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닷가 마을에 한 남자가 배를 타고 들어온다. 남자는 폐허가 된 집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사실 집을 다 때려 부순 것은 바로 이 남자, 석주(백윤식)였다. 5년 전 그의 부인 복님(노영화)이 한량 철두(백준기)와 사라져 버렸는데, 것도 모자라 석주의 목숨 같은 채취선까지 훔쳐 달아난 것이다.
복님과 결혼한 것은 다분히 충동적이었다. 석주는 어릴 적 아버지(김인문)와 떠돌아다니는 신세였다. 아버지는 석주를 박영감 댁(곽경환,백수련)에 맞기고는 돈 벌어 오겠다며 떠났다. 이 집에는 순실(하미혜)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석주는 일편단심 순실만 바라보고 살았다. 순실도 그에게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부모가 정해준 사람과 결혼한다. 속이 뒤집어진 석주는 술집(주인 역 최선자)에 갔다가 빚 때문에 그곳에 붙들려 있던 복님을 보고는 빚을 다 갚아주고 부인으로 삼아버렸다.
석주의 채취선은 박영감이 그간 일을 잘했다며 한 척 떼어준 것이었다. 갖고 있던 돈은 복님의 빚을 갚아준다고 다 썼으니 석주는 전 재산을 날려버린 상태였다. 그렇게 홧김에 마을을 떠났지만 세상을 떠돌다 보니 결국 생각나는 곳은 이 마을이었다. 운명처럼 다시 돌아온 석주는 순실이 남편을 잃고 혼자서 자식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순실은 석주에게 자기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석주는 머슴까지는 아니어도 순실네 일을 다시 한다는 게 내키지 않았지만 채취선을 빌려주겠다는 말에 승낙한다. 미역을 따려고 둘이 배를 타고 나가면 동네 사람들이 부부 같다며 입방정을 떤다. 더구나 한 집에 같이 사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영락없는 부부 사이다.
그런 와중에 순실이 자꾸 동네 사람 태수(김성환)를 집 안에 들인다. 둘이서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나누는 건지 석주는 신경이 몹시 쓰인다. 그러던 어느 날 채취선에서 석주는 순실에게 같이 살자고 애원한다. 놀란 순실이 미쳤냐고 펄쩍 뛰자 석주는 순실을 힘으로 제압하려고 한다. 강하게 저항하던 순실이 바다에 뛰어들자 석주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다. 순실과 순실의 아들 용범(이종민)을 볼 면목이 없는 그는 마을을 아예 떠나려 한다. 그런데 순실이 왜 이렇게 사람 마음을 모르느냐면서 엉엉 운다.
마을을 떠나는 대신 석주는 다른 집에 방을 얻는다. 출항을 앞두고 순실네 배를 손보고 있는데 태수가 와서는 자기가 배를 쓰기로 했다며 황당한 소리를 한다. 석주가 따져 물으니 순실은 태수에게 빌려준 게 맞다며 석주 보고 그냥 자기 집에 있어 달라고 한다. 기가 막힌 석주는 어떻게든 자기가 배를 쓸 거라며 태수에게 달려간다. 태수는 순실이 자기를 찾아와 배를 쓰라고 했다는 믿기 힘든 얘기를 한다. 석주는 태수를 죽일 듯이 물에 처넣고 이를 말리던 순실은 아무에게도 배를 못 준다고 소리친다. 그 말에 더 화가 난 석주는 왜 사람 갖고 장난질이냐며 태수에게 배를 빌려준 이유가 무엇인지 말해보라고 다그친다. 순실은 자기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배를 가져가라고 한다. 그런데 배 없으면 자기는 어떻게 사느냐며 한탄을 늘어놓는다.
