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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0

사랑이라는 거짓 - 넷플릭스 이탈리아 19금 드라마 (+ 영드 골드 디거)


60살 생일에 한 남자를 만나게 된 주인공. 두 사람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든다. 문제는 남자의 나이가 주인공의 아들과 비슷한 30대라는 것. 이 사랑 과연 진짜일까?


💘💘💘 스포일러 주의 🖤🖤🖤

가브리엘라와 엘리아

사랑이라는 거짓 (Inganno / Deceitful Love)


: 2024년 10월 9일 넷플릭스 공개. 모니카 구에리토레, 지아코모 지아니오티, 데니스 카페차, 엠마누엘 카세리오, 프란체스코 델 가우디오, 다르마 만지아 우즈 등 출연. 


넷플릭스에서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올드(old)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증을 크게 일으킨다던가 느낌이 강하다던가 그런 특이점이 없어서 오히려 클릭을 해보게 되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나이 차이가 두 배쯤 나는 연상연하 커플 이야기. 솔직히 19금 표시가 없었으면 순순히 재생 버튼을 눌렀을지 모르겠다. 

시작부터 이탈리아의 바닷가 도시 아말피의 풍경이 시선을 압도한다. 주인공 가브리엘라로 나오는 여성 배우에게서 카리스마가 확 느껴졌다. 그녀의 상대가 될 게 분명한 젊은 남자 엘리아도 괜찮은데? 계속 보다 보니 what! 노출 수위 무엇?? 키스하다 속살이 나오는 건 예고편에 불과했다. 두 배우의 베드씬 수위가 oh my...!!😱😱😱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모니카 구에리토레' 배우에게 진심으로 경외심마저 들었다. 그녀의 나이를 의식하는 건 오히려 나였다.



노년을 향해가는 엄마가 갑자기 자식뻘 남자에게 눈이 멀면 나 같아도 보고만 있기는 힘들 것 같다. 엄마에게 재산이 많다면 더더욱. 그래서 가브리엘라의 자식들이 (짜증나면서도) 이해가 된다. 더구나 장남은 어렸을 적 어떤 사건 때문에 엄마를 보호해야 된다고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며 자랐다. 이 일이 조금씩 언급되다 마지막에 전말이 나오는데, 뒤늦게라도 원하는 대로 살려는 가브리엘라를 좀 더 이해하게 된다. 

줄리아와 벤자민

골드 디거 (Gold Digger)


: 2019년 영국 BBC 방영. 줄리아 오몬드, 벤 반스, 알렉스 제닝스, 서배스천 아메스토, 제미마 루퍼, 아치 리노, 니키 아무카버드, 야스민 아크람, 칼라 시몬 스펜스, 줄리아 매켄지 등 출연.


'사랑이라는 거짓'의 원작인 영국 드라마 '골드 디거'도 이어서 보았다. 줄리아와 벤자민, 그 주변 인물들이 한 회씩 주연이 되어 심리가 묘사된다. 거지 같은 줄리아의 남편도 그가 주연인 회에서는 처량하다 못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작품성을 따진다면 원작 쪽에 손을 들어주겠다.

줄리아의 결혼 생활은 오랜 세월 줄리아와 자녀들이 침묵한 덕분에 유지된 것이었다. 안에서 곪아버린 상처는 자녀들의 현재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세 자녀 중 두 명은 가족이 해체된 탓을 벤자민에게 돌리지만, 타이밍 절묘하게 나타난 이 젊은 남자는 줄리아의 가족이 품고 있던 문제를 밖으로 터져 나오게 만든 촉매였을 뿐이다. 뒤늦게라도 원하는 대로 살려던 줄리아는 결혼식을 앞두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다. 여기부터 결말까지가 이 작품의 압권이다. 



'사랑이라는 거짓'은 뒤로 가면서 이야기가 산만해지고 긴장감이 떨어진다. '골드 디거'는 끝까지 아리송하다. 돈과 모성과 미래까지 보장해 줄만한 상대가 나타난다면 없던 사랑도 생겨날 듯한데, 두 사람의 사랑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그 자신들만이 알 것이다. 아니, 그 자신들도 과연 알까? 객관적으로 판단할 방법이 없으니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가 보다. 



* 줄리아 오몬드 하면 영화 '가을의 전설'부터 떠오른다. 세 형제와 얽히는 운명이라니.

* 지아코모 지아니오티는 '머독 미스터리'에 나왔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7시즌이면 본 지 너무 오래 되었으니 뭐...😥 영국 배우 존 라이트와 은근히 닮았다.

2025-03-02

제로 데이 (Zero Day) - 넷플릭스 정치 범죄 스릴러 미드 강력 추천 (로버트 드니로)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정체 불명의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 전역이 1분 동안 멈춘다. 그 짧은 틈에 엄청난 피해가 일어난다. 이에 대통령 미첼은 초법적인 수사 조직을 만들고 전직 대통령 멀린에게 그곳을 맡긴다. 

전직 대통령 역할의 로버트 드 니로
제로데이 / 출처 TMDB

배우 중의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미국 전직 대통령으로 출연..... 이 소개 한 마디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역시나 그의 이름값을 제대로 보여주는 명연기. 극본도 얼마나 탄탄한지 보는 내내 감탄했다. 이 드라마 안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대의를 위해서 작은 희생은 당연하다' 따위의 소리를 아주 싫어한다. 왜냐하면 이렇게 부르짖는 인간 치고 작은 쪽에 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기는 희생하지 않으면서 남만 희생 시킨다. 이 작품에서도 사이버 테러를 감행한 것들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 더 큰일을 하기 위해 이 일을 계획했다고 주범이 떠드는 대목에서는 나라를 위해 계엄령을 내렸다는 우리나라의 현직 대통령이 떠오른다. 

큰 힘을 가진 자들이 미친 생각을 할 때 국가와 국민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이 드라마는 아주 잘 보여준다. 완벽해 보이던 멀린 마저 수사에 눈이 멀어 권한을 남용하기도 한다. 제어 장치가 없는 절대권력은 흉기나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아는 멀린은 자신에게 해가 되는 부분까지 드러내며 진실을 밝힌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실제 상황이라면, 그처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절대권력을 가진 자의 도덕성과 성품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다 갖춘 사람만 절대권력자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그래서 2025년 3월 현재 우리나라는 많이 아프다. 


* 제로 데이 : 어떤 소프트웨어에서 보안에 취약한 곳이 발견된 날.

* 전기와 통신 없이 살 수 없는 디지털 세상이 얼마나 취약한 지 아울러 잘 보여준다. (대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 프로테우스는 정말 쓰인 것일까? 아니면 멀린 개인의 문제였을까? 총괄 프로듀서 에릭 뉴먼과 로버트 드 니로의 인터뷰에 이 얘기가 나온다. 



* 얄미운 에반 그린으로 나오는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댄 스티븐스! 영드 '다운튼 애비'에서 너무 치명적이었다. 잊을 수가 없다. 

* 1회 처음에 나오는 애나 신들러 역의 배우가 낯익다 했더니 '마인드헌터' '죄인'에 나온 한나 그로스.

2025-02-11

오레 살인(Åremorden) - 넷플릭스 스웨덴 범죄 수사물 드라마 추천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땐 '오래 살인'인가 했다. 살인을 오래 했다고? 다시 보니 오래가 아닌 '오레'. 드라마의 주 무대가 스웨덴의 오레 지역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눈의 세상. 겨울왕국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런 곳이지 않을까 싶은 도시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드라마 오레 살인에서 형사로 나오는 네 사람
출처 TMDB


오레 살인 (Åremorden)

: 2025년 2월 6일 넷플릭스 공개. 칼라 센,  카르도 라사시, 살리 구스타프손, 프란시스코 소브라도 등 출연.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주인공은 스톡홀름 경찰 소속의 한나.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오레에 쉬러 왔다. 하지만 10대 청소년이 사라졌다는 경보를 보고 오레 경찰에 자원한다. 오레 경찰의 다니엘은 갑자기 합류한 한나가 탐탁지 않았다. 내사를 받고 있는 이유를 밝히지 않아서 더욱 그랬다. 하지만 사정을 다 알고 나서는 좋은 동료가 된다. 

에피소드는 총 다섯 개인데 3회 만에 범인이 잡히고 사건이 해결되길래 뭐지? 했다. 부제를 다시 보니 파트1, 파트2로 나뉘어져 있었다. 파트1은 보면서 아이슬란드 드라마 '트랩트'가 생각났다. 사건과 별 상관 없어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다 관련이 있던.

