치루는 경기에서는 운까지 시험 받는다. 어떤 팀장과 팀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생존할 확률이 달라진다. 개인전이나 팀전이나 참가자들에게는 지옥 그 자체다. 

피지컬 100 시즌1을 처음 보았을 땐 새로운 것을 넘어서 혁명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엄청난 규모의 경기장도 놀라웠지만 감탄 나오는 몸들이 한데 뒤엉켜 겨루는 모습도 예술이었다. 무기만 들지 않았을 뿐 검투사와 맹수의 한판 승부를 직관하는 느낌이랄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재미에 전편이 한꺼번에 공개되지 않는 게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시즌2는 더 발전되고 진화한 느낌이다. 경기장 스케일은 더욱 커졌고 미션도 더 지독해졌다. 잔인한 룰은 우정도 저버리게 만든다. 참가자들이 미쳐할 수록 재미는 더 커진다. 모든 외부 조건을 다 벗어던지고 오직 몸 하나만으로 겨룬다는 것이 이 시리즈의 최고 장점이다. 아직까지 전혀 안 보신 분은 스포일러 절대 밟지 말고 시작해보시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2시즌을 강력히 추천한다. 

*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힘을 쓰는 미션이 대부분이다 보니 여성 참가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성별만큼은 나눠서 진행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또 지금처럼 흥행이 안 될 것 같기도 하다. 현재의 인기를 보면 시즌3도 만들어질 게 분명한데, 여성 참가자에 대한 룰은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1시즌은 결승전에서 논란이 있었다. 경기를 하다 중단하고 다시 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서 승부 조작 얘기까지 나왔었다.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시즌2에서는 재경기한 부분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것도 나아진 점이다. 

2024-04-10

기생수:더 그레이 - 넷플릭스 추천 한드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박인권 윤현길)


어느 날 갑자기 대한민국에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들이 떨어진다. 그들은 인간의 몸에 들어가 뇌를 점령하고 인간을 먹이로 삼는다. 생명 유지에 인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그들은 조직을 만들어 힘을 합친다. 반면 주인공 정수인의 몸에 들어간 외계 생명체는 뇌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수인과 공생하는 상태가 된다. 이 외계 생명체는 자신이 살려면 수인을 지켜야 한다. 

주인공 수인의 얼굴에서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 정수인 역의 전소니

기생수 : 더 그레이 (Parasyte : The Grey)


: 넷플릭스 오리지널. 총 6화. 이와아키 히토시 원작. 연상호 감독. 연상호, 류용재 각본.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 윤현길, 이현균, 오치운, 홍의준, 문주연, 유용, 조동인 등 출연. 



'기생수'는 1990년대에 나온 일본 만화이다. 나는 이 작품을 만화책으로 보았다. 지구에 떨어진 외계 생명체가 사람의 몸에 기생해서 산다는 기본 설정이 획기적이었다. 스토리도 굉장히 재미있어서 정신없이 만화를 보았었다. 사실 줄거리는 세세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재미와 감동이 컸던 것 만큼은 확실하다. 

일본에서 만든 애니메이션과 영화는 보지 않았다. 만화에서 받은 감상을 간직하고 싶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2024년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로 나온다고 했을 때 솔직히 반가움 반 의구심 반이었다. 관련 기사를 읽어보니 왠지 원작과 많이 다를 것 같았다.

역시나 '기생수 : 더 그레이'는 원작 만화와는 기본 설정만 같은, 스핀오프 급의 새로운 작품으로 보는 게 맞겠다. 원작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오른손에 외계 생명체가 자리 잡는데, 드라마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얼굴 오른쪽에서 나타난다. 차라리 원작을 하나도 모르면 드라마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어렴풋이나마 원작 줄거리가 생각나니 오히려 드라마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원작에 충실한 드라마를 원한 분이라면 화가 날지도 모르겠다. 앞서도 말했지만 원작 만화와는 선을 긋고 보는 것이 좋겠다.

CG도 그만하면 훌륭하고 설강우 역을 맡은 구교환의 연기가 끝내준다. 스포일러 밟지 말고 보시길 바란다. 추천!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외계 생명체 전담팀 이름을 왜 '더 그레이'로 지었는지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건 나와줘야 하지 않나? 왜 그렇게 지었는지 알려줘야죠~

그리고 마지막회 엔딩 장면은 그게 최선이었을까? 웬 일본인이 등장해서는 그의 오른손을 클로즈업 하는데 원작이나 영화를 전혀 보지 않은 분이라면 이게 대체 무슨 뜻인가 할 것이다.  차라리 엔딩 크레딧 뒤에 넣었으면 쿠키 영상으로 생각했을 텐데 드라마 엔딩으로 나오니 어리둥절한 느낌이 크다. 더욱이 다음 시즌 없는 리미티드 시리즈 드라마의 끝이라면 진짜 주연 배우들이 장식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좀 그렇다.

* 리뷰를 올린 뒤에 다시 찾아보니 드라마 엔딩에 나온 일본 배우는 기생수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가 아니고 연상호 감독이 개인적으로 캐스팅한 '스다 마사키'라고 한다. 굳이 일본 배우를 출연 시켜야겠으면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소메타니 쇼타)가 낫지 않나? 엔딩 크레딧에 '이즈미 신이치'라고 나와서 이게 배우 이름인 줄 알았더니 원작 만화의 주인공 이름이었다.

2024-04-01

카피타니(Capitani) - 넷플릭스 룩셈부르크 드라마 [유럽 범죄수사물]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추천작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찜해놓은 작품들과 아닌 것들이 섞여있다. '카피타니'도 추천작 리스트에 늘 나오는 드라마 중 하나였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선뜻 보게 되지 않던 이 작품을 묵혀둔 숙제를 해치우는 심정으로 보게 되었는데......


경찰 카피타니가 총을 겨누고 있다
Netflix Drama 'Capitani'

카피타니 (Capitani)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19년 공개. 룩셈부르크 작품. 뤼크 슐리츠, 소피 무젤, 클로드 데 데모, 쥘 베르너, 질 드브레스 등 출연. 


카피타니는 주인공 경찰의 이름이다. 그는 휴가 기간 동안 어느 외진 마을을 찾아간다. 그런데 하필 그곳에서 10대 소녀가 사망한 채 발견된다. 졸지에 사건을 맡게 된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서 보이지 않는 벽을 느낀다. 작은 동네다 보니 주민들은 서로 다 알고 지내는 사이였고 이방인이 하는 수사에 비협조적이다. 그는 이곳에서 나고 자란 경찰 엘자와 함께 폐쇄적인 마을을 헤집기 시작한다. 

