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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8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즌 3을 보고 든 생각 (추천 미드)


💗💗 강력 스포일러!! 앞으로 브리저튼 시리즈 보실 분은 주의하세요!! 💘💘


브리저튼 시즌3 넷플릭스 공식 예고편


브리저튼 (Bridgerton)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사 숀다랜드(Shondaland). 총괄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 외 여러 명.


2024년 5월 16일 브리저튼 시즌3 part 1(4회)이 공개되었다. 이번에는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 중 셋째인 콜린과 이웃에 사는 페넬로피 페더링턴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지만, 페넬로피는 오래전부터 콜린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3시즌은 이 두 사람이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이야기이다. (여섯째 프란체스카의 남편 찾기와 둘째 베네딕트의 연애 이야기도 곁들여짐)

24년 6월 13일에 공개될 part 2 예고를 보니 페넬로피가 위기에 빠진다. 콜린은 사교계를 뒤흔드는 익명의 gassip girl '레이디 휘슬다운'에게 이를 갈고 있었다. 휘슬다운의 정체를 알게 되면 어디 한 군데는 망가뜨릴 기세인데...... 누구인지 알게 되면 콜린이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하다. 브리저튼 시리즈에서 레이디 휘슬다운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데 설마 시즌 3까지 나오고 굿바이? 아니면 시리즈 끝날 때까지 비밀에? 이것도 진짜 궁금하다.

브리저튼 시리즈는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즐기기는 좋은데, 짝 찾기에 목숨 거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몹시 들기도 한다. '브리저튼' 같은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역설? 세상에는 사랑과 결혼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같고 (조건이나 남의 시선을 떠나) 진실된 사랑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같고. 


* 2화 무도회 장면에서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나온다. 숀다 님도 혹시 아미?

* 무려 여덟 명이나 되는 브리저튼 집안의 남매 이름이 헷갈린다면! ABC 순서라는 것을 기억하면 편하다.

첫째 - 안소니 (Anthony / 남 / 2시즌 주인공 / 배우 조나단 베일리)
둘째 - 베네딕트 (Benedict / 남 / 배우 루크 톰슨 )
셋째 - 콜린 (Colin / 남 / 3시즌 주인공 / 배우 루크 뉴턴)
넷째 - 다프네 (Daphne / 여 / 1시즌 주인공 / 배우 피비 디네버)
다섯째 - 엘로이즈 (Eloise / 여 / 배우 클라우디아 제시)
여섯째 - 프란체스카 (Franceska / 여 / 3시즌부터 해나 도드. 1,2시즌 루비 스톡스)
일곱째 - 그레고리 (Gregory / 남 / 배우 윌 틸스턴)
여덟째 - 히아신스 (Hyacinth / 여 / 배우 플로렌스 헌트)


2024-05-12

나쁜 가족(Para perhe) - 아빠의 업이 남매를 사랑하게 만든다 [2010년 핀란드 영화]


넷플릭스 핀란드 형사물 '데드윈드'의 덕질을 하다가 보게 된 영화. 더 정확히 말하면 이 드라마의 주연 배우들 '피흘라 비탈라(Pihla Viitala)'와 '라우리 틸카넨(Lauri Tilkanen)'의 덕질을 하다가 두 사람이 20대 때 함께 찍은 이 작품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어딘가를 바라보는 아버지, 딸, 아들의 시선을 각각 포착
Bad Family

나쁜 가족 (Bad Family / Para perhe / En dålig familj )


: 2010년 01월 29일 핀란드 개봉. 제4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상영작. 알레크시 살멘페라 감독. 빌레 비르타넨, 라우리 틸카넨, 피흘라 비탈라, 베리 키스키넨, 니키 세팔라 등 출연.


주인공 미카엘은 중년의 판사이다. 그에겐 전 부인에게서 얻은 큰아들(다니엘)과 재혼해서 얻은 어린 아들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부인이 사망하면서 그녀가 키우고 있던 딸(틸다)이 미카엘의 집에 오게 된다. 아주 어려서 헤어진 여동생을 16년 만에 만나게 된 다니엘은 혼란스럽다. 틸다가 다니엘을 바라보는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 미카엘은 아들과 딸이 '같이 잤다(sex)'고 혼자 오해하고는 다니엘을 못살게 군다. 그의 의심은 점점 커져서 둘이 같이 있기만 해도 난리를 친다. 아빠가 그러거나 말거나 붙어 지내는 남매는 서로에게 가족 이상의 감정을 갖게 된다. 다니엘은 틸다와 함께 떠날 준비를 하고 이를 눈치 챈 미카엘은 극단의 방법을 취하는데.......


미카엘의 부인은 다니엘을 낳고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아들을 낳은 지 두 달 만에 집을 나가 3주 뒤에 돌아왔다. 그러다 숨을 못 쉬겠다며 떠나버렸다. 그때 그녀 옆에는 약쟁이 가수가 있었다. 그럼 틸다를 언제 낳은 것일까? 처음에는 틸다의 아빠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틸다가 '왜 약쟁이 엄마한테 자기를 보냈냐'고 미카엘에게 묻는다. '엄마가 나아질까 해서 너를 보냈다'는 얘기도 나오고. 줄거리를 찾아봐도 친남매라고 나와있다. 제대로 번역된 자막이 필요하다😭😭😭


틸다와 다니엘이 키스를 나눈다
핀란드 영화 '나쁜 가족' (직접 편집)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오랜 세월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강한 끌림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유전적 성적 이끌림-Genetic sexual attraction/GSA), 영화 속 다니엘과 틸다도 이런 양상을 보인다. 신체적으로는 다 큰 남매가 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잠을 자니 부모 입장에서는 물론 걱정이 되겠지만, 미카엘의 의심은 도를 넘어서 다니엘과 틸다가 섹스하는 사이라고 단정을 짓다 못해 이 둘을 막는답시고 비이성적 일까지 감행한다. 한마디로 미쳤다.

그에겐 오로지 아들을 불청객으로부터 지켜내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딸에 대한 애정은 눈곱 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하긴 상식적인 아버지라면 아무리 멀리 살아도 자식의 안부 만큼은 챙겼을 것이다. 단지 바람 난 전 부인이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딸을 완전히 지우고 산 것을 보니 틸다와 죽은 전 부인을 동일시한 것 같다. 틸다에게 "다니(Dani)는 내 아들이야!" 소리 지를 때나 전에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며 비행기 표 얘기를 할 때는 매정함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다니엘이 갈수록 어긋나는 것을 모조리 틸다의 탓으로 넘기고 있지만, 미카엘을 미치게 만드는 것은 결국 딸을 챙기지 않은 그 자신의 죄이다.



이 작품의 장르가 코미디로 분류되어 있어서 의아했는데, 미카엘의 과민한 행동들을 보면 쓴웃음이 나온다. 틸다의 방 앞에서 가족끼리 성적 관계를 가질 경우 어떤 처벌을 받는지 법조항을 고래 고래 읽는 장면은 압권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남매 사이를 무섭게 결속 시킨 것은 결국 미카엘이었다. 그러게 어렸을 때부터 남매를 계속 만나게 했든가 같이 살았다면 이렇게 되었겠냐고~!

미카엘로 나오는 '빌레 비르타넨'의 연기는 최고다. 당시 신인 급인 라우리 틸카넨의 연기도 뛰어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도 지금과 똑같다. 피흘라 비탈라는 팜므파탈 느낌에 깜찍한 외모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번역이 잘 된 자막으로 보고 싶다! 우리나라 영화제에서 상영했었으니 한글 자막이 어딘가 있을 텐데😭😭😭 어느 OTT든 이 영화 좀 제공해주세요 제발~


* 핀란드 제목 'Para perhe'를 해석하면 '최고의 가족'이다.

* 2009년에 촬영했다 치고 당시 배우들 나이를 따져보니 라우리가 22살, 피흘라가 27살?!! 그럼에도 10대 역할이 어색하지 않다. 십여 년 만에 한 작품에서 주연으로 다시 만나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데드윈드 주인공 카르피와 누르미가 함께 나온 잡지 표지
'데드윈드' 누르미와 카르피


* '데드윈드'에서 본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반갑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카페에서 틸다에게 관심 보이는 남자는 사샤(1,2시즌), 미카엘의 지인은 경찰 간부 스텐(2시즌), 병원 간호사는 3시즌 요주의 인물, 미카엘의 재혼 부인은 카르피&누르미와 함께 일하는 펠톨라(지적인 미모에 깜짝). 경찰 간부 쿨리오(2시즌)도 잠깐 출연.