파트2에서는 한나와 다니엘 사이의 썸(something)이 눈에 띈다. 왜냐하면 다니엘에게는 사실혼 관계의 파트너가 있었다.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파트3 or 시즌 2가 나올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렇다면 두 사람 사이는 어떻게 되려나? 아무 의미 없이 그런 묘사가 나온 것은 아닐 테고. 그렇다고 주인공이 오레를 떠나는 건 말이 안 되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두 파트 모두 질질 끄는 것 없이 너무 깔끔하게 끝나버려서 되려 허전한 느낌마저 든다. 길이 부담 없이 볼 만한 드라마 찾는 분께 추천. 한나로 나온 칼라 센이 매력적이라 또 보고 싶다. 넷플릭스 열일해주세요~

2025-02-01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 - 넷플릭스 스웨덴 장기 미제 사건 실화 기반 드라마

형사와 족보학자가 문서를 보고 있다


브레이크스루 (The Breakthrough / Genombrottet / 돌파구)


: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 2025년 1월 7일 공개. 총 4화. Anna Bodin & Peter Sjölund 공저 Genombrottet : Så löste släktforskaren dubbelmordet i Linköping(The Breakthrough : How the Genealogist Solved the Double Murder in Linköping) 원작.

2004년 10월 19일 아침, 스웨덴의 조용한 마을 린셰핑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학교에 가던 8살 남자아이와 출근하던 50대 여성이 길에서 무참히 살해 당한 것이다. 경찰은 범인이 바로 잡힐 거라고 자신했지만 그 후 무려 16년 간 미궁에 빠진다.

결국 장기 미제를 해결한 것은 족보학자였다. 경찰이 수집해놓은 엄청난 양의 DNA를 바탕으로 범인의 조상을 추적해 지역을 좁혀나가다 어느 집 누구 자식인지 특정해낸다. 바로 잡아와 범인의 DNA와 비교해보니 100% 진범. 실화라는 설명이 없었다면 판타지 드라마로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족보학자가 활약하는 부분이 두루뭉슬 그려진 게 아쉽다. 그가 어떻게 범인을 추리해냈는지 그 과정이 정말 궁금했는데, 드라마에서는 설명이 자세히 나오는 게 아니고 학자가 혼자서 궁리하는 모습이 주로 나온다. 

그리고 이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와 범인이 생물학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외국 기사를 찾아보니 사실이 아니었다. 이럴 수가.... 스웨덴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미제사건이라 해도 전 세계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렇게 픽션을 섞어 놓으면 어떡하냐고요~ 이 넷플릭스 드라마를 통해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되는 사람이 대부분일 텐데 사실과 다르게 알아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관련 기사

내친 김에 더 찾아보니 등장인물들 이름도 실제와 다르다. 담당 형사도 가정이 파탄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공공 DNA 정보를 수사에 이용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된 상태에서 족보학자가 합류했다. 등장인물 이름 바꾼 것 빼고, 있는 사실 그대로 드라마를 만들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실제 사건을 다루는 드라마라면 최대한 사실 그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대로 재미있게 보았으나 실제와 다른 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추천을 못하겠다.


* 실제로 모하메드 아무리(사건 당시 8살)의 부모는 아들과 함께 희생된 안나-레나 스벤슨의 이름을 따서 막내딸의 이름을 지었다. 관련 기사

* 담당 형사 얀 에곤 스타프는 실제로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에 출전한 경보 선수였다. 관련 기사

* 스웨덴 역사상 가장 최악의 미제 사건은 1986년에 일어난 '올로프 팔메' 총리 살해 사건. 부인과 영화를 보고 집에 가던 중 총에 맞아 사망. 2020년에 유력 용의자를 지목했으나 이미 오래전에 자살한 사람이었음. 관련 기사


2025-01-12

미싱 유 (Missing You) - 넷플릭스 할런 코벤 소설 원작 영드 강력 추천

 === 스포일러 최소! 그래도 주의하세요 ===

농장이 불타는 장면

미싱 유 (Missing You)


: 2025년 1월 넷플릭스 공개. 영국 드라마. 크리에이터 할런 코벤. 로절린드 엘리자, 리처드 아미티지, 스티브 팸버튼, 메리 말론, 제시카 플러머, 애슐리 월터스, 찰리 험블렛, 레니 헨리, 제임스 네스빗, 마크 워런 등 출연. 


주인공 캣 도너번 형사는 11년전 큰 아픔을 연달아 겪었다. 형사였던 아버지가 살해되고 약혼자 조시가 갑자기 잠수를 타버렸다. 범인이 아버지를 왜 죽였는지 너무나 알고 싶은데 그는 입을 열지 않는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다 죽음을 앞둔 범인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상관에게 재수사를 요청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와중에 데이트앱에 나타난 조시가 한 여성의 실종과 관련된다. 두 사건을 동시에 좇으면서 캣은 엄청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작품 소개에서 '할런 코벤'이란 이름을 보고 아묻따(묻고 따지지 않고) 달렸다. 역시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보았다. 넷플릭스가 왜 그(의 소설)를 사랑하는지 너무나 잘 알겠는 신작이었다. 에피소드도 다섯 개라서 시작하는 데에 부담이 적었다. 강추!

할런 코벤의 소설로 만든 드라마들을 보면 이야기를 이리 꼬고 저리 꼬는 솜씨가 대단하다. 다 알고 나면 평범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어쩜 이렇게 거대한 음모처럼 느끼게 만드는지.... 감춰져 있던 비밀이 하나씩 하나씩 밝혀지면서 마지막에 뒤통수를 팍! 그래서 더 스포일러를 더 피해야 한다. 이번 '미싱 유'도 그렇다. 

세상 살다 보면 '모르는 게 약'인 경우도 분명히 있다. 진실이 무조건 좋은 거라면 선한 거짓말이 왜 있겠는가.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진실을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쪽을 택할 것이다. 인생을 좀먹는 미궁에서 탈출할 방법은 그것 뿐이기에.


* 할런 코벤 소설 원작 드라마들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1/Fool-Me-Once.html

* 이번 드라마에도 리처드 아미티지가 나온다. 할런 코벤 다음 드라마에도 나온다에 500원을 걸어본다. 

* 주연 배우의 손가락에 대해 찾아보니 이렇다고 한다.

: 엘리자(형사 캣 도노반 역)의 손가락이 약간 다른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어떤 손가락은 다른 손가락보다 짧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그에게 다소 경미한 형태의 심브라키닥틸리/단지증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브라키닥틸리는 선천적 이상으로, 이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약간 더 짧게 태어납니다. 정보 출처

2024-12-27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Squid Game 2) 보자마자 쓰는 후기 (스포 주의)


🦑 스포일러 조심하세요!!! 🦑


오징어게임 참가자들이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오징어게임2 (Squid Game 2)


: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2024년 12월 26일 공개. 총 7화. 황동혁 극본&감독. 이정재, 이병헌, 박성훈, 임시완, 강애심, 이서환,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양동근, 채국희, 전석호, 공유,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이진욱, 최승현, 원지안 등 출연.

오징어게임2 볼 마음은 반반이었다. 

오겜 1시즌을 재밌게 보아서 2탄이 궁금했다. 반면 비호감 배우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싫었다. 그래도 궁금해서 오겜2를 보았는데...

1시즌을 본 지 3년이 넘었는데 복습 없이 2시즌 봤다가 오일남이 누구지? 헤매는 불상사 발생. 결국 누군지 기억해내긴 했지만, 앞으로 보실 분은 1시즌을 다시 보든지 요약본이라도 먼저 보시길.

죽음의 게임에서 살아남아 큰 부자가 된 사람이 어떻게 다시 게임에 참여할 마음을 먹을지 그게 궁금했는데, 복수를 하겠다는 성기훈에게 그런대로 설득이 되었다. 그가 투사처럼 너무 비장해진 게 좀 오버같기도 했지만 돈을 떠나서 그런 미친 경험을 하고 나면 손 놓고 가만히 있기는 힘들 것 같다.



아무튼 6회까진 재미있게 보았는데 재투표를 앞두고 살인극이 벌어진 뒤부터 좀 어리둥절했다. 게임을 끝내려는 자들(X)과 게임을 계속하려는 자들(O)이 서로를 죽이면 이를 진압하러 들어온 병사들에게서 총기를 빼앗는, 성기훈의 계획이 너무 갑작스럽게 세워진다. 그래, 여기까진 그렇다고 치자.

