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7

형사 25시 - KBS 수사물 드라마 (태민영 이영후 백일섭 민욱 황범식)


MBC에 수사반장이 있었다면 KBS에는 형사25시가 있었다. 그 당시 수사반장 팬이었던 분들, 형사 25시도 즐겨보시지 않았나요? 형사25시 팬이었던 분들, 수사반장도 즐겨보지 않으셨나요?

KBS 추억의 드라마 형사 25시 타이틀
드라마 형사25시 타이틀. KBS 자료화면

형사 25시 (KBS2)

: 1986. 10. 23 ~ 1990. 4. 3 방영. 장형일 기획. 염현섭, 이민홍 등 연출. 이홍구, 이봉원 극본.

형사로 나온 배우 중에 확실히 생각나는 분들만 적어보면 태민영, 이영후, 민욱, 황범식, 임옥경 이렇게 다섯 분이다. 백일섭, 장학수, 한지일 세 분은 기억이 희미하고... 민욱과 황범식 배우는 느낌이 진짜 형사 같았다. 태민영 배우는 얼굴이 잘 생겨서 더 각인된 것도 있지만, 부하 형사들보다 훨씬 젊은 그가 반장인 게 당시엔 아주 낯설게 느껴졌었다. 어쩌면 MBC 수사반장의 최불암과 차별성을 두려고 이런 설정을 한 게 아닐까 짐작해보지만 효과는 글쎄? 잘 모르겠다.

형사 25시에서 형사로 나온 이영후와 태민영
이영후(다음 이미지), 태민영(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스틸)


위키백과 정보에 의하면 형사 25시는 팀이 여러 번 바뀌었다고 한다. 내가 주로 기억하는 형사들이 1기 팀이고 2기 팀은 태민영, 이영후, 장학수, 한지일. 3기 팀은 거의 기억이 안 나는 것으로 보아 배우 교체에 불만을 품고(?) 시청을 게을리한 게 아닌가 싶다. 


지금도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 (스포 주의)
어느 시골 동네에서 남자아이가 사망한다. 살아있는 남자아이와 강가에 함께 있었던 게 목격된 옆집 여자 허진(배우 이름)이 단박에 용의자로 찍힌다. 평소에 옆집 남매를 친자식처럼 살펴주었던 허진은 그날 남자아이의 머리를 감겨주었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그녀는 이미 범인이었다. 현장 검증할 때 엄청난 욕설과 돌멩이가 날아든다. 하지만 아이가 죽은 이유가 독극물 중독이고, 허진이 머리를 감겨준 것도 아이 머리에서 농약 냄새가 났기 때문이라는 진술을 바탕으로 형사들은 다시 범인을 추리한다. 그리고 밝혀진 진실은...!



남동생의 머리에 가득한 서캐가 보기 싫었던 누나는 집에 있던 농약을 동생의 머리에 붓고 학교에 갔다. 집에 돌아오니 동생은 이미 죽었고 옆집 아줌마는 범인 취급을 받고 있었다. 부모를 대신해서 동생을 보살폈던, 미성년 어린 누나는 그저 동생 머리에서 이를 없애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너무나 비극적인 이야기. 

2023.10월 KBS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을 올려주셨다. 괴기대작전님이 알려주심. 감사합니다!



에피소드 둘.

인적 드문 곳에서 남자 사체가 발견된다. 현장에 신문지가 있었는데 그 신문에 대해 알아보니 특정 지역에서나 소비되는 작은 신문이었다. 그 외에는 별 단서가 없어서 사건이 미궁으로 빠질 무렵, 신문사에서 먼저 형사에게 전화를 했던가?  아무튼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나간 뒤 신문을 끊은 사람이 있는데, 평소 신문사에서 굉장히 특별하게 여긴 구독자였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멀고 먼 서울에서 이 지방지를 어떻게 알았는지 오랜 기간 구독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그러다 하루아침에 절독을 해버리니 신문사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웠는데 마침 살인사건과 시기가 겹치니 제보 아닌 제보를 하게 된 것이었다. 형사들은 그 특별한 구독자를 찾아가고, 그의 행적을 조사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첫 에피소드는 누나가 너무 불쌍해서 기억에 짙게 남았다. 누나 역을 했던 배우 얼굴이 아른거리는데 이름은 모르겠고 그려서 올릴 수도 없고 아 답답; 왜 최선아로 기억을 할까? 나이를 따져보면 그땐 20대 초반이었는데. 그 이미지나 얼굴이 비슷해서 그런가 보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특별한 구독자는 차화연? 이경진? 제3의 배우? 
(에피소드 제목이 '윤희의 외출'이고 윤희 역으로 고 김영애 배우가 출연했다고 괴기대작전 님이 알려주심. https://blog.naver.com/tokukindaichi)
 
이런 추억의 드라마들 리마스터링 해서 방영해주거나 유튜브에라도 올려서 광고 수입 챙기면 방송사도 이득이겠구먼... 형사 25시도 영상 남아있는 게 없어서 못 하고 있나?
요즘은 고정으로 방영하는 형사물이 없다 보니 그리운 드라마 중 하나다. 

(2023년 현재 KBS 유튜브 채널 '옛날TV'에서 형사25시를 비롯, 추억의 드라마와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 라이벌 같았던 드라마 MBC 수사반장 리뷰를 보시려면 클릭해주세요

댓글 4개:

  1. 저번에 형사25시로 검색했을때 무나기님 티스토리 블로그를 잘 찾았는데,없어져서 깜놀했습니다ㅠㅠ
    찾아서 다행이예요.
    첫번째 사건은 잘 모르겠지만, 두번째 사건은 윤희의 외출이라는 에피소드로 2기시절 사건입니다.
    고 김영애님이 윤희라는 범인으로 나오셨는데,백화점에서 물건을 훔쳤다가 직원에게 그만 강간당하게 됩니다.(드라마라서 수위는 낮았지만요)
    결국 그녀는 남직원이랑 애인을 살해하여 강원도의 유원지에 묻었고, 며칠후, 태민영 반장님이 지방지의 소설가로 변장하여 조용한 숲에서 그녀에게 진상을 밝히려고 했었는데 청산가리로 윤희가 자살을 하는 스토리로 끝납니다.(매우 축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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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괴기대작전님~ 제 블로그를 기억해주시는 것만도 고마운데 잊지 않고 여기까지 찾아주셔서 감동입니다ㅠㅠ 두번째 에피의 주인공이 김영애 님이셨군요! 결말도 너무 슬프네요. 몇 십 년 묵은 궁금증을 풀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형사25시 매니아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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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또 놀러왔습니다ㅎㅎ
      추리물은 김전일밖에 안보는데 어찌하다보니(?) 일본 형사드라마와 수사반장, 형사25시 팬이 되었습니다.
      무나기님께서 소개해주신 첫번째 에피소드가 혹시 '심판'이라는 에피소드인가요?
      다음주 월요일 스트리밍(10월9일) 예정인 옛날티비 형사25시 예고 썸네일에 아이 마네킹을 끌어안으며 우는 허진님의 모습과 법정에 서서 재판받는 모습이 같이 있어서 섬뜩하면서도 슬프네요ㅠㅠ

      https://youtu.be/wb0YGNbetBQ?si=YS8SeFF2bAb-HqX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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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괴기대작전님^^ 일본 형사 드라마는 본 게 없지만 김전일 만화책은 재밌게 봤어요. 링크해주신 영상 썸네일을 보니 맞네요! 현장 검증할 때 마네킨 안고 머리 감기는 장면이거든요. 저도 잘 볼게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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