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나'라는 일본 만화가 있었다. 본지 너무 오래되어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귀여운 아기가 나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발견했을 때 괜히 친근감이 들었다. 만화처럼 웃기고 화기애애한 내용을 기대하며 영화를 보았는데...
이이경 주연 영화 '아기와 나' |
아기와 나
: 2016년 제작. 손태겸 각본, 감독. 이이경, 손예준(아기), 정연주, 박순천, 오희준, 윤소미, 류경수, 성도현, 추귀정, 정인기, 한일규 등 출연.주인공 도일은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다. 집에는 그의 엄마와 그를 오빠라고 부르는 순영, 그리고 아기가 있었다. 순영은 도일과 결혼식을 앞둔 사이다. 정확한 나이는 나오지 않지만 둘 다 20대 초반에 아기는 두어살. 그러던 어느 날 순영이 갑자기 사라진다. 그것도 모자라 엄마까지 아프다.
줄거리 소개는 이쯤하고... 만화와는 그저 제목만 같을 뿐이라는 것을, 영화를 조금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웬 욕설이 그렇게 많이 나와야 할까? 특히나 헤픈 여자로 설정해놓은 순영에 대해 도일의 친구들이 필터없이 내뱉는 말들은 차마 언급도 못하겠다. 도일 역시 순영의 행방을 알면서 모른척하는 친구에게 화가 나긴 하겠지만 어찌나 쌍욕을 퍼붓는지 욕이 나올 지경이다. 물론 영화에 욕을 쓰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설마 저학력 저소득층을 묘사하는 방법으로 욕을 택한 것인가? 아니면 연출자 개인의 감정을 영화속 인물들을 통해서 발산? 그렇지 않고서야 어쩜 그렇게 욕 파티를 벌이는지...
도일로 나오는 이이경의 연기는 좋다. 다른 배우들도 잘한다. 그의 집 안 풍경도 실제 가정집을 빌린 듯 아주 실감난다. 그런데 제목에도 먼저 나오는 아기를 주연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의 클로즈업이나 단독 분량이 없으니 그게 좀 아쉽다. 사랑스러운 아기의 모습이라도 실컷 보여줬으면 점수를 조금은 더 줬을 텐데.
이이경 연기만 보겠다고 하시면... 보세요(그가 이 영화에 애착이 있다고 하니). 영화 전반에서 느껴지는 리얼리티는 좋지만 선뜻 보라고 추천하기는 힘들다.
* 그러고보니 장근석과 문메이슨이 주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가 먼저 있었다. 여기서 여주인공은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이이경과 함께 나온 송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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