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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그레이스(Grace) - 웨이브 추천 영드 수사물


웨이브(Wavve)에서 영국 드라마 카테고리를 훑어보다 보게 된 작품이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영드 경찰 드라마의 썸네일은 왜 이렇게 멋대가리가 없을까? 주인공 형사 두 사람이 뚱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고 있는 게 대부분. 이 작품도 존 심(John Simm)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으면 그냥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 이름을 들으면 자존심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배우 존 심. 그의 연기력을 생각하면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러주고 싶다.


드라마 그레이스 - 글렌 형사와 로이 형사
리치 캠벨 / 존 심
 

그레이스 (Grace)


: 영국 itv 제작. 2021년 시즌 1 시작. 2024년 시즌 4까지 방영. 피터 제임스의 소설 'Roy Grace' 원작. 존 심, 리치 캠벨, 조 태퍼, 크레이그 파킨슨, 로라 엘핀스톤, 브래드 모리슨, 클레어 캘브레이스 등 출연. 

'그레이스'는 주인공 형사의 이름이다. DS(Detective Superintendent) 로이 그레이스. 영국 경찰 계급 체계를 찾아봤으나 우리말로 DS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드라마를 보면 현장을 뛰는 형사 중에 가장 높은 수사팀장 격인데 그나마 '경위'가 비슷한 듯. 아무튼 로이는 실력 좋은 경찰이지만 문제가 될만한 점이 있었다. 수사를 위해서라면 미신(superstition)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몇 년 째 실종 상태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실마리 하나 잡히지 않고 시신도 발견되지 않으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미신의 힘을 빌렸다. 하지만 개인적인 일 외에 수사에도 이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상관의 경고를 받고 언론에서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수사에 진전이 없자 사이코메트리를 찾아간다. 로이는 자신의 안위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한 사람이다. [1시즌 1화 내용]




한 회당 1시간 30분 안팎의 런닝 타임. 2024년 11월 현재 4시즌까지 있지만 에피소드 개수가 많지 않다. 총 12화. 1시즌 보는데 '인데버'가 생각나서 설마 했더니 작가 이름에 러셀 루이스가 보인다. 위키백과에서 보니 2시즌까지 참여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보았으나 IMDB에는 혹평이 많다. 별점 1개짜리 평만 모아서 보니 대체로 피터 제임스의 원작보다 못하다는 내용이다. 소설이 정말 재미있다고 해서 번역본을 찾아보니 2012년 살림 출판사에서 나온 '데드 심플'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출간된 것은 품절된 이 책 한 권이 전부란 말인가? 원서는 잔뜩 나오는데..😑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에는 별 불만이 없다. 4시즌 결말은 짜증이 났지만 5시즌 나오면 당장 봅니다~ 영국 정통 형사물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


* 존 심의 대표작 '라이프 온 마스'와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 넷플릭스에 같은 제목의 드라마가 있다. 넷플 '그레이스'는 19세기 캐나다의 여성 범죄자 그레이스 막스가 주인공. 찜만 해놓고 아직 안 봤다. 평을 보니 아주 재미있다고 한다. 

* 로이의 연인으로 나오는 조 태퍼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원'에서 형사로 나온다. 유전자 검사로 천생연분을 찾는 게 가능한 시대. 이 작품도 재밌다. 

2024-11-11

파인드 미 폴링 (Find Me Falling) - 힐링하기 좋은 영화 [넷플릭스 추천작]

우연히 만난 존과 시아
출처 TMDB

해리 코닉 주니어.


그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다. 20대 젊은 나이에 영화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의 음악을 맡아 이름을 크게 날렸다는 것 정도? 그의 이름 앞에는 천재 재즈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재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의 음반은 들어본 게 없지만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 OST는 아주 좋았다. 

얼굴마저 잘 생긴 그는 연기도 함께 했다. 그의 출연작 중 몇 편을 보긴 했는데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다. 그래서 오랜만에 얼굴이나 볼 겸 이 영화를 골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기를 잘 했다. 

주인공 존은 음반이 망하자 사이프러스(키프로스)로 와버렸다. 바다 풍경이 끝내주는 절벽 위의 집을 사서 칩거한다. 사람들 눈을 피해 조용히 살고 싶었던 그는 상상도 못한 일을 겪게 된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그의 눈앞에서 몸을 날린 것이다. 알고 보니 이 절벽은 자살 명소였다. 경찰은 존에게 아예 감시자 역할을 부탁한다.


존은 마을에 갔다가 한 여성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시아와 마주친다. 시아는 그의 옛 연인이었다. 감정이 남아있던 두 사람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낸다. 이곳 생활에 점점 적응해가던 그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존이 사이프러스를 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과거의 추억이 남아있던 곳을 본능적으로 고른 것이었다. 세상으로부터 도망친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 그는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는 선물을 받게 된다.

해리 코닉 주니어가 왕년의 록스타 역할에 빙의한 듯 잘 어울린다. 노래가 자주 나와서 귀가 심심하지 않다. 배경으로 나오는 마을 풍경도 따뜻하고 그곳 사람들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쉬는 날 커피나 차 한 잔 마시면서(술도 좋겠다) 보기 좋은 영화이다. 강추.

존이 멜리나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출처 TMDB

2024-11-06

러버스(The Lovers) - 너무 다른 두 남녀의 만남 [웨이브 추천 영드 미드]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사는 재닛. 삶을 끝내려는 순간 한 남자가 눈앞에 나타난다. 마치 신의 계시처럼. 

영국 런던에서 방송 진행자로 바쁘게 사는 셰이머스. 일 때문에 마지 못해 간 벨파스트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마치 운명처럼.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린다. 하지만 셰이머스에게 문제가 있었으니....


두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러버스 (The Lovers)


: 2023년 공개. 조이 플린, 로이신 갤러거, 앨리스 이브, 콘레스 힐, 마틴 퀸 등 출연.


Wavve 독점 해외 시리즈를 살펴보다 보게 된 드라마. 어떻게든 주인공 둘이 연결될 게 뻔해서 편한(?) 마음으로 보았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역시 운명이 인간에게 치는 장난은 가혹하다. 그러니까 운명이겠지만. 그럼에도 뭐다? 이것은 드라마이다. 드라마에서는 불가능할 게 없다. 

연애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솔직함'이 포함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알려야 할 것을 알리지 않은 것도 심각한 거짓말이다.



* 재닛으로 나오는 로이신 갤러거가 아주 매력적이다. 외모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른다면 스토리가 이해 안 될 수도 있다.

* 배우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영국 드라마인 것은 분명한데, 어디는 제작 국가에 영국만 써있고 어디는 또 미국만 써있고 어디는 영국 미국 다 써있고 복잡하다 복잡해~

* IMDB에는 에피소드가 11개로 나온다. 2시즌이 나오려다 말았나? 6회 이후로 더 할 이야기는 없어 보인다. 

2024-11-03

넷플릭스 외교관(The Diplomat) 시즌1,2 - 강력 추천 정치 외교 미드


넷플릭스에 볼 것 없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미드 '외교관' 안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시즌2 엔딩 보고 나서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크리에이터 데보라 칸이 바로 앞에 있었으면 미친 듯이 찬사를 날렸을 지도.