오겜 지휘부를 잡을 생각이었으면 내부자를 포섭하거나 건물 설계도라도 구해서 작전을 짰어야 하지 않을까? 컨트롤룸이 위쪽에 있으니 위로 올라간다? 이건 너무 무모하잖아~ 총마다 총알이 무한정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 게임 진행하는 것들이 군대 같은 집단인 것을 알고 있었잖아요 성기훈씨~~~

O편이 X편을 공격하려 했을 때 주최측에서 O편을 처리하는 스토리로 갔으면 어땠을까? 이로 인해 참가자들이 주최 측을 믿게 되고 X편에서도 게임을 계속하려는 사람이 생기는 흐름으로 갔으면 어땠을지..?

3시즌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오징어게임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매 라운드마다 진행되는 게임이다. 이제는 총격전보다는 게임이 나와야 한다.



예전에 채경선 미술감독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황동혁 감독이 오겜 2탄은 절대로 만들지 않겠다고 해서 소품이고 세트고 다 없애버렸다고 한다. 1시즌 만들 때 너무 힘든 나머지 황 감독님 치아가 몇 개 빠졌다더라?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해버렸으니 후속편을 안 만들 수 없었겠지.

창작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아서 심하게 욕할 생각은 없다. 다만 범죄자들이 많이 나온 것과 필요 이상으로 잔인한 것, 시대에 뒤떨어지는 대사와 설정 몇 개 정도만 우선 탓하련다. 앞으로 3시즌이 중요해졌다.


* 탄핵 정국 속에서 여당 야당의 표결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있었다.

* 공유의 연기는 아주 강렬하다. 진짜 crazy man 같음.

* 2시즌 1회에서 교통경찰 위하준에게 여자가 들이대는 장면은 대체 왜 나오는 것일까? 난 또 인스타에 사진 올려도 되냐고 하길래 그 사진이 퍼져서 성기훈이나 그의 형이 보게 되는 줄 알았다. 한데 그런 것도 아니고.... 핑크 모텔 앞에서 커플이 아웅다웅하는 장면도 왜 그렇게까지 길게 나오는지 모르겠다. 모텔에서 만실 되면 간판에 불 끈다는 얘기 아는 게 뭐 어떻다고? 감독님 이런 장면은 제발 좀~~~


2024-12-17

블랙 도브 (Black Doves) - 넷플릭스 영드 (스파이 스릴러 첩보물)


🔪스포일러 주의 🔪

키아라 나이틀리, 벤 위쇼가 나온다기에 눈이 갔다. 키아라는 영국 장관의 부인이지만 실상은 블랙 도브라는 조직의 스파이로, 벤 위쇼는 청부 살인 업자로 나온다. 애인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서는 스파이와 그 스파이를 돕는 킬러의 이야기. 설정도 흥미로워서 별 망설임 없이 보게 되었는데....

왼쪽부터 벤 위쇼, 키아라 나이틀리, 사라 랭커셔 / 출처 TMDB


블랙 도브 (Black Doves)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4.12.05 공개. 영국 드라마. 6부작. 키아라 나이틀리, 벤 위쇼, 사라 랭커셔, 앤드류 버칸, 앤드류 코지, 엘라 릴리 하이랜드, 가브리엘 크리비 등 출연. 크리에이터 조 바턴. 


주인공 헬렌은 조직에서 지시한 대로 한 정치인에게 접근해 그와 결혼까지 했다. 사랑꾼 남편에 천사 같은 아이들을 둔 그녀는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진짜 사랑에 빠져 진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 결심까지 하게 만들었던 남자가 갑자기 전화해서는 죽어버리니 헬렌은 그야말로 빡이 돈다.

결론부터 말하면 드라마는 재미있다. 그런데 몰입하기 힘들었던 건 바로바로바로 헬렌과 애인 제이슨의 케미스트리! 요즘 말로 찐사 중의 찐사(진짜 사랑)인데 내 눈엔 그런 사이로 안 보여~ 아무리 봐도  동양 배우 앤드류 코지와 키아라 사이에 케미가 별로 안 느껴져서 좀체 몰입이 안 되는 것이다. 차라리 남편과 더 진실해보임...😑



뭐 물론 헬렌이 남편과 아이들에게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쌓아 놓은 것들 다 버리고 떠나려 했을 정도면 애인과는 바라만 봐도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게 보여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 보니 헬렌이 범인을 찾아 헤맬 때면 저 정도로 좋아했었나 자꾸 의구심이 들었다고나.... (물론 내 눈에만 이렇게 보였을 수도 있다)

벤 위쇼의 연기는 역시나 최고. '인간적인 킬러'를 이렇게 잘 보여줄 수가.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는데 그가 나쁜 사람이라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을 한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는다. 운명 같은 상대와 함께 하기 힘든 그가 안타깝게만 느껴질 뿐. (물론 이것도 내 눈에만 이렇게 보였을 수 있다)

한 가지 남는 의문은, 범인이라고 밝혀진 인물이 진짜 범인이 맞는지 자꾸 되짚어 보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회 해당 부분만 다시 돌려보았으나 의심이 사라지지 않는다. 진짜 범인 밝혀진 거 맞아? 여차하면 2시즌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3년 안에 새 시즌 소식이 없으면 그때나 진범이 맞다고 생각하련다.

12월 공개에 맞춘 것인지 드라마 속 시간대도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연말에 보기 적당한 드라마 추천~


* 헬렌의 남편과 애인으로 나온 배우들의 실제 이름이 앤드류로 같다. 

* 손흥민 선수가 잠깐 등장한다. 그가 실제로 나온 것은 아니고... 역시 쏘니는 월드 스타. 

* 키아라 나이틀리 하면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부터 떠오르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런 이미지를 날려버린다. 화끈한 액션 연기가 볼만하다.

* 헬렌의 상사 '리드'로 나온 사라 랭커셔는 비중에 비해 넘치는 캐스팅 같았다. 하지만 다 보고 나니 냉철하고 속을 모르겠는 간부 역할에 딱이었다. 사라 랭커셔 하면 뭐니 뭐니 해도 '해피 밸리'를 봐야 한다.

* 벤 위쇼가 나왔던 드라마 '런던 스파이' 정말 독특한 큐어 스파이물이었다. 

* 12월 3일 이후로 글을 하나도 못 썼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대통령 탄핵 소추안까지 가결된 상태. 아직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남아있다. 며칠을 제대로 못 자면서 진심으로 내가 샘 같은 킬러이고 싶었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내란을 일으킨 우두머리와 거기에 적극 가담한 것들 다 쏴죽였으면. But 아무리 그들이 싫고 혐오스러워도 그러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게 유감이다. 

2024-11-30

넷플릭스 드라마 트렁크 막리뷰 - 서현진 공유 정윤하 조이건 김동원


강력 스포일러!
드라마를 안 보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서현진이 공유에게 나비넥타이를 매주고 있다
Netflix drama 'TRUNK'


트렁크 (Trunk)


: 대한민국 드라마. 2024.11.29 공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 총 8화. 19금. 김려령 소설 원작. 박은영 극본. 김규태 연출.

발표 났을 때부터 기대되던 작품이라 넷플에 올라오자마자 달렸다. 느낀 점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수시로 수정, 추가될 수 있음.


* 트렁크처럼 단단한 비밀을 품고 있는 커플들의 이야기. 발상이 독특하다. 원작 소설도 궁금해진다. [소설 줄거리를 보니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

* 제목 타이틀 글씨체가 트렁크 모양이다. 디자인 굿.

* 처음엔 서현진과 공유가 잘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보다 보니 케미가 괜찮다. 두 사람의 관계가 달라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재밌다. 

* 이서연으로 나온 정윤하는 김고은과 윤지혜가 생각나는 얼굴이다. 말투만 들었을 때 윤지혜인 줄 알았다. 신인인 줄 알았는데 경력이 꽤 된다. 연기를 아주 잘한다. 

* 윤지오로 나온 조이건은 언뜻 언뜻 지성을 연상시킨다. 20대 지성 느낌. 처음 보는 배우인데 연기가 괜찮다. 

* 엄태성으로 나온 김동원은 정말 미친 도라이 같다. 스토커의 심리가 아주 리얼하게 그려지는데, 배우의 연기가 큰 몫을 한다.

* 1회 엔딩 크레딧에 차승원 이름이 보이길래 다시 보니 제일 처음에 나오는 남편이 그였다. 크레딧 안 봤으면 차승원이 나온 줄도 몰랐을 것이다. 

