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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코닉 주니어.
그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다. 20대 젊은 나이에 영화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의 음악을 맡아 이름을 크게 날렸다는 것 정도? 그의 이름 앞에는 천재 재즈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재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의 음반은 들어본 게 없지만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 OST는 아주 좋았다.
얼굴마저 잘 생긴 그는 연기도 함께 했다. 그의 출연작 중 몇 편을 보긴 했는데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다. 그래서 오랜만에 얼굴이나 볼 겸 이 영화를 골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기를 잘 했다.
주인공 존은 음반이 망하자 사이프러스(키프로스)로 와버렸다. 바다 풍경이 끝내주는 절벽 위의 집을 사서 칩거한다. 사람들 눈을 피해 조용히 살고 싶었던 그는 상상도 못한 일을 겪게 된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그의 눈앞에서 몸을 날린 것이다. 알고 보니 이 절벽은 자살 명소였다. 경찰은 존에게 아예 감시자 역할을 부탁한다.
존은 마을에 갔다가 한 여성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시아와 마주친다. 시아는 그의 옛 연인이었다. 감정이 남아있던 두 사람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낸다. 이곳 생활에 점점 적응해가던 그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존이 사이프러스를 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과거의 추억이 남아있던 곳을 본능적으로 고른 것이었다. 세상으로부터 도망친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 그는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는 선물을 받게 된다.
해리 코닉 주니어가 왕년의 록스타 역할에 빙의한 듯 잘 어울린다. 노래가 자주 나와서 귀가 심심하지 않다. 배경으로 나오는 마을 풍경도 따뜻하고 그곳 사람들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쉬는 날 커피나 차 한 잔 마시면서(술도 좋겠다) 보기 좋은 영화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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