케이트 영국 대사 클로즈업


외교관 (The Diplomat)


: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국 드라마. 1시즌 2023년 4월 20일 공개. 2시즌 2024년 10월 31일 공개. 3시즌 제작 확정. 제작 데보라 칸. 연출 및 작가 데보라 칸 외 여러 명.
케리 러셀, 루퍼스 슈얼, 데이비드 자시, 알리 안, 아토 에산도, 로리 키니어, 실리아 임리, 제스 챈리오, 조지 헨리, 나나 멘사, 세실리아 데니슨 등 출연. 그리고 앨리슨 재니.


=== 스포일러 주의 ===

시즌 1 시작은, 영국 함선이 폭탄 공격을 받아 군인 43명이 전사한다. 영국 총리 니콜 트로브리지는 러시아의 소행이라 확신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일하러 갈 예정이었던 주인공 케이트 와일러는 갑자기 영국 대사로 발령 받아 이 사태의 중심에 서게 된다. 불안한 세계 정세 만큼이나 케이트의 결혼 생활도 삐걱대지만 보여지는 게 중요한 자리라 이혼을 선택할 수 없다.

남편이자 저명한 외교관인 할 와일러는 케이트의 든든한 조력자인 동시에 원수 같은 존재이다. 영국 외무 장관 오스틴 데니슨과는 일로 계속 부딪히면서 서로 호감을 갖게 된다. 두 사람의 감정이 극에 달한 날 폭탄 공격의 배후가 드러난다.




2시즌에서는 폭탄 공격의 전말이 밝혀진다. 미국 부통령이 새로 등장하는데 캐릭터도 멋지지만 배우의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리고 충격적인 엔딩. 1시즌 마지막도 그랬는데 2시즌은 아주 머리를 후려치는구나~ 

1시즌만 보았을 땐 이 드라마 때문에 실제로 외교 분쟁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2시즌을 보고는 더 이상 아무 생각 하지 않기로 했다. 새 시즌 나오면 닥치고 즐기기만 하겠습니다~

오늘의 넷플릭스를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지만 주연 배우 때문에 추천하기 어려운 '하우스 오브 카드'나 '지정생존자'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외교관'에도 정신없이 빠져들 것이다. 웬만하면 두 시즌을 한번에 이어서 보는 게 좋겠다. 1시즌 내용이 잘 생각나야 2시즌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강추강추강강추!


* 배우들 연기가 그야말로 후덜덜(Excellent)이다. 특히 케이트 역의 케리 러셀과 할 역의 루퍼스 슈얼. 이 부부의 역학 관계와 외교 전쟁이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enemy)도 없는 세계.

* 부통령 그레이스 펜으로 나오는 앨리스 재니는 '웨스트 윙'에서 백악관 대변인 역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웨스트 윙을 안 봐서 몰랐다. 엄청난 정치 드라마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HBO MAX에서 볼 수 있다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OTT가 언제 들어오려나? VPN까지 쓰면서 보고 싶지는 않다.

2024-11-01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 캐나다 범죄 수사물 (웨이브 추천)


제목만 보아도 인기 미드 시리즈 '로 앤 오더'의 스핀오프(파생작)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찾아보니 '로 앤 오더 : 크리미널 인텐트'가 이미 있었다(2001~2011년까지 미국에서 10시즌 방영). 종영한 지 13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부활하는 드라마라니. 로 앤 오더 시리즈는 대체 어디까지 가지를 뻗어나갈까?


로앤오더 토론토 크리미널 인텐트의 헨리와 프랭키
헨리와 프랭키 / 출처 왓챠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Law&Order Toronto : Criminal Intent)


사실 스핀오프 미드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토론토 1시즌을 보았다. '크리미널 인텐트(CI)'도 캐나다 제작진이 따로 붙인 줄 알았다. 법정 장면은 아예 나오지 않아서 드라마 제목만 가져온 건가 했는데 위키백과 설명을 보고 의문이 풀렸다.

셜록 홈즈 같은 남자 주인공은 원조 로앤오더 CI의 설정이었다. 토론토 판의 헨리 그래프 형사는 모르는 것이 없는 척척박사다. 예술에도 조예가 깊다. 직설적인 면이 반감을 주기도 한다. 범인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쳐 자백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는데 범죄자 내지 큰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짐작된다. 성범죄 전담반(SVU)의 올리비아처럼 자신의 태생 때문에 경찰을 선택한 것 같다.

파트너 프랭키 베이트먼 형사는 헨리의 어떤 모습이든 잘 받아준다(헨리가 셜록 만큼 재수 없지는 않아서 그를 참아준다는 표현은 과하다). 그나마 헨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직장 동료는 친구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서 당황하기도 한다. 슈퍼컴퓨터 같은 헨리가 생각지 못하는 것을 짚어주니 왓슨 같기도 하다.



그 외 고정 캐릭터는 검사와 반장, 컴퓨터 전문가, 부검의가 전부이다. 다른 수사물과 비교했을 때 두 형사가 범죄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데에 더 공을 들이는 느낌이다. 헨리로 나오는 에이든 영의 연기력이 대단하다. 프랭키로 나오는 캐슬린 먼로는 FBI로앤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에서 먼저 봐서 그런가 형사옷이 잘 어울려 보인다.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를 재미있게 보고 나니 원작도 궁금해진다.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그렇게 연기를 잘 했다는데... [24년 11월 현재 10시즌만 LG유플러스에서 편 당 대여 가능]

'머독 미스터리'에 이어 이 토론토 버전 CI도 캐나다 드라마를 널리 알리는 작품이 될 듯하다. 2시즌 Hurry up!


* 로 앤 오더(Law & Order) = 법과 질서, 법질서
  크리미널 인텐트(Criminal Intent) = 범죄 의도

* 주연 조연 배우 여섯 명 중 다섯 명이 캐나다 출신. 반장만 영국 출생.

* 웨이브에 있을 때 봐야 한다. 2시즌이 올라오면 1시즌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오래전에 로 앤 오더 영국 판도 있었는데 그땐 사라질 줄 몰랐다. 다시 제공해주세요~~

* 로 앤 오더 : CI는 우리나라에서 '뉴욕 특수 수사대'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고 한다.

2024-10-27

지옥 2 - 넷플릭스 추천 한드 (김현주 김성철 김신록 문소리 문근영)

 
불에 타고 있는 사람 앞에 지옥의 사자가 있다

지옥 (Hellbound)


: 넷플릭스 오리지널. 1시즌 2021년 11월 19일 공개. 2시즌 2024년 10월 25일 공개. 원작 및 각본 연상호&최규석. 감독 연상호. 김현주, 김성철, 김신록, 양익준, 이레, 임성재, 이동희, 홍의준, 조동인, 김도윤, 유아인, 박정민, 원진아, 류경수 등 출연. 2시즌 특별출연 문소리, 문근영.


😈👿 스포일러 주의 👿😈

지옥 시즌 2가 드디어 나왔다. 줄거리가 잘 생각이 안 나서 찾아보니 시즌 1 나온 게 2021년이라고?! 아니 그렇게 오래 되었나? 거의 3년쯤 지났으니 세세하게 기억이 날 리가.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시 보기는 부담스럽고 유튜브에서 1시즌 10분 요약 영상을 본 뒤에 2시즌을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다. 새 시즌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지 전혀 상상이 안 되었는데, 다음 시즌이 또 나온다면 그저 열심히 즐기기만 하련다. 지옥 2를 다 보고 나니 1부터 다시 볼 걸 그랬다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너는 *월 *일 *시에 죽는다... 너는 지옥에 간다....'