* 외국 작품과 비교하면 19금 수위가 좀 약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드에서 이 정도면 wow😱



* 과거 현재가 잘 구분되지 않아서 헷갈린다. 

* 외국 자동차 회사에서 차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나? 페라리와 마세라티 차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 노인지가 섬이 되는 곳의 풍경이 예술이다. 카약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 엔딩은 너무 절제한 느낌이라 연출자가 조금 원망스럽다고 할까....

* 노인지와 한정원에게 NM이 최종 빌런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매뉴얼을 어긴 사람들에게 (위약금이나 소송 말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스토리로 진행하면 너무 범죄 스릴러가 되어버리려나? 팽팽했던 이야기가 뒤에 가서 힘이 빠지는 게 안타깝다.

*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확실히 여성에게 불리한 점이 많다.

*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견고한 트라우마도 트렁크라고 할 수 있겠다. 트렁크는 열 수도, 부술 수도 있다.

* 5화에 나오는 베드신은 꿈일까 실제일까? 4화 후반부를 다시 보니, 노인지는 소파에 있다가 1층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오른쪽 침대에서 깬다. 그리고 다시 1층에 내려갔다 온다.



이때 왼쪽 침대의 한정원이 자다 깨서는 '불편해 보여서 내가 옮겼다'고 말한다. 이 말로 미루어 볼 때 노인지는 소파에서 잠이 든 것이다. 소파에서 1층으로 내려간 부분은 노인지의 꿈.

샹들리에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챈 노인지는 한정원에게 간다. 베드신이 이어지고 노인지의 꿈과 교차되면서 악몽에 시달리는 노인지가 나온다. 그런데 이때 노인지가 누워있는 침대는 왼쪽에 있는 한정원의 것이다. 베드신은 꿈이 아닌 실제라고 볼 수 있겠다.


2024-11-11

파인드 미 폴링 (Find Me Falling) - 힐링하기 좋은 영화 [넷플릭스 추천작]

우연히 만난 존과 시아
출처 TMDB

해리 코닉 주니어.


그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다. 20대 젊은 나이에 영화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의 음악을 맡아 이름을 크게 날렸다는 것 정도? 그의 이름 앞에는 천재 재즈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재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의 음반은 들어본 게 없지만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 OST는 아주 좋았다. 

얼굴마저 잘 생긴 그는 연기도 함께 했다. 그의 출연작 중 몇 편을 보긴 했는데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다. 그래서 오랜만에 얼굴이나 볼 겸 이 영화를 골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기를 잘 했다. 

주인공 존은 음반이 망하자 사이프러스(키프로스)로 와버렸다. 바다 풍경이 끝내주는 절벽 위의 집을 사서 칩거한다. 사람들 눈을 피해 조용히 살고 싶었던 그는 상상도 못한 일을 겪게 된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그의 눈앞에서 몸을 날린 것이다. 알고 보니 이 절벽은 자살 명소였다. 경찰은 존에게 아예 감시자 역할을 부탁한다.


존은 마을에 갔다가 한 여성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시아와 마주친다. 시아는 그의 옛 연인이었다. 감정이 남아있던 두 사람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낸다. 이곳 생활에 점점 적응해가던 그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존이 사이프러스를 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과거의 추억이 남아있던 곳을 본능적으로 고른 것이었다. 세상으로부터 도망친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 그는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는 선물을 받게 된다.

해리 코닉 주니어가 왕년의 록스타 역할에 빙의한 듯 잘 어울린다. 노래가 자주 나와서 귀가 심심하지 않다. 배경으로 나오는 마을 풍경도 따뜻하고 그곳 사람들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쉬는 날 커피나 차 한 잔 마시면서(술도 좋겠다) 보기 좋은 영화이다. 강추.

존이 멜리나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출처 TMDB

2024-11-03

넷플릭스 외교관(The Diplomat) 시즌1,2 - 강력 추천 정치 외교 미드


넷플릭스에 볼 것 없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미드 '외교관' 안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시즌2 엔딩 보고 나서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크리에이터 데보라 칸이 바로 앞에 있었으면 미친 듯이 찬사를 날렸을 지도.


케이트 영국 대사 클로즈업


외교관 (The Diplomat)


: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국 드라마. 1시즌 2023년 4월 20일 공개. 2시즌 2024년 10월 31일 공개. 3시즌 제작 확정. 제작 데보라 칸. 연출 및 작가 데보라 칸 외 여러 명.
케리 러셀, 루퍼스 슈얼, 데이비드 자시, 알리 안, 아토 에산도, 로리 키니어, 실리아 임리, 제스 챈리오, 조지 헨리, 나나 멘사, 세실리아 데니슨 등 출연. 그리고 앨리슨 재니.


=== 스포일러 주의 ===

시즌 1 시작은, 영국 함선이 폭탄 공격을 받아 군인 43명이 전사한다. 영국 총리 니콜 트로브리지는 러시아의 소행이라 확신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일하러 갈 예정이었던 주인공 케이트 와일러는 갑자기 영국 대사로 발령 받아 이 사태의 중심에 서게 된다. 불안한 세계 정세 만큼이나 케이트의 결혼 생활도 삐걱대지만 보여지는 게 중요한 자리라 이혼을 선택할 수 없다.

남편이자 저명한 외교관인 할 와일러는 케이트의 든든한 조력자인 동시에 원수 같은 존재이다. 영국 외무 장관 오스틴 데니슨과는 일로 계속 부딪히면서 서로 호감을 갖게 된다. 두 사람의 감정이 극에 달한 날 폭탄 공격의 배후가 드러난다.




2시즌에서는 폭탄 공격의 전말이 밝혀진다. 미국 부통령이 새로 등장하는데 캐릭터도 멋지지만 배우의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리고 충격적인 엔딩. 1시즌 마지막도 그랬는데 2시즌은 아주 머리를 후려치는구나~ 

1시즌만 보았을 땐 이 드라마 때문에 실제로 외교 분쟁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2시즌을 보고는 더 이상 아무 생각 하지 않기로 했다. 새 시즌 나오면 닥치고 즐기기만 하겠습니다~

오늘의 넷플릭스를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지만 주연 배우 때문에 추천하기 어려운 '하우스 오브 카드'나 '지정생존자'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외교관'에도 정신없이 빠져들 것이다. 웬만하면 두 시즌을 한번에 이어서 보는 게 좋겠다. 1시즌 내용이 잘 생각나야 2시즌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강추강추강강추!


* 배우들 연기가 그야말로 후덜덜(Excellent)이다. 특히 케이트 역의 케리 러셀과 할 역의 루퍼스 슈얼. 이 부부의 역학 관계와 외교 전쟁이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enemy)도 없는 세계.

* 부통령 그레이스 펜으로 나오는 앨리스 재니는 '웨스트 윙'에서 백악관 대변인 역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웨스트 윙을 안 봐서 몰랐다. 엄청난 정치 드라마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HBO MAX에서 볼 수 있다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OTT가 언제 들어오려나? VPN까지 쓰면서 보고 싶지는 않다.

2024-10-27

지옥 2 - 넷플릭스 추천 한드 (김현주 김성철 김신록 문소리 문근영)

 
불에 타고 있는 사람 앞에 지옥의 사자가 있다

지옥 (Hellbound)


: 넷플릭스 오리지널. 1시즌 2021년 11월 19일 공개. 2시즌 2024년 10월 25일 공개. 원작 및 각본 연상호&최규석. 감독 연상호. 김현주, 김성철, 김신록, 양익준, 이레, 임성재, 이동희, 홍의준, 조동인, 김도윤, 유아인, 박정민, 원진아, 류경수 등 출연. 2시즌 특별출연 문소리, 문근영.


😈👿 스포일러 주의 👿😈

지옥 시즌 2가 드디어 나왔다. 줄거리가 잘 생각이 안 나서 찾아보니 시즌 1 나온 게 2021년이라고?! 아니 그렇게 오래 되었나? 거의 3년쯤 지났으니 세세하게 기억이 날 리가.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시 보기는 부담스럽고 유튜브에서 1시즌 10분 요약 영상을 본 뒤에 2시즌을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다. 새 시즌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지 전혀 상상이 안 되었는데, 다음 시즌이 또 나온다면 그저 열심히 즐기기만 하련다. 지옥 2를 다 보고 나니 1부터 다시 볼 걸 그랬다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너는 *월 *일 *시에 죽는다... 너는 지옥에 간다....'



