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6

지금 평양에선 - 북한 소재 KBS 드라마 (김병기 김성겸 허진 사미자 이치우 등)

그 옛날(?) 북한을 다룬 드라마가 있었다. 주인공은 김정일. 그의 여동생 김경희와 간부 여러 명이 비중 있게 나왔다. 김일성도 나왔었다는데 생각이 안 나고. 어렸을 적 이 드라마를 정말 열심히 보았었다. 그땐 정말 평양 관저 내부를 그대로 보여주는 줄 알았다. 김병기 배우가 진짜 김정일인 줄. 나중에 아닌 걸 알았지만 그래도 김정일 하면 실제 인물보다 배우가 더 먼저 떠오른다.

김정일 역할의 배우가 여러 자세를 취하고 있다
드라마 타이틀 (유튜브 캡쳐)

지금 평양에선 (KBS)

: 1982.11.30 ~ 1985.05.14 매주 화요일 방영. 199부작. 극본 김동현. 연출 하강일. 김병기, 문오장, 허진, 김성겸, 사미자, 김흥기, 백일섭, 이치우 외 다수 출연.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고 인물들이 거의 다 사이코 같았다는 느낌만 남아있다. 특히 김정일은 툭하면 소리 지르고 뭔가를 내던지고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허진 배우가 연기한 김경희도 목소리를 자주 높였던 것 같다. 실세 아닌 실세의 느낌? 아랫사람 중에는 고 김흥기 배우가 분했던 인물이 그나마 정상적이었다. 김정일이 호시탐탐 남한을 노리는 캐릭터였던 것은 분명한데 대체 무슨 얘기로 199회를 채웠을까?

1980년대에 어떻게 북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있을 수 있었을까 신기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지금은 만들라고 해도 만들기 힘들 것이다. 기쁨조 묘사 같은 것은 허구한 날 심의에 걸릴 지도. 그보다 방송사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빨갱이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글이 넘쳐나지 않을까? 다시보기가 되면 몇 화쯤 돌려보고 싶긴 한데 위키백과에 의하면 남아있는 영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아깝다~

솔직히 이 드라마는 몇몇 장면만 기억에 남아서 쓸 말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쓰는 건 우리나라에 이런 드라마도 있었다고 기록해놓고 싶어서 이다. 북한의 당사자들은 이 드라마를 보고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김정일이 이 드라마를 가끔 보았으며 남측 인사에게 김병기의 연기를 칭찬했다고 한다. 이 정보에 대한 출처는 나와있지 않다)




* 김병기 배우는 훗날 MBC 드라마 '검은 태양'에서 국가정보원 원장으로 나왔다.

* 김경희로 나온 허진 배우와 김정은 동생 김여정(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이 왠지 닮은 듯 하다.

김정일 동생 김경희 역할의 허진과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허진 / 김여정


* 1984.06.19 방영된 6.25 특집극 '함정'에 이 드라마의 출연진이 그 역할 그대로 나온다고 한다(나무위키). KBS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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