죽는 날짜와 시간을 고지 받은 사람은 그때가 되면 처참하게 죽는다는 설정이 참 기발했다. 죽음까지 남은 시간도 제각각이다. 누구는 년 단위로 누구는 일 단위로. 왜 죽는지 이유 따윈 알려주지 않는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조차 고지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랜덤(random)이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는 '죄인이기 때문에 신의 고지를 받은 것'이라며 사람들의 공포심을 조장해 자신들을 믿게 만든다.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냈을까? 상상력이 대단할 뿐.

지옥 시즌 2는 부활한 자와 이를 이용하려는 자들, 부활한 자를 지키려는 민혜진의 이야기이다. 김현주는 이번에도 참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성철은 이미 정진수 의장이었다. 문근영은 임팩트가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다. 시즌 3은 3년보다는 빨리 나왔으면.


* '신의 고지' 설정은 김동식 작가의 짧은 소설 '푸르스마, 푸르스마나스'를 생각나게 한다.
https://brunch.co.kr/@fkfmrhekd/6

*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연상호×김현주 작품은 세 편이다. 지옥, 선산, 정이. (그러고 보니 제목이 다 두 글자)


2024-10-23

완전무결한 커플, 비하인드 허 아이즈 - 넷플릭스 추천 미드 영드

 
빛나는 금발의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이 썸네일에 박혀 있다. 소개글을 보니 결혼식을 앞두고 누군가가 죽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길이도 짧아서 망설임 없이 보게 되었는데.

윈버리 가족이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
완벽해보이는 윈버리 가족

완전무결한 커플 (The Perfect Couple)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4년 9월 공개. 미국 드라마. 총 6회 완결.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낸터킷'의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그런 환상적인 곳에서 윈버리 가문이 몇 대째 살고 있다. 니콜 키드먼은 인기 소설가이자 장성한 세 아들을 둔 '그리어 개리슨 윈버리'로 나온다. 남편 태그는 모태 부자에 사랑꾼이다. 그리어와 그 가족의 삶은 완벽 그 자체로 보인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그들이 숨기고 있던 비밀이 모습을 드러낸다.



엄청난 동안(baby face)으로 뱀파이어 소리까지 들었던 이자벨 아자니가 비중 있게 나온다. 그 밖에도 리브 슈라이버, 다코타 패닝, 이브 휴슨 등 유명 배우들과 조연 배우들이 드라마를 꽉 채운다. 이 사람이 범인 같기도 하고 저 사람이 범인 같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아리송하다. '나이브스 아웃'처럼 여러 인물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교훈 : 솔직하게 살자!


아델이 식칼을 쳐들고 있다
의사 부인 아델로 나온 이브 휴슨

비하인드 허 아이즈 (Behind Her Eyes)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1년 2월 공개. 영국 드라마. 총 6회 완결. 

'완전무결한 커플'에서 신부(bride)로 나온 이브 휴슨(Eve Hewson)이 주연한 드라마. 공개 당시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으나 왜 안 보았는지 모르겠다. 엄청난 반전이 있다는 스포(spoiler)를 당해서? 이게 무슨 스포일러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반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보면 거기에 계속 신경이 쓰인다.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보는 내내 반전을 의식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불편하다. 아마도 그게 싫어서 안 본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이브 휴슨을 보겠다는 목적이 뚜렷해서 그런가 거부감이 덜 했다. 


와!! 반전을 의식하고 봤는데도 뒤통수가 얼얼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에 머리가 멍하다. 전말을 다 아는 상태에서 보면 이 놀라운 재미를 맛볼 수 없다. 스포 절대 주의! 정신과 의사와 그의 비서, 의사의 부인, 부인의 친구까지 네 사람이 얽힌 이야기. 결말을 알고 나서 중간 중간 다시 보니 새로운 게 보인다. 상상력이란 얼마나 대단한가. WoW!


* 이브 휴슨의 아버지가 아일랜드 록 밴드 U2의 리드 보컬 '보노'였다....

* '완전무결한 커플'에서 눈에 띄는 배우가 또 있었는데, 더말 슈터로 나온 인도 배우 이스한 카터 (Ishaan Khatter)이다. 부모와 배다른 형도 모두 배우라고. 넷플릭스에 '수터블 보이'라는 주연작이 있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 두 사람의 이야기. 찜!

더말이 샤워하는데 누군가 문을 열어서 돌아보고 있다


2024-10-18

시카고피디 시즌11까지 보고 느낀 점 (+ 노벨문학상)


존 보이트 반장과 팀원들
시카고PD 12시즌 포스터 같은데... 


드디어 시카고PD 11시즌까지 다 보았다. imdb에서 찾아보니 미국에서는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방영되었다. 전체 에피소드가 13개로 다른 시즌의 절반 분량이다. 이것만 그런 게 아니고 같은 시기에 방영한 딕 울프 사단의 다른 드라마들 모두 13회씩이다. 작가들이 파업해서 그렇다고 한다. 

- 로 앤 오더 23시즌(리부트 3시즌),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SVU) 25시즌, 로 앤 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 4시즌, FBI 6시즌, FBI : 모스트 원티드 5시즌, FBI : 인터내셔널 3시즌, 시카고 파이어 12시즌, 시카고 메드 9시즌.

2024년 10월 중순 현재, 미국에서는 이 드라마들의 새 시즌이 방영되고 있다. 마음 같아선 본방 사수하고 싶다. 

=== 초강력 스포일러 주의! ===

시카고PD 9시즌에서 특이점이라고 하면 제이와 헤일리가 결혼한 것인데,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엔드리스 러브(Endless Love)할 것처럼 묘사해놓고는 10시즌에서 그게 뭔가요~ 제이는 경찰 일에 회의를 느끼더니 전환점이 필요하다며 휙 떠나버리고 끝~ 이건 분명 '제시 리 소퍼'와 제작진 사이가 틀어진 거라고 확신을 했으나 불화는 개뿔, 무려 감독도 한다(S10-16, S11-12). 아니, 연출 말고 출연을 하라고~~~

안토니오 빠질 때에도 황당했으나 제이도 만만치 않다. 연락 없는 남편 때문에 죽어라 마음 고생하던 헤일리는 일과 달리기에 중독되어 살더니 11시즌 엔딩과 함께 시카고PD를 떠난다. 중심을 잡아주던 주연 배우가 둘이나 빠져버리다니 이럴 수가.

그러다 제시 리 소퍼가 FBI:인터네셔널에 합류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시즌4 예고편을 찾아보니 외모가 제이 할스테드 그대로인데?? 설마 제이로 나오는 건가 잠시 흥분했으나 배역 이름이 완전히 달랐다(Wesley 'Wes' Mitchell). 그렇다면 하다못해 헤어스타일이라도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이름만 바꾸면 다냐고요~ (이러다 나중에 '나 사실은 제이야' 하는 건 아니겠지?)

