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현수는 대학교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며 남의 가방을 훔친다. 하루는 어떤 남학생의 가방을 훔치는데, 그의 신분증을 보니 현수와 생년월일은 물론이고 이름의 한자까지 똑같았다. 현수는 지갑을 찾아주는 척하며 그에게 접근한다. 얘기를 나눠보니 둘 다 같은 작명소에서 지어준 이름이었다.
이현수 역의 조이진 |
MBC 베스트극장 제 615화 '내 인생의 네비게이터'
: 2005.03.18 방영. 김인영 극본. 이태곤 연출. 조이진, 이천희, 금보라, 이애정, 이한, 이옥정, 손영순, 한춘일, 서지승, 김현정 출연.
현수는 어릴 적 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모 집에서 불청객처럼 살아왔다. 사고 보상금은 고모 부부가 사업한답시고 다 날려버려서 대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반면 남학생 현수는 법대생에 집도 잘 살고 긍정적이었다. 현수는 자신과 너무나 다른 그에게 양가감정을 느낀다.
두 사람의 인연은 끊어지지 않고 친구 사이를 넘어 서로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현수의 사촌이 남자 현수의 가방을 매고 두 사람 앞에 나타나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현수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작별을 고한다. 하지만 남자 현수는 웃는 얼굴로 또 다시 현수 앞에 나타난다.
또 다른 이현수 역의 이천희 |
2005년 방영 당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절반밖에 보지 못한 이 단막극을 이번에 다시 보았다. 와, 남자 현수가 현수에게 네비게이터가 되어주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 뒤로 이어진 반전과 현실적인 결말은 진한 여운까지 더해주었다. 이런 명작을 못 보고 지나쳤다니.... 이제라도 봐서 다행이다. 누가 이 작품 좀 영화로 리메이크 해주세요~
[엔딩 얘기를 쓰고 싶지만 제 리뷰를 보고 이 작품을 찾아 보시는 분이 혹시라도 있을까 해서 스포일러 자제합니다]
현수가 '20년 뒤에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독백하는 대사가 있는데, 신기하게도 이 작품을 다시 본 게 거의 20년 만이다. 말은 굉장히 긴 세월 같은데 돌이켜보니 언제 그렇게 다 흘러 가버렸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지만 20년 뒤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니 답이 안 나와나와나와........😓😓😓
* 조이진 배우는 2016년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에 출연한 이후 알려진 활동이 없다(보고 싶어요~). 이천희 배우는 전혜진 배우와 결혼해 딸을 두었고 연기 외에 개인 사업(수제 가구 및 캠핑용품 브랜드 운영)도 하고 있다. 책 '가구 만드는 남자' 관련 인터뷰 보기.
* 가방 주인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김남길! 당시에는 '이 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20년 뒤에 당신은........
* 이상은의 명곡 '언젠가는'이 나오는데 가사가 이 작품과 너무 잘 어울린다.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 몇 시간 동안 리뷰를 쓰고 게시 버튼만 누르면 되었는데, 뭐 하나 수정하려다 글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구글 블로그야 자동 저장 취소하거나 되돌아가는 기능도 있어야지! 방언처럼 터져 나오려는 쌍욕을 간신히 참으며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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