순실의 마음을 도대체 모르겠는 석주는 순실을 배에 태우고 정처 없이 간다. '순실이나 목선이나 하나라도 없으면 나도 살 수가 없다' 고 외치면서. '같이 가잖 말이여~'
순실에게 이 장면을 보여주고 싶다. 아니, '파리의 연인' 박신양으로 빙의해서 말해주고 싶다. "왜 말을 못 해!". 석주가 좋으면 좋다고 말을 하시라구욧~ 배 갖고 밀당할 게 아니라! 아휴 답답해! 이 말은 석주도 들어야 한다. 순실에게만 조르지 말고 그 부모에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순실과 혼인시켜 달라고 말이라도 해보았다면 어땠을까? 왜 말을 못 하냐고 왜~~~ 말을 합시다, 말을! 제발~~~
극 중간에 석주가 순실을 구해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결혼 전 순실이 조개 따는 일에 정신이 팔려서 바닷물이 들어오는데도 조금만 조금만 더 하다가 바다에 빠져 버린다. 때마침 석주가 배를 타고 와서 순실을 겨우 건져내어 살리는데, 그 뒤로 순실은 속상한 일이 있으면 '그때 죽었으면 이런저런 꼴을 안 봤을 텐데 왜 살렸느냐'며 원망 아닌 원망을 쏟아놓는다. 드라마에서는 자세히 그려지지 않았지만, 순실이 석주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한 뒤로 이런저런 고생을 했다는 암시가 이 대사에 담겨있는 듯하다. (그러니 진심을 진즉 드러내면 좋았잖아요~ 말을 합시다 말을! 네??)
티브이문학관 줄거리를 정리해 보고 소설 요약을 읽어보니 순실이 캐릭터가 흥미롭다. 드라마는 내용이 아주 많이 각색되었는데, 소설에서는 순실이 석주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게 더 능수능란한 느낌이다. 한승원 작가의 문단 데뷔작 '목선'. 유튜브에 황영희 배우의 낭독본이 있긴 한데 소설을 귀로 읽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듣다 말았다. 드라마와 소설을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있을 듯하다.
기껏해야 20대 초반, 어쩌면 그보다 더 어린 여자는 남자의 몸종이나 다름없다. 부모도 없이 떠도는 고아를 남자가 거둬서 가무를 가르치고 키워줬다 하지만, 말만 제자일 뿐 여자를 자기 손발마냥 함부로 부려댄다. 심지어 이 딸 같은 여자를 자기 각시로 만들려고 한다. 그럼에도 여자는 입은 은혜가 있으니 정성을 다해 남자를 보살핀다. [극을 본 지 10분도 안 되어 여자한테 도망가라고 진심으로 외치게 된다😢]
무주를 찾아가던 두 사람은 길을 잃고 산 속에 고립된다. 밥 얻을 곳을 찾아 헤매던 여자는 주막을 발견하고 도움을 청한다. 다행히 주막을 운영하는 아주머니(사미자)는 인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나뿐인 아들(김성환)의 혼사 문제로 속을 앓고 있었는데, 아주머니는 업둥이처럼 홀연히 나타난 여자가 마음에 든다. 얼굴이 고운 건 둘째치고 일 잘하고 착해 보이는 여자를 어떻게든 붙잡고 싶다. 여자는 안락한 삶에 마음이 기울지만 갈등에 시달리다 밥을 싸들고 남자를 챙기러 간다. [아니 왜 다시 돌아가냐고~~~! 여자한테 이입해서 극을 보면 고구마 천 개는 삼킨 듯한 답답함이 속을 아주 빡빡하게 채워준다]
예쁘고 어린 여자라면 환장하는 동네 양아치들이 여자에게 대놓고 흑심을 드러내는 가운데, 주막집 아들은 여자에게로 마음이 점점 기운다. 아주머니도 돈을 크게 요구하는 동네 아가씨 대신 업둥이 여자와 아들을 맺어주고 싶다. 결국 동네에는 여자가 양반집 손녀라고 거짓 소문을 내고(가무에 능한 이유가 기생이어서 그렇다는 소문을 무마시키기 위해) 두 사람을 결혼시키기에 이른다.