11시즌에는 진짜 욕 나오게 하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데 존 보이트가 그야말로 개고생을 한다. 실제 상황이었으면 과다 출혈로 죽었을 것 같은데 이건 뭐 어디까지나 드라마니까. 보이트로 하여금 아들 생각나게 하는 아이가 살해당하는 설정도 가혹한데 생과 사를 오가는 것도 모자라 헤일리까지 떠나게 하니 작가님들 우리 보스한테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사실 킴과 루젝도 생사를 넘나든다. 막내 형사 토레스는 그 추운데 밖에서 19금을....😑

12시즌은 웨이브에 언제쯤 올라오려나? 어떤 캐릭터가 새로 등장할지 궁금하다.



*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 25시즌은 진작에 다 봤으나 리뷰를 쓰지 않았다. 미성년자 납치 에피소드가 길게 다뤄진다. SVU를 떠났던 형사가 돌아온다.

* 로 앤 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 4시즌 보고 있는데 재밌다. 엘리엇의 형제들이 등장한다.

* 로 앤 오더 리부트 3시즌에서는 핵심 캐릭터가 퇴장하고 새 인물이 나온다.

* 시카고 파이어와 메드는 볼 엄두가 안 난다.

* FBI : 인터내셔널을 제대로 보고 싶은데 유플러스 모바일티비에 있구나..😥

* 시카고PD 8시즌까지 보고 쓴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9/chicago-pd-s8.html

* 2024년 10월 10일 우리나라의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셨다. 뉴스를 듣는 순간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이 들었다. 일주일이 넘게 지난 지금도 충격과 흥분은 계속되고 있는데 리뷰 한 줄 적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읽은 소설이 없기 때문이다.😥

주문한 책은 언제 올지 모르겠다. 예상 배송일이 또 미뤄졌다. 소싯적에 아무리 그래도 단편 소설 한편은 읽지 않았을까 머리를 싸매 보았으나 떠오르는 게 없다. 나 새끼 왜 그랬어! 그나마 읽은 책이라고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가 전부이다. 이것도 띄엄띄엄 읽었던 것 같다. 이 참에 (드라마는 좀 쉬고) 책을 읽기로 한다. 과연? 정말?

2024-10-10

흑백요리사 11회 12회 리뷰 (+ 에드워드 리 셰프)

여러 셰프들이 요리에 몰두하고 있다

🍚🥘 강 스포일러 주의! 🍮🍸


드디어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가 끝이 났다. 취지를 모르겠는 팀전 때문에 기분이 많이 안 좋았으나 마지막 두 회는 재미와 감동 그 자체였다.

준결승은 두부 한 가지 만으로 계속해서 요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무한요리지옥' 대결이었다. 30분 동안 무조건 하나의 요리를 완성해야 하며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하는 죽음의 토너먼트였다.

다들 어쩌면 그렇게 새로운 두부 요리를 만들어내는지 신기함을 넘어서 존경스러웠다. 특히 에드워드 리(Edward Lee) 셰프는 발상이 대단했다. 켄터키 하면 떠오르는 것을 재현해냈을 때는 쌍따봉을 날릴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니 양식 코스를 그대로 따라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진심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프 → 해산물 요리 → 고기 요리 → 파스타/치즈 → 해산물or고기 요리 → 디저트. 흑백요리사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강렬하고 가장 볼만하며 가장 재미있는 미션이었다. 


마지막 대결은 '내 이름을 건 요리' 만들기. 이런 미션이라면 내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만들 텐데 에드워드 리 셰프는 결승전에서도 (안전한 선택 대신) 그 누구도 상상하기 힘든 요리를 만들어냈다. 아울러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한국에 대한 사랑을 서툰 우리말로 고백할 때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느껴졌다.



무한요리지옥 대결의 임팩트가 엄청나서 결승전은 몹시 싱겁고 평이하게 느껴졌다. 칭찬에 인색한 안성재 셰프가 극찬을 할 만큼 우승자의 음식이 맛있어서 이긴 것이겠지만, 결승을 따로 할 게 아니고 두부 미션으로 우승자를 가렸어야 했다. 이전 대결에서 최고점을 받아 결승전으로 직행한 그에게 두부 미션 2회 정도 면제해주고 같이 겨루게 했다면 과연 결과가 어땠을까? 우승자도 분명 요리를 잘하고 우승 자격이 충분하지만, 두부 미션에서 에드워드 리 셰프가 보여준 실력과 철학이 너무 대단해서 우승자보다 더 큰 찬사를 받고 있다. 

우승자가 공개되고 나서 출연자들이 편하게 후일담을 풀고 있는데, 에드워드 리 셰프는 미국을 오가느라 시차 적응도 힘들었고 숙박 업소에서는 음식 연습을 할 수가 없으니 도구 몇 개 사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었으니 그를 칭송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흑백요리사 시즌 2가 분명히 만들어질 텐데, 다음 시즌에서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팀전은 더 신중하게 만들어주시고 통편집은 줄었으면. 대한민국 프로인 만큼 한식 미션은 필수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재료 계속 바꿔서 무한요리지옥 미션만 따로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출연자 이력 체크도 좀 더 깐깐하게 해주시길. 무엇보다 요리에 미쳐있는, 요리에 진심인 멋진 셰프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좋았다. 강추!


* 출연자들 과거가 속속 발굴되고 있다. 시즌 2 나가고 싶은 분들은 업장 청결에 더욱 신경 쓰시고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상은 없는지 찾아보시길. 

2024-10-02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8, 9, 10회 분노의 후기


8회 패자부활전 미션은 아주 볼만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것들을 재료 삼아 음식 만들기. 이미 다 조리되어 있거나 라면처럼 끓이기만 되는 것들로 셰프들이 어떤 음식을 만들어낼까 상상이 안 되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러지 않는 시간이었다. 

서바이벌 참가자들이 편의점으로 달려가고 있다
흑백요리사 패자부활전

🥡🍱 스포일러 주의!🍜🍣

두 심사위원의 표정과 먹는 모습에서 1등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얼마나 맛있으면 연거푸 먹는지 나도 먹어보고 싶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10월 1일 저녁부터 레시피가 돌아다녔고 실제로 만들어보았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곧 CU에서 팔 예정이라고 하는데, 솔직히는 아이디어를 낸 셰프가 직접 만든 것을 먹어보고 싶다. 

패자부활전으로 올라온 3명을 합쳐 8회까지 남아있는 셰프는 총 15명. 이들이 치룬 팀전은 그야말로 흑백요리사 전 회를 통틀어서 가장 최악이었다.

열 다섯 명이면 많지도 않은데 왜 또 팀을 짜서 요리를 시키는지 모를 일이었지만, 굳이 팀마다 한 명씩 방출시켜서 새로운 팀을 짜게 만든 부분이 가장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그럼 쪽수라도 맞춰주든가~ 난 또 3명 뿐인 방출팀에 안성재 셰프가 조커로 투입되는 줄 알았다. 아니면 전혀 생각지 못한 사람이 등장하든지. 아무리 원래 있던 팀의 전략을 다 아는 세 사람이 모였다고는 해도, 다른 팀들은 그때 이미 재료 준비가 끝난 상태 아니었던가? 방출 룰(rule)도 황당한데 모자란 인원은 채워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우선권 주는 것도 없고, 이런 불공평한 상태로 대체 무슨 경쟁을 하라는 것인지??