사실 카피타니가 이 마을에 온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조사하는 경찰이 찾아와 그를 압박한다. 사건은 수사를 할수록 복잡해진다. 갖은 어려움 속에서 그는 결국 충격적인 진실을 밝혀낸다.



1, 2시즌 각각 12편의 에피소드로 되어있지만 한 회당 길이가 30분 안팎이다. 보다 보면 금방 다음회가 찾아온다. 사실 이 드라마의 국적이 이 드라마를 보게 만든 가장 큰 이유지만, 재미만 따진다면 중간은 간다. 2시즌은 분위기가 확 바뀐다. 스포일러라서 여기까지만.

룩셈부르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베네룩스 3국! 혹은 크라잉넛의 노래를 떠올린 분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룩셈부르크 드라마를 보게 될 줄이야. 덕분에 이 나라가 프랑스, 벨기에, 독일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과 GDP가 세계 1위라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영상으로나마 룩셈부르크를 구경해보고 싶으신 분께 추천.


2024-03-25

더 원 (The One) - 유전자 검사 한번에 운명의 상대를 찾을 수 있다면? 추천 영드 범죄물

 
'단 한번'의 검사로 '오직 하나 뿐인 그대'를 찾을 수 있는 세상.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더 원 서비스에 신청을 하고 머리카락 한 가닥만 보내면 끝. 내 유전자와 특정 부분이 맞는 유전자가 발견되면 '매칭(matching)' 성공. 그렇게 과학기술이 맺어준 두 사람은 만나는 순간부터 남다른 감정을 느낀다. 마치 거짓말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모아 한 사람의 얼굴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원' / TMDB

더 원 (The One)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1년 공개. 영국 드라마. 총 8화. SF 범죄물. 해나 웨어, 조이 태퍼, 디미트리 레오니다스, 아미르 엘마스리, 로이스 치밈바, 에릭 코피 아브레파, 팔라비 샤르다 등 출연. 


이 기술을 개발한 리베카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한다. DNA를 맡기는 사람은 1분 1초가 다르게 늘어나고 그만큼 운명의 상대를 찾는 사람도 많아진다. 리베카 역시 유전자 검사로 찾은 완벽한 짝과 함께 대중을 홀린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이미 결혼했거나 애인이 있는 사람도 운명의 상대에게로 가버리는 일이 생긴다. 주목 받는 만큼 원망도 감당해야 한다. 


어느 날 강에서 시신이 발견되고, 신원을 파악해보니 리베카와 관련 있는 사람이었다. 케이트 형사는 리베카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아울러 그녀와 DNA 연구를 함께 했던 제임스가 모든 명예를 버리고 조용히 사는 것도 의문스럽다. 케이트는 최고 권력자 수준의 리베카를 상대로 힘든 수사를 이어나간다. 


SF라고 하면 왠지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로봇이 나올 것 같은데 이 드라마는 전혀 그렇지 않다. DNA로 운명의 짝을 찾을 수 있다는 설정만 가상일 뿐이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범죄 사건을 빼고 이 기발한 설정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매칭을 둘러싼 갈등도 충분히 재미있고 이야깃거리가 많아 보여서다. 막판에 새로운 떡밥이 등장했고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말도 없는데, 2시즌 언제 나오나요?

정말 이런 게 가능하다면 세상 사는 게 조금은 덜 복잡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온 세상 사람들이 자신만의 상대를 찾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대체 얼마나 될까? 차라리 인간이 자웅동체로 태어나면 편하겠다는 생각도 해봤던 터라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상상력이 아주 흥미로웠다. 정말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당신은 의뢰하시겠습니까? 저는... I don't know.



2024-03-07

영화 아기와 나 (이이경 정연주 박순천 손예준)


'아기와 나'라는 일본 만화가 있었다. 본지 너무 오래되어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귀여운 아기가 나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발견했을 때 괜히 친근감이 들었다. 만화처럼 웃기고 화기애애한 내용을 기대하며 영화를 보았는데...


이이경과 아기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이경 주연 영화 '아기와 나'


아기와 나 

: 2016년 제작. 손태겸 각본, 감독. 이이경, 손예준(아기), 정연주, 박순천, 오희준, 윤소미, 류경수, 성도현, 추귀정, 정인기, 한일규 등 출연.

주인공 도일은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다. 집에는 그의 엄마와 그를 오빠라고 부르는 순영, 그리고 아기가 있었다. 순영은 도일과 결혼식을 앞둔 사이다. 정확한 나이는 나오지 않지만 둘 다 20대 초반에 아기는 두어살. 그러던 어느 날 순영이 갑자기 사라진다. 그것도 모자라 엄마까지 아프다.



줄거리 소개는 이쯤하고... 만화와는 그저 제목만 같을 뿐이라는 것을, 영화를 조금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웬 욕설이 그렇게 많이 나와야 할까? 특히나 헤픈 여자로 설정해놓은 순영에 대해 도일의 친구들이 필터없이 내뱉는 말들은 차마 언급도 못하겠다. 도일 역시 순영의 행방을 알면서 모른척하는 친구에게 화가 나긴 하겠지만 어찌나 쌍욕을 퍼붓는지 욕이 나올 지경이다. 물론 영화에 욕을 쓰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설마 저학력 저소득층을 묘사하는 방법으로 욕을 택한 것인가? 아니면 연출자 개인의 감정을 영화속 인물들을 통해서 발산? 그렇지 않고서야 어쩜 그렇게 욕 파티를 벌이는지...

도일로 나오는 이이경의 연기는 좋다. 다른 배우들도 잘한다. 그의 집 안 풍경도 실제 가정집을 빌린 듯 아주 실감난다. 그런데 제목에도 먼저 나오는 아기를 주연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의 클로즈업이나 단독 분량이 없으니 그게 좀 아쉽다. 사랑스러운 아기의 모습이라도 실컷 보여줬으면 점수를 조금은 더 줬을 텐데.

이이경 연기만 보겠다고 하시면... 보세요(그가 이 영화에 애착이 있다고 하니). 영화 전반에서 느껴지는 리얼리티는 좋지만 선뜻 보라고 추천하기는 힘들다. 


* 그러고보니 장근석과 문메이슨이 주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가 먼저 있었다. 여기서 여주인공은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이이경과 함께 나온 송하윤. 