죽는 날짜와 시간을 고지 받은 사람은 그때가 되면 처참하게 죽는다는 설정이 참 기발했다. 죽음까지 남은 시간도 제각각이다. 누구는 년 단위로 누구는 일 단위로. 왜 죽는지 이유 따윈 알려주지 않는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조차 고지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랜덤(random)이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는 '죄인이기 때문에 신의 고지를 받은 것'이라며 사람들의 공포심을 조장해 자신들을 믿게 만든다.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냈을까? 상상력이 대단할 뿐.

지옥 시즌 2는 부활한 자와 이를 이용하려는 자들, 부활한 자를 지키려는 민혜진의 이야기이다. 김현주는 이번에도 참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성철은 이미 정진수 의장이었다. 문근영은 임팩트가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다. 시즌 3은 3년보다는 빨리 나왔으면.


* '신의 고지' 설정은 김동식 작가의 짧은 소설 '푸르스마, 푸르스마나스'를 생각나게 한다.
https://brunch.co.kr/@fkfmrhekd/6

*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연상호×김현주 작품은 세 편이다. 지옥, 선산, 정이. (그러고 보니 제목이 다 두 글자)


2024-10-23

완전무결한 커플, 비하인드 허 아이즈 - 넷플릭스 추천 미드 영드

 
빛나는 금발의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이 썸네일에 박혀 있다. 소개글을 보니 결혼식을 앞두고 누군가가 죽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길이도 짧아서 망설임 없이 보게 되었는데.

윈버리 가족이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
완벽해보이는 윈버리 가족

완전무결한 커플 (The Perfect Couple)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4년 9월 공개. 미국 드라마. 총 6회 완결.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낸터킷'의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그런 환상적인 곳에서 윈버리 가문이 몇 대째 살고 있다. 니콜 키드먼은 인기 소설가이자 장성한 세 아들을 둔 '그리어 개리슨 윈버리'로 나온다. 남편 태그는 모태 부자에 사랑꾼이다. 그리어와 그 가족의 삶은 완벽 그 자체로 보인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그들이 숨기고 있던 비밀이 모습을 드러낸다.



엄청난 동안(baby face)으로 뱀파이어 소리까지 들었던 이자벨 아자니가 비중 있게 나온다. 그 밖에도 리브 슈라이버, 다코타 패닝, 이브 휴슨 등 유명 배우들과 조연 배우들이 드라마를 꽉 채운다. 이 사람이 범인 같기도 하고 저 사람이 범인 같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아리송하다. '나이브스 아웃'처럼 여러 인물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교훈 : 솔직하게 살자!


아델이 식칼을 쳐들고 있다
의사 부인 아델로 나온 이브 휴슨

비하인드 허 아이즈 (Behind Her Eyes)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1년 2월 공개. 영국 드라마. 총 6회 완결. 

'완전무결한 커플'에서 신부(bride)로 나온 이브 휴슨(Eve Hewson)이 주연한 드라마. 공개 당시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으나 왜 안 보았는지 모르겠다. 엄청난 반전이 있다는 스포(spoiler)를 당해서? 이게 무슨 스포일러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반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보면 거기에 계속 신경이 쓰인다.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보는 내내 반전을 의식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불편하다. 아마도 그게 싫어서 안 본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이브 휴슨을 보겠다는 목적이 뚜렷해서 그런가 거부감이 덜 했다. 


와!! 반전을 의식하고 봤는데도 뒤통수가 얼얼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에 머리가 멍하다. 전말을 다 아는 상태에서 보면 이 놀라운 재미를 맛볼 수 없다. 스포 절대 주의! 정신과 의사와 그의 비서, 의사의 부인, 부인의 친구까지 네 사람이 얽힌 이야기. 결말을 알고 나서 중간 중간 다시 보니 새로운 게 보인다. 상상력이란 얼마나 대단한가. WoW!


* 이브 휴슨의 아버지가 아일랜드 록 밴드 U2의 리드 보컬 '보노'였다....

* '완전무결한 커플'에서 눈에 띄는 배우가 또 있었는데, 더말 슈터로 나온 인도 배우 이스한 카터 (Ishaan Khatter)이다. 부모와 배다른 형도 모두 배우라고. 넷플릭스에 '수터블 보이'라는 주연작이 있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 두 사람의 이야기. 찜!

더말이 샤워하는데 누군가 문을 열어서 돌아보고 있다


2024-10-10

흑백요리사 11회 12회 리뷰 (+ 에드워드 리 셰프)

여러 셰프들이 요리에 몰두하고 있다

🍚🥘 강 스포일러 주의! 🍮🍸


드디어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가 끝이 났다. 취지를 모르겠는 팀전 때문에 기분이 많이 안 좋았으나 마지막 두 회는 재미와 감동 그 자체였다.

준결승은 두부 한 가지 만으로 계속해서 요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무한요리지옥' 대결이었다. 30분 동안 무조건 하나의 요리를 완성해야 하며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하는 죽음의 토너먼트였다.

다들 어쩌면 그렇게 새로운 두부 요리를 만들어내는지 신기함을 넘어서 존경스러웠다. 특히 에드워드 리(Edward Lee) 셰프는 발상이 대단했다. 켄터키 하면 떠오르는 것을 재현해냈을 때는 쌍따봉을 날릴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니 양식 코스를 그대로 따라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진심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프 → 해산물 요리 → 고기 요리 → 파스타/치즈 → 해산물or고기 요리 → 디저트. 흑백요리사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강렬하고 가장 볼만하며 가장 재미있는 미션이었다. 


마지막 대결은 '내 이름을 건 요리' 만들기. 이런 미션이라면 내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만들 텐데 에드워드 리 셰프는 결승전에서도 (안전한 선택 대신) 그 누구도 상상하기 힘든 요리를 만들어냈다. 아울러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한국에 대한 사랑을 서툰 우리말로 고백할 때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느껴졌다.



무한요리지옥 대결의 임팩트가 엄청나서 결승전은 몹시 싱겁고 평이하게 느껴졌다. 칭찬에 인색한 안성재 셰프가 극찬을 할 만큼 우승자의 음식이 맛있어서 이긴 것이겠지만, 결승을 따로 할 게 아니고 두부 미션으로 우승자를 가렸어야 했다. 이전 대결에서 최고점을 받아 결승전으로 직행한 그에게 두부 미션 2회 정도 면제해주고 같이 겨루게 했다면 과연 결과가 어땠을까? 우승자도 분명 요리를 잘하고 우승 자격이 충분하지만, 두부 미션에서 에드워드 리 셰프가 보여준 실력과 철학이 너무 대단해서 우승자보다 더 큰 찬사를 받고 있다. 

우승자가 공개되고 나서 출연자들이 편하게 후일담을 풀고 있는데, 에드워드 리 셰프는 미국을 오가느라 시차 적응도 힘들었고 숙박 업소에서는 음식 연습을 할 수가 없으니 도구 몇 개 사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었으니 그를 칭송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흑백요리사 시즌 2가 분명히 만들어질 텐데, 다음 시즌에서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팀전은 더 신중하게 만들어주시고 통편집은 줄었으면. 대한민국 프로인 만큼 한식 미션은 필수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재료 계속 바꿔서 무한요리지옥 미션만 따로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출연자 이력 체크도 좀 더 깐깐하게 해주시길. 무엇보다 요리에 미쳐있는, 요리에 진심인 멋진 셰프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좋았다. 강추!


* 출연자들 과거가 속속 발굴되고 있다. 시즌 2 나가고 싶은 분들은 업장 청결에 더욱 신경 쓰시고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은 없는지 찾아보시길. 

2024-10-02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8, 9, 10회 분노의 후기


8회 패자부활전 미션은 아주 볼만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것들을 재료 삼아 음식 만들기. 이미 다 조리되어 있거나 라면처럼 끓이기만 되는 것들로 셰프들이 어떤 음식을 만들어낼까 상상이 안 되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러지 않는 시간이었다. 

서바이벌 참가자들이 편의점으로 달려가고 있다
흑백요리사 패자부활전

🥡🍱 스포일러 주의!🍜🍣

두 심사위원의 표정과 먹는 모습에서 1등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얼마나 맛있으면 연거푸 먹는지 나도 먹어보고 싶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10월 1일 저녁부터 레시피가 돌아다녔고 실제로 만들어보았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곧 CU에서 팔 예정이라고 하는데, 솔직히는 아이디어를 낸 셰프가 직접 만든 것을 먹어보고 싶다. 

