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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SBS)
: 2004.08.28 ~ 2004.10.17 토,일 방영. 윤성희 극본. 고경희, 홍창욱 연출. 강동원, 김효진, 양진우, 엄지원, 서인석, 강남길, 이응경, 정동환, 이인, 윤용현, 이찬, 이대연, 정소영, 정선우, 김영숙, 임주환 출연. 마술사 최현우 특별 출연.
그러고 보니 이 드라마가 '파리의 연인' 후속작!
'파리의 연인'이라면 엄청난 시청률을 올리며 2004년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궜던 로맨스 드라마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박신양과 너무나 사랑스러운 김정은, 정신 못 차리게 재미있는 스토리가 시청자의 혼을 쏙 빼놓았었다. 그런 인기작의 뒤를 이어야 했으니 '매직' 제작진은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
그래서 라이징 스타 강동원을 회심의 카드로 내놓았는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그에게 더 큰 인기를 안겨준) 영화 '늑대의 유혹'이 개봉하고 한 달 뒤쯤부터 방영했으니 그 반사이익도 기대했을 것이다. But !
당시 기사를 찾아보니 쓴웃음이 나온다. 1회 시청률 20%, 마지막회 시청률 14%. 잘 나가던 그에게 상처를 안겨준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강동원이 그렇게 연기를 못했었나? 글쎄. 감명 깊게 본 드라마가 이런 혹평을 받았던 걸 십수 년 만에 되새기니 마음이 좀 아린다.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매직'에 많은 인물이 나오지만 유독 생각나는 건 마술사와 그의 아들, 차강재 세 사람의 얘기다. 마술사는 아들에게 기술을 물려주려 하지만 차강재가 더 재능을 보인다. 없느니만 못한 아버지를 뒀던 차강재는 자신을 대가 없이 받아준 마술사를 친아버지처럼 여기고, 마술사 역시 차강재를 아들처럼 챙겨준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친아들을 찾는 마술사를 보고 차강재는 더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상처 많은 내면아이를 가진 차강재와 강동원의 차가운 이미지가 내 눈에는 잘 어울려 보였다. 십수 년 간 그의 다른 작품들을 본 눈으로 이 드라마를 다시 보게 되면 감상이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김효진도 순수한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 차강재가 마지노선을 넘으려 할 때 한 조각 남은 양심처럼 그를 멈칫하게 만드는 캐릭터랄까.
마지막회의 마지막 대사가 너무 멋있어서 적어놓고 음미했었는데 이제는 기억이 안 나서 그 부분만 다시 보고 받아 적었다. "내게 있어 세상은 마실 수록 갈증 나는 바닷물 같았다. 너의 사랑을 다 마셔버린 나는 이제 더 이상 목이 마르지 않다". 파도치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절벽 앞에 서있던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앞으로 갔을까, 뒤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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