2024-02-24

검은 미로(Black Spot) - 넷플릭스 프랑스 벨기에 미스터리 수사물 추천


엄청난 규모의 숲과 얽혀있는 오지 마을 빌프랑슈(VillFranche). 이곳에서는 헌병대 소속 군인 세 사람이 경찰 노릇을 하고 있다. 그 중 대장 격인 로렌은 틈만 나면 숲 속을 헤맨다. 빌프랑슈 시장 베르트랑의 사라진 딸도 찾아야 하고 20년 전 자신이 갇혀 있었던 장소도 찾고 싶기 때문이다. 

검은 미로 주인공 세 사람이 숲에 들어와 있다
넷플릭스 숲 미스터리 '검은 미로' / 출처 TMDB


검은 미로 (원제 : Zone Blanche)

: 프랑스-벨기에 공동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2019년 시즌2 공개.

술리안 브라임, 위베르 들라트르, 로랑 카펠루토, 사무엘 주이, 르노 뤼텐, 올리비에 봉주르, 카미유 아길라르, 티펜 다비오, 브리지트 시, 안 수아레즈, 댄 허츠버그, 토마 도레, 테오 코스타 마리니 등 출연.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빌프랑슈에는 독특한 전통이 있는데, 어른이 되려면 숲에서 혼자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로렌은 이 성인식을 치르다 누군지 모를 존재에게 납치되어 쇠사슬에 묶여 버렸다. 급기야 손가락을 희생하고 탈출했지만 그날의 기억을 잃어버렸다. 세월이 한참 흘렀어도 로렌은 어떻게든 숲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프랑스 영화는 많이 봤지만 드라마는 뤼팽(넷플릭스 시리즈) 이후로 두 번째다. 벨기에 드라마는 처음 본다. 북유럽 수사물을 찾다가 보게 되었는데, 그동안 봐왔던 작품들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전개가 빠른 것 같으면서도 무겁다. 이야기의 밀도가 높아서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보게 되는 이상한 매력이 있다. 

대강의 줄거리만 보면 초자연 미스터리 심령물 혹은 판타지 스릴러 같은데 결국은 인간의 이야기이다. 숲 속에 사는 미지의 존재가 문제인 것 같지만 진짜 괴물은 따로 있다. 시장인 아들을 조종해서 빌프랑슈를 좌지우지하는 제랄드가 그렇다. 베르트랑은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지만 뒤에서 하는 짓을 보면 부전자전이다.

파견 나온 검사 시리아니는 제랄드와 베르트랑을 쫓는다. 로렌은 옛 애인 베르트랑과 감정이 남아있고 자신의 딸이 그의 집안에 맞서고 있어서 복잡한 상황이다. 숲을 파괴하는 세력과 보호하려는 자들이 대립하면서 빌프랑슈는 긴장감으로 가득 찬다.




반전 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1시즌을 추천해본다. 강추(강력 추천) 대신 추천이라고 한 것은 3시즌이 언제 만들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형 떡밥을 남겨 놓은 채 2시즌을 끝내 놓고는 몇 년째 다음 시즌이 나오지 않고 있으니.... 여기서 이야기를 끝내버린다면 넷플릭스를 미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검은 미로 시즌 3 빨리 만들어주세요!)

미드의 빠른 흐름을 좋아하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는다. 뭔가 남다른 범죄 수사물을 찾고 있다면 도전해보시길. 아마존 밀림 같은 숲 풍경은 덤이다. CG가 아무리 발전해도 진짜 자연 풍경을 어떻게 이길 수 있으랴. 찍으면서 스텝과 배우들이 엄청 고생 했을 것 같다. 특히 로렌 역의 배우 쉴리안 브라임에겐 따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원제를 영어로 해석하면 White Zone 이라고 한다. 통신이 안 되는 곳, 공백의 의미. 우리나라에서는 정 반대의 제목으로 번역해 놓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검은 미로'가 이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 검은 미로 관련 글을 찾아보다가 굉장한 리뷰 발견!


2024-02-06

데드윈드(Deadwind) - 강력 추천 넷플릭스 핀란드 드라마 범죄 수사물


넷플릭스를 떠날 수 없는 이유는 알고 보면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아서이다. 왜 이제야 봤을까 땅을 치게 만드는(이제라도 보게 되어 정말 다행인) 드라마 발견! 2024년 현재 3시즌까지 나와있는 핀란드 드라마 '데드윈드'이다.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두 남녀 형사가 사건 현장을 둘러 보고 있다
Netflix 'Deadwind' / 출처 TMDB


데드윈드 (원제 : Karppi)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18년 시즌1, 2020년 시즌2, 2021년 시즌3 공개. 피흘라 비탈라, 라우리 틸카넨, 미모사 빌라모, 야니 볼라넨, 톰미 코르펠라, 피리오 롱카 등 출연. 

1시즌 줄거리만 짧게 얘기해보면, 새로운 주택 단지가 지어질 장소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죽은 '안나'는 사회복지사로 평범한 기혼자였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될 수록 그녀를 둘러싼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이 사건을 맡게 된 헬싱키 경찰 소피아 카르피(Karppi)는 남편을 잃은 지 얼마 안 되었다. 새로운 파트너 사카리 누르미(Nurmi)와 일하게 되는데 첫날부터 어딘가 맞지 않는다. 서로가 불만스러웠던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함께 다니다 서로를 점점 이해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데드윈드' 두 주인공 사이의 케미스트리가 미국 드라마 '엑스파일(X-file)'과 '더 킬링(The Killing)'을 떠오르게 한다. 둘 다 덕질을 한참 했었던 작품들이다.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사이에 흐르던 긴장감과 은밀함, '더 킬링'의 세라와 스티븐 사이의 진한 연대감이 '데드윈드' 두 주인공에게서도 보인다. 서로를 믿고 서로에게 기대는 두 사람의 동료애가 그 어떤 사랑보다 더 진하게 느껴진다.

한번 본 작품은 웬만해선 다시 잘 안 보는데 '데드윈드'는 3시즌까지 보자마자 다시 1시즌부터 돌려보았다. 범죄 수사물로써 끝까지 범인을 잘 숨기는 연출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주인공 사이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더 컸다. 뛰어난 외모의 두 배우[피흘라 비탈라(카르피)/라우리 틸카넨(누르미)]가 붙어 나오니 눈이 즐겁다는 장점도 있다. 