* 빌레 비르타넨이 셜록 같은 추리력을 가진 형사로 나오는 핀란드 드라마 '살인 없는 땅(=보더타운=소르요넨)'도 볼만하다. 넷플릭스에 한참 올라와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2024-04-30

내 인생의 네비게이터 - MBC 베스트극장 (조이진 이천희)


주인공 현수는 대학교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며 남의 가방을 훔친다. 하루는 어떤 남학생의 가방을 훔치는데, 그의 신분증을 보니 현수와 생년월일은 물론이고 이름의 한자까지 똑같았다. 현수는 지갑을 찾아주는 척하며 그에게 접근한다. 얘기를 나눠보니 둘 다 같은 작명소에서 지어준 이름이었다.


현수가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이현수 역의 조이진

MBC 베스트극장 제 615화 '내 인생의 네비게이터' 


: 2005.03.18 방영. 김인영 극본. 이태곤 연출. 조이진, 이천희, 금보라, 이애정, 이한, 이옥정, 손영순, 한춘일, 서지승, 김현정 출연. 



현수는 어릴 적 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모 집에서 불청객처럼 살아왔다. 사고 보상금은 고모 부부가 사업한답시고 다 날려버려서 대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반면 남학생 현수는 법대생에 집도 잘 살고 긍정적이었다. 현수는 자신과 너무나 다른 그에게 양가감정을 느낀다. 

두 사람의 인연은 끊어지지 않고 친구 사이를 넘어 서로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현수의 사촌이 남자 현수의 가방을 매고 두 사람 앞에 나타나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현수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작별을 고한다. 하지만 남자 현수는 웃는 얼굴로 또 다시 현수 앞에 나타난다.

현수가 다른 현수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또 다른 이현수 역의 이천희


2005년 방영 당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절반밖에 보지 못한 이 단막극을 이번에 다시 보았다. 와, 남자 현수가 현수에게 네비게이터가 되어주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 뒤로 이어진 반전과 현실적인 결말은 진한 여운까지 더해주었다. 이런 명작을 못 보고 지나쳤다니.... 이제라도 봐서 다행이다. 누가 이 작품 좀 영화로 리메이크 해주세요~

[엔딩 얘기를 쓰고 싶지만 제 리뷰를 보고 이 작품을 찾아 보시는 분이 혹시라도 있을까 해서 스포일러 자제합니다]

현수가 '20년 뒤에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독백하는 대사가 있는데, 신기하게도 이 작품을 다시 본 게 거의 20년 만이다. 말은 굉장히 긴 세월 같은데 돌이켜보니 언제 그렇게 다 흘러 가버렸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지만 20년 뒤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니 답이 안 나와나와나와........😓😓😓



* 조이진 배우는 2016년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에 출연한 이후 알려진 활동이 없다(보고 싶어요~). 이천희 배우는 전혜진 배우와 결혼해 딸을 두었고 연기 외에 개인 사업(수제 가구 및 캠핑용품 브랜드 운영)도 하고 있다. 책 '가구 만드는 남자' 관련 인터뷰 보기.

* 가방 주인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김남길! 당시에는 '이 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20년 뒤에 당신은........

* 이상은의 명곡 '언젠가는'이 나오는데 가사가 이 작품과 너무 잘 어울린다.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 몇 시간 동안 리뷰를 쓰고 게시 버튼만 누르면 되었는데, 뭐 하나 수정하려다 글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구글 블로그야 자동 저장 취소하거나 되돌아가는 기능도 있어야지! 방언처럼 터져 나오려는 쌍욕을 간신히 참으며 다시 썼다....🤬🤬🤬

2024-04-24

넷플릭스 추천 영화 - 눈물을 만드는 사람 The Tearsmith (+ 나의 잘못 My Fault)

 
니카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 가게 된다. 그곳은 악독한 원장이 지배하는 지옥같은 곳이었다. 원장은 리젤을 뺀 모든 아이들을 괴롭힌다. 리젤 역시 니카에게는 불친절한 아이였다. 세월이 흐르고, 청소년이 된 니카는 드디어 새 가족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리젤을 본 양부모가 그를 같이 입양하려고 한다. 줄곧 입양을 거절해왔던 리젤은 이번엔 순순히 따라 나서는데.....

니카와 리젤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눈물을 만드는 사람 (The Tearsmith)


: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탈리아 영화. 2024년 4월 공개. 에린 둠 소설 원작. 시모네 발다세로니, 카테리나 페리올리, 사브리나 파라비치니, 알레산드로 베데티, 로베르타 로벨리 등 출연.

🦋🦋🦋 스포일러 주의 🦋🦋🦋

사춘기 미성년자를 한꺼번에 두 명씩이나 입양하는 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한데 원작 소설 설정이 그런 것이니 따지지 않기로 한다. 어쨌거나 주인공 두 사람이 가족이 될 처지에 놓여야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으니 말이다.



영화는 니카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리젤도 내레이션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지독한 아이러니와 싸우는 리젤의 내면이 더 잘 드러났을 것 같다. 

리젤은 원장의 편애를 받는 입장에서 니카를 좋아하는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원장이 니카를 더 괴롭힐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니카와 함께 있기 위해 입양을 거절해왔지만, 니카와 함께 있기 위해 입양에 응한 뒤에도 진심을 드러낼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임시 입양 상태에서 둘이 연애라도 했다간 입양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 리젤은 니카가 얼마나 가족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니카에게 계속 가시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 혹은 남녀 주인공 버전이 각각 있는 영화 '엘리노어 릭비(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처럼 리젤 버전을 따로 만들어도 괜찮을 듯.

사실 주인공 두 배우에게서 고생하며 자란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개연성 0인 외모가 한편으로는 또 개연성이다. 니카와 리젤 두 사람이 한 화면에 나오면 그야말로 '섹텐(성적 긴장감)'이 줄줄 흐른다. 더구나 노출 장면도 있는데 등급이 15세 관람가! 19금 매기기엔 수위가 좀 약하다 해도 청소년 관람 가능 등급은 아니지 싶은데.....🙄 아무튼 고급스러운 하이틴 로맨스 같은 영화 '눈물을 만드는 사람'을 소심하게 추천해본다. 


+) 이 작품 반응이 궁금해서 서핑해보는데 다른 영화가 함께 언급되고 있었다. 내용을 보니 부모의 재혼으로 남매가 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이 작품도 궁금해서 찾아 보았다. 


나의 잘못 (My Fault)

: 프라임 비디오 2023년 공개. 스페인 영화. 원작 메르세데스 론의 3부작 소설. 니콜 월레스, 가브리엘 게바라 주연. (나무위키 참고)

감상을 솔직히 말해보면...... 여자 주인공 노아에게 엄청난 재력의 새 아버지가 생긴 것부터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5성급 호텔 같은 저택은 물론이고 모든 것을 다 가진 오빠 닉의 존재까지. 초반에 노아와 닉이 티격태격 불꽃이 튈 때는 영화가 기대가 됐었다. 그 톡톡 튀는 티키타카가 계속 되었으면 좋았으련만....

카레이싱이 비중 있게 나오는데 후반에 가면 감독이 정작 만들고 싶었던 건 '분노의 질주'였나 싶어서 어리둥절해진다. 조연이 주연 된 느낌? 그래도 카레이싱 장면 연출은 괜찮다. 잡아먹을 듯 키스하는 장면이 많고 섹스씬이 노골적으로 나오는데 19금이 아니고 16세 이상?! 엔딩을 보니 다음 이야기가 또 나올 것 같은데, 속편의 빌런은 이들의 부모가 되려나? 속편이 나온다면 볼거리는 적당히 집어넣고 두 사람의 이야기에 충실하면 좋겠다. 


2024-04-20

언더커버(Undercover) - 강력 추천 넷플릭스 네델란드 드라마 범죄수사물

네델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은?
풍차, 튤립, 바다 보다 낮은 땅, 천재 화가 반 고흐, 대한민국 축구계의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 앞으로는 드라마 '언더커버'도 생각이 날 것 같다.