그리고 먹방 유튜버들을 불러와 음식을 사먹게 하는 것도 그랬다. 한 사람 당 돈을 100만원씩이나 주면 당연히 비싼 메뉴도 별 거리낌 없이 시켜 먹을 것이다. 음식값을 20만원 이하로 줬어야 고민하며 메뉴를 고르지 않을까? 아니면 차라리 먹방러 모두에게 음식을 일괄적으로 제공하고 투표를 시키든지. 대체 왜 이따위 미션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매출 1등 팀은 전원 생존. 이건 그렇다 치고 2, 3위 팀에서 일부만 합격시킨 것도 우습다. 그럼 당연히 팀장이 유리하지 않을까? 조용히 보조 역할을 한 사람은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 편의점 미션까지는 재밌게 보았는데 이 팀전 보고는 기분이 아주 나빠졌다. 요리는 개인 작업인데 왜 자꾸 팀전으로 운명을 가르는 것인지? 스타성 있는 셰프만 유리했던 미션이었다.

그리고 밤을 새워가며 찍는 것도 문제이다. 아무리 일회성이라지만 기본적인 인권은 지켜가며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설마 극한 상황에 몰아넣은 것도 제작진의 의도? 체력 테스트 하는 것도 아니고 다음 시즌에서는 지양했으면 좋겠다. 

재료 몇 개만 똑같이 주고 자신만의 음식 만들어 보라거나 우리나라 프로그램인데 전통 한식 미션 하나 넣으면 안 됐나? 남은 두 회에서는 뭐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기분 잡치게 하는 미션은 제발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흑백요리사 1~4회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9/culinary-class-Wars.html

2024-09-27

흑백요리사(Culinary Class Wars) 5, 6, 7회 솔직한 리뷰 -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추천


🍖🍖🥩🥩 스포일러 주의!
출연자 실명 언급 없음 🦪🦪🍤🍤

생선 요리를 하는 두 팀과 100인의 심사위원
넷플릭스 예고편 캡처


1~4회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9/culinary-class-Wars.html


흑백요리사 5~7회에서는 팀전이 진행되었다. 고기와 해산물의 대결. 흑수저 팀과 백수저 팀이 각각 반으로 나뉘어 경쟁. 사공(머리 역할)만 하던 사람들이 과연 잘 뭉칠 수 있을까 우려가 되었는데 역시나. 4명의 팀장을 보니 느끼는 바가 많았다. 분위기와 감정에 휩쓸려 우왕좌왕하는 리더는 최악. 팀원들에게 제대로 지시를 못내리는 리더도 최악. 팀원들의 장점을 파악해 효율적으로 일을 나눠준 팀장이 돋보였다. 미션 시작하자마자 재료부터 독점한 팀장은 몹시 얄미워 보였으나 팀의 입장에서는 든든한 팀장이 아니었을지(개인적으로는 불호).

팀장 말에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팀원도 최악. 말본새가 좋지 않은 팀원도 최악. 같은 팀원을 믿지 못하고 계속 의심하는 팀원도 최악. 이런 팀은 역시나 패배로 이어졌다.



팀전 심사는 안성재와 백종원 두 대표 심사위원을 포함해서 100인이 했는데, 공정하게 하려면 이들도 블라인드 심사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밀 유지를 위해 프로그램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98명에게 알려주지는 않았겠지만, 백수저 팀에는 유명한 셰프들이 많았기에 얼굴을 알아보는 심사위원도 있었을 것이다. 그중에는 개인적인 팬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반대로 안티(Anti)도 있을 수 있겠지만. 


고기 재료를 준비하는 출연자들과 세팅된 음식 모습
넷플릭스 화면 캡처


100인 세트가 마치 KBS 퀴즈 프로 1대100을 연상시켰는데, 100인 자리에 서본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100인 자리에서는 거리가 꽤 있어서 두 팀의 조리 과정이 자세히는 안 보였을 것이다. 100인용 모니터나 스피커를 따로 설치하지 않았다면 현장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실제로는 어떻게 했는지 모름). 그래도 조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팀과 팀원에 대한 호불호를 가질 수 있고 이것이 음식맛보다 심사에 더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것조차 심사의 일부로 제작진이 의도한 거라면 더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100인에게 조리 과정을 전혀 노출하지 않고 음식맛만 보게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그래도 비슷했을까? 아니면 완전히 달랐을까? 궁금하다. (서핑을 하다 보면 어차피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결과도 다 정해 놓았을 거라고 철저히 불신하는 시청자도 있던데 그 정도로 의심할 거면 안 보는 게)

10월 1일에 공개되는 8, 9, 10회 예고를 보니 패자부활전(편의점에서 파는 것들로 음식 만들기), 대식가 먹방 유튜버들이 주문하는 대로 음식 만드는 미션이 나온다. 빨리 보고 싶다~


* 이미 다 촬영 편집이 끝난 것이니 수정할 순 없겠지만, 여성 셰프들에게 이모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던 분들은 이 기회에 자신을 돌아보시길. 다 동등한 셰프 자격으로 참가한 것 아니었나? 

* 다음 시즌에서는 마스크와 셰프 모자 필수로 쓰고 조리하는 규정 추가하기를.

* 흑백요리사 8~10회 감상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10/Culinary-Class-Wars-8-9-10.html

더 베이(The Bay) 시즌 5 - 추천 영드 형사물 (+ 숀 에반스)


영국 드라마 '더 베이' 4시즌을 보고 리뷰를 쓴 게 8월 말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5시즌이 ott에 올라왔다. 이렇게 두 시즌을 연달아 보게 되니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드라마 출연 배우들이 한데 모여있다
The Bay Season 5 / 출처 TMDB

 
아무튼 초특급으로(?) 보게 된 5시즌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놀란 것이 있으니 감독이 숀 에반스(Shaun Evans)!! 흔한 이름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명이인일 수 있어서 찾아보니 '인데버'에서 주인공 노력씨로 나온 배우가 맞았다. WoW~ (Endeavour 뜻이 노력)

숀이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고 있다
Shaun Evans / 출처 핀터레스트

어쩐지 인데버 느낌이 나는 것 같더라니. 5시즌 6회 전체는 아니고 1, 2, 3회를 연출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그의 이름을 보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  


더 베이 시즌 5는, 주인공 젠 형사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시작된다. 젠은 자신을 걱정해주는 동료들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시즌 4에서는 남편의 전 부인이 맘대로 드나들며 괴롭게 하더니 이번엔 젠의 엄마가 갑자기 찾아와 눌러 앉는다. 아이들과 남편은 일이 우선인 젠을 원망한다. 경찰서는 예산이 깎여서 업무 환경이 엉망이다. 오늘도 영국 경찰 드라마의 주인공은 편할 날이 없다.

사체로 발견된 젊은 여성을 수사하다 보니 재혼 가정의 자녀였다.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가족들. 학교 친구들이 말하는 그녀는 뛰어난 사람이었다. 대체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젠은 자녀를 잃은 가족을 챙기느라 정작 자신의 가족은 잘 챙기지 못한다. 그 빈틈을 (불청객 같았던) 젠의 엄마가 메꿔 준다. 이 시리즈를 기획하는 제작진은 '가족의 의미와 중요성'을 테마로 삼는 게 분명하다. 결국 아픔을 나누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은 가족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없느니만 못한 가족을 둔 사람은 인생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겠는가]


* 웨이브, 티빙, 왓챠에서 볼 수 있다. (2024년 9월 현재)

* imdb에서 숀 에반스를 찾아보니 드라마 'Until I Kill You'에 출연 후 더 베이 5시즌을 연출한 것이 최신 근황이다. 경찰 역이 지겨웠던 것일까? 살인자 역에 감독까지.

