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엠마가 RJ에게 청혼을 받는 장면이지만, 영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작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엠마의 엄마인 라나(Rana). 그녀는 유전자 연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의학 박사이다. 예정보다 빨리 찾아온 딸은 깜짝 놀랄 소식을 안겨준다.
신부의 어머니 / 출처 공식 홈 |
신부의 어머니 (Mother of the Bride)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24년 5월 9일 공개. 런닝타임 1시간 30분. 마크 워터스 감독. 러빈 번하임 버거 각본. 브룩 쉴즈, 미란다 코스그로브, 벤저민 브랫, 레이철 해리스, 션 틸, 채드 마이클 머레이, 윌슨 크루즈 등 출연.
엠마의 결혼식이 열릴 푸켓의 리조트에서 라나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예비 사위 RJ의 아빠가 대학 시절 사귄 윌(Will)이었던 것. 라나는 윌이 갑자기 떠나버려서 너무 큰 상처를 받았었다. (유전자 연구자 답게) 혹여 RJ도 그의 아빠처럼 행동할까봐 라나는 괜히 걱정이 된다.
이 영화는 솔직히 말하면 클리셰 범벅이다. 껄끄러운 사이인 두 사람이 상대방의 나체를 보게 된다던지 서로 춤 파트너가 없어서 짝이 된다던지 둘이 어디를 갔는데 하필 차가 고장나서 발이 묶인다던지. 아, 그럴듯해 보이는 (연하의) 경쟁자가 나타나 상대방이 질투하게 되는 것도.
런닝타임이 짧은 만큼 갈등이 적당한 수준으로 그려지고 빨리 해결된다. 아울러 푸켓의 멋진 풍경과 럭셔리한 아난타라 리조트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딱 좋은 킬링타임용 영화이다.
그런데 엔딩 얘기는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자식의 결혼식에서 프로포즈를 하는 아빠라니! 아무리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지만 조금은 현실성 있게 진도를 천천히 나갔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든다. 몇십 년 쌓여있던 앙금이 단 며칠 만에 녹아서 나랑 결혼할래 말래? Yes! 한다는 게 도대체가....😑 (아무리 그래도 신부와 신랑이 주연이어야 할 자리에서 그 부모들이 공개적으로 그러는 게 웬 주책인가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라나 아닌가....)
역시 브룩 쉴즈가 주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크리스마스 캐슬'도 이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다. 바쁘게만 살아온 유명 작가가 휴가를 가서 사랑도 찾고 자아도 찾는 얘기. '신부의 어머니'가 반응이 좋으면 넷플릭스에서 그녀를 주연으로 영화를 또 만든다에 500원을 걸어본다. 여전히 멋진 브룩 쉴즈는 '중년 로맨스' 장르의 대명사가 될 것이다. 아니, 이미 되었다.
* 사돈끼리 결혼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이므로 근친 결혼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겹사돈도 가능하다.
* 전성기 때 브룩 쉴즈의 미모는 그야말로 따를 자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가 더 마음 편해 보이고 좋아 보인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불행했다고....)
* 이 영화를 보고 푸켓에 가보고 싶어졌다. 리조트 예약한 분도 있다에 또 오백원을 걸어볼까나?
* 넷플릭스에서 각본가의 이름을 클릭해보니 '크리스마스 스위치' 시리즈 세 편이 나온다. 킬링타임용으로 부담 없이 보기 좋은 영화들이다.
* 같은 제목의 외국 소설이 있는데 줄거리는 다르지만 설정이 비슷하다. 자녀끼리 얽혀서 전 남편과 다시 만나게 됨. (원작인가?)
* 이제 보니 글 주소에 bride를 bridge로 써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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