권총 모양에 주인공 네 사람의 얼굴이 배치되어 있다


언더커버 (Undercover)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1년 3시즌 공개. 네델란드 드라마. 톰 바스, 프랑크 라머르스, 엘리서 스하프, 아나 드레이버르, 뤼트 베카르트 등 출연. (넷플릭스 표기에 따름)


마약왕 페리 바우만을 잡기 위해 그의 이웃으로 침투한 경찰관 봅과 킴. 두 사람은 연인인 척 연기를 하며 페리와 친해질 기회만 엿본다. 하지만 페리는 갑자기 나타난 두 사람을 몹시 경계하며 쫓아내려 할 뿐이다. 일에 진전이 없자 킴은 페리의 부인 다니엘라를 노리고, 친구가 없어서 힘들어하던 다니엘라는 킴과 빠르게 가까워진다.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페리도 점점 봅에게 곁을 내준다. 가짜 삶에 몰두할수록 봅의 진짜 삶은 망가져 가고 킴의 죄책감은 커져만 간다. (이상 시즌1 줄거리)

잠입 경찰(Undercover)을 다룬 드라마와 영화가 많이 있다. 그만큼 매력적인 소재라는 반증일 것이다. 경찰이 범죄자를 잡으러 범죄 조직에 들어갔다가 범죄자에게 감화되거나 진짜 범죄자가 되거나 인생이 파괴되는 결말의 창작물들이 떠오른다. '언더커버'의 두 경찰도 어떻게든 작전을 성공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별의별 일(짓)을 다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이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 어디까지 실제이고 어디까지 창작인지 모르겠지만 - 이 작전에 투입된 경찰들은 자아(ego)에 큰 상처를 입었을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악당 쪽에도 이입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사람은 다니엘라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속아 넘어가는 그녀를 보고 있으면 잠입 수사 방식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진다. 물론 그녀가 완전 무결한 것은 아니다.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몰라도 그 범죄 수익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처지니까. 페리 역시 세상에 마약을 퍼뜨려 수많은 사람들을 망가뜨리는 나쁜 놈인 것만은 분명한데 시즌 3까지 다 보고 나면 생각이 조금 흔들릴 수도 있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인물을 입체적으로 잘 그려서 그럴 것이다. 인물들의 관계가 변해가는 과정도 실감나게 그려진다. 긴장감과 서스펜스가 살아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끝내준다. 특히 페리 역의 프랑크 라머르스. 한번 재미가 붙으면 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잠도 잊게 만드는 드라마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넷플릭스에는 '언더커버'의 스핀오프 드라마인 '페리 : 더 시리즈'와 영화 '페리'도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페리 바우만이 주인공이다.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악당 페리의 캐릭터에 반했다면 이 작품들도 찾아보시길. 


* 같은 제목의 영국 드라마(2016년 작품)는 지루해서 보다 말았다. 이것을 리메이크한 우리나라 드라마(김현주, 지진희 주연)는 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다. 


2024-04-19

피지컬 100 - 한계의 한계에 도전하는 100명의 각본없는 드라마 [넷플릭스 추천 예능]


홀을 가득 채운 100개의 상반신 석고 모형이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비슷해 보여도 똑같은 것은 없다. 토르소 주인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자신의 분신을 찾아간다. 성별, 인종, 나이 구분 없이 뽑힌 참가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상대를 스캔하고 분위기를 파악한다. 

피지컬100 시즌2에 참가한 사람들


피지컬 : 100 (Physical : 100)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3년 시즌1, 2024년 시즌2 공개. 프로듀서&연출 장호기. 연출 이종일. 메인 작가 강숙경. 촬영 감독 정장수, 김찬홍, 박재영. 무대 총괄 김광석. 미술 감독 이영주. 그밖에 수많은 연출진과 작가진, 스텝진. 


여기까지는 화기애애하다. 100명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미션은 처음부터 무자비하다. 신체 능력이 강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팀을 이뤄 치루는 경기에서는 운까지 시험 받는다. 어떤 팀장과 팀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생존할 확률이 달라진다. 개인전이나 팀전이나 참가자들에게는 지옥 그 자체다. 

피지컬 100 시즌1을 처음 보았을 땐 새로운 것을 넘어서 혁명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엄청난 규모의 경기장도 놀라웠지만 감탄 나오는 몸들이 한데 뒤엉켜 겨루는 모습도 예술이었다. 무기만 들지 않았을 뿐 검투사와 맹수의 한판 승부를 직관하는 느낌이랄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재미에 전편이 한꺼번에 공개되지 않는 게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시즌2는 더 발전되고 진화한 느낌이다. 경기장 스케일은 더욱 커졌고 미션도 더 지독해졌다. 잔인한 룰은 우정도 저버리게 만든다. 참가자들이 미쳐할 수록 재미는 더 커진다. 모든 외부 조건을 다 벗어던지고 오직 몸 하나만으로 겨룬다는 것이 이 시리즈의 최고 장점이다. 아직까지 전혀 안 보신 분은 스포일러 절대 밟지 말고 시작해보시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2시즌을 강력히 추천한다. 

*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힘을 쓰는 미션이 대부분이다 보니 여성 참가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성별만큼은 나눠서 진행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또 지금처럼 흥행이 안 될 것 같기도 하다. 현재의 인기를 보면 시즌3도 만들어질 게 분명한데, 여성 참가자에 대한 룰은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1시즌은 결승전에서 논란이 있었다. 경기를 하다 중단하고 다시 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서 승부 조작 얘기까지 나왔었다.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시즌2에서는 재경기한 부분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것도 나아진 점이다. 

2024-04-15

부재의 기억 -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2014년 4월 16일.

그날 오전 나는 서울역 부근을 헤매고 있었다. 휴대폰 지도를 보며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가고 있었는데, 방향을 잘못 잡아서 완전히 반대쪽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하철을 탔는지 버스를 탔는지 그것까지는 기억이 안 나고 내린 위치에서 몇 분만 걸으면 저 곳이 나와야 했다. 하지만 10분 넘게 걸어도 저 대형 건물이 나타날 기미가 없어서 마침 옆을 지나가시던 어르신께 길을 물었다. 그런데 하필 그때 침이 튀어서 몹시 당황했다. 아무튼 그분 도움으로 강의 시작 전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업무에 필요한 강의를 듣는 동안 인터넷을 보지 못했다.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던 배가 침몰했다는 것도 일터로 돌아와서야 알았다. 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을 모두 구했다는 기사에 안도한 것도 잠시, 잘못된 보도였다는 후속 기사를 보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퇴근한 뒤부터 밤새도록 TV 뉴스를 보았다. 앞으로 어떤 생지옥이 펼치질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부재의 기억 (In the Absence)


: 2018년 제작. 이승준 감독. 런닝타임 28분.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노미네이트.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정확한 침몰 원인을 알지 못한다. 여러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겹쳐 일어난 사고인 것은 분명한데, 세월호가 침몰한 직후 개미 손발이라도 빌려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야 할 그 시점에, 사고 장소 근처에 있던 미국 특수부대의 도움도 거절하고 밤바다를 대낮처럼 밝혀줄 수 있는 조명 기구 지원도 거절하고 잠수부들 작업에 도움이 되는 다이빙벨도 못쓰게 하고(이 정도는 빙산의 일부분일 뿐) 그 1분 1초가 아쉬운 골든타임에 왜 그랬는지 지금까지도 이해 안 되고 설명 안 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참사 당일 새벽 아니 그 전날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지난 10년 동안 특히 4월이 되면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 다짐을 하고 기억을 되새기지만 그야말로 세월의 힘은 무섭다. 잊지 않으려 해도 기억은 희미해진다. 감정도 점점 옅어진다. 이렇게 세월이 더 흐르다 보면 무엇을 잊었는지 조차 잊어버리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딱 30분 정도만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를 되새기는 일에 써보시면 어떨까. 물론 이 다큐를 보는 순간부터 숨이 막히고 화가 치밀어 오를 수도 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배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도 청와대 VIP에게 보여줄 영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살인 충동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번은 보시길 권해봅니다. 우리 사회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되기에.

* 유튜브에서 '부재의 기억'을 검색하면 뉴스 영상만 죽어라 뜬다.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영문 제목으로 올려놓은 이 다큐 풀버전(full version)을 찾을 수 있다. 한글 제목만 찾다가는 이것 마저도 놓칠 수 있다. 

2024-04-10

기생수:더 그레이 - 넷플릭스 추천 한드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박인권 윤현길)


어느 날 갑자기 대한민국에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들이 떨어진다. 그들은 인간의 몸에 들어가 뇌를 점령하고 인간을 먹이로 삼는다. 생명 유지에 인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그들은 조직을 만들어 힘을 합친다. 반면 주인공 정수인의 몸에 들어간 외계 생명체는 뇌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수인과 공생하는 상태가 된다. 이 외계 생명체는 자신이 살려면 수인을 지켜야 한다. 

주인공 수인의 얼굴에서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 정수인 역의 전소니

기생수 : 더 그레이 (Parasyte : The Grey)


: 넷플릭스 오리지널. 총 6화. 이와아키 히토시 원작. 연상호 감독. 연상호, 류용재 각본.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 윤현길, 이현균, 오치운, 홍의준, 문주연, 유용, 조동인 등 출연. 



'기생수'는 1990년대에 나온 일본 만화이다. 나는 이 작품을 만화책으로 보았다. 지구에 떨어진 외계 생명체가 사람의 몸에 기생해서 산다는 기본 설정이 획기적이었다. 스토리도 굉장히 재미있어서 정신없이 만화를 보았었다. 사실 줄거리는 세세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재미와 감동이 컸던 것 만큼은 확실하다. 

일본에서 만든 애니메이션과 영화는 보지 않았다. 만화에서 받은 감상을 간직하고 싶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2024년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로 나온다고 했을 때 솔직히 반가움 반 의구심 반이었다. 관련 기사를 읽어보니 왠지 원작과 많이 다를 것 같았다.