* 솔직히 5시즌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 소리 없이 강한 시리즈.


2024-09-18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 4회까지 보고 쓰는 리뷰 -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추천


계급, 흑수저, 백수저..... 이 프로에서 시그니처(signature)처럼 쓰는 말들은 어감부터 도발적이다. 제목에서부터 계급 타령을 하고 있는데 대놓고 말하면 재수가 없다. 유명 셰프 20명(백수저)과 무명 재야 고수 80명(흑수저)의 대결이라지만, 흑수저에 속한 이들을 보니 한가닥 하는 맛집 오너가 대부분이다. 말만 흑수저이지 이미 대단한 셰프들인 것이다. 

안성재 셰프와 백종원이 요리 심사를 하고 있다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 (Culinary Class Wars)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4년 9월 17일 첫 공개. 크리에이터 윤현준, 김학민, 김은지. 작가 모은설. 

100명의 요리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심사위원은 단 두 명이다. 백종원과 안성재. 백종원이야 뭐 우리나라 외식업계의 큰손으로 그를 모르는 사람 찾기가 더 힘들 것이다. 안성재는 미슐랭 3스타(별 3개) 식당 'MOSU(모수)'의 셰프라고 한다. 찾아보니 2024년 1월에 문을 닫았다고. 그래서 여기에 출연할 수 있었나 보다. 

===== 스포일러 주의!!! =====


1라운드에서는 흑수저 80명에게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만들라고 한다. 참가자가 요리를 끝냈다고 알리면 심사위원이 바로 가서 먹어보고 그 자리에서 결과를 알려준다. 심사위원 한 명이 40명씩 심사. 그렇게 해서 단 20명만 남긴다. 헐~

여기서 불만인 점은 하나의 요리를 두 심사위원이 다 먹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 입맛이 제각각이고 판단 기준이 다른데 두 사람이 따로 심사한다는 게 영 마뜩하지가 않다. 물론 한 사람이 40명의 요리를 한 입씩만 먹어도 배가 부르겠지만, 시간 차이를 두고 경연하면 80명의 요리를 다 먹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안성재 셰프가 백종원보다 더 까다롭게 심사하는 느낌이어서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2라운드는 흑백 1:1 대결. 20개의 냉장고가 등장한다. 백수저와 흑수저가 서로 대결할 상대를 고른다. 짝을 이룬 두 사람은 냉장고 하나를 선택해 그 안에 들어있는 재료로 나만의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2라운드부터는 심사위원 두 사람이 하나의 요리를 모두 먹어본다. 그 어떤 정보도 주지 않고 오로지 맛만 보게 하는 방식은 아주 좋다. 그런데 일대일 대결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운명이 180도 달라질 수 있으니 그게 또 불만이다. 이것은 비단 이 프로만의 문제가 아니고 서바이벌에서 일대일 대결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물론 여건상 한 사람이 상대팀 모두와 일대일로 겨룰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심사를 하고 나면 어느 탈락자가 합격자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 않을까? 

아무튼 백수저 최현석과 흑수저 원투쓰리 두 셰프의 대결에서 누가 이겼는지 알려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서바이벌은 잔인하지만 너무 재밌다. 강추!


* 갖가지 요리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 
* 그 많은 음식들은 다 어떻게 처리했을까? 출연자와 스텝이 다 나눠 먹었나?
* 늦은 시간에 봤더니 배가 너무 고파진다. 
* 넷플릭스 간판 서바이벌 프로 '피지컬100'을 재밌게 보았다면 당장 보세요.


흑백요리사 5~7회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9/culinary-class-Wars-567.html

흑백요리사 8~10회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10/Culinary-Class-Wars-8-9-10.html

2024-09-13

새들이 사는 마을 (The Birds' Hill) - 2024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상영작 독립영화



네 사람이 까마귀 분장을 한 채 연극을 하고 있다

새들이 사는 마을 (The Birds' Hill)


: 2023년 작. 안선유 각본 및 감독. 오지후, 손예원, 조계준, 최재승, 유영우 등 출연. 

상영작 하이라이트만 보았을 땐 새를 지키는 환경운동가 이야기인 줄 알았다. 영화를 보니 내가 본 장면은 주인공이 과거에 했던 연극의 일부였다. 인간의 재개발로 터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까마귀들의 이야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주인공이 까마귀이자 동네였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추측되는 현실적인 문제로 연극을 그만 둔 주인공은 꿈을 접고 (재개발을 앞둔 동네처럼) 바뀌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떠난 동네에서 여전히 연극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보며 다시 꿈을 떠올린다. '꿈을 등지고 현실과 타협한 나'와 '꿈을 계속 좇고 싶은 나'가 주인공 안에서 갈등한다. 앞으로 그녀의 선택은?


오랫동안 꾼 꿈을 무기한 접은 상태라서 그런가 여운이 길다. 다섯 가지 계명 중 마지막 것은 나오지 않지만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어떠한 경우든 나 자신을 잃지 말자(잊지 말자) 



* 9월 15일까지 네이버TV에서 볼 수 있다.
https://naver.me/5wWrC0Fq

* 주인공과 친구 사이가 우정 이상으로 보였는데 검색해보니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SIPFF/퀴어영화제)에서도 상영. 

* "이 세상에 쓸모없는 예술은 없다" "우리가 무엇인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아무리 최악의 상황에서라도 말이야"


2024-09-01

시카고 피디(CHICAGO PD) 시즌8까지 보고 쓰는 리뷰 [추천 경찰 미드]


📌📌 강력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미국드라마 시카고피디 출연 배우들

시카고피디 8시즌까지 보고 느낀 점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더 추가될 수 있음.


* '에린 린지' 역의 소피아 부시가 빠지고 보니 그녀의 매력과 존재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잘 알겠다. 그래도 후임으로 들어온 헤일리 업튼 역의 트레이시 스피리다코스가 빈 자리를 잘 채워주었다. 연기력 짱.

* 행크 보이트 반장의 사적제제, 법을 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초반 시즌에 비하면 그나마 줄어들었지만.

* 헤일리가 행크를 닮아간다. 행크는 헤일리가 자신 같은 범법자(?)가 될까봐 걱정한다.

* 인종 차별, 흑인 과잉 진압 같은 인종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진다. 

* '어떠한 경우든 법과 절차를 지켜야 한다' VS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자를 빨리 구해내는 게 우선이다' 갈등이 크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수준의 문제.

* 혼돈의 카오스 같은 애정 관계. 수사물 러브 라인 싫어하는 분은 극혐할듯.



* 제이가 에린과 커플이었을 땐 (배우끼리 실제로 사귀었어서 그런가)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었는데 헤일리와는 비지니스 느낌?

* 안토니오는 너무 급하게 빠져서 어리둥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제작진과 사이가 틀어져서 쫓겨난 것인가 의심하겠음. 뭐 죽이지는 않았으니 언젠가 다시 나올 수도...?