패자부활전으로 올라온 3명을 합쳐 8회까지 남아있는 셰프는 총 15명. 이들이 치룬 팀전은 그야말로 흑백요리사 전 회를 통틀어서 가장 최악이었다.

열 다섯 명이면 많지도 않은데 왜 또 팀을 짜서 요리를 시키는지 모를 일이었지만, 굳이 팀마다 한 명씩 방출시켜서 새로운 팀을 짜게 만든 부분이 가장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그럼 쪽수라도 맞춰주든가~ 난 또 3명 뿐인 방출팀에 안성재 셰프가 조커로 투입되는 줄 알았다. 아니면 전혀 생각지 못한 사람이 등장하든지. 아무리 원래 있던 팀의 전략을 다 아는 세 사람이 모였다고는 해도, 다른 팀들은 그때 이미 재료 준비가 끝난 상태 아니었던가? 방출 룰(rule)도 황당한데 모자란 인원은 채워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우선권 주는 것도 없고, 이런 불공평한 상태로 대체 무슨 경쟁을 하라는 것인지??

그리고 먹방 유튜버들을 불러와 음식을 사먹게 하는 것도 그랬다. 한 사람 당 돈을 100만원씩이나 주면 당연히 비싼 메뉴도 별 거리낌 없이 시켜 먹을 것이다. 음식값을 20만원 이하로 줬어야 고민하며 메뉴를 고르지 않을까? 아니면 차라리 먹방러 모두에게 음식을 일괄적으로 제공하고 투표를 시키든지. 대체 왜 이따위 미션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매출 1등 팀은 전원 생존. 이건 그렇다 치고 2, 3위 팀에서 일부만 합격시킨 것도 우습다. 그럼 당연히 팀장이 유리하지 않을까? 조용히 보조 역할을 한 사람은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 편의점 미션까지는 재밌게 보았는데 이 팀전 보고는 기분이 아주 나빠졌다. 요리는 개인 작업인데 왜 자꾸 팀전으로 운명을 가르는 것인지? 스타성 있는 셰프만 유리했던 미션이었다.

그리고 밤을 새워가며 찍는 것도 문제이다. 아무리 일회성이라지만 기본적인 인권은 지켜가며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설마 극한 상황에 몰아넣은 것도 제작진의 의도? 체력 테스트 하는 것도 아니고 다음 시즌에서는 지양했으면 좋겠다. 

재료 몇 개만 똑같이 주고 자신만의 음식 만들어 보라거나 우리나라 프로그램인데 전통 한식 미션 하나 넣으면 안 됐나? 남은 두 회에서는 뭐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기분 잡치게 하는 미션은 제발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흑백요리사 1~4회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9/culinary-class-Wars.html

2024-09-27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 5, 6, 7회 솔직한 리뷰 -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추천


🍖🍖🥩🥩 스포일러 주의!
출연자 실명 언급 없음 🦪🦪🍤🍤

생선 요리를 하는 두 팀과 100인의 심사위원
넷플릭스 예고편 캡처


1~4회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9/culinary-class-Wars.html


흑백요리사 5~7회에서는 팀전이 진행되었다. 고기와 해산물의 대결. 흑수저 팀과 백수저 팀이 각각 반으로 나뉘어 경쟁. 사공(머리 역할)만 하던 사람들이 과연 잘 뭉칠 수 있을까 우려가 되었는데 역시나. 4명의 팀장을 보니 느끼는 바가 많았다. 분위기와 감정에 휩쓸려 우왕좌왕하는 리더는 최악. 팀원들에게 제대로 지시를 못내리는 리더도 최악. 팀원들의 장점을 파악해 효율적으로 일을 나눠준 팀장이 돋보였다. 미션 시작하자마자 재료부터 독점한 팀장은 몹시 얄미워 보였으나 팀의 입장에서는 든든한 팀장이 아니었을지(개인적으로는 불호).

팀장 말에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팀원도 최악. 말본새가 좋지 않은 팀원도 최악. 같은 팀원을 믿지 못하고 계속 의심하는 팀원도 최악. 이런 팀은 역시나 패배로 이어졌다.



팀전 심사는 안성재와 백종원 두 대표 심사위원을 포함해서 100인이 했는데, 공정하게 하려면 이들도 블라인드 심사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밀 유지를 위해 프로그램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98명에게 알려주지는 않았겠지만, 백수저 팀에는 유명한 셰프들이 많았기에 얼굴을 알아보는 심사위원도 있었을 것이다. 그중에는 개인적인 팬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반대로 안티(Anti)도 있을 수 있겠지만. 


고기 재료를 준비하는 출연자들과 세팅된 음식 모습
넷플릭스 화면 캡처


100인 세트가 마치 KBS 퀴즈 프로 1대100을 연상시켰는데, 100인 자리에 서본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100인 자리에서는 거리가 꽤 있어서 두 팀의 조리 과정이 자세히는 안 보였을 것이다. 100인용 모니터나 스피커를 따로 설치하지 않았다면 현장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실제로는 어떻게 했는지 모름). 그래도 조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팀과 팀원에 대한 호불호를 가질 수 있고 이것이 음식맛보다 심사에 더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것조차 심사의 일부로 제작진이 의도한 거라면 더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100인에게 조리 과정을 전혀 노출하지 않고 음식맛만 보게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그래도 비슷했을까? 아니면 완전히 달랐을까? 궁금하다. (서핑을 하다 보면 어차피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결과도 다 정해 놓았을 거라고 철저히 불신하는 시청자도 있던데 그 정도로 의심할 거면 안 보는 게)

10월 1일에 공개되는 8, 9, 10회 예고를 보니 패자부활전(편의점에서 파는 것들로 음식 만들기), 대식가 먹방 유튜버들이 주문하는 대로 음식 만드는 미션이 나온다. 빨리 보고 싶다~


* 이미 다 촬영 편집이 끝난 것이니 수정할 순 없겠지만, 여성 셰프들에게 이모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던 분들은 이 기회에 자신을 돌아보시길. 다 동등한 셰프 자격으로 참가한 것 아니었나? 

* 다음 시즌에서는 마스크와 셰프 모자 필수로 쓰고 조리하는 규정 추가하기를.

* 흑백요리사 8~10회 감상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10/Culinary-Class-Wars-8-9-10.html

2024-09-18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 4회까지 보고 쓰는 리뷰 -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추천


계급, 흑수저, 백수저..... 이 프로에서 시그니처(signature)처럼 쓰는 말들은 어감부터 도발적이다. 제목에서부터 계급 타령을 하고 있는데 대놓고 말하면 재수가 없다. 유명 셰프 20명(백수저)과 무명 재야 고수 80명(흑수저)의 대결이라지만, 흑수저에 속한 이들을 보니 한가닥 하는 맛집 오너가 대부분이다. 말만 흑수저이지 이미 대단한 셰프들인 것이다. 

안성재 셰프와 백종원이 요리 심사를 하고 있다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 (Culinary Class Wars)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4년 9월 17일 첫 공개. 크리에이터 윤현준, 김학민, 김은지. 작가 모은설. 

100명의 요리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심사위원은 단 두 명이다. 백종원과 안성재. 백종원이야 뭐 우리나라 외식업계의 큰손으로 그를 모르는 사람 찾기가 더 힘들 것이다. 안성재는 미슐랭 3스타(별 3개) 식당 'MOSU(모수)'의 셰프라고 한다. 찾아보니 2024년 1월에 문을 닫았다고. 그래서 여기에 출연할 수 있었나 보다. 

===== 스포일러 주의!!! =====


1라운드에서는 흑수저 80명에게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만들라고 한다. 참가자가 요리를 끝냈다고 알리면 심사위원이 바로 가서 먹어보고 그 자리에서 결과를 알려준다. 심사위원 한 명이 40명씩 심사. 그렇게 해서 단 20명만 남긴다. 헐~

여기서 불만인 점은 하나의 요리를 두 심사위원이 다 먹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 입맛이 제각각이고 판단 기준이 다른데 두 사람이 따로 심사한다는 게 영 마뜩하지가 않다. 물론 한 사람이 40명의 요리를 한 입씩만 먹어도 배가 부르겠지만, 시간 차이를 두고 경연하면 80명의 요리를 다 먹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안성재 셰프가 백종원보다 더 까다롭게 심사하는 느낌이어서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2라운드는 흑백 1:1 대결. 20개의 냉장고가 등장한다. 백수저와 흑수저가 서로 대결할 상대를 고른다. 짝을 이룬 두 사람은 냉장고 하나를 선택해 그 안에 들어있는 재료로 나만의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2라운드부터는 심사위원 두 사람이 하나의 요리를 모두 먹어본다. 그 어떤 정보도 주지 않고 오로지 맛만 보게 하는 방식은 아주 좋다. 그런데 일대일 대결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운명이 180도 달라질 수 있으니 그게 또 불만이다. 이것은 비단 이 프로만의 문제가 아니고 서바이벌에서 일대일 대결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물론 여건상 한 사람이 상대팀 모두와 일대일로 겨룰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심사를 하고 나면 어느 탈락자가 합격자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 않을까? 