3시즌까지 나온 것을 보면 인기가 없진 않았을 텐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팬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에서 시즌4가 나오길 바라는 이들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만큼 넷플에서 나서줘야 4시즌을 볼 수 있을 텐데.... '데드윈드' 새 시즌 좀 만들어주세요 제발~😭😭😭 재미있는 형사물 범죄물 수사물을 찾고 있는 분, 북유럽 드라마의 드라이(Dry)한 감성이 잘 맞는 분께 강추!


* 2시즌 : 헬싱키 경찰의 간부와 그 딸이 살해된다. 눈 먼 자들의 이야기.

* 3시즌 : 제약회사 연구원의 기묘한 죽음. 카르피 남편 사건에 대한 제보가 들어온다. 그날의 진실은?


( 2024. 05. 11 내용 추가 )

* 데드윈드 1시즌에서 안나로 나온 '파멜라 톨라'가 누르미로 나온 '라우리 틸카넨'의 실제 부인이었다. 2020년(2시즌 방영 후)에 결별했으니 1시즌 촬영 당시에는 부부였다는 얘기. 또한 카르피로 나온 '피흘라 비탈라'와 파멜라는 정말 친한 사이(절친)라고 한다. 

* 피흘라 비탈라는 데드윈드 1시즌으로 2019년 골든 벤라(Kultainen Venla)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데드윈드는 작품상 및 올해의 작가상에 노미네이트.

* 피흘라 비탈라와 라우리 틸카넨은 2010년 '나쁜 가족'이라는 영화에 함께 나왔다(리뷰는 따로 올렸음). 이 작품에서 아버지로 나오는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살인 없는 땅(=보더타운=소르요넨)"에서 카리 소르요넨으로 나온 '빌레 비르타넨'이었다. 그 밖에도 데드윈드에서 본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2024-01-26

페어플레이 - 여자 쪽이 더 잘난 커플의 최후 (넷플릭스 19금 영화 추천)


함께 살고 있지만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남인 척 연기하는 에밀리와 루크. 따로 출근한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곳은 같은 회사 사무실이다. 사내 연애 금지 규정을 어기고 결혼까지 약속한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일로 삐걱거리기 시작하는데.......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영화 페어플레이의 두 주인공
넷플릭스 공식홈 캡처

페어플레이 (Fair Play)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23년 공개. 청소년 관람 불가(만 18세 미만 시청 금지).
클로이 도몬트 각본, 감독. 피비 디네버, 올든 에런라이크, 에디 마산, 리치 서머, 서배스찬 더수자, 패트릭 피슐러 등 출연.


루크가 올라갈 줄 알았던 자리에 에밀리가 앉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간다. 남자 동료들은 에밀리가 성(sex)을 팔아서 그 자리에 올랐을 거라고 쑥덕거린다. 회사에서야 철저히 비밀로 하는 사이니 그런 개소리에 루크가 아무 말도 못 한 것인 줄 알았는데, 그 역시 에밀리가 성 상납 같은 편법을 썼을 거라 의심하고 있었다. 루크는 에밀리가 실력으로 승진했다는 것을 도저히 인정하지 못 한다.

에밀리는 상사로써 루크를 밀어주려고 하다가 큰 손해를 본다. 곧 실력으로 실수를 만회하지만, 루크는 그런 에밀리에게 열등감만 더 느낄 뿐이다. 에밀리가 잘 나갈 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각본이 탄탄하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자기가 무조건 잘나야 하는 줄 아는 루크의 캐릭터가 너무 리얼해서 소름이 돋는다. 성인 여성 분들, 특히 연애 중인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해본다. 여자보다 남자가 잘나야 가정이 행복하다는 소리를 실제로 듣고 자랐던 세대로써 이렇게 관습을 짚어주고 현재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은 반갑다. 


* 에밀리로 나온 피비 디네버는 넷플릭스 히트작 '브리저튼'에서 처음 보았다. 연기를 잘한다 싶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감탄했다. 루크로 나온 올든 에런라이크의 연기도 대단하다. 두 주연 배우들의 연기만 봐도 충분히 남는 작품이다.




2024-01-24

형사 포르스트 - 넷플릭스 폴란드 드라마 형사물 추천


*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했으나 그래도 주의해주세요 *

(요금제 이슈가 있긴 하지만) 넷플릭스의 좋은 점은 다양한 나라들의 드라마를 안방에서 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ott 서비스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에서 폴란드 드라마를 어떻게 볼 수 있었을까? 할런 코벤 소설로 만든 '숲'을 보고 폴란드도 드라마를 잘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신작 안내에 뜬 '형사 포르스트'를 보게 되었는데.


형사 포르스트 (FORST) 시즌1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4년 1월 11일 공개. 총 6화. 레미기우스 므루스의 소설 원작. 보리스 시츠, 주잔나 사포주니코프, 안제이 비에니아스, 카밀라 바르 등 출연.



햐....... 1회 시작부터 눈 덮인 산이 나오는데 그야말로 풍경이 예술이다. '타트라 산맥'이라고 자막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찾아보니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에 걸쳐 있는 산맥이라고 한다. 해발 고도 2,655m. 이곳을 배경으로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는데 문제(?)는 시신이 있는 풍경마저도 멋지다는 것이다...😓 

북유럽 쪽 드라마를 볼 때 덤으로 풍경 보는 재미가 있긴 했지만, 이 드라마는 타트라 산맥 곳곳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이다. 장소마다 지명과 해발 고도를 꼬박꼬박 알려준다. 등산에 별 취미 없는 사람도 '기에본트산'에 가보고 싶어질지 모른다. 

물론 이것만으로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최고 형사라는 평까지 들었으나 산골 마을로 좌천된 포르스트는 이곳에서 기묘한 연쇄 살인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사건에서 배제되고 개인적으로 수사를 하다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긴장감 넘치는 범죄 스릴러를 원하시면 도전해보시기 바란다. 

* 개인적으로 느끼는 단점
: 몹시 잔인한 장면들이 있다. 섹스신 묘사가 과하다. 인물 이름이 좀 길다 싶으면 헷갈린다. 인물들 표정이 거의 다 굳어 있어서 같이 굳어질 수 있다.

2시즌은 언제 나오려나? 포르스트와 범인의 다음 얘기가 알고 싶다.



