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을 하며 생활을 위해 제재소에서 일하는 남자(박상원). 의사의 아내로 안정된 일상을 살아가던 여자(정애리).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의 불꽃같은 사랑 이야기......
정애리, 박상원, 최진실. 출처 키노라이츠, MBC홈 |
잠들지 않는 나무 (MBC)
: 1989.04.10 ~ 05.02 방영. 8부작. 이관희 연출. 조소혜 극본. 박상원, 정애리, 현석, 최진실, 윤여정, 김창완, 김용림 등 출연.기억하기론 여자 주인공이 남편을 잃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처지인 줄 알았는데 줄거리를 찾아보니 뭐?! 남편이 있다고? 허걱. 방영 당시 뭔가 말이 많았었는데 그래서였구나. 지금도 불륜을 정면으로 다루는 드라마는 논란 거리가 되는데 80년대 드라마는 오죽했을까.
당시 박상원 배우는 '인간시장'의 장총찬 역으로 단박에 인기를 얻은 라이징 스타였다. 학교에 가면 쉬는 시간마다 박상원 얘기를 하는 애들이 많았다. 나 역시 장총찬에게 뿅~가서 그가 나오는 것이라면 닥본사(닥치고 본방 사수)를 했었다. 이 드라마에선 그가 춤추는 모습까지 나오니 놀라움이 두 배! 기억에 짙게 남아있는 장면도 그가 비를 진탕 맞으며 춤을 추는 모습이다. 세상 다 잃은 듯한 얼굴로.
이제야 드라마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왜 '잠들지 않는 나무' 일까? 박상원이 일하는 곳은 베어 낸 나무를 가져다 가공하는 제재소인데,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나무를 유용하게 만들어주는 곳이지만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생명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처참하게 해체되는 곳이다. 그럼 왜 남자 주인공이 일하는 곳을 제재소로 설정했을까? 나무가 이리 깎이고 저리 깎여도 나무 자체인 건 변함없다, 뭐 이런 뜻? (사방에서 돌을 던져도 두 사람의 사랑만큼은 진심이기에...)
드라마 길이도 8부작이면 많이 짧은데 혹시라도 조기종영인가 찾아봤지만 기사는 안 나온다. 원래 짧게 기획된 것인지 아니면 비판 때문에 빨리 끝낸 것인지 모르겠다. 결말도 기억이 안 나니 참..? 줄거리대로라면 유부녀가 남편 아닌 남자와 밤을 함께 보내는 것이 지상파 드라마에 나왔는데 이렇게 파격적인 장면에 대한 기억은 왜 남아있지 않는 걸까? 박상원만 뜯어보느라 바빴나??
* 이 작품과 한 쌍처럼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다. KBS에서 방영한 '숲은 잠들지 않는다'이다. 아까도 드라마 정보 찾아보는데 잠들지 않는 '숲'으로 검색을 해버렸다. 두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고만 생각했는데 방영 날짜를 보니 '잠들지 않는 나무' 끝나고 바로 그 다음 날부터 '숲은 잠들지 않는다'가 방영 시작! ??? (원래는 '숲은 잠들지 않는다'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조사가 더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이 드라마로 바꿨다)
* 2006년 고인이 되신 조소혜 작가의 빈소에서 박상원 배우가 한 말을 붙여본다.
출처 : 스타뉴스 https://entertain.v.daum.net/v/20060526064113456
박상원은 "지난 1989년 고인과 '잠들지 않는 나무'에서 처음으로 만났다"며 "원래 내 배역이 작가 역이었으나 무용을 전공한 것을 안 그가 내 역을 무용수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서울예술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그는 이어 "이렇듯 고 조소혜 작가는 배우의 끼를 끄집어내는데 탁월했다"며 "수목장을 한다 하니 그의 작품 이름처럼 '잠들지 않는 나무'가 돼 좋은 곳에서 영원히 편히 쉬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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