* 1시즌에서는 플랫 형사가 참 싫었다. 계속 보다 보니 의리 깊고 능력 있고 시니컬한 매력을 가진 멋진 경찰이었다.

* 브라이언 게러티(숀 로만 역)가 나온 7시즌 15화를 다시 보니, 내용상 그가 시카고 피디에 돌아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행크 보이트야 원래 범법(?) 캐릭터지만....

* 앨빈......... 😭😭😭

* 경찰의 자녀들이 실제로도 많이 죽나? 시카고피디에서는 빈도가 너무 높은 거 같은데....

* 시카고 파이어, 시카고 메드와 크로스오버를 종종 한다. 세 드라마의 시리즈 전체를 제공하는 OTT가 필요하다....

* 헤일리와 플랫 형사의 발음이 유독 좋다. 영어 무식자의 귀에도 팍팍 꽂힘. 

* 시카고PD 시즌3까지 보고 쓴 이전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07/CHICAGOPD.html

* 11시즌까지 보고 쓴 리뷰
https://bluenote100.blogspot.com/2024/10/chicagopds11.html

2024-08-30

라스트 썸머 (Last Summer) - 새엄마와 의붓아들의 사랑 [프랑스 영화 추천]


💘 스포일러 주의! 결말까지 줄거리가 다 나옵니다 💔


주인공 안느는 청소년 전문 변호사이다. 여자 아이 둘을 입양해서 키우고 있고 남편 피에르와도 사이가 좋다. 평온한 그녀의 삶에 남편의 아들 테오가 끼어든다. 


새엄마와 의붓아들이 서로 바라보며 웃고 있다
Last Summer

라스트 썸머 (Last Summer / L'Été dernier)


: 프랑스 영화. 2023년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 카트린 브레야 감독. 레아 드뤼케르, 사무엘 키르셰, 올리비에 라보딘, 클로딜트 쿠로 등 출연.


테오는 남편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로 10대 청소년이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쫓겨났다. 집에 온 테오는 문제아라는 오명과는 다르게 어린 동생들을 아주 잘 보살핀다. 안느와도 말이 잘 통한다.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그리고 남편이 집을 비운 날 일이 벌어진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을 맞추고 섹스를 한다. 안느는 다시는 이러면 안된다고 다짐해놓고는 테오와 또다시 관계를 가진다. 그러다 동생에게 비밀을 들켜버린다. 

안느는 위기를 느끼고 테오에게 결별을 고한다. 피에르는 아들과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며 둘이서만 여행을 간다. 일정보다 빨리 돌아온 남편을 보고 안느는 걱정했던 일이 벌어졌음을 느낀다. 피에르는 테오에게 다 들었다면서 둘이 정말 섹스를 했는지 묻는다. 이에 안느는 몹시 화를 내면서 강하게 부정한다.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된 테오는 안느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라스트 썸머> 줄거리가 어디서 본 것 같다 했더니 리메이크작이었다. 원작은 덴마크 영화 '퀸 오브 하츠'. 새엄마와 의붓아들의 금지된 사랑. 정말 사랑일까?

안느는 어렸을 때 엄마의 친구(성인 남자)를 좋아했었다. 상대가 그 사람이라고 정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미성년 시절 임신과 중절을 겪었다. 그로 인해 다시는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으나 (직업 또한 과거의 영향으로 청소년 보호하는 일을 택한 것 같은데) 또다시 금지된 관계에 빠져버렸다. 

스스로 일을 망치는 것이 가장 두렵다던 안느는 현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섭게 돌변하는데, 픽션인 것을 아는데도 내가 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 같다. 나이를 잊고 테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던 안느는 없다. 아직 스무 살이 안 된, 인생이 창창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도 있으니 그런 것이겠지만, 영화 속 안느는 본인의 삶을 지키려는 의지가 더 커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테오를 미친놈 취급하다가 다시 받아들이는데, 이번엔 남편이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열린 결말. 대체 이 가족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안느와 테오의 사이가 플라토닉(platonic love)하게 그려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뭐 그거야 내 생각일 뿐이고....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인터뷰를 읽으니 영화가 좀 더 이해 된다. 

제목대로 여름에 보면 더 좋을 작품이다. 음미할 수록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안느와 테오가 함께 하는 마지막 여름? 아니면 이들 가족의 마지막 여름? 두 사람의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마지막 사랑? (솔직히 말하면 영화라서 즐기지만 실제로 내 상황이 된다면... Oh, No😱) 아무튼 두 사람 생각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추천.


새엄마와 의붓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L'Été dernier


* 원작 영화의 줄거리를 찾아보니 결말이 다르다. 원작의 결말이 훨씬 현실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열린 결말이 더 마음에 든다.

* 테오 역의 배우가 너무 어려 보였는데 정말 십대였다. 아무리 그래도 촬영 당시 스무 살은 되었겠거니 했는데.... 사무엘 키르셰 2004년 12월 23일 생. 2022년 여름에 찍었다고 하니 당시 17세! 

* 테오 역의 사무엘 키르셰(Samuel Kircher)에 대해 찾아보니 엄마 아빠 모두 유명 배우였다. 엄마가 '이렌 자코프(Irène Jacob)'라길래 대체 누군가 했더니 우리나라에서 '이렌느 야곱'으로 알려졌던 배우!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세가지색:레드의 주인공! 감독 인터뷰를 보니 원래는 사무엘의 형 '폴 키르셰'가 마음에 들었는데, 그가 영화 촬영중이라 자기 동생을 추천했다고. 사무엘은 이 영화가 데뷔작. 이래서 DNA가 무섭다....

* 이 영화를 보면서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떠올랐다. 친구의 엄마와 결혼한....

2024-08-27

더 베이(The Bay) 시즌 4 - 웨이브 추천 드라마 (미드 아니고 영드)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줄지어 서있다

더 베이(The Bay) 4시즌 

: 2023.03.08 영국 방영. 2024.08 웨이브 제공. 마샤 토머슨, 다니엘 라이언, 배리 슬론, 에린 섀네거, 앤드류 도비긴, 토마스 로, 조 암스트롱 등 출연. 

시즌3부터 주인공이 바뀌었다. 1, 2시즌의 리사 형사가 빠지고 젠 형사가 새로 등장했다. 그녀도 리사처럼 사춘기 남매의 엄마이다. 재혼한 남편의 딸도 함께 산다. 시즌4에서는 남편의 전처가 집에 마구 들락거린다. 아, 편할 날 없는 영국 경찰 드라마 주인공이여~

4시즌 시작부터 다둥이 가족의 집에 불이 난다. 네 남매의 엄마는 반려견을 찾다가 집에서 나오지 못했다. 화재 원인을 찾아보니 사고가 아닌 방화. 대체 누가, 왜 불을 질렀을까?

사건을 수사할수록 의심스러운 사람은 늘어만 간다. 고인의 남편 딘부터 시작해서 부인의 가족, 옛 동료,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동네 주민까지. 그 와중에 암매장된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더 복잡해진다.