2024-01-20

선산 - 넷플릭스 미스터리 스릴러 수사물 한드 (김현주 박희순)


* 스포일러 최대한 없게 쓴 리뷰입니다.
그래도 드라마 보실 분은 주의하세요 *

넷플릭스 선산 오리지널 포스터

선산 (The Bequeathed)


: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 2024.01.19 공개. 총 6화. 원작 웹툰 '선산'. 연상호 기획. 연상호, 민홍남, 황은영 극본. 민홍남 연출. 

김현주, 박희순, 류경수, 박병은, 차미경, 유승목, 현봉식, 김재범, 이현균, 차시원, 정인기, 최유화, 김호연, 주해은, 심현서, 김재건, 여무영, 박주용, 서문호, 이영석, 신복숙, 백수련, 김성녀, 최동구, 이윤희, 홍석빈, 이수미, 남진복, 강진아, 박지아, 김지안 등 출연. 박성훈 특별출연. 




지옥, 정이를 만든 연상호 감독의 새 작품 '선산'이 공개되었다. 넷플릭스 공무원이라 불러도 될 것 같은 김현주와 박희순 두 배우까지 출연하니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많이 되었다.

드라마를 다 본 지금, 무엇이든 온전히 즐기려면 가장 버려야 할 것이 기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이 작품에 바라는 게 많았나 보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좀 아쉽다. 배우들 연기는 다 훌륭한데 캐릭터들에게서는 별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나마 영리하게 수사하는 최성준 형사가 제일 나았다고나. (개인적인 의견임)

그래도 보다 보면 시간은 잘 간다. 좀 지루하다 싶을 땐 속도를 1.25 이상으로 높여서 보시길. 아울러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고 봐야 한다. 범죄물 덕후라면 범인을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아무 것도 찾아보지 말고 보세요]

가족이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겐 가장 소중한 존재라면 또 누군가에겐 가장 엿 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남는 것은 가족? 과연 그런가? 과연 그럴까?



* 김현주와 류경수는 연상호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과 영화 '정이'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 김현주와 박희순은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 부부로 나왔었다. 



2024-01-14

비밀의 비밀 - 넷플릭스 추천 범죄물 영드 [할런 코벤 소설 원작 드라마들]

* 줄거리 결말 스포일러 없이 쓴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를 가장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아무 것도 찾아보지 말고 그냥 보는 것입니다~

주인공 마이아는 졸지에 남편을 잃었다. 불과 몇 달 전에는 언니를 잃었다. 두 사람 모두 공교롭게도 총을 맞고 사망했다. 마이아는 경찰의 의심을 받으면서도 진실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살인자는 과연 누구일까?


넷플릭스 드라마 비밀의 비밀


비밀의 비밀 (Fool Me Once)


: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 2024년 1월 1일 공개. 영국 드라마. 총 8화. 원작 할런 코벤. 미셸 키건, 아딜 액터, 리처드 아미티지, 조애나 럼리, 디노 페처, 에멧 스캔랜, 조 암스트롱, 마커스 가비 등 출연. (리미티드 시리즈 : 한 개의 시즌으로 완결되는 드라마) 



친구로부터 내니캠(보모 감시 카메라)을 선물 받은 마이아는 녹화된 영상을 확인해보다 깜짝 놀란다. 홀연히 나타나 아이를 안아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남편 죠였다. 죽은 사람이 대체 어떻게? 사실대로 말하라는 마이아의 요구에 보모는 대답 대신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달아난다.

처음부터 흥미롭지 않은가? 이것은 정말 시작에 불과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비밀과 진실들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든다. 웬만하면 쉬는 날 보시길 바란다. 잠 안 온다고 보았다가는 날을 꼴딱 셀 수도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무것도 몰라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할런 코벤. 이 작가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순전히 넷플릭스를 통해서였다. '스트레인저'라는 영드를 재밌게 보았는데 크리에이터가 할런 코벤이었다. 그 뒤로 본 '스테이 클로즈'에서도 이 이름이 보였다. 검색해보니 이럴 수가, (나만 모르는) 아주 유명한 소설가였다. 넷플릭스에서도 이 이름을 검색하면 드라마 여러 편이 걸려 나온다. 그의 소설로 만든 드라마들은 웬만하면 재미있다. '비밀의 비밀'도 역시나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강추!



*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할런 코벤 원작 드라마들 (2024년 1월 현재)

- 스트레인저
- 영원히 사라지다
- 홀드타이트
- 숲
- 결백
- 내 이웃의 비밀 (소설 없음. 코벤 제작)
- 비밀의 비밀
- 스테이 클로즈


넷플릭스는 작품의 상세 정보 페이지에서 배우나 스텝 이름을 누르면 그 사람과 관련된 작품들이 모두 걸려 나온다. 할런 코벤의 이름을 클릭하면 크리에이터라고 되어있는 여섯 작품만 나온다. 반면 넷플 검색창에서 이름을 직접 검색하면 '비밀의 비밀', '스테이 클로즈'도 이어서 나온다. 두 드라마 정보란에는 왜 그의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은지 이유를 모르겠다. 두 드라마 오프닝에도 할런 코벤이 Executive producer로 나오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 가운데 하나라도 재미있게 보셨다면 다른 작품들도 보시기 바란다. 나 역시 다 본 것은 아니지만 '내 이웃의 비밀'과 '스트레인저'는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 내 이웃의 비밀 (The Safe) : '덱스터'로 유명한 마이클 C.홀 주연. 고급 주택 단지에서 한 아이가 죽고 주인공의 딸이 사라진다. 한번 보면 끊기 어렵다. 강추!

* 스트레인저 (The Stranger) : 리처드 아미티지 주연.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여자가 주인공에게 다가와 아내에 대해 이상한 말을 한다. 비슷한 제목의 다른 작품이 있으니 주의.

* 숲 (The Woods) : 폴란드 드라마. 사건이 정신없이 전개되는 미드 스타일을 싫어하는 분께 추천. 정적이고 다소 무거운 분위기. 25년 전 캠프장에서 사라진 동생. 그날의 진실은?




2024-01-06

시즌2가 있구나! 경성크리처 시즌1 파트2까지 다 본 소감 - 넷플릭스 추천 한드


*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제하고 쓴 리뷰입니다. 그래도 드라마를 보실 분은 주의하세요 *

2024년 1월 5일 경성크리처 시즌1이 모두 공개되었다. 시즌 1 결말까지 다 보고 난 소감은 솔직히 어리둥절에 가깝다. 하지만 시즌2가 대기 중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2시즌에서는 대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조금도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한소희는 칼을, 박서준은 총을 갖고 있다
경성크리처 / 출처 TMDB

경성크리처 (Gyeong-Seong Creature) 1시즌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3.12.22 파트1 공개. 2024.01.05 파트2 공개. 총 10부작. 
정동윤 노영섭 연출. 강은경 극본.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 최영준, 현봉식, 위하준, 박지환, 강말금, 지우, 옥자연, 김도현, 우지현, 안지호, 이규성, 최광일, 임철수, 김윤우 등 출연.