역시나 '기생수 : 더 그레이'는 원작 만화와는 기본 설정만 같은, 스핀오프 급의 새로운 작품으로 보는 게 맞겠다. 원작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오른손에 외계 생명체가 자리 잡는데, 드라마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얼굴 오른쪽에서 나타난다. 차라리 원작을 하나도 모르면 드라마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어렴풋이나마 원작 줄거리가 생각나니 오히려 드라마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원작에 충실한 드라마를 원한 분이라면 화가 날지도 모르겠다. 앞서도 말했지만 원작 만화와는 선을 긋고 보는 것이 좋겠다.

CG도 그만하면 훌륭하고 설강우 역을 맡은 구교환의 연기가 끝내준다. 스포일러 밟지 말고 보시길 바란다. 추천!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외계 생명체 전담팀 이름을 왜 '더 그레이'로 지었는지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건 나와줘야 하지 않나? 왜 그렇게 지었는지 알려줘야죠~

그리고 마지막회 엔딩 장면은 그게 최선이었을까? 웬 일본인이 등장해서는 그의 오른손을 클로즈업 하는데 원작이나 영화를 전혀 보지 않은 분이라면 이게 대체 무슨 뜻인가 할 것이다.  차라리 엔딩 크레딧 뒤에 넣었으면 쿠키 영상으로 생각했을 텐데 드라마 엔딩으로 나오니 어리둥절한 느낌이 크다. 더욱이 다음 시즌 없는 리미티드 시리즈 드라마의 끝이라면 진짜 주연 배우들이 장식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좀 그렇다.

* 리뷰를 올린 뒤에 다시 찾아보니 드라마 엔딩에 나온 일본 배우는 기생수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가 아니고 연상호 감독이 개인적으로 캐스팅한 '스다 마사키'라고 한다. 굳이 일본 배우를 출연 시켜야겠으면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소메타니 쇼타)가 낫지 않나? 엔딩 크레딧에 '이즈미 신이치'라고 나와서 이게 배우 이름인 줄 알았더니 원작 만화의 주인공 이름이었다.

2024-03-25

더 원 (The One) - 유전자 검사 한번에 운명의 상대를 찾을 수 있다면? 추천 영드 범죄물

 
'단 한번'의 검사로 '오직 하나 뿐인 그대'를 찾을 수 있는 세상.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더 원 서비스에 신청을 하고 머리카락 한 가닥만 보내면 끝. 내 유전자와 특정 부분이 맞는 유전자가 발견되면 '매칭(matching)' 성공. 그렇게 과학기술이 맺어준 두 사람은 만나는 순간부터 남다른 감정을 느낀다. 마치 거짓말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모아 한 사람의 얼굴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원' / TMDB

더 원 (The One)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1년 공개. 영국 드라마. 총 8화. SF 범죄물. 해나 웨어, 조이 태퍼, 디미트리 레오니다스, 아미르 엘마스리, 로이스 치밈바, 에릭 코피 아브레파, 팔라비 샤르다 등 출연. 


이 기술을 개발한 리베카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한다. DNA를 맡기는 사람은 1분 1초가 다르게 늘어나고 그만큼 운명의 상대를 찾는 사람도 많아진다. 리베카 역시 유전자 검사로 찾은 완벽한 짝과 함께 대중을 홀린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이미 결혼했거나 애인이 있는 사람도 운명의 상대에게로 가버리는 일이 생긴다. 주목 받는 만큼 원망도 감당해야 한다. 


어느 날 강에서 시신이 발견되고, 신원을 파악해보니 리베카와 관련 있는 사람이었다. 케이트 형사는 리베카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아울러 그녀와 DNA 연구를 함께 했던 제임스가 모든 명예를 버리고 조용히 사는 것도 의문스럽다. 케이트는 최고 권력자 수준의 리베카를 상대로 힘든 수사를 이어나간다. 


SF라고 하면 왠지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로봇이 나올 것 같은데 이 드라마는 전혀 그렇지 않다. DNA로 운명의 짝을 찾을 수 있다는 설정만 가상일 뿐이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범죄 사건을 빼고 이 기발한 설정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매칭을 둘러싼 갈등도 충분히 재미있고 이야깃거리가 많아 보여서다. 막판에 새로운 떡밥이 등장했고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말도 없는데, 2시즌 언제 나오나요?

정말 이런 게 가능하다면 세상 사는 게 조금은 덜 복잡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온 세상 사람들이 자신만의 상대를 찾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대체 얼마나 될까? 차라리 인간이 자웅동체로 태어나면 편하겠다는 생각도 해봤던 터라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상상력이 아주 흥미로웠다. 정말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당신은 의뢰하시겠습니까? 저는... I don't know.



2024-02-29

로 앤 오더(Law & Order) 리부트 + 조직범죄 전담반 (크로스오버 에피 보는 순서)

로앤오더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한꺼번에 모아 놓았다

Law & Order Series / 출처 NBC


로 앤 오더 리부트 (Law & Order)

: 미국 NBC 방영. 크리에이터 딕 울프, 릭 에이드. 제프리 도너번, 메카드 브룩스, 캠린 맨하임(이상 NYPD=뉴욕 경찰), 휴 댄시, 오델리아 하레비, 샘 워터스톤(이상 검사) 등 출연. 


로 앤 오더 리부트'는 2010년 20시즌으로 종영했다가 2022년부터 다시 방영하기 시작한 '로 앤 오더' 오리지널 시리즈이다. [제목에 리부트는 편의상 우리나라에서 붙인 것 같다. 공식 홈과 IMDB에는 '로 앤 오더'라고만 되어 있다. 우리나라 포털에서 정보를 찾으려면 '로 앤 오더 : 범죄 전담반'으로 검색해야 한다. 성범죄 전담반 때문에 이렇게 붙였나 본데 이런 황당한 제목이라니....]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SVU)의 팬이 된 뒤로 오리지널 시리즈도 보고 싶었으나 제공해주는 ott가 없어서 못 보고 있었는데, 2024년 웨이브에 '로 앤 오더 리부트' 21, 22 시즌이 올라왔다. 시청해보니 SVU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SVU가 수사물에 좀 더 비중을 둔다면, 리부트(오리지널)는 수사물과 법정물의 비중이 거의 1대1이다. 한 회 당 처음부터 중간까지는 NYPD가, 중간부터 엔딩까지는 검사들이 주인공이다. 극 중반이면 범인이 잡히고 엔딩까지는 재판에서 이기려는 검사들의 노력과 법정 공방이 이어진다. 정통 수사물, 형사물을 찾는 분께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추천! 법정물을 좋아하신다면 당장 보세요.

보다 보면 특히 더 화가 나는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정교하고 정확한 처벌을 위해서는 법이 계속 발전하고 보완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로 앤 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 (Law & Order : Organized Crime)

: 미국 NBC 방영. 크리에이터 딕 울프, 아일렌 차이켄, 매트 옴스테드. 크리스토퍼 멜로니, 다니엘 모네 트뤼트, 에이슬린 시거, 릭 곤잘레스 등 출연.

또 하나의 스핀오프 시리즈인 '로 앤 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OC)은 SVU 출신의 엘리엇 스테이블러 형사가 일당백으로 활약하는 수사물이다. 그는 전형적인 상남자 스타일로 남자다움 그 자체다. 1시즌 시작부터 부인을 잃는 아픔을 겪고 대형 빌런을 쫓는다. 2시즌에서는 범죄 조직에 침투해 언더커버(undercover)로 활동한다. 3시즌에서는 SVU 파트너였던 올리비아 벤슨과의 얘기가 좀 더 나온다. SVU의 팬이라면 안 보고 넘어가기 어렵다. 


* 로앤오더 세 개 시리즈의 1회를 크로스오버(Crossover). 보는 순서는 이렇다. 
조직범죄 전담반(OC) 3-1 → 성범죄 전담반(SVU) 24-1 → 리부트 2-1 

SVU 24시즌과 OC 3시즌은 후반부도 얽혀 있다. 조직범죄 전담반이 먼저다. 
OC 3-21 → SVU 24-21 → OC 3-22 → SVU 24-22

(크로스오버 에피소드를 챙겨보기 힘들다면 다 건너 뛰고 일반 에피소드만 보세요)



* 로 앤 오더 시리즈 외에 딕 울프(Dick Wolf)가 만든 인기 드라마들 
- 시카고 시리즈 : 시카고 파이어, 시카고 메드, 시카고 P.D.
- FBI 시리즈 : FBI, FBI:모스트 원티드, FBI:인터네셔널

* 24년 3월 현재 웨이브에는 조직범죄 전담반 3시즌만 있다. 1, 2시즌은 볼 수 있는 ott가 없다. (제공 ott가 궁금할 때에는 저스트와치, 키노라이츠 같은 곳에서 검색해볼 것)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 (SVU) 리뷰 보기


2024-02-24

검은 미로(Black Spot) - 넷플릭스 프랑스 벨기에 미스터리 수사물 추천


엄청난 규모의 숲과 얽혀있는 오지 마을 빌프랑슈(VillFranche). 이곳에서는 헌병대 소속 군인 세 사람이 경찰 노릇을 하고 있다. 그 중 대장 격인 로렌은 틈만 나면 숲 속을 헤맨다. 빌프랑슈 시장 베르트랑의 사라진 딸도 찾아야 하고 20년 전 자신이 갇혀 있었던 장소도 찾고 싶기 때문이다. 