아무튼 백수저 최현석과 흑수저 원투쓰리 두 셰프의 대결에서 누가 이겼는지 알려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서바이벌은 잔인하지만 너무 재밌다. 강추!


* 갖가지 요리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 
* 그 많은 음식들은 다 어떻게 처리했을까? 출연자와 스텝이 다 나눠 먹었나?
* 늦은 시간에 봤더니 배가 너무 고파진다. 
* 넷플릭스 간판 서바이벌 프로 '피지컬100'을 재밌게 보았다면 당장 보세요.


흑백요리사 5~7회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9/culinary-class-Wars-567.html

흑백요리사 8~10회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10/Culinary-Class-Wars-8-9-10.html

2024-08-30

라스트 썸머 (Last Summer) - 새엄마와 의붓아들의 사랑 [프랑스 영화 추천]


💘 스포일러 주의! 결말까지 줄거리가 다 나옵니다 💔


주인공 안느는 청소년 전문 변호사이다. 여자 아이 둘을 입양해서 키우고 있고 남편 피에르와도 사이가 좋다. 평온한 그녀의 삶에 남편의 아들 테오가 끼어든다. 


새엄마와 의붓아들이 서로 바라보며 웃고 있다
Last Summer

라스트 썸머 (Last Summer / L'Été dernier)


: 프랑스 영화. 2023년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 카트린 브레야 감독. 레아 드뤼케르, 사무엘 키르셰, 올리비에 라보딘, 클로딜트 쿠로 등 출연.


테오는 남편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로 10대 청소년이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쫓겨났다. 집에 온 테오는 문제아라는 오명과는 다르게 어린 동생들을 아주 잘 보살핀다. 안느와도 말이 잘 통한다.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그리고 남편이 집을 비운 날 일이 벌어진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을 맞추고 섹스를 한다. 안느는 다시는 이러면 안된다고 다짐해놓고는 테오와 또다시 관계를 가진다. 그러다 동생에게 비밀을 들켜버린다. 

안느는 위기를 느끼고 테오에게 결별을 고한다. 피에르는 아들과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며 둘이서만 여행을 간다. 일정보다 빨리 돌아온 남편을 보고 안느는 걱정했던 일이 벌어졌음을 느낀다. 피에르는 테오에게 다 들었다면서 둘이 정말 섹스를 했는지 묻는다. 이에 안느는 몹시 화를 내면서 강하게 부정한다.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된 테오는 안느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라스트 썸머> 줄거리가 어디서 본 것 같다 했더니 리메이크작이었다. 원작은 덴마크 영화 '퀸 오브 하츠'. 새엄마와 의붓아들의 금지된 사랑. 정말 사랑일까?

안느는 어렸을 때 엄마의 친구(성인 남자)를 좋아했었다. 상대가 그 사람이라고 정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미성년 시절 임신과 중절을 겪었다. 그로 인해 다시는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으나 (직업 또한 과거의 영향으로 청소년 보호하는 일을 택한 것 같은데) 또다시 금지된 관계에 빠져버렸다. 

스스로 일을 망치는 것이 가장 두렵다던 안느는 현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섭게 돌변하는데, 픽션인 것을 아는데도 내가 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 같다. 나이를 잊고 테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던 안느는 없다. 아직 스무 살이 안 된, 인생이 창창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도 있으니 그런 것이겠지만, 영화 속 안느는 본인의 삶을 지키려는 의지가 더 커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테오를 미친놈 취급하다가 다시 받아들이는데, 이번엔 남편이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열린 결말. 대체 이 가족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안느와 테오의 사이가 플라토닉(platonic love)하게 그려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뭐 그거야 내 생각일 뿐이고....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인터뷰를 읽으니 영화가 좀 더 이해 된다. 

제목대로 여름에 보면 더 좋을 작품이다. 음미할 수록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안느와 테오가 함께 하는 마지막 여름? 아니면 이들 가족의 마지막 여름? 두 사람의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마지막 사랑? (솔직히 말하면 영화라서 즐기지만 실제로 내 상황이 된다면... Oh, No😱) 아무튼 두 사람 생각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추천.


새엄마와 의붓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L'Été dernier


* 원작 영화의 줄거리를 찾아보니 결말이 다르다. 원작의 결말이 훨씬 현실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열린 결말이 더 마음에 든다.

* 테오 역의 배우가 너무 어려 보였는데 정말 십대였다. 아무리 그래도 촬영 당시 스무 살은 되었겠거니 했는데.... 사무엘 키르셰 2004년 12월 23일 생. 2022년 여름에 찍었다고 하니 당시 17세! 

* 테오 역의 사무엘 키르셰(Samuel Kircher)에 대해 찾아보니 엄마 아빠 모두 유명 배우였다. 엄마가 '이렌 자코프(Irène Jacob)'라길래 대체 누군가 했더니 우리나라에서 '이렌느 야곱'으로 알려졌던 배우!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세가지색:레드의 주인공! 감독 인터뷰를 보니 원래는 사무엘의 형 '폴 키르셰'가 마음에 들었는데, 그가 영화 촬영중이라 자기 동생을 추천했다고. 사무엘은 이 영화가 데뷔작. 이래서 DNA가 무섭다....

* 이 영화를 보면서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떠올랐다. 친구의 엄마와 결혼한....

2024-08-09

에일리어니스트 - 정신과의사+탐정+기자 조합의 수사물 미드


넷플릭스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추천작에 줄곧 뜨던 드라마였다. 계속 본다 본다 하다가 몇 년이 흘러버렸는데 '시카고 피디'에서 눈여겨 본 '브라이언 게러티'가 출연했다길래 얼른 보았다. 그런데 2024년 8월 9일까지만 볼 수 있다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며? 넷플릭스가 제작한 게 아니고 방영권 독점이었나? 아니 그럼 빨간색 N자 말고 표시를 좀 다르게 하든가~


닥터 크라이슬러, 탐정 세라, 기자 존이 나란히 서있다
출처 TMDB


에일리어니스트 (The Alienist)

: 원작 칼렙 카 소설 [이스트사이드의 남자], [어둠의 천사]. 다니엘 브륄, 다코타 패닝, 루크 에반스, 테드 러바인, 로지 맥윈, 로버트 위즈덤, 더글라스 스미스, 매튜 쉐어, 브라이언 게러티, 맷 린츠 등 출연.

=== 스포일러 최소! ===

아무튼 부랴부랴 본 에일리어니스트는 순순히 잘 보아지는 작품은 아니었다. 자해를 한다든가 동물을 해친다든가 사람을 죽이는 묘사가 과하다 싶을 만큼 생생했다. 범인이 궁금해서 계속 보긴 했지만 어떤 장면은 너무 끔찍해서 끄고 싶을 정도였다. 

내용 얘기를 해보자면, 1896년 미국 뉴욕이 배경이다. 

"정신 질환을 앓는 이들은 인간의 진정한 본성을 잃은 것으로 여겨졌으며 이들을 연구하는 정신의학자를 에일리어니스트라고 불렀다"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닥터 크라이슬러, 여성 최초로 경찰국에 입성한 세라 하워드, 삽화가이자 기자로 활동하는 존 무어가 주요 인물이다. 그리고 쌍둥이 경찰과 크라이슬러의 하인들이 든든한 조력자로 이들과 함께 한다.


시즌1에서는 어린 남창들을 기묘하게 죽이는 살인자를 쫓는다. 이미 썩을 대로 썩어있는 경찰국에 새로운 인물 루스벨트가 국장으로 부임했다. 전 경찰국장은 범인이 힘입는 집안의 자식이라 여겨 어떻게든 수사를 덮으려 한다. 루스벨트와 손잡은 세 사람은 범인의 심리를 읽기 위해 정보와 지혜를 모은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이들도 위험해진다.


