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4

외등 - KBS HD TV문학관 (기태영 홍수현 정은찬 서영희) + 단막극 페스티벌


고등학생인 영우는 학교짱 노상규 패거리를 따라 기생집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혜주와 처음 마주친다. 그리고 얼마 뒤 집에 들어온 세입자를 보고 깜짝 놀란다. 혜주와 그 엄마였다. 그뿐 아니라 혜주는 영우와 상규가 있는 반으로 전학을 온다. 그렇게 영우, 혜주, 상규 세 사람의 인생은 복잡하게 얽혀버린다.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세수를 하는 영우와 그 옆에 서있는 혜주

외등 (Outdoor Lamp)


: 2005년 5월 29일 KBS 방영. 박범신 원작. 유갑렬 극본. 최지영 연출. 홍수현, 기태영, 정은찬, 서영희, 김동주, 임성언, 이상숙, 안석환, 이효정, 정상훈, 박형재 등 출연. 2006년 11월 04일 불가리아 플로브디프에서 열린 '골든 체스트상(GoldenChest International TV Festival)' 시상식에서 성인 대상 TV영화 부문 동상 수상.


지금까지 본 단막극 중에 가장 많이 다시 본 작품이다. 정확히 몇 번인지는 모르겠고 열 세 번은 넘게 봤을 것이다. KBS에서 처음 방영할 때 보고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 뒤로 몇 년 간 명절 때나 연말 연초에 재방송을 해주었는데 그때마다 눈에 불을 켜고 본방사수를 했었다. 잘 짜여진 스토리와 아름다운 영상이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명작이었다. 

오래전에 인기 단막극을 모아 (영화제처럼) 극장에서 상영한 적이 있었다. 당시 기사를 찾아보니 행사 명칭이 [2011 단막극 페스티벌]이었다. '외등'이 폐막작이었는데 연출자와 주연 배우도 만날 수 있다기에 얼른 신청했었다. 극장(목동CGV)이 집에서 멀고 처음 가보는 곳이라 헤맸던 기억이 난다. 대형 화면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드디어 만남의 시간. 진행자의 소개와 함께 기태영 배우와 최지영 PD가 행사장으로 들어왔는데 내 자리 근처를 지나가는 게 아닌가? 2미터 못 되는 거리에서 본 영우는 아주 멋있었다.



사실 두 분이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관람객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아무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자신 있게 손을 들었다. 그때 기 배우가 가수 겸 배우 유진과 결혼한 지 얼마 안 됐던 때라 축하 인사를 했더니 허리 숙여 답인사를 해주었다. 그리고 최PD께 이런 저런 얘기를 했었다. 작품이 너무 좋고, 열 번 넘게 보았고, 피디님 드라마를 보고 싶은데 왜 연출을 안 하시냐 블라블라.... 답을 한참 해주셨는데 세월이 많이 지나서 자세한 워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연출을 다시 해보겠다고 말씀하신 건 잊지 않았다.

[2011년 당시 책임프로듀서(CP)로 활동중. 2012년에 홍수현 주연의 단막극 '또 한번의 웨딩' 연출. 그 뒤로 CP와 연출 병행. 2024년 KBS 일일드라마 '스캔들' 연출]

내가 질문하고 나니 그 뒤로 많은 분들이 손을 들었다. 나중엔 질문이 계속 이어져서 할 수 없이 끊었던 것 같다. 당시 리뷰를 찾아보니 홍수현 배우도 지방 촬영장에서 출발했는데 교통 사정이 안 좋아서 결국 참석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그런데 이게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게 더 슬프다😭 행사 다녀와서 인터넷 커뮤니티 어딘가에 기록을 남겼었는데 찾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지웠나 보다. 사진도 찍었었는데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아무튼 드라마에 반해서 원작 소설도 읽었는데 좀 다른 게 있었다. 역시나 읽은 지 너무 오래 되어서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고 노상규 캐릭터가 드라마보다 더 지독했던 것 같다. 혜주를 사랑하긴 하는데 집착 같은 방법 말고는 사랑할 줄 모르는 인간? 읽으면서 놀랐던 부분이 있었는데 뭐였나...😑

영우의 아버지는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한 지식인. 상규는 부와 힘을 가진 매국노 집안의 후계자. 혜주의 엄마는 종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살아남은 역사의 희생자. 설정만 봐도 이야기가 한 트럭은 나올 것 같지 않은가? 드라마는 시간이 짧다 보니 세 사람의 비극적인 관계에 집중했다. 설마 아직까지 안 보신 분이 있다면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한번 봐보세요 제발~

그림을 그리는 혜주와 그런 혜주를 보고 있는 영우


* 언제였나 재방송할 때 감독판을 틀어준 적이 있었다. 여러 버전에 대해 확실히 정리해놓은 리뷰 발견! 감사합니다~

* 이번에 서핑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어느 분 리뷰에 내가 찍혀있는 사진이 있었다. 그러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래전에 이미 그 사진을 본 것 같은 느낌이.... 이렇게 홀라당 잊어버리고 다시 놀란 게 너무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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