검은 미로 주인공 세 사람이 숲에 들어와 있다
넷플릭스 숲 미스터리 '검은 미로' / 출처 TMDB


검은 미로 (원제 : Zone Blanche)

: 프랑스-벨기에 공동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2019년 시즌2 공개.

술리안 브라임, 위베르 들라트르, 로랑 카펠루토, 사무엘 주이, 르노 뤼텐, 올리비에 봉주르, 카미유 아길라르, 티펜 다비오, 브리지트 시, 안 수아레즈, 댄 허츠버그, 토마 도레, 테오 코스타 마리니 등 출연.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빌프랑슈에는 독특한 전통이 있는데, 어른이 되려면 숲에서 혼자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로렌은 이 성인식을 치르다 누군지 모를 존재에게 납치되어 쇠사슬에 묶여 버렸다. 급기야 손가락을 희생하고 탈출했지만 그날의 기억을 잃어버렸다. 세월이 한참 흘렀어도 로렌은 어떻게든 숲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프랑스 영화는 많이 봤지만 드라마는 뤼팽(넷플릭스 시리즈) 이후로 두 번째다. 벨기에 드라마는 처음 본다. 북유럽 수사물을 찾다가 보게 되었는데, 그동안 봐왔던 작품들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전개가 빠른 것 같으면서도 무겁다. 이야기의 밀도가 높아서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보게 되는 이상한 매력이 있다. 

대강의 줄거리만 보면 초자연 미스터리 심령물 혹은 판타지 스릴러 같은데 결국은 인간의 이야기이다. 숲 속에 사는 미지의 존재가 문제인 것 같지만 진짜 괴물은 따로 있다. 시장인 아들을 조종해서 빌프랑슈를 좌지우지하는 제랄드가 그렇다. 베르트랑은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지만 뒤에서 하는 짓을 보면 부전자전이다.

파견 나온 검사 시리아니는 제랄드와 베르트랑을 쫓는다. 로렌은 옛 애인 베르트랑과 감정이 남아있고 자신의 딸이 그의 집안에 맞서고 있어서 복잡한 상황이다. 숲을 파괴하는 세력과 보호하려는 자들이 대립하면서 빌프랑슈는 긴장감으로 가득 찬다.




반전 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1시즌을 추천해본다. 강추(강력 추천) 대신 추천이라고 한 것은 3시즌이 언제 만들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형 떡밥을 남겨 놓은 채 2시즌을 끝내 놓고는 몇 년째 다음 시즌이 나오지 않고 있으니.... 여기서 이야기를 끝내버린다면 넷플릭스를 미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검은 미로 시즌 3 빨리 만들어주세요!)

미드의 빠른 흐름을 좋아하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는다. 뭔가 남다른 범죄 수사물을 찾고 있다면 도전해보시길. 아마존 밀림 같은 숲 풍경은 덤이다. CG가 아무리 발전해도 진짜 자연 풍경을 어떻게 이길 수 있으랴. 찍으면서 스텝과 배우들이 엄청 고생 했을 것 같다. 특히 로렌 역의 배우 쉴리안 브라임에겐 따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원제를 영어로 해석하면 White Zone 이라고 한다. 통신이 안 되는 곳, 공백의 의미. 우리나라에서는 정 반대의 제목으로 번역해 놓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검은 미로'가 이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 검은 미로 관련 글을 찾아보다가 굉장한 리뷰 발견!


2024-02-19

로 앤 오더:성범죄 전담반(Law&order:SVU) - 강력 추천 범죄 수사물 형사물 미드


무려 24시즌! 
말만 들어도 기가 질려서 손 대볼 생각조차 안 하는 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 시즌만, 아니 아무 시즌이나 한두편 만이라도 시험 삼아 보시기를! 단지 길어서 보지 않고 있다면 너무나 아까운 작품을 놓치고 있는 겁니다~


로앤오더:성범죄 전담반 주역 네 사람
Law&order : SVU / 왼쪽부터 롤린스, 카리시, 투투올라, 벤슨 / 출처 TMDB

로 앤 오더 : 성범죄 전담반 (Law&order : Special Victims Unit)


: 딕 울프 제작. 마리스카 하지테이(올리비아 벤슨), 아이스 티(오다핀 투투올라), 켈리 기디시(아만다 롤린스), 크리스토퍼 멜로니(엘리엇 스테이블러), 피터 스캐나비노(도미닉 카리시 검사), 댄 플로렉, 리차드 벨저, 조지 황, 타마라 튜니, 라울 에스파르자, 다이앤 닐, 스테파니 마치, 대니 피노 등 출연. 2024년 미국에서는 25시즌 방영.




드라마의 주 무대는 미국 뉴욕 경찰청의 성범죄 전담반(SVU-Special Victims Unit)이다. 이름 그대로 성(sex)에 관련된 모든 범죄를 다루며 아동 관련 범죄도 담당한다.

1시즌부터 12시즌까지는 엘리엇 스테이블러와 올리비아 벤슨 형사가 주인공이었다. 15시즌부터는 올리비아가 수장이 되어 팀을 이끈다. 범죄 수사물이면서 동시에 법정물이기도 하다. SVU와 손발 맞춰 일하는 검사가 거의 매회 나오고 재판 역시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성범죄자 대부분이 증거만 확실하면 엄벌에 처해지기 때문에, 고작 한 자리수 징역에 중형이라고 떠드는 우리나라와 몹시 비교 되기도 한다. 

성범죄 전담반의 수장 올리비아 벤슨
Law&order : SVU - 올리비아 벤슨 경감 / 출처 TMDB

'로 앤 오더(Law & Order)'는 딕 울프가 만든 수사물+법정물 미국 드라마로 2010년 20시즌으로 종영했다가 2022년 '로 앤 오더 리부트'로 다시 돌아왔다. '로 앤 오더 SVU'는 이 오리지널 시리즈의 스핀 오프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스핀 오프가 오리지널보다 더 오래 이어지고 있으니 이 또한 기록일 것이다. 이 시리즈들을 탄생시킨 딕 울프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겠지만, SVU만큼은 올리비아 벤슨 역의 마리스카 하지테이의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배우 본인도 이 시리즈에 이렇게 오래도록 출연하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이제 올리비아 벤슨이 없는 SVU는 상상할 수 없다. 마리스카 하지테이가 아닌 올리비아 벤슨도 상상할 수 없다. 정말 뉴욕 어딘가에서 벤슨 캡틴이 실제로 활동하고 있을 것만 같다. 범죄자는 무섭게 다스리고 피해자들에게는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올리비아. 성범죄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인 만큼, 같은 여자로서 인생 선배로서 그녀가 건네는 위로와 조언은 마음에 큰 울림을 준다. (24시즌 3회, 7회에서 피해자에게 해준 말은 👍👍👍)





개인적으로는 올리비아 경감 체제의 SVU가 더 좋다. 그녀가 팀을 이끌면서 여성 연대가 강해진 느낌이다. 시리즈가 너무 길어서 볼 엄두가 정말 안 난다면 15시즌 이후부터라도 보시길 권해본다. 한참 정신 쏟을 곳이 필요한 경우에도 - 범죄 수사물에 알레르기만 없다면 - 이 드라마를 권한다. 전 시즌 몰두해서 보고 나면 원하는 대로 세월이 훌쩍 흘러가 있을 것이다.


엘리엇 스테이블러 형사
Law&order : OC - 엘리엇 스테이블러 형사 / 출처 TMDB

우리나라(대한민국)에서는 웨이브(Wavve)에서 전 시즌을 제공했었는데 2024년 현재 6~12시즌이 빠졌다. SVU 24시즌 1회와 21,22회는 엘리엇 스테이블러 형사가 등장하는 '로 앤 오더 조직범죄 전담반' 3시즌 1,21,22회와 같이 보아야 한다. 범죄자 시렌코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로 앤 오더 리부트' 2시즌 1회까지 봐줘야 얘기가 완전히 끝이 난다. 물론 다른 시리즈를 보지 않았어도 이해할 수 있게 중간 중간 설명해주는 화면이 나오긴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것만 보고 전체 이야기를 파악하기는 무리다. 정 뭣하면 이 에피소드들은 건너 뛰고 보시길 바란다. (크로스오버 에피 순서 정리)

딕 울프 사단의 '시카고 PD'와 크로스오버한 시즌도 있다. [어느 OTT에서 볼 수 있는지는 ott 검색 사이트 키노라이츠, 저스트와치 같은 곳에서 찾아보면 편하다]

범죄라는 게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일어난 범죄를 최선을 다해 해결하려는 사람들만 있다면 세상은 좀 더 살만한 곳이 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강력하게 추천해본다.



