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살 생일에 한 남자를 만나게 된 주인공. 두 사람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든다. 문제는 남자의 나이가 주인공의 아들과 비슷한 30대라는 것. 이 사랑 과연 진짜일까?
사랑이라는 거짓 (Inganno / Deceitful Love)
: 2024년 10월 9일 넷플릭스 공개. 모니카 구에리토레, 지아코모 지아니오티, 데니스 카페차, 엠마누엘 카세리오, 프란체스코 델 가우디오, 다르마 만지아 우즈 등 출연.
넷플릭스에서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올드(old)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증을 크게 일으킨다던가 느낌이 강하다던가 그런 특이점이 없어서 오히려 클릭을 해보게 되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나이 차이가 두 배쯤 나는 연상연하 커플 이야기. 솔직히 19금 표시가 없었으면 순순히 재생 버튼을 눌렀을지 모르겠다.
시작부터 이탈리아의 바닷가 도시 아말피의 풍경이 시선을 압도한다. 주인공 가브리엘라로 나오는 여성 배우에게서 카리스마가 확 느껴졌다. 그녀의 상대가 될 게 분명한 젊은 남자 엘리아도 괜찮은데? 계속 보다 보니 what! 노출 수위 무엇?? 키스하다 속살이 나오는 건 예고편에 불과했다. 두 배우의 베드씬 수위가 oh my...!!😱😱😱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모니카 구에리토레' 배우에게 진심으로 경외심마저 들었다. 그녀의 나이를 의식하는 건 오히려 나였다.
노년을 향해가는 엄마가 갑자기 자식뻘 남자에게 눈이 멀면 나 같아도 보고만 있기는 힘들 것 같다. 엄마에게 재산이 많다면 더더욱. 그래서 가브리엘라의 자식들이 (짜증나면서도) 이해가 된다. 더구나 장남은 어렸을 적 어떤 사건 때문에 엄마를 보호해야 된다고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며 자랐다. 이 일이 조금씩 언급되다 마지막에 전말이 나오는데, 뒤늦게라도 원하는 대로 살려는 가브리엘라를 좀 더 이해하게 된다.
골드 디거 (Gold Digger)
: 2019년 영국 BBC 방영. 줄리아 오몬드, 벤 반스, 알렉스 제닝스, 서배스천 아메스토, 제미마 루퍼, 아치 리노, 니키 아무카버드, 야스민 아크람, 칼라 시몬 스펜스, 줄리아 매켄지 등 출연.
'사랑이라는 거짓'의 원작인 영국 드라마 '골드 디거'도 이어서 보았다. 줄리아와 벤자민, 그 주변 인물들이 한 회씩 주연이 되어 심리가 묘사된다. 거지 같은 줄리아의 남편도 그가 주연인 회에서는 처량하다 못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작품성을 따진다면 원작 쪽에 손을 들어주겠다.
줄리아의 결혼 생활은 오랜 세월 줄리아와 자녀들이 침묵한 덕분에 유지된 것이었다. 안에서 곪아버린 상처는 자녀들의 현재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세 자녀 중 두 명은 가족이 해체된 탓을 벤자민에게 돌리지만, 타이밍 절묘하게 나타난 이 젊은 남자는 줄리아의 가족이 품고 있던 문제를 밖으로 터져 나오게 만든 촉매였을 뿐이다. 뒤늦게라도 원하는 대로 살려던 줄리아는 결혼식을 앞두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다. 여기부터 결말까지가 이 작품의 압권이다.
'사랑이라는 거짓'은 뒤로 가면서 이야기가 산만해지고 긴장감이 떨어진다. '골드 디거'는 끝까지 아리송하다. 돈과 모성과 미래까지 보장해 줄만한 상대가 나타난다면 없던 사랑도 생겨날 듯한데, 두 사람의 사랑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그 자신들만이 알 것이다. 아니, 그 자신들도 과연 알까? 객관적으로 판단할 방법이 없으니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가 보다.
* 줄리아 오몬드 하면 영화 '가을의 전설'부터 떠오른다. 세 형제와 얽히는 운명이라니.
* 지아코모 지아니오티는 '머독 미스터리'에 나왔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7시즌이면 본 지 너무 오래 되었으니 뭐...😥 영국 배우 존 라이트와 은근히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