시즌2 '어둠의 천사'에서는 세라가 주인공이다. 활동에 한계가 있는 경찰을 그만두고 아예 탐정 사무소를 차렸다. 당시 미국과 사이가 안 좋은 스페인 대사의 아기가 납치되자 세라가 비밀리에 아기를 찾아 나선다. 존과 크라이슬러도 세라를 돕는다. 범인이 어쩌다 그 지경이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한편으론 불쌍하기도 하다. 여자라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게 (숨 쉬는 것처럼) 당연했던 시대의 희생양. 일과 사랑 앞에서 갈등하는 세라의 이야기도 재미를 더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시즌2가 훨씬 더 재미있었다. 넷플릭스에서 내려가면 어느 ott에서 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소심하게 추천을 해본다. (잔인한 장면들 때문에 적극 추천은 못하겠음)



* 2시즌 주연 로지 맥윈의 연기가 끝내준다. 니콜 키드먼의 젊은 시절을 보는 듯.

* 1시즌에 나오는 루스벨트는 26대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32대 루스벨트 아님). 브라이언 게러티가 이 역을 하긴 했는데 비중도 그렇고 별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시카고PD'나 좀 더 나오지😭)

* 1시즌에 나온 버겐 집안 부인이 왠지 숀 영 같았는데 정말이었네?! 맷 딜런과 나온 '죽음 전의 키스' 못 잊어~~~

* '인데버'에서 조안으로 나온 사라 비커스도 나왔다고? 1시즌 3화를 다시 보니 세라에게 자기 약혼했다고 알리는 친구였다. 진짜 닮았다 했더니 본인이었구나~😂


* 여성 탐정이 활약하는 영드 '미스 스칼렛의 사건 일지(Miss Scarlet and The Duke)'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에일리어니스트가 더 무겁고 어두운 느낌. 이럴 수가! 1시즌 3화 다시 보다가 깜짝 놀랐다. 미스 스칼렛 주인공 케이트 필립스도 여기 나왔었네?


* 여성 변호사가 활약하는 넷플릭스 시대물 '리디아 포에트의 법'도 분위기가 비슷해보인다.찜!  '래치드'와 '그레이스'는 언제 보려나... 

2024-07-10

트리비아 퀘스트/트리비아버스 - 넷플릭스 추천 퀴즈배틀 게임


넷플릭스에는 시청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쌍방향) 시리즈가 있다. 그중에 퀴즈 콘텐츠도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문제가 주어지면 정해진 시간 안에 정답을 골라서 눌러야 한다. 그럼 도전해보시겠습니까?

퀴즈쇼 주인공 윌리가 활짝 웃고 있다
예고편 캡처


트리비아 퀘스트 (Trivia Quest)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게임이 아닌 시리즈 카테고리에 있음). 총 30화. 각 에피소드마다 기본 모드 문제 12개, 하드 모드 문제 12개. 사지선다형(보기 4개 중에 하나 고르기). 


4지선다형 문제
Netflix 예고편 캡처

이 퀴즈쇼의 주인공은 윌리. 악당 로키가 가둬 놓은 친구들을 구하려면 점수가 필요하다. 그 점수를 올려야 하는 것이 바로 나, 시청자.

- 각 에피소드마다 분야가 다르다. 가장 자신 있는 것부터 풀어도 된다.
- 문제가 어렵다 싶으면 기본모드만 풀고 다른 에피소드로 넘어가도 된다.
- 기본모드만 풀고 넘어간 에피소드는 다시 재생하면 하드모드를 풀 수 있다.

- 한번 풀었던 에피소드를 또다시 풀어서 점수를 높여도 된다.
- 친구를 구하면 구할 수록 획득해야 할 점수가 늘어난다. 
- 음성은 한국어, 자막은 끄거나 한국어로 설정해놓으면 퀴즈 풀기 편하다. 자막을 꺼도 문제는 한국어로 나온다.

퀴즈 문제를 풀어서 친구를 구할 수 있는 열쇠가 생겼다
Netflix 예고편 캡처

사소하고 잡다한 지식으로 윌리의 친구들을 구해보세요~ 지루할 때 심심할 때 시간 빨리 보내야 할 때 하면 시간순삭! 어린이용 콘텐츠 아님!

이것과 비슷한 퀴즈 콘텐츠가 또 있었으니...... 

netflix Triviaverse
Netflix 예고편 캡처

트리비아버스 (Triviaverse)

이 퀴즈쇼는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야 한다. '트리비아 퀘스트'보다 좀 더 어렵게 느껴진다. 눈만 보이는 호스트가 자꾸 도발을 한다. 

Netflix Quiz Triviaverse
Netflix 예고편 캡처

에피소드가 나뉘어져 있지 않고 1인 모드, 2인 모드만 선택할 수 있다. 시간에 쫓겨도 문제를 잘 읽어야 한다. 몇 점까지 딸 수 있는지 도전해보시길!


2024-06-30

돌풍 -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정치물 (설경구 김희애/박경수 작가)


박경수 작가의 신작 '돌풍'이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주인공 박동호가 대통령을 시해했다고 자백하는 예고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전작들(추적자: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 등)만큼이나 속도감 넘치고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준다. 엎치락뒤치락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가 없다. 

김희애와 설경구가 서로 대립한다


돌풍 (The Whirlwind)

: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2024.06.28 공개. 박경수 극본. 김용완 연출. 설경구, 김희애, 김미숙, 김영민, 김홍파, 임세미, 전배수, 김종구, 강상원, 오민애 등 출연.


스포일러 주의!
드라마 보실 분은 아무것도 모르고
보시는 게 좋습니다!

크게 대립하는 두 인물은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와 부총리 정수진(김희애)이다. 박동호는 재벌인 대진그룹을 수사하다 물 먹은 검사였다. 그런 그를 장일준이 정치에 입문시켰고, 훗날 장일준은 대통령이 되었다. 박동호는 장일준이 자기 아들의 비리를 덮기 위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게 된다. 그 설거지를 맡아서 한 것은 정수진이었다. 대통령 아들은 대진그룹과 얽혀 있었고 정수진 역시 그룹 2인자 강상운과 공범 같은 사이였다.

분노한 박동호는 썩어버린 장일준을 시해하고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된다.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2화 엔딩을 예상한 분이 있다면 작가 하세요.

박경수의 작품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내 편도 없다. 누구와 손을 잡을지 누구의 뒤통수를 때릴지 알 수가 없기에 보는 동안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 드라마도 그렇다. 만남을 가질 때에는 은밀한 곳보다 차라리 공공장소가 낫다는 교훈을 준다. 쓸 떼 없는 말도 하지 말고 선물도 조심. 휴대폰 단속은 필수.



박동호는 괴물을 잡으려다 괴물이 된 듯한 모습도 보인다. 정수진은 운동권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지만 현재는 자기 안위를 위해서 싸운다. 박동호가 그 어떤 일을 벌여도 대진그룹은 사라지지 않고 카멜레온 같은 인간은 또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고 그 희생을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정의가 늘 불의를 이기고 벌 받아야 할 자가 제대로 벌 받는 세상. 이 당연한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이제는 드라마에서가 아닌, 대한민국 현실에서 보고 싶다. 절실히. 

넷플릭스에 볼 것 없다 하시는 분, 재미있는 드라마 찾으시는 분께 강추. 현재 우리나라 정치 현실이 답답한 분께도 추천. 판을 뒤엎을 자가 필요하다.


* 은유와 비유로 함축된, 뼈를 품은 촌철살인의 대사가 매력적이다. 바꿔 말하면 이 점이 피곤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마음에 든다면 박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추천.

* 후반부에 가면 어떤 장면 때문에 한 전직 대통령이 떠오른다. 중간 중간 그분이 생전에 했던 말씀과 비슷한 대사도 나와서 더더욱. 그리운 대통령님. 

* 오래전에 MBC에서 '내 인생의 스페셜'이라는 미니시리즈를 방영했었는데 제목도 모르고 봤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본방사수를 했었다. 김승우, 명세빈, 신성우 등이 나왔고 캐릭터들이 톡톡 튀었다. 알고 보니 박경수 작가 작품. (당시 '늑대'의 주연 배우 문정혁과 한지민이 촬영 도중 사고를 당해 2회 만에 방영 중단되면서 사전 제작해놓은 이 드라마를 방영한 것이라고 함-위키 참고) 

* 김희애 주연의 '퀸메이커'도 강추. 재벌가 기획실장이 인권 변호사를 서울시장으로 만드는 내용.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