공개 전부터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다. 한소희와 박서준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 지 너무 궁금했다. 하지만 파트1을 미리 본 이들이 혹평을 쏟아냈다. 공개가 되고 나서도 좋은 얘기 보다는 안 좋은 평이 많았다. 사실 그래서 볼까 말까 고민을 좀 했었다.

파트1 총 7화를 보고 나서는 이걸 안 봤으면 어쩔 뻔했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일제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저지른 생체 실험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었다. 보기 힘든 장면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넘기지 않고 보았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끔찍했을 것 아닌가? 이 점 하나만으로도 경성크리처의 모든 화를 재생(play)시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를 통해 일제의 만행이 외국에 알려지고 있고,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일본의 젊은이들이 새롭게 눈을 뜨고 있다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단지 애국심 만으로 이 작품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볼거리로써의 재미도 상당하다. 재미없다고 누가 그렇게 난리를 떤 것일까? 물론 취향에 안 맞거나 재미를 전혀 못 느끼는 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개 직전과 직후 혹평이 지나쳤던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보고 싶은데 평이 안 좋아서 안 보신 분 있다면, 보세요! 우선 보시고 드라마가 어떤지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강 스포 나옵니다! ======


시즌1 마지막에서 괴물은 생명을 나눠주고 사멸한 것 같다. 남산 N타워를 바라보는 ㅎㅈ는 누구였을까? 목 뒤에 수술 자국 같은 것이 눈에 띈다. 마에다와 세이싱은 어떤 인연인지 그 이야기도 시즌2의 몫이다. 명자의 아이는 21세기인 현재까지도 우리나라를 넘보는 일본의 야욕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럼 이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수수께끼를 많이 남기고 끝난 경성크리처 시즌 1. 다음 얘기가 진심 궁금하다. 시즌 2 Hurry Up!


2023-12-30

넷플릭스 실화 범죄 다큐 - 카레와 청산가리:졸리 조셉 사건

넷플릭스 신작 소개를 보는데, 제목이 주는 느낌이 몹시 섬뜩했다. 소개 글만 읽어봐도 심상치 않은 내용이다. 한 집안에서 여섯 명이 사망했는데 이게 모두 한 사람의 소행이라고?

🍛 보실 분은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여섯 사람을 죽인 졸리 조셉의 두 얼굴

카레와 청산가리 : 졸리 조셉 사건

: 2023년 12월 공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크리스토 토미 감독.

2019년 인도 케랄라의 구다타이 마을에서 '졸리 조셉' 이라는 여자가 체포된다. 14년 동안 시부모를 비롯해서 남편과 그 친척들까지 모두 6명을 살해한 혐의였다. 그녀는 그 지역에서 유명한 폰나마탐 가문의 일원이자 국립대학 교수로 존경을 받던 인물이었다.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그녀는 도대체 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



졸리 조셉은 농부의 딸로, 끊임없이 일을 해야만 하는 집안 사정이 불만스러웠다. 화려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컸던 그녀는 먼 친척이자 부유한 집안의 로이에게 관심을 보인다. 로이의 어머니인 안나마는 졸리가 석사 학위 소지자라는 점을 높이 사 아들과 결혼을 추진한다. 반면 로이의 아버지 은 졸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1997년 두 사람은 결혼하고 졸리는 폰나마탐 가문에 무사히 입성한다.

학교 선생이었던 안나마는 고학력의 며느리가 집에만 있는 것을 원치 않았다. 졸리가 아이를 낳은 뒤에도 직업을 가지라고 계속 권유했다. 그러던 중 친정 아버지가 찾아오자 졸리는 궁지에 몰린다. 아버지와 시부모가 만날 경우 자신에게 학위가 없다는 사실이 탄로 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졸리에게 가장 압박감을 주던 시어머니 안나마가 2002년 죽음을 맞이한다. 가족들은 병 때문이라 생각했기에 부검도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6년 뒤인 2008년에는 시아버지 톰이 사망한다. 톰은 졸리가 자신의 처조카 매슈와 보통 사이가 아닌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톰은 건강에 좋다는 버섯 캡슐을 먹고 쓰러진다. 이번에도 다른 가족들은 톰이 왜 죽었는지 그 진짜 이유를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졸리는 톰이 로이와 자신에게 재산을 물려주었다고 알린다. 로이의 남동생 로조와 여동생 렌지는 허술한 유언장을 보관해 놓는다. 이 일이 있고 나서 로이가 사망한다(2011년). 이번엔 의사가 부검을 권해서 하게 되는데, 사인이 청산가리 중독으로 나온다. 이에 졸리는 남편이 빚만 잔뜩 남기고 자살한 것이라 주장한다. 다른 가족들은 당시엔 그녀의 말을 믿었으나 훗날 거짓임을 알게 된다. 빚을 갚으라고 나타난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2012년 렌지와 로조는 부모님의 집과 부동산이 졸리한테로 넘어간 것을 알게 된다. 졸리가 내놓은 유언장은 처음보다 헛점을 보강한 것이었으나 이는 죽은 톰이 유언장을 다시 썼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았다. 남매는 보관하고 있던 초기 유언장을 증거로 명의를 되찾아온다. 대신 졸리와 아이들은 부모님의 집에서 그대로 살게 해준다. 

조카 로이의 죽음을 계속해서 의심하던 삼촌 매슈(앞서 나온 매슈와 동명이인)는 2014년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로이의 부검을 강하게 주장했고, 졸리의 불륜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혼자가 된 졸리는 남편의 사촌 샤주에게 눈독을 들인다. 샤주는 솔로도 아니고 아이가 둘(아벨과 알핀)이나 있는 유부남이었다. 2014년 아벨의 성찬식에서 일이 벌어진다. 당시 두 살이었던 알핀이 갑자기 눈이 뒤집히면서 의식을 잃은 것이다. 아이는 사망하고 샤주의 부인 실리는 우울에 빠진다. 졸리는 그런 실리에게 접근해 친해지더니 버섯 캡슐을 권한다. 아이를 다시 갖고 싶었던 실리는 건강에 좋다는 말에 캡슐을 먹었다가 사망한다. (2016년)




렌지는 실리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졸리를 보면서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왠지 그녀가 즐거워 보인 것이다. 그제야 렌지는 이 모든 죽음에 졸리가 있음을 깨닫는다.