* 시리즈가 오래 이어진 만큼 거쳐간 유명 배우들도 많다. 샤론 스톤이 검사로 나왔었고 제레미 아이언스, 알렉 볼드윈, 브래들리 쿠퍼가 나온 적도 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나 엘르 패닝의 어릴 적 모습도 볼 수 있다. SVU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만다 롤린스 형사 역의 켈리 기디시도 단역으로 나온 적이 있다. 

* 검사 중에는 알렉산드라 캐봇과 라파엘 바르바가 강렬했다. 각각 배우 스테파니 마치와 라울 에스파르자가 연기했는데 그야말로 연기력이 대단해서 실제 법조인들 같았다.  

* 마리스카 하지테이는 이 시리즈에 변호사로 출연한 배우 피터 허먼과 결혼했다. 

* 크리에이터 딕 울프의 자녀 이름이 올리비아와 엘리엇이다. 

* 웨이브에 로 앤 오더 '조직범죄 전담반'이 1시즌부터 올라왔었는데 지금은 3시즌 밖에 없다 (24년 3월 현재 1,2시즌 제공하는 곳이 없음). '리부트'도 그렇고 '성범죄 전담반(SVU)'도 볼 수 있을 때 보는 게 좋다.

* 뉴욕 경찰 성범죄 전담반은 실제로 존재하는 부서이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와 다른가 보다. 미드 SVU 실제모델 뉴욕 성범죄전담반 '무성의 수사' 조사 직면

* 딕 울프가 만든 드라마 FBI 리뷰 보기

2024-02-10

사체의 증언 - 법의학 스릴러 수사물 영드 추천


티빙에서 독점으로 제공하는 파라마운트사 작품들을 살펴보던 중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다. 사체의 증언? (24년 1월에 정주행 했는데 2월 현재 티빙에 없다. Oh my~😱)


법의학자가 작업복 모자를 쓰고 있다
The Chemistry of Death


사체의 증언 (2023)

: 사이먼 베케트 원작. 리처드 클락 감독. 해리 트레드웨이, 사무엘 앤더슨, 잔느 구르소 등 출연. 


타이틀에 나오는 원제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죽음의 화학(The Chemistry of Death)'이다. 그런데 한국 제목은 왜 이렇게 노골적으로 지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무튼 법의학이 주 내용 같아서 보게 되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제라도 봐서 다행'인 작품이었다.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에서 '시골 의사'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데이비드 헌터는 어느 날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숲에서 놀던 어린 형제가 시신을 발견한 것이다. 부검의를 당장 불러올 수 없었던 경찰은 그에게 시신을 봐달라고 부탁한다. 


거절을 거듭하던 헌터는 현장만 보고 이런 저런 것들을 짚어낸다. 누가 봐도 전문가 같은 모습에 그를 조사해본 경찰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헌터는 한때 알아주는 법의학자였던 것. 

대단한 경력을 숨긴 채 오지에 숨어있는 법의학 전문가. 뭔가 설정이 매력적이지 않은가? 트라우마를 피해 일(job)에서 달아난 주인공은 운명처럼 다시 그 일을 하게 된다.  

법의학자가 주인공이지만 장르를 따진다면 범죄 스릴러에 가깝다. 두번째 이야기에서 그는 근처 섬에 일하러 갔다가 태풍으로 발이 묶인다.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한 명뿐인 경찰을 도와 사건 해결에 나선다. 법의학자가 경찰처럼 발로 뛰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끝까지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스토리 진행이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 

알고 보니 소설 원작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사체의 증언'으로 책이 나와 있어서 그 제목을 그대로 갖다 붙인 모양이다. 어느 ott에서든 다시 제공할 때에는 원제로 수정해주면 좋겠다. 세련되지 못한 제목이 볼만한 작품을 가려버리는 느낌이다. 

2024년 2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 작품을 볼 수 있는 ott가 없어서 리뷰를 쓰는 게 뻘쭘하긴 하다. 그래도 추천!


2024-02-06

데드윈드(Deadwind) - 강력 추천 넷플릭스 핀란드 드라마 범죄 수사물


넷플릭스를 떠날 수 없는 이유는 알고 보면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아서이다. 왜 이제야 봤을까 땅을 치게 만드는(이제라도 보게 되어 정말 다행인) 드라마 발견! 2024년 현재 3시즌까지 나와있는 핀란드 드라마 '데드윈드'이다.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두 남녀 형사가 사건 현장을 둘러 보고 있다
Netflix 'Deadwind' / 출처 TMDB


데드윈드 (원제 : Karppi)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18년 시즌1, 2020년 시즌2, 2021년 시즌3 공개. 피흘라 비탈라, 라우리 틸카넨, 미모사 빌라모, 야니 볼라넨, 톰미 코르펠라, 피리오 롱카 등 출연. 

1시즌 줄거리만 짧게 얘기해보면, 새로운 주택 단지가 지어질 장소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죽은 '안나'는 사회복지사로 평범한 기혼자였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될 수록 그녀를 둘러싼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이 사건을 맡게 된 헬싱키 경찰 소피아 카르피(Karppi)는 남편을 잃은 지 얼마 안 되었다. 새로운 파트너 사카리 누르미(Nurmi)와 일하게 되는데 첫날부터 어딘가 맞지 않는다. 서로가 불만스러웠던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함께 다니다 서로를 점점 이해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데드윈드' 두 주인공 사이의 케미스트리가 미국 드라마 '엑스파일(X-file)'과 '더 킬링(The Killing)'을 떠오르게 한다. 둘 다 덕질을 한참 했었던 작품들이다.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사이에 흐르던 긴장감과 은밀함, '더 킬링'의 세라와 스티븐 사이의 진한 연대감이 '데드윈드' 두 주인공에게서도 보인다. 서로를 믿고 서로에게 기대는 두 사람의 동료애가 그 어떤 사랑보다 더 진하게 느껴진다.

한번 본 작품은 웬만해선 다시 잘 안 보는데 '데드윈드'는 3시즌까지 보자마자 다시 1시즌부터 돌려보았다. 범죄 수사물로써 끝까지 범인을 잘 숨기는 연출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주인공 사이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더 컸다. 뛰어난 외모의 두 배우[피흘라 비탈라(카르피)/라우리 틸카넨(누르미)]가 붙어 나오니 눈이 즐겁다는 장점도 있다. 

3시즌까지 나온 것을 보면 인기가 없진 않았을 텐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팬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에서 시즌4가 나오길 바라는 이들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만큼 넷플에서 나서줘야 4시즌을 볼 수 있을 텐데.... '데드윈드' 새 시즌 좀 만들어주세요 제발~😭😭😭 재미있는 형사물 범죄물 수사물을 찾고 있는 분, 북유럽 드라마의 드라이(Dry)한 감성이 잘 맞는 분께 강추!


* 2시즌 : 헬싱키 경찰의 간부와 그 딸이 살해된다. 눈 먼 자들의 이야기.

* 3시즌 : 제약회사 연구원의 기묘한 죽음. 카르피 남편 사건에 대한 제보가 들어온다. 그날의 진실은?


( 2024. 05. 11 내용 추가 )

* 데드윈드 1시즌에서 안나로 나온 '파멜라 톨라'가 누르미로 나온 '라우리 틸카넨'의 실제 부인이었다. 2020년(2시즌 방영 후)에 결별했으니 1시즌 촬영 당시에는 부부였다는 얘기. 또한 카르피로 나온 '피흘라 비탈라'와 파멜라는 정말 친한 사이(절친)라고 한다. 

* 피흘라 비탈라는 데드윈드 1시즌으로 2019년 골든 벤라(Kultainen Venla)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데드윈드는 작품상 및 올해의 작가상에 노미네이트.

* 피흘라 비탈라와 라우리 틸카넨은 2010년 '나쁜 가족'이라는 영화에 함께 나왔다(리뷰는 따로 올렸음). 이 작품에서 아버지로 나오는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살인 없는 땅(=보더타운=소르요넨)"에서 카리 소르요넨으로 나온 '빌레 비르타넨'이었다. 그 밖에도 데드윈드에서 본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2024-01-26

페어플레이 - 여자 쪽이 더 잘난 커플의 최후 (넷플릭스 19금 영화 추천)


함께 살고 있지만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남인 척 연기하는 에밀리와 루크. 따로 출근한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곳은 같은 회사 사무실이다. 사내 연애 금지 규정을 어기고 결혼까지 약속한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일로 삐걱거리기 시작하는데.......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영화 페어플레이의 두 주인공
넷플릭스 공식홈 캡처

페어플레이 (Fair Play)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23년 공개. 청소년 관람 불가(만 18세 미만 시청 금지).
클로이 도몬트 각본, 감독. 피비 디네버, 올든 에런라이크, 에디 마산, 리치 서머, 서배스찬 더수자, 패트릭 피슐러 등 출연.


