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출근에 질려버린 민정(양정아)은 회사 가까운 곳에 방을 얻기로 한다. 무가지에서 '잠만 잘 분' 광고를 뒤지다 괜찮은 곳을 발견하는데 주인이 남자(한석규)이다. 그럼에도 살림살이를 새로 살 필요 없이 관리비만 부담하면 되는 조건이라 바로 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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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캡처 |
MBC 베스트극장 제 140회 그들만의 방
: 1994.06.17 방영. 박종은 극본. 최이섭 연출. 양정아, 한석규, 김나운, 조민기, 김길호, 신귀식, 최은숙, 서갑숙, 오정석 출연.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12시간씩 나눠 사는 기묘한 동거. 계약 내용은 그렇지만 서로 사정이 생기면서 자꾸 부딪히게 된다. 그러면서 민정과 재현은 점점 가까워지는데......
와, 진짜 30여 년 만에 다시 보았다. 휴대폰은커녕 삐삐도 없는 세상이라니! 얼굴 크기와 맞먹는 무선전화기, MS-DOS 기반의 컴퓨터, 벼룩시장 같은 무료 신문... 그동안 세상이 얼마나 무섭게 바뀌었는지 이 단막극을 보면서 실감했다.
드라마 얘기를 해보자면, 두 사람의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기엔 1시간 남짓한 시간이 많이 모자랐다. 런닝타임이 좀 더 허락되었다면 후반부가 그렇게 갑자기 정리되진 않았을 듯.
엔딩은 기억과 많이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재현이 민정을 안아 올린 것은 분명히 기억하는데, 그게 하얀 예복과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그런 것이었다니. 더 기가 막혔던 건 재현이 민정을 안아서 뱅글뱅글 도는데 진짜 열 바퀴는 넘게 돈다. 석규님 이때 허리 괜찮으셨나요~~ 설마 NG나서 두 번 세 번 촬영한 건 아니겠지? 연출자 분이 짓궂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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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캡처 |
재현 역할은 한석규가 개연성이었다. 누가 봐도 나쁜 짓 할 느낌이 전혀 안 드는 사람이 맡아야 했다. 당찬 이미지의 양정아도 매력적이었다. 숏컷 가발이 어색한 게 흠이라면 흠. 엄한 집에서 독립하기로 마음먹은 의지를 보여주려 머리를 자른 것은 알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다시 보면서 많이[엄청] 웃었다. 다음에는 또 뭘 볼까나?
* 민정이 방황할 때 나오는 노래가 괜찮아서 찾아보니 이주엽의 '운명'이었다. 세상 끝나는 날까지 너를 포기할 순 없어 운명이라는 건 널 보낸 외로움.
* 민정이 방황할 때 나오는 노래가 괜찮아서 찾아보니 이주엽의 '운명'이었다. 세상 끝나는 날까지 너를 포기할 순 없어 운명이라는 건 널 보낸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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