여자는 주막집 아들과 혼례를 올리기로 하기 전, 남자한테 모든 게 다 지긋지긋하다며 무주에는 혼자 가라고 소리를 쳤다. 남자가 왜 그렇게 무주에 가려고 하는지 진짜 이유를 알게 되어서다. 그의 눈을 멀게 만든 기생이 그곳 갑부의 첩이 되어 잘 살고 있는데, 그 집에 들리도록 퉁소를 불어 갑부가 자신을 집안에 들이게 만든 뒤 그 기생한테 마음의 상처를 줄 만한 연주를 하는 것으로 복수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기가 막힌 여자는 그간의 원망과 울분을 다 터뜨리고 남자를 아예 떠나버렸다.
KBS TV문학관 산골나그네. 고 김순철
이 부분이 그나마 '시원한 사이다' 였는데, 여자가 주막집에서 잘 살 줄 알았더니 남자의 애달픈 퉁소 연주에 그만 마음을 돌리고 집을 나와버린다. 오 마이 갓~ 안 그래도 체한 것 같은 속에 고구마 천개 더! 아니 왜 그 징그러운 남자한테 돌아가냐고~ 여자가 사라지고 나서야 여자의 소중함을 깨닫고 남자가 반성을 하긴 했지만, 그래봤자 여자에겐 남자 수발 들며 사는 삶 밖에는 없는데 그걸 왜 또 자처하는지 아무리 드라마지만 스트레스 만땅!! 사람이 착한 것도 정도껏 착해야 한다는 생각이 몹시 들었다.
감상 포인트(?)
* 진짜 자연이 살아있는 산골 풍경. 조미료 일체 없는 담백한 한식을 먹는 느낌. * 정윤희 배우 예쁘다! 정말 예쁘다! 진짜 예쁘다! 거지 꼴을 해도 예쁘다! 와😍 * 제발 자기 팔자 자기가 꼬지 맙시다~😭😭😭
HBO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는 2023년 6월 현재 3시즌까지 나와 있다. 매튜 매커너히와 우디 해럴슨이 주연한 1시즌이 큰 인기를 끌었었다. 본 지 오래되어 세세한 줄거리는 생각이 안 나지만, 보는 동안 철학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어떻게든 범인을 잡고 싶어하는 두 형사의 집념어린 모습이 영화 '살인의 추억'의 박두만(송강호)과 서태윤(김상경) 형사를 떠올리게 한다.
옥의 티를 지적하자면, 표절 시비가 있었다. 어떤 논문의 내용을 대사에 그대로 갖다 썼다는데 대체 왜 그랬냐고.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차고 넘치게 명품 드라마였는데. 어쨌든 1시즌 추천.
출처 TMDB
2시즌에서는 레이첼 맥아담스가 짧은 머리에 늘 칼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허스키한 목소리의 형사로 나왔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작품에서 사랑스러운 모습만 보다가 내면이 어두운 인물로 나오는 것을 보니 처음엔 좀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역시 프로였다.
2시즌은 결말이 너무 우울해서 보고 난 뒤 화가 많이 났었다. 아무리 그래도 드라마인데 그렇게 비극적으로 결말을 냈어야 했는지 제작진에게 묻고 싶을 정도였다. 실감 나는 드라마를 원하지만 그렇다고 드라마에서까지 자비 없는 현실을 보고 싶지는 않다고 할까? 2시즌은 자신 있게 추천하지는 못 하겠다. 하지만 다른 시즌에 매료되었다면 알아서 찾아 보게 될 것이다.
출처 TMDB
3시즌 포스터에는 주연 배우 얼굴이 크게 나와 있다.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주목 받고 영화 "문라이트"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탄 '마허살랴 알리'이다. 드라마는 노년의 형사가 젊은 시절 해결하지 못한 사건에 대해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동네 아이 두 명이 감쪽같이 사라졌는데 한 명은 끝내 찾지 못했다. 먼저 세상을 뜬 부인은 이 미제 사건에 대한 책을 썼었다. 형사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다큐 감독과 인터뷰를 거듭하면서 기억이 되살아나고 부인의 책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얻으면서 옛 동료와 함께 진실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것은...... 3시즌도 추천.