루크가 올라갈 줄 알았던 자리에 에밀리가 앉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간다. 남자 동료들은 에밀리가 성(sex)을 팔아서 그 자리에 올랐을 거라고 쑥덕거린다. 회사에서야 철저히 비밀로 하는 사이니 그런 개소리에 루크가 아무 말도 못 한 것인 줄 알았는데, 그 역시 에밀리가 성 상납 같은 편법을 썼을 거라 의심하고 있었다. 루크는 에밀리가 실력으로 승진했다는 것을 도저히 인정하지 못 한다.

에밀리는 상사로써 루크를 밀어주려고 하다가 큰 손해를 본다. 곧 실력으로 실수를 만회하지만, 루크는 그런 에밀리에게 열등감만 더 느낄 뿐이다. 에밀리가 잘 나갈 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각본이 탄탄하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자기가 무조건 잘나야 하는 줄 아는 루크의 캐릭터가 너무 리얼해서 소름이 돋는다. 성인 여성 분들, 특히 연애 중인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해본다. 여자보다 남자가 잘나야 가정이 행복하다는 소리를 실제로 듣고 자랐던 세대로써 이렇게 관습을 짚어주고 현재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은 반갑다. 


* 에밀리로 나온 피비 디네버는 넷플릭스 히트작 '브리저튼'에서 처음 보았다. 연기를 잘한다 싶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감탄했다. 루크로 나온 올든 에런라이크의 연기도 대단하다. 두 주연 배우들의 연기만 봐도 충분히 남는 작품이다.




2024-01-24

형사 포르스트 - 넷플릭스 폴란드 드라마 형사물 추천


*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했으나 그래도 주의해주세요 *

(요금제 이슈가 있긴 하지만) 넷플릭스의 좋은 점은 다양한 나라들의 드라마를 안방에서 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ott 서비스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에서 폴란드 드라마를 어떻게 볼 수 있었을까? 할런 코벤 소설로 만든 '숲'을 보고 폴란드도 드라마를 잘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신작 안내에 뜬 '형사 포르스트'를 보게 되었는데.


형사 포르스트 (FORST) 시즌1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4년 1월 11일 공개. 총 6화. 레미기우스 므루스의 소설 원작. 보리스 시츠, 주잔나 사포주니코프, 안제이 비에니아스, 카밀라 바르 등 출연.



햐....... 1회 시작부터 눈 덮인 산이 나오는데 그야말로 풍경이 예술이다. '타트라 산맥'이라고 자막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찾아보니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에 걸쳐 있는 산맥이라고 한다. 해발 고도 2,655m. 이곳을 배경으로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는데 문제(?)는 시신이 있는 풍경마저도 멋지다는 것이다...😓 

북유럽 쪽 드라마를 볼 때 덤으로 풍경 보는 재미가 있긴 했지만, 이 드라마는 타트라 산맥 곳곳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이다. 장소마다 지명과 해발 고도를 꼬박꼬박 알려준다. 등산에 별 취미 없는 사람도 '기에본트산'에 가보고 싶어질지 모른다. 

물론 이것만으로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최고 형사라는 평까지 들었으나 산골 마을로 좌천된 포르스트는 이곳에서 기묘한 연쇄 살인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사건에서 배제되고 개인적으로 수사를 하다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긴장감 넘치는 범죄 스릴러를 원하시면 도전해보시기 바란다. 

* 개인적으로 느끼는 단점
: 몹시 잔인한 장면들이 있다. 섹스신 묘사가 과하다. 인물 이름이 좀 길다 싶으면 헷갈린다. 인물들 표정이 거의 다 굳어 있어서 같이 굳어질 수 있다.

2시즌은 언제 나오려나? 포르스트와 범인의 다음 얘기가 알고 싶다.



2024-01-14

비밀의 비밀 - 넷플릭스 추천 범죄물 영드 [할런 코벤 소설 원작 드라마들]

* 줄거리 결말 스포일러 없이 쓴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를 가장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아무 것도 찾아보지 말고 그냥 보는 것입니다~

주인공 마이아는 졸지에 남편을 잃었다. 불과 몇 달 전에는 언니를 잃었다. 두 사람 모두 공교롭게도 총을 맞고 사망했다. 마이아는 경찰의 의심을 받으면서도 진실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살인자는 과연 누구일까?


넷플릭스 드라마 비밀의 비밀


비밀의 비밀 (Fool Me Once)


: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 2024년 1월 1일 공개. 영국 드라마. 총 8화. 원작 할런 코벤. 미셸 키건, 아딜 액터, 리처드 아미티지, 조애나 럼리, 디노 페처, 에멧 스캔랜, 조 암스트롱, 마커스 가비 등 출연. (리미티드 시리즈 : 한 개의 시즌으로 완결되는 드라마) 



친구로부터 내니캠(보모 감시 카메라)을 선물 받은 마이아는 녹화된 영상을 확인해보다 깜짝 놀란다. 홀연히 나타나 아이를 안아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남편 죠였다. 죽은 사람이 대체 어떻게? 사실대로 말하라는 마이아의 요구에 보모는 대답 대신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달아난다.

처음부터 흥미롭지 않은가? 이것은 정말 시작에 불과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비밀과 진실들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든다. 웬만하면 쉬는 날 보시길 바란다. 잠 안 온다고 보았다가는 날을 꼴딱 셀 수도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무것도 몰라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할런 코벤. 이 작가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순전히 넷플릭스를 통해서였다. '스트레인저'라는 영드를 재밌게 보았는데 크리에이터가 할런 코벤이었다. 그 뒤로 본 '스테이 클로즈'에서도 이 이름이 보였다. 검색해보니 이럴 수가, (나만 모르는) 아주 유명한 소설가였다. 넷플릭스에서도 이 이름을 검색하면 드라마 여러 편이 걸려 나온다. 그의 소설로 만든 드라마들은 웬만하면 재미있다. '비밀의 비밀'도 역시나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강추!



*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할런 코벤 원작 드라마들 (2024년 1월 현재)

- 스트레인저
- 영원히 사라지다
- 홀드타이트
- 숲
- 결백
- 내 이웃의 비밀 (소설 없음. 코벤 제작)
- 비밀의 비밀
- 스테이 클로즈


넷플릭스는 작품의 상세 정보 페이지에서 배우나 스텝 이름을 누르면 그 사람과 관련된 작품들이 모두 걸려 나온다. 할런 코벤의 이름을 클릭하면 크리에이터라고 되어있는 여섯 작품만 나온다. 반면 넷플 검색창에서 이름을 직접 검색하면 '비밀의 비밀', '스테이 클로즈'도 이어서 나온다. 두 드라마 정보란에는 왜 그의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은지 이유를 모르겠다. 두 드라마 오프닝에도 할런 코벤이 Executive producer로 나오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 가운데 하나라도 재미있게 보셨다면 다른 작품들도 보시기 바란다. 나 역시 다 본 것은 아니지만 '내 이웃의 비밀'과 '스트레인저'는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 내 이웃의 비밀 (The Safe) : '덱스터'로 유명한 마이클 C.홀 주연. 고급 주택 단지에서 한 아이가 죽고 주인공의 딸이 사라진다. 한번 보면 끊기 어렵다. 강추!

* 스트레인저 (The Stranger) : 리처드 아미티지 주연.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여자가 주인공에게 다가와 아내에 대해 이상한 말을 한다. 비슷한 제목의 다른 작품이 있으니 주의.

* 숲 (The Woods) : 폴란드 드라마. 사건이 정신없이 전개되는 미드 스타일을 싫어하는 분께 추천. 정적이고 다소 무거운 분위기. 25년 전 캠프장에서 사라진 동생. 그날의 진실은?




2024-01-06

시즌2가 있구나! 경성크리처 시즌1 파트2까지 다 본 소감 - 넷플릭스 추천 한드


*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제하고 쓴 리뷰입니다. 그래도 드라마를 보실 분은 주의하세요 *

2024년 1월 5일 경성크리처 시즌1이 모두 공개되었다. 시즌 1 결말까지 다 보고 난 소감은 솔직히 어리둥절에 가깝다. 하지만 시즌2가 대기 중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2시즌에서는 대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조금도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한소희는 칼을, 박서준은 총을 갖고 있다
경성크리처 / 출처 TMDB

경성크리처 (Gyeong-Seong Creature) 1시즌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3.12.22 파트1 공개. 2024.01.05 파트2 공개. 총 10부작. 
정동윤 노영섭 연출. 강은경 극본.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 최영준, 현봉식, 위하준, 박지환, 강말금, 지우, 옥자연, 김도현, 우지현, 안지호, 이규성, 최광일, 임철수, 김윤우 등 출연.