2017년 졸리는 소원대로 샤주와 재혼한다. 

렌지는 오빠 로이의 부검 결과서를 다시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당시 졸리는 로이가 '점심만 먹고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밤 11시 넘어 사망한 로이의 위에는 병아리콩 카레가 남아 있었다. 청산가리는 중독될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사망하기 때문에, 로이의 위에 음식물이 남아있다는 것은 죽기 4시간 이내에 식사를 했다는 말이 된다. 

렌지는 경찰에게 이런 내용을 알리고 재수사 해줄 것을 요청한다. 사건을 검토한 사이먼 경정은 팀을 꾸리고 여섯 구의 시신을 모두 발굴해낸다. 뒤이어 놀라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난다. 교수로 일했다던 졸리는 대학교 그 어떤 자리에도 채용된 적이 일체 없었다. 각종 증명서는 톰이 운영했던 교육 컨설팅 회사에서 타인의 것을 훔쳐 위조했던 것.

그뿐 아니라 일반인은 허가를 받아야 구할 수 있는 청산가리를 졸리가 어떻게 구했을 지 따져보니 바로 그녀의 내연남 매슈가 열쇠였다. 귀금속을 다룰 때 청산가리를 쓰는데 매슈의 일터가 바로 귀금속 가게였던 것이다. 그는 친한 세공사에게서 청산가리를 얻을 수 있었다. 매슈는 졸리의 공범으로 체포된다.  



과학수사를 벌인 결과, 마지막으로 사망한 실리에게서 청산가리가 발견되었다. 로이를 제외한 나머지 시신에서는 음성이 나왔다고. 졸리의 남편 샤주와 그녀의 변호사 얼루어는 졸리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졸리는 렌지에게 '신이 자신을 용서할 것' 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렌지는 (화를 내키는커녕) "신이 너를 용서하고 모든 이를 용서하길 바란다"고 답했다는데, 다른 의미로 부처님 같은 렌지의 인품에 소름이 돋는다. 렌지는 현재 졸리의 아이들을 자신의 친자식처럼 보살피고 있다.

이 다큐를 보다 보면 졸리를 의심할 줄 몰랐던 가족들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굳이 그들의 죄를 묻는다면 사람을 너무 믿은 것뿐. 이런 반응이 많았던 것인지 '(당신은) 며느리의 학력을 서류까지 확인해 보았느냐'고 렌지가 되묻는데, 맞는 말이다. 새 식구가 집안에 들어올 때 신상을 철저히 털어보는 집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가족이니까 믿었다는 렌지의 말은 한편으론 슬프게 들린다.
 
졸리는 경찰에게 '석사 학위가 있다고 거짓말한 게 살면서 저지른 가장 큰 실수였다'고 털어놓았다. 거짓을 숨기려다 살인까지 저질렀고, 그 뒤로 살인은 그녀가 목적을 쉽게 이루는 수단이 되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졸리 조셉. 남의 것을 빼앗아 내 욕망을 채우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로지 자기만 아는 사이코패스의 심리를 내가 어찌 알겠나 만.... 사람 하나 잘못 들어와서 너무 혹독한 대가를 치룬 폰나마탐 가문 사람들의 행복을 이제라도 빌어본다. 



*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다큐 중 '비밀의 집 : 부라리 일가 사망 사건'이 있는데 이것도 인도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한 집에서 일가족 11명이 사망한 채로 발견. 몹시 충격적인 내용이다. 


2023-11-23

넷플릭스 범죄 다큐 추천 - 누가 질 댄도를 죽였나? (Who Killed Jill Dando?)


1999년 4월 26일, 영국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 자택 앞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다. 그의 이름은 질 댄도. BBC 방송사의 유능한 진행자이자 '크라임워치'라는 범죄 제보 프로그램을 맡고 있었다. 대낮에 주택가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영국은 큰 충격에 빠지고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여성 앵커 질 댄도가 환하게 웃고 있다
Who Killed Jill Dando? / 넷플릭스 공식홈 캡처

누가 질 댄도를 죽였나?

: 2023년 9월 공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3부작. 실화를 다룬 범죄 다큐멘터리.

당시 질 댄도는 자택이 아닌 약혼자의 집에서 살고 있었다. 팩스로 온 문서를 보러 잠시 집에 들르는 타이밍에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그래서 경찰은 그녀의 스케줄을 잘 알고 있을 만한 주변 인물들부터 조사한다. 하지만 별다른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사건 현장에서 수집된 쓸만한 목격담은 두 가지였다. 검정색 머리의 남자가 뛰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멈춰 섰다는 것과 파란색 레인지로버가 급히 떠났다는 것. 하지만 어이 없게도 사건 당시 그 정류장을 지나간 버스들의 CCTV를 빨리 확보하지 않아 경찰이 움직였을 땐 이미 다 지워진 상태였다. 

범인이 금방 잡힐 것 같았던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질 댄도가 애정을 갖고 진행했던 '크라임워치'에서 질 댄도를 죽인 범인을 수배한다. 제보가 쏟아져 들어오지만 이번엔 너무 많은 정보가 수사를 힘들게 만든다. 버스 정류장의 남자가 자기 같다는 사람까지 나타났으나 조사 끝에 범인에서 제외된다. 마약 조직 개입, 국제적인 문제의 발언에 대한 보복이라는 제보도 들어오지만 거짓 또는 신빙성이 없다고 판명된다. 

그러던 중 수사망에 포착된 유력한 용의자 배리. 그를 캐면 캘수록 수상한 점이 쏟아져 나온다. 급기야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힌다. 하지만 재심을 받고 8년 만에 다시 풀려난다. 담당 형사는 여전히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그는 절대로 질 댄도를 죽이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질 댄도를 죽인 진짜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다큐 초반과 마지막에 나오는 영상이 있는데, 질이 어떤 방송에서 '크라임워치를 보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답을 하는 장면이다. "걱정되죠, 그런데 사실 그런 범죄는 드물어요. 거리에서 나도 같은 일을 당할 거란 생각은 안 하죠".