이야기가 촘촘하게 서서히 진행되는 편이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도 수준 높은 수사 드라마를 원하신다면 보세요.
* 4시즌이 나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무려 '조디 포스터'가 주인공이라고. 대박!
* 1시즌의 두 주연 배우 우디와 매튜는 피를 나눈 형제 사이인지 검사해본다고 하더니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들 부모님이 과거에 서로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데.
* 시즌3에서 알리의 동료 형사로 나온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스티븐 도프' 였다. 영화 '파워 오브 원'의 잘 생긴 주인공이자 '타이타닉'의 잭 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알리와 더불어 연기를 정말 잘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국 드라마. 2023.04.13 공개. 조세핀 하트의 소설 '데미지' 원작. 리처드 아미티지, 찰리 머피, 인디라 바르마, 리시 샤 출연.
약혼자의 아버지와 예비 며느리의 뜨거운 관계. 발표 당시 엄청난 화제였던 영화 '데미지'와 설정이 똑같다 했더니 원작이 같다. 영화가 세상에 나온지 30년이 넘었는데 이제서야 리메이크 작품이 나온 게 의아스럽기도 하다. 어쩌면 영화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 창작자들이 감히 손을 못 댄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누가 주인공을 하든 제레미 아이언스, 줄리엣 비노쉬와 끊임없이 비교될테니 웬만한 각오 없이는 배역을 맡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
날카롭고 시크한 이미지의 리처드 아미티지가 주인공 윌리엄으로 나온다기에 구미가 당겼다. 애나(안나)로 나온 여성 배우도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었다. 길이도 4회 분량이라 부담없이 시작했는데 뒤로 갈 수록 실망과 의문이 점점 커져 갔다.
애나는 비정상적인 관계에 탐닉하는 캐릭터로 약혼자 제이를 만나기 전까지 위험한 게임을 아주 많이 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데, 그를 잃고나서 바로 정신을 차리는 게 어째 상습범 같지가 않다. 제이가 사라짐으로써 윌리엄과 더 이상 위험한 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윌리엄에게 흥미를 잃고 그를 차버리는 거라면 모를까. 영화에서의 안나가 이랬던 것 같은데. 드라마에선 애나가 갑자기 양심을 되찾으니 캐릭터가 이상해진 느낌이다. 이왕 리메이크 하는 거 결말을 새롭게 지었으면 어땠을까. 두 사람이 관계를 유지하는 상태로 드라마가 끝났다면 막장 중의 막장으로 두고두고 회자되었을 것 같은데.
맨 마지막에 애니와 상담사 장면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애나가 상담사의 말에 새로운 자극을 받은 건가? 아니면 상담사를 유혹하기로 결심? 영화 '데미지'를 전혀 몰랐으면 드라마 "옵세션"이 파격적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정보가 있는 상태에선 영화와 계속 비교만 될 뿐이었다.
* 배우들만 보겠다면 보세요. 야한 드라마 원하시면 보세요.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추천하기가... 차라리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92년의 제레미 아이언스가 보여준 그 섹시미를 누가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 리처드 아미티지는 영드 '엘리자베스 개스겔의 남과 북'에서 가히 최고였다. 그가 등장한 날 BBC 홈페이지가 폭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원제는 '북과 남'이 맞다. '남과 북'하면 패트릭 스웨이지가 주연한 미드가 따로 있다).
대대로 로펌을 운영하며 미국의 한 지역을 장악한 머독 가문. 겉으로 보기엔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춘 명문 집안이지만, 한 사고를 계기로 추악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2019년 10월, 십대 남녀 여러 명이 탄 보트가 충돌 사고를 일으켜 한 명이 실종된다. 당시 보트에는 폴 머독과 모건, 맬러리와 앤서니, 마일리와 코너 이렇게 세 커플(총 6명)이 타고 있었다. 보트는 폴 머독의 것으로 사고 당시 그는 술에 잔뜩 취해 있었다. 그럼에도 보트의 주인은 자신이라며 아득바득 조종간을 잡은 것이다.
