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7

봄봄 - KBS TV문학관 (박준금 김진태 이신재)


말은 점순이네 '데릴사위'지만 누가 봐도 그 집 머슴으로 살고 있는 주인공 나(김진태). 점순이(박준금)와 혼인할 날만을 기다리며 몇 년을 견뎠지만 점순이네 아버지(이신재)는 딸이 충분히 자라지 않았다며 혼인을 계속 미룬다. 설상가상으로 점순이의 키는 왜 자라지 않고 맨날 제자리인지 미칠 노릇이다. 이러다 총각귀신으로 늙어 죽을 판. 더 이상 못 참아!


기분이 토라진 점순이. 일을 안 하고 있는 주인공.
KBS TV문학관 봄봄. 왼쪽부터 박준금, 김진태, 이신재

UHD로 만나는 TV문학관 다섯 번째 작품 '봄봄'


: 1983.05.07 방영. 2023.04.03 재방영. 김유정 원작. 최경식 극본. 김충길 연출. 김진태, 박준금, 이신재, 전원주, 박칠용, 이한수, 서영진, 이종만, 김윤형, 김을동, 신수강, 이난희, 박규식, 김순덕, 송보영, 이종남 출연.




이 화는 어렸을 때 본 기억이 확실히 난다. 재미있기도 재미있었는데 점순이에게 격하게 이입을 해서다. 당시 키가 아주 작았던 나는 학교에 가면 유치원에나 가라는 놀림을 밥 먹듯 당하고 있었다. 난쟁이, 땅꼬마, 땅콩, 앉은뱅이.... 
키 작은 이에게 흔하게 붙여지는 별명은 다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키 때문에 고통 받는 점순이가 남 같지 않았다. 키가 작고 싶어서 작은 사람이 어딨냐고~ 자라지 않는데 어떡하냐고~ (다시 생각해보니까 열 받네?)

남자 주인공도 혼인을 핑계로 이용만 당하고 있으니 딱하긴 마찬가지였다. 참다 참다 폭발한 주인공이 점순이를 기둥 앞에 세우고(?) 낫인지 칼인지 도끼인지 뭔가로 기둥에 자국을 내는 장면이 기억나는데, 그 기구가 무엇이었는지는 이따 확인해 볼 생각이다. (추가 : 드라마를 보니 점순이의 아버지가 점순이 키 보다 한뼘 더 위쪽에 도끼로 자국을 내는 장면만 나온다. 내가 본 건 뭐였을까??)




결국은 목적을 이룬 것 같은데, 소설도 읽은 지 너무 오래 되었고 이 화도 본 지 40년이 흘러서 솔직히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다. 정말 귀엽고 깜찍했던 것만 생각나는 점순이가 시크릿가든의 문분홍 여사 박준금 배우였다니! 김진태 배우는 마치 소설 속에서 걸어 나온 듯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캐스팅이어서 기억이 확실히 난다. 그 뒤로 노다지, 먼동 같은 대하 사극에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셔서 잊을 수 없는 배우가 되었다. 


- 'UHD로 만나는 TV문학관'의 시청률을 보니 0.1~0.3% 수준이다. 생각보다 낮아서 안타깝다. MSG 맛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진한 청국장 같은 맛인데.... 물론 방영 시간이 늦긴 하다. 월요일 오전이면 많은 분들이 출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고 다 보고 나면 오전 2시가 훌쩍 넘는다. 그래도 추천해 본다. 특히 월요병으로 잠이 안 오신다면 0시 25분 KBS 2TV 채널을 틀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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