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내 인생의 네비게이터 - MBC 베스트극장 (조이진 이천희)


주인공 현수는 대학교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며 남의 가방을 훔친다. 하루는 어떤 남학생의 가방을 훔치는데, 그의 신분증을 보니 현수와 생년월일은 물론이고 이름의 한자까지 똑같았다. 현수는 지갑을 찾아주는 척하며 그에게 접근한다. 얘기를 나눠보니 둘 다 같은 작명소에서 지어준 이름이었다.


현수가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이현수 역의 조이진

MBC 베스트극장 제 615화 '내 인생의 네비게이터' 


: 2005.03.18 방영. 김인영 극본. 이태곤 연출. 조이진, 이천희, 금보라, 이애정, 이한, 이옥정, 손영순, 한춘일, 서지승, 김현정 출연. 



현수는 어릴 적 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모 집에서 불청객처럼 살아왔다. 사고 보상금은 고모 부부가 사업한답시고 다 날려버려서 대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반면 남학생 현수는 법대생에 집도 잘 살고 긍정적이었다. 현수는 자신과 너무나 다른 그에게 양가감정을 느낀다. 

두 사람의 인연은 끊어지지 않고 친구 사이를 넘어 서로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현수의 사촌이 남자 현수의 가방을 매고 두 사람 앞에 나타나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현수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작별을 고한다. 하지만 남자 현수는 웃는 얼굴로 또 다시 현수 앞에 나타난다.

현수가 다른 현수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또 다른 이현수 역의 이천희


2005년 방영 당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절반밖에 보지 못한 이 단막극을 이번에 다시 보았다. 와, 남자 현수가 현수에게 네비게이터가 되어주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 뒤로 이어진 반전과 현실적인 결말은 진한 여운까지 더해주었다. 이런 명작을 못 보고 지나쳤다니.... 이제라도 봐서 다행이다. 누가 이 작품 좀 영화로 리메이크 해주세요~

[엔딩 얘기를 쓰고 싶지만 제 리뷰를 보고 이 작품을 찾아 보시는 분이 혹시라도 있을까 해서 스포일러 자제합니다]

현수가 '20년 뒤에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독백하는 대사가 있는데, 신기하게도 이 작품을 다시 본 게 거의 20년 만이다. 말은 굉장히 긴 세월 같은데 돌이켜보니 언제 그렇게 다 흘러 가버렸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지만 20년 뒤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니 답이 안 나와나와나와........😓😓😓



* 조이진 배우는 2016년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에 출연한 이후 알려진 활동이 없다(보고 싶어요~). 이천희 배우는 전혜진 배우와 결혼해 딸을 두었고 연기 외에 개인 사업(수제 가구 및 캠핑용품 브랜드 운영)도 하고 있다. 책 '가구 만드는 남자' 관련 인터뷰 보기.

* 가방 주인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김남길! 당시에는 '이 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20년 뒤에 당신은........

* 이상은의 명곡 '언젠가는'이 나오는데 가사가 이 작품과 너무 잘 어울린다.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 몇 시간 동안 리뷰를 쓰고 게시 버튼만 누르면 되었는데, 뭐 하나 수정하려다 글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구글 블로그야 자동 저장 취소하거나 되돌아가는 기능도 있어야지! 방언처럼 터져 나오려는 쌍욕을 간신히 참으며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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