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동안 생각나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바로 '멘탈리스트'이다. 주인공 제인은 방송에서 범죄자 레드 존에 대해 한 마디 했다가 그에게 부인과 딸을 잃는다. 질 댄도 역시 저 발언 때문에 범인의 타겟이 된 것은 아닐까? 자신을 신(God)이라 여기고 사람 목숨을 장난감처럼 갖고 노는 과대망상자가 저 말에 꽂혀버린 건지도 모른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도 같은 일(범죄)을 거리에서 당하게 해주마'. 그렇게 질 댄도를 죽일 계획을 세우고 길거리에서 실행. 1999년부터 현재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았으니, 범인은 얼마나 신이 났을까? 만약 자유로운 몸이라면 이 넷플릭스 다큐도 나오자마자 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 정도면 '내가 죽였다'고 동네방네 광고하고 싶을 것이다. 진짜 좀 그래주면 좋겠다.

너무나 아까운 사람이 한낮 범죄자 따위에게 희생되었다. 앞으로 얼마의 세월이 더 걸리든 범인이 꼭 잡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3-11-20

원더러스트(Wanderlust) - 권태기 부부께 추천하는 넷플릭스 19금 성인 영드


오랜 세월을 함께한 부부 조이와 앨런. 서로를 사랑하는 건 분명하지만 스러운 생활은 영 만족스럽지가 않다.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거의 동시에 일탈을 하게 된 두 사람. 그런데 이것이 돌파구가 될 줄이야.

부부가 서로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다
넷플릭스 BBC 드라마 원더러스트 

원더러스트(Wanderlust)


: 2018년 넷플릭스 공개. 영국 BBC 드라마. 6부작. 크리에이터 닉 페인. 토니 콜렛, 스티븐 매킨토시, 자위 애쉬튼, 조 허스트, 에마 다시, 셀레스트 드링, 윌리엄 애시, 그리고 소피 오코네도 출연. 


조이는 부부 전문 상담가이고 앨런은 학교 선생님이다. 

교통사고에서 회복 중이던 조이는 수영장에서 마틴을 알게 되고 그에게 강한 충동(sexual impulse)을 느낀다. 그의 도움을 받은 날, 조이는 상담실을 보여주다가 그와 아주 진한 스킨십을 하게 된다. 

한편 앨런은 동료 교사 클레어의 집에 갔다가 분위기에 취해 관계를 갖게 된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두 사람은 서로의 죄를 털어놓고 솔직한 대화를 나눈다. 두 사람 모두 타인과의 스킨십에서 그간 부부 사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꼈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에 합의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부부 관계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수단으로써 였다. 둘 다 절대로 가정을 위태롭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줄거리는 이하 생략)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 다른 (섹스) 파트너 만들기. 아무리 지금이 21세기라지만 아주 파격적인 설정이다. 상상이야 얼마든지 해볼 수 있겠으나 현실에서는 감행하기 힘든 일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굳이 추천해본다. 특히 권태기에 빠져있는 부부라면 드라마로나마 일탈을 대리 체험해보면 어떨까? 

아울러 조이가 심리 상담을 받는 장면이 꽤 나오는데, 집중해서 본다면 마치 내가 상담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5회에서 그녀의 심리가 아주 깊게 파헤쳐 진다. 전혀 생각지 못한 과거의 일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 그녀는 조금 달라진다. 그래서 이 부부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시면 드라마를 보시기 바랍니다.



* 원더러스트 뜻 - 독일어로 Wander[하이킹] Lust[강한 욕망]. 새로운 것을 찾고 경험하려는 욕구는 마치 미지를 탐험하는 여행자 같다. (구글 검색 참고)

* 18금(청소년 관람 불가) 드라마지만 야한 장면들 수위가 높지 않다. 이야기 진행에 필요한 정도로만 묘사한다. 노골적으로 야한 작품을 원한다면 넷플릭스의 서브미션이나 섹스/라이프를 보시기 바란다. 

2023-11-07

더 테일러 시즌3 - 넷플릭스 튀르키예[터키] 드라마 (2023년 11월 공개)


한국과 닮은 점이 많은 튀르키예의 드라마는 어떤지 궁금해서 보게 된 1시즌 리뷰를 쓸 때만 해도 강하게 추천은 못 하겠다 했는데 3시즌까지 본 것을 보면 '내 마음 나도 몰라~'인가?

더 테일러의 주인공 세 사람이 각자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테일러'

더 테일러 시즌 3


: 2023년 11월 3일 공개. 젬 카르즈 감독. 오누르 귀베나탐 크리에이터. 차아타이 울로소이(페야미), 살리흐 바뎀지(디미트리), 시파누르 귈(에스베트), 올군 심셰크(무스타파) 등 출연. 

시즌2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해서 미칠 것 같은 페야미 앞에 '젬레'라는 여자가 바람처럼 나타난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녀는 페야미를 구속하지도, 독점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의 옆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줄 뿐이다. 에스베트와 반대되는 느낌의 So Cool한 모습이 매력적이었던 젬레는 퇴장도 깔끔했다. 시즌이 계속되면 혹시 다시 볼 수 있으려나?



시즌3은 그야말로 디미트리의 무대라고 할 수 있겠다. 넷플릭스 공식홈에서 정면을 보고 있는 것이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말하는 듯하다.

가장 친한 친구와 부인의 배신을 알게 된 디미트리는 그야말로 광기의 끝을 보여준다. 사이코패스 같은 아버지 밑에 자라면서 그 역시 사이코패스 같은 인간이 되었지만, 단 하나 페야미에 대한 마음 만큼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그런 존재에게 배신을 당했으니....... 애증과 분노로 미쳐버린 그가 페야미와 에스베트 두 사람 만을 초대해서 벌이는 마지막 파티가 시즌3의 절정이자 압권이다. 누가 봐도 돌아이(또라이)이지만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도라이. 살리흐 바뎀지의 미친 연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3시즌 후반부에서 한국과 튀르키예가 많이 닮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는데, 거기에서조차 가족이 나오나? 그냥 좀 따로 살면 안 돼요?😅 (보신 분은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더 테일러'는 2023년 한 해에 시즌 세 개가 나왔다. 시즌1 7편, 시즌2 8편, 시즌3 8편. 어쩐지 이야기 끊는 솜씨가 대단하다 싶었더니 회마다 런닝타임이 들쭉날쭉이다. 1시즌 1회가 47분, 3시즌 8회가 28분. 엔딩 크레딧이 4~5분쯤 되니까 1회 당 평균 30분 정도의 길이이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이틀 만에 다 볼 수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찾으신다면 한번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