공개 전부터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다. 한소희와 박서준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 지 너무 궁금했다. 하지만 파트1을 미리 본 이들이 혹평을 쏟아냈다. 공개가 되고 나서도 좋은 얘기 보다는 안 좋은 평이 많았다. 사실 그래서 볼까 말까 고민을 좀 했었다.

파트1 총 7화를 보고 나서는 이걸 안 봤으면 어쩔 뻔했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일제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저지른 생체 실험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었다. 보기 힘든 장면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넘기지 않고 보았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끔찍했을 것 아닌가? 이 점 하나만으로도 경성크리처의 모든 화를 재생(play)시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를 통해 일제의 만행이 외국에 알려지고 있고,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일본의 젊은이들이 새롭게 눈을 뜨고 있다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단지 애국심 만으로 이 작품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볼거리로써의 재미도 상당하다. 재미없다고 누가 그렇게 난리를 떤 것일까? 물론 취향에 안 맞거나 재미를 전혀 못 느끼는 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개 직전과 직후 혹평이 지나쳤던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보고 싶은데 평이 안 좋아서 안 보신 분 있다면, 보세요! 우선 보시고 드라마가 어떤지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강 스포 나옵니다! ======


시즌1 마지막에서 괴물은 생명을 나눠주고 사멸한 것 같다. 남산 N타워를 바라보는 ㅎㅈ는 누구였을까? 목 뒤에 수술 자국 같은 것이 눈에 띈다. 마에다와 세이싱은 어떤 인연인지 그 이야기도 시즌2의 몫이다. 명자의 아이는 21세기인 현재까지도 우리나라를 넘보는 일본의 야욕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럼 이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수수께끼를 많이 남기고 끝난 경성크리처 시즌 1. 다음 얘기가 진심 궁금하다. 시즌 2 Hurry Up!


2023-12-23

대학전쟁 - 서열 1순위 대학교들의 섹시한 두뇌 싸움 (쿠팡플레이 예능 추천)


처음엔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대학교 서열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이라니. 그래도 무슨 말이라도 하려면 보고 나서 하는 게 맞다는 생각에 보게 되었는데.

🔐 내용 스포일러 최대한 배제하고 쓴 리뷰입니다🗝️

대학전쟁 포스터
대학생 서바이벌 예능 대학전쟁

대학전쟁

: 2023.11.03~12.15 공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총 8부작. 서바이벌 두뇌 게임 예능. 연출 허범훈, 김인지. 작가 김정선, 권영. 성우 심혜린. 진행 황인성. (나무위키 참고)



시작 라인업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포스텍(포항공대/이상 가나다 순)까지 다섯 곳으로 누가 봐도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들이다. 각 학교마다 네 명의 재학생이 출전하는데 다들 면면이 대단하다. 수능 만점, 몇 개 학교 동시 합격, 수석 입학, 초중고 전교 1등 등등. 소개 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라운드가 거듭되고 여러 유형의 문제를 풀면서 이들의 천재성이 드러난다. 같이 풀어 보고 싶어도 내가 풀 수 있는 문제는 거의(아예) 없다. 복잡한 수학 문제는 읽기도 힘들고 어떤 문제는 이해조차 되지 않는다. 머리를 몇 번 씩 굴려야 하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그것도 모자라 문제 풀이에 주어지는 시간은 매우 짧다. 그럼에도 출전자들은 그런 문제들을 풀어내고 해결해낸다. 시청자로서 할 일은 그냥 이들을 보고 즐기면 된다.

솔직히 범인 추리 예능이나 퀴즈 프로는 보면서 속이 터질 때가 있다. 답답한 출연자를 보면 티브이 속으로 들어가 대신 풀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대학전쟁'은 보는 동안 그런 번뇌와 고통의 순간이 전혀 없었다. 문제를 풀 엄두도 안 나기 때문에 그저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대학교들을 아깝게 가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유감스러운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겠다. 장점만 보자면 우리나라의 똑똑한 인재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는 것. 시즌 2가 만들어진다면 일류대 간판을 떼고 우리나라 전국 대학생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 나는 수학에 자신 있다! 하면 한번 봐보세요.
- 나는 아이큐가 높다! 하면 한번 봐보세요.
- 우리나라 수재들 수준이 궁금하다! 하면 한번 봐보세요.
- 명문대 다니는 애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하면 한번 봐보세요.

결론은, 추천합니다~😅😅😅

대학전쟁 출연자들
대학생 서바이벌 예능 대학전쟁

* 서울대 정현빈 씨는 어렸을 때 복합통증증후군(CRPS)를 앓았다고 한다. 그래서 공부에 전념하기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 게임쇼에서 보여주는 능력은 실로 경이롭다.




2023-12-10

FBI (에프비아이) - 추천 미드 수사물

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의 약자. 미국 연방 수사국. 미국 법무부 산하의 수사 기관이자 정보기관으로서, 범죄 수사와 미국 내의 정보 수집 업무를 담당(구글 검색 참고).

[미국이란 나라가 워낙 땅덩이가 크다 보니 주(州) 한 개가 웬만한 국가 수준이다. 하나의 사건이 여러 주를 넘나들며 일어나면 FBI가 사건을 맡게 된다. 그래서 연쇄 살인범이나 납치범이 나오는 범죄 수사물 에피소드에는 FBI가 등장할 확률이 99%다.]

미드 FBI 주연 배우들 사진이 모자이크처럼 배치되어 있다
미드 FBI / 출처 TMDB

FBI (에프비아이)

: 미국 CBS 제작. 2023년 5시즌 방영. 크레이그 터크 각본 및 감독. 딕 울프 감독. 미시 페레그림, 지코 자키, 제레미 시스토, 알라나 드 라 가르자, 존 보이드, 캐서린 르네 터너, 샨텔 반산텐, 에보니 노엘, 셀라 워드, 테일러 앤서니 밀러, 베데트 림, 제임스 첸, 로션 프랭클린 등 출연.



드라마 제목이 그냥 FBI이다. 타이틀도 화면 가득 차게 FBI 세 글자만 써 놓았다. 제목 그대로 FBI 요원들이 밤낮없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주로 테러, 마약, 유괴&납치, 연쇄 살인, 혐오&증오 범죄, 국제적인 문제 등 규모가 큰 사건들이 나온다. 미국 드라마 '로 앤 오더(Law&Order)' 시리즈와 '시카고' 시리즈의 팬이라면 "딕 울프"라는 이름만으로도 이미 보셨을 수 있겠다.

메인(main) 주인공은 매기 요원과 OA로 불리는 오마르 요원이다. 매기는 남편을 잃은 충격과 슬픔에서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고 오마르는 무슬림이라는 특이점을 가졌다(실제로도 무슬림 배우가 미드에서 주연을 맡은 게 처음이라고 함-나무위키). 서브(sub)지만 주연처럼 나오는 요원들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사무실에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수사를 지휘하는 주발 부(副)지부장은 알콜중독과 계속 싸우고 있다. 2시즌부터 나오는 스콜라 요원은 911테러로 가족을 잃은 아픔이 있다. 대단한 스펙에 세상 다 가진 듯 보이는 요원들이지만, 알고 보면 다 자기만의 짐을 지고 있는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무슬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오마르를 잘 활용하는(?) 에피들이 있는데, 무슬림이 미국에서 테러를 자행하는 이유에 과연 미국의 책임은 없는지 되묻는 듯한 내용도 살짝 나온다(이런 에피의 경우 현지 시청자들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애써 찾아보지는 않았다). 딕 울프의 드라마는 선뜻 하기 힘든 질문도 던질 줄 안다. 그래서 좋다.



- 군더더기 없이 빨리 빨리 진행되는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
- 1~2회에 이야기가 끝나는 구성을 좋아하시는 분
- 남녀 주인공의 러브라인을 극도로 싫어하시는(극혐) 분

범죄 수사물 드라마가 거의 이런 식이지만 그래도 주인공의 러브라인을 필사적으로 피해다니는 분이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해봅니다(단, 서브 배역에는 있음). 현재 5시즌까지 보았는데, 없어요~

* 웨이브에 다섯 개 시즌이 다 있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여기저기로 나뉘었다. 2023년 12월 현재 티빙과 쿠팡플레이에 1시즌부터 4시즌까지 있으며 웨이브에는 5시즌만 있다. 자꾸 바뀌다 보니 OTT를 결제하기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 스핀오프 시리즈로 'FBI:모스트 원티드'와 'FBI:인터네셔널'이 있다. 시리즈 간에 크로스오버를 하기도 한다. 

* 사실 정말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로 앤 오더:성범죄 전담반(SVU)'이다. 현재 24시즌까지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길어서 엄두가 안 난다 해도 우선 1시즌만 봐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