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달글리시 - 인데버 모스가 생각나는 시대극 수사물 영드 [웨이브 티빙 강력 추천]


달글리시 형사 역의 버티 카벨

달글리시 (Dalgliesh)


어느 날 갑자기 웨이브에 나타난 영국 드라마. 제목의 어감이 특이해서 눈길이 갔다. 상세 정보를 보니 달글리시는 주인공의 성씨(last name)였다. 더 눈에 띈 것은 시인이자 경찰이라는 설정. 대체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한 에피소드를 다 보기도 전에 이 작품의 팬이 되었다.

아담 달글리시 Adam Dalgliesh.
윗선에서 믿고 맡기는 실력 좋은 형사이자 꽤 이름난 시인. 안타깝게도 부인과 아이를 한꺼번에 잃었다. 그래서인지 얼굴에는 표정이 별로 없고 웃음이라고는 입꼬리를 짧게 끌어올리는 게 전부다.

그의 목소리와 말투에서는 형사라는 직업을 유추해내기가 힘들다. 부드럽고 차분한 음성으로 시를 낭독하는 장면은 짧아서 아쉬울 지경이다. 그러다가도 용의자를 압박할 때는 또 어찌나 단호하고 거침없는지 반전 매력이 대단하다.

[이쯤 되면 달글리시를 연기하는 배우 버티 카벨의 팬이 되었나 싶은데 그건 또 아닌 것이 이유는 뒤에서....]


인데버 모스 형사 역의 숀 에반스

드라마 전반에서 문학 지식을 드러내는 달글리시를 보니 '인데버'의 주인공 모스가 떠오른다. 오페라와 문학을 좋아하는 모스는 사건 수사에 자신의 예술적 소양과 지식을 십분 활용한다. 두 사람 모두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형사 이미지와 거리가 멀어서 더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흑인 여성 경찰 미스킨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모습에선 모스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파트너로 삼은 썰스데이 반장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연출 스타일도 비슷한 느낌이다. 에피를 다 보기 전엔 의미를 모르겠는 장면들이 짧게씩 나열되는 인트로가 특히 그렇다. 화면 색감이나 분위기도 그렇고. 인데버 시리즈가 끝나서 아쉬웠는데 대리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될 줄이야~😂

[달글리시 3시즌이 1970년대 말이고 인데버 9시즌이 1970년대 초반이니까 1980년대 배경으로 콜라보 어떤가요]

소리 없이 강한 느낌의 달글리시 형사를 계속 보고 싶다. 빨리 다음 시즌 만들어주세요~


* 엔딩 크레딧에 나와있는 달글리시의 직위는 DCI(Detective Chief Inspector). 2시즌 마지막에 Commander로 승진한다.

* P. D. 제임스의 소설 중 아담 달글리시 시리즈는 총 14편. 버티 카벨의 달글리시는 드라마로는 세 번째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름만 보고 남자라고 생각해버린 것을 반성한다. 10대 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다 30대 중반부터 소설 쓰기 시작한 필리스 도로시 제임스 작가님. 글 안 쓰셨으면 어쩔 뻔 했나...]

* 하나의 에피소드가 2화에 걸쳐 진행된다. 언포가튼, 무언의 목격자도 이런 구성인데 어떻게 이야기를 2회 분량에 딱딱 맞추는지 한편으론 신기하다.

* 버티 카벨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닥터 포스터'의 그 재수 없는 남편이 버티였다고??!! Really?? 달글리시가 아닌 버티의 연기는 볼 생각이 안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김희애 주연의 '부부의 세계'로 리메이크. 박해준이 남편으로 출연]

* 1시즌 3, 4화에서 헬렌으로 나오는 여배우가 버티 카벨의 실제 부인이었다. 샐리 스콧.

* '파더 브라운'의 맥카시 부인(소르차 쿠삭/Sorcha Cusack)이 2시즌 5, 6화에 나온다. 레이디 펠리시아(낸시 캐럴)도 3시즌 5, 6화에 출연. 인데버의 서장님(안톤 레서)은 3시즌 1, 2화에서 성직자로 나온다.

* 구글에서 '달글리시'를 검색하면 스코틀랜드의 축구 선수 케니 달글리시만 잔뜩 나온다. 영어로 검색해야 드라마 정보가 나온다.

* 달글리시가 타고 다니는 재규어 E타입 멋지다! [모스가 중고차 매장에서 눈독 들이는 빨간 자동차도 재규어라고 함]

Jaguar E-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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