폴 머독이 속한 '머독 가문'은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햄프턴 지역에서 "법" 그 자체로 통했다. 보트 사고 직후 폴의 가족들이 번개처럼 출동하고 폴은 이렇다 할 조사도 받지 않는다. 사고 역시 폴이 아닌 코너가 낸 것처럼 몰아간다. 경찰은 갑자기 무능해지고 제 할 일을 하지 않는다. 머독 가문은 그렇게 집안 사람이 사고를 칠 때마다 힘과 인맥을 동원하여 덮어버리는 게 일상이었다.
보트에서 튕겨져 나간 맬러리는 사고 지점보다 한참 먼 곳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맬러리를 추모하는 이들은 그녀가 천사 같은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결과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도 벌을 제대로 받지 않은 폴은 그로부터 2년 뒤 그의 엄마 매기와 함께 살해된다. 이 사건의 용의자로 맬러리의 가족과 친구들이 가장 먼저 의심을 받는다.
하지만 곧 (폴의 아빠이자 매기의 남편인) 앨릭스 머독에게 의심이 쏠린다. 아울러 과거에 죽은 두 사람이 조명을 받는다. 한 명은 머독의 집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글로리아로 어느 날 출근했다가 계단에서 넘어져 사망했다. 알고 보니 그녀가 죽기 한달 전 앨릭스는 부동산에 관련된 보험에 가입했고 그녀의 사망으로 엄청난 액수의 보험금을 받았다. (그녀의 가족에게는 배상금은커녕 보험금도 전혀 주지 않았음)
또 한 명은 앨릭스의 큰아들 버틀러의 학교 친구인 스티븐으로, 버틀러와 동성 애인 관계라는 소문이 있었다. 햄프턴은 게이를 멸시하는 분위기였고 머독 집안에서도 동성애를 용납하지 않았을 거라는 추측이다. 경찰은 뺑소니 사망으로 결론 내렸지만 스티븐의 몸에는 그런 정황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앨릭스가 로펌에서 거액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고, 급기야 길에서 총을 맞는다. 2021년 9월, 아들과 부인의 살해 사건 3개월 뒤였다. 여기서 에디라는 전과자가 등장하는데, 앨릭스가 그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보낸 정황이 있다(범죄 파트너). 앨릭스는 그에게 총을 쏘아 달라 부탁했다고 진술한다. 하지만 에디는 자신이 총을 쏘지 않았으며 도리어 그가 판 함정에 빠졌다고 주장한다. 어느 기자가 정보원으로부터 받은 제보에 의하면, 앨릭스가 에디를 현장에 불러 죽이고는 '에디가 자신을 죽이려 했으며 부인과 아들을 죽인 진범'이라고 주장하려 했다는 것이다.
글로리아의 보험금 횡령 혐의로 구속된 앨릭스는 강력한 법의학적 증거가 나오면서 아들과 부인의 살해 혐의로 기소되었다(2022년 7월 14일). 최신 뉴스를 찾아보니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두 번 연속으로 선고 받았고 이에 항소할 것이라고 한다. 글로리아에 이어 스티븐에 대한 조사도 다시 시작되어 그의 시신을 발굴해 부검을 했다고 한다(23년 4월 3일 CNN 뉴스). 맬러리 가족이 낸 소송에 대한 재판은 시작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머독 가문에 꼭 책임을 묻게 되길 바란다.
제목에 추천이라고 써 놓았으나 이 다큐를 보고 나면 사이코패스 같은 인간 본성에 치가 떨리고 회의가 들 수 있다. 돈이 많으면 뭐하고 명예가 드높으면 무엇 하리.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들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이유는 하나다. 그들을 그냥 놔두면 애먼 사람들, 특히 착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대가를 치른다. 맬러리, 글로리아, 스티븐이 그런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