더 베이 시즌1 리뷰 보기


다 보고 나니, 이 시리즈의 제작진은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싶은 것 같다. 일에 쫓기는 젠과 다둥이 아빠 딘이 묘하게 겹친다. 젠의 딸은 바쁜 엄마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고민을 혼자 삼킨다. 딘의 자녀들에게 아빠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아닌 '그저 일밖에 모르는 인간'이었다. 범인도 알고 보면 관심과 애정이 고팠을 뿐.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사랑 대신 명예와 욕심을 앞세울 때 어떤 비극을 가져 올 수 있는지 이 드라마가 잘 보여준다. 


3시즌을 본 지 오래되어서 세세한 설정이 생각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3과 4시즌은 바로 이어서 보는 게 좋겠다. 모든 시즌이 각 6회씩이라 정주행 부담이 미드보다는 적다. 덜 자극적인 형사물 수사물을 원하신다면 추천.


2024-08-21

순결한 순이 - KBS 드라마시티 (한여운 임주환 정수영)


KBS 드라마시티 '순결한 순이' 

: 2007. 06. 09 방영. 극본 이은주. 연출 강병택. 한여운(안미나), 임주환, 정수영, 이미지, 윤승원, 기연호, 하진 출연. 

 * 스포일러 주의!
캡처 순서는 드라마와 조금 다를 수 있음.
캡처 이미지 저작권자 KBS *


서울 부잣집에 식모로 취직한 순이.
고향에서부터 이름 모를 꽃을 친구처럼 데려왔다.




첫날부터 다정하게 잘 대해주는 주인집 아들 준수.
순이에게 쓰라고 내어준 방도 예쁘게 잘 꾸며져 있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을 준수와 함께 듣는 순이.

"사랑의 묘약을 함께 마신 사람들은 
영원히 함께, 삶과 죽음까지, 서로 사랑하게 된대"

순이가 타온 차를 마시고는 "사랑의 묘약이 들었나?" 플러팅을 하는 준수.




준수가 라디오를 주었다.
순이는 그에게 점점 빠져들고....




준수 모친이 부산에서 사업하는 남편을 보러 간 날, 
준수는 비에 젖은 순이를 보고 충동에 휩싸인다.




순이의 순결을 훔치는 준수.




사실 준수는 결혼까지 약속한 상대가 있었다.




준수가 결혼하는 것도 모자라 외국으로 떠난다는 말에 순이는 큰 충격을 받는다.




식모와 살림을 차린 아버지와 자신은 다르다고 선을 긋는 준수.
"너 따위랑 안 살아"




준수가 어떤 인간인지도 모르면서
옆집 식모 영자는 오매불망 준수만 부르짖는다.




눈빛이 달라진 순이.




순이는 대뜸 준수의 방에 들어가 애원한다.
"나도 데려가요"
이에 준수는 자기 좀 살려달라고 죽는 소리를 하고.




결혼을 앞두고 준수는 눈이 멀어버린다.
그 이유는 신과 순이만 안다.




아들의 결혼까지 엎어지자 쓰러져버린 준수 모친.
순이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준수의 부친은 순이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렸다.
순이를 저주하던 준수는 새 식모를 구했으니 나가라고 한다.




새로 구했다는 식모는 옆집 영자였다.
결국 이 집을 떠나기로 한 순이.
준수는 너무나 조용하다.








순이는 자신이 준비한 '사랑의 묘약'을 마신다.




"잘 있어요, 내 사랑"


눈이 먼 순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거리를 헤매는 순이 앞에 신문이 날아든다.
식모가 주인집 아들을 죽이고 자살했다는 기사가 실려있다.
눈이 먼 순이는 '사랑의 묘약' 음반을 끌어안은 채
어딘지 모를 곳으로 간다.


💘💘💘

1968년 주인을 독살한 식모의 얘기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다시 보니 시작부터 끝까지 허튼 대사가 없다. 순이로 나온 한여운의 연기가 대단하다. 섬세한 연출도 돋보인다. 한 가지 문제라면, 순이를 갖고 논 준수가 천하의 개새끼로 보여야 하는데 임주환이 그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비극이 되어버린 순이의 삶. 과연 누가 순이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

유튜브에서 볼 수 있음. 강추!



Lzzy Cooper가 부른 Una Furtiva Lagrima



2024-08-17

나물의 민족 - 산골 나물박사 두 할머니의 이탈리아 나물 체험기 (강력 추천 명품 다큐)


여기저기 추천글이 많아서 보았다가 정말로 반해버린 K-다큐멘터리! 강력 추천!
우리나라 산골에서만 사시던 두 어르신(K-할매)이 이탈리아에 가서 나물 요리 솜씨를 뽐내고 오는 내용인데 그야말로 힐링이 제대로 된다. 런닝 타임도 50분이 채 되지 않으니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아니, 너무 짧다. 수신료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시키는 프로그램! (KBS가 이런 것만 만든다면 수신료 얼마든지 냅니다~)


할머니 두 분이 나물을 손에 쥔 채 만세를 부르고 있다
다큐 영상 캡처 / 저작권자 KBS (이하 동일)


'나물의 민족'

kbs청주 개국 79주년 특집 다큐.
2024. 6. 14 방영.




이탈리아의 셰프 파브리치오 페라리가 
대한민국 충청북도 단양
소백산 자락에 있는 한드미 마을을 찾아간다.
그곳에 사는 나물 박사들을 만나기 위해.

여러 사람이 산에서 나물을 캐고 있다

강태순, 정선진, 신명자, 
세 사람의 나물 경력을 합치면 거의 200년!


산에서 따온 나물로 요리를 하고 있다

함께 따온 나물로 함께 요리하고 맛있게 냠냠🥗


나물을 캐는 손

태순과 선진은 이탈리아의 나물을 체험하러 먼 길을 떠난다. 


이탈리아에 온 두 할머니를 파브리가 안아주고 있다

집에 찾아온 두 사람을 반기는 파브리.


파브리와 그의 부모, 두 할머니가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파브리의 부친도 셰프였다.
아버지와 아들이 만든 이탈리아 가정식의 맛은 과연?


두 할머니와 이탈리아 사람이 함께 나물을 따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나물을 따는 태순과 선진.


이탈리아 산에 많은 명이나물

우리나라에서는 비싸게 팔리는 명이나물이
이탈리아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다. 
산에 널려있으나 아무도 손을 안 대는.....


이탈리아 나물로 만든 한국의 나물 음식들

태순과 선진이 이탈리아의 나물로 만든 요리들.


나물로 만든 이탈리아 음식들

파브리가 이탈리아의 나물로 만든 요리들.


나물 요리를 먹기 위해 모인 파브리의 지인들

파브리의 가족과 친구를 초대해서 나물 음식을 함께 먹는 시간.


시식을 앞두고 긴장한 두 할머니

바짝 긴장한 태순과 선진.
과연 손님들의 반응은?

궁금하시면 다큐를 봐주세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마을 풍경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두 할머니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두 할머니

🍧이탈리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쌓는 태순과 선진🍦


먼곳을 바라보는 파브리 셰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의 풍경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 주.
알프스 산맥과 코모 호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으로 마무리.

😭😭😭

캡처는 빙산의 일각일 뿐
유튜브에서 풀버전 영상을 봐주세요! 제발~
강추강추강강추!


😭😭😭


찾아보니 이보다 전에 방영한 '나물의 천국'이 있다.
역시 청주KBS 제작. 
2023. 4. 12 KBS 다큐공작소 방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