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1

넷플릭스 강추작 더 글로리(The Glory) 파트2까지 보고 쓰는 리뷰

더 글로리 송혜교와 이도현이 마주 보고 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파트2. 이도현과 송혜교


더 글로리 part 2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3.03.10 공개. 2022.12.30 part 1 (1~8회) 먼저 공개. 김은숙 극본. 안길호 연출.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김히어라, 차주영, 김건우, 정지소, 신예은, 박지아, 윤다경, 손숙, 이해영, 김정영, 송나영, 전수아, 이병준, 오지율(아역) 등 출연.



더 글로리 파트1이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을 때 인터넷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었다. 각종 카페와 커뮤니티는 더 글로리 얘기로 넘쳐났다. 스포일러를 당할까봐 드라마 관련 글은 아예 클릭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완전히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참고 참다가 파트2 공개 직전에 파트1을 보았는데 왜 그렇게 난리였는지 넘치도록 이해가 되었다. 다른 거 둘째치고 드라마가 너무나 재미있었다. 오래 본 것 같지도 않은데 한 회가 금방 끝나버렸다. 한번 보기 시작하니 8회까지 멈출 수가 없었다.

파트1을 몰아보고 바로 파트2를 보고나니 솔직히 좀 힘들다. 파트1이 워낙 몰입감이 뛰어났던 터라 파트2는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바둑판처럼 치밀하게 짜여진 이야기는 뿌려놓은 떡밥들을 충실하게 회수하며 결말까지 잘 흘러간다. 18년을 벼르고 벼른 문동은의 복수는 더 이상 캐릭터만의 것이 아니다. 이유 없이 당한 폭력의 상처로 지옥을 살고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위로이다. 드라마 하나 본다고 트라우마가 씻은 듯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대리 만족이 된다. 악마들은 본성을 못 버리고 계속 악의 씨를 뿌리고 살기 때문에 결국에는 자기 발목에 스스로 걸려 넘어질 확률이 높다. 권선징악, 정의구현이 아주 당연한 세상이 되기를 더 바라 본다.  




귀에 착착 붙고 핵심을 찌르는 김은숙의 대사와 영상미 빼어난 안길호의 연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합쳐져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냈다. 배우 송혜교에게는 문동은이 인생 캐릭터가 될 것이다.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 정말 다시 봤다. 필사적으로 딸을 지키는 강현남 역의 염혜란은 연기 장인이다. 착한 역만 주로 하던 박성훈의 악역 연기 와우~ 김히어라, 차주영, 김건우 더 더 승승장구하길. 그리고 이도현, 정성일 Good.

초등학생 때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어서 불쾌한 기억들이 되살아날까봐 보기가 주저 되었는데 막상 보고나니 잘 보았다는 생각이 앞선다. 학폭 혐의가 있는데도 방송에 잘만 나오는 인간들을 보면 화가 나지만 그들의 결말도 곱지 않을 거라 장담해본다. 언제 어디에서든 하늘은 다 보고 있으니까. 

2023-03-04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 2시즌 5화까지 보고 쓰는 리뷰

스포일러 주의!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 최민식,손석구,이동휘.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 출처 뉴시스


카지노 (Casino)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2022년 1시즌(총 8화), 2023년 2시즌 공개. 강윤성 연출.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홍기준, 허성태, 김홍파, 임형준, 김주령, 송영규, 이혜영, 배해선, 이문식, 손은서, 이해우 등 출연.  


재미있다는 소문을 듣고 보게 된 드라마 카지노. 결론부터 말하면 소문대로였다. 1화만 보려고 했다가 2시즌까지 내달리게 되었으니. 최민식 배우가 연기하는 주인공 '차무식'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솔직히 1시즌 초반은 약간 지루했다. 건달 아버지와 불쌍한 엄마를 둔 그가 어떤 성장기를 거치면서 현재의 인물이 되었는지 설명하기 위한 것인데,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분량이 조금 많은 느낌이었다고 할까. 이 드라마가 재미없는 분은 아마도 차무식의 파란만장한 삶에 관심이 안 가서 그럴 것이다.  

드라마 제목이 '카지노' 니까 카드게임이 주로 나올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차무식이 필리핀에서 어떻게 카지노의 대부가 되었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하는지 그의 서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언하면 이 드라마는 차무식이라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는 경찰 오승훈. 2시즌 5화까지 봤을 때 두 사람은 아직 거인 골리앗과 다윗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결국 다윗이 승리하듯이 오승훈에게도 과연 그럴 날이 올 것인가.


* 심각한 단점

- 최민식의 연기야 더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한데, 동기나 선배로 나오는 배우들이 그보다 훨씬 젊어보여서 어색하기 그지 없다. 심지어 엄마 역의 배해선은 노인 분장을 했어도 그의 부인이나 동생 같은 느낌이다. 고등학생 차무식으로 이규형이 나올 때도 누나 같았는데, 어떻게 노년으로 가고 있는 차무식의 엄마 역을 젊은 배우에게 계속 맡기는 것일까? 하긴 영어학원 하던 젊은 시절의 차무식도 최민식이 가발 쓰고 연기했는데 그때 너무 너무 어색해서 그만 볼까도 했었다. 지금도 차무식이 노안(실제 나이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인 것이다! 얼마나 암시를 하고 보는지 쩝.

- 어둡고 거친 세계의 이야기이니 등장인물 대부분이 남자인 것은 그렇다 쳐도 욕설과 흡연이 밥 먹듯 숨 쉬듯 나온다. 작정하고 세어보려다 말았는데 거의 매 장면마다 나오는 것 같다. 담배 피우고 싶은 욕구와 격하게 싸우고 있는 분이 이 드라마를 봤다가는 담배를 입에 다시 물게 될 확률이 높다. 열여덟(씨+팔)도 총 몇 번이 나올지 궁금하다. 드라마 기네스북이 있다면, 욕설이 가장 많이 나오는 드라마로 기록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요즘 재미있는 한국 드라마를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카지노'를 추천할 것이다. 차무식의 수하 정팔이로 나오는 이동휘가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정의로운 경찰 오승훈 역의 손석구는 생각보다 분량이 적어서 섭섭하다. 카지노 2시즌 찍은 뒤에 다른 작품들로 그의 인기가 커져서 이 드라마 홍보할 때 그의 이름을 부각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카지노 3시즌이 만약 나온다면 손석구의 분량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2023-02-17

몽크 - 진짜 웃기고 재미있는 탐정 수사물 미국드라마 (추천 미드)

줄거리가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Spoiler!

주인공 몽크가 무릎을 감싸 안고 있다
탐정 몽크. 출처 TMDB


몽크 (Monk)

: 2002년 방영 시작. 2009년 8시즌 종영. 토니 샬호브, 트레일러 하워드, 비티 슈람, 테드 레빈, 제이슨 그레이 스탠포드, 에미 클락 출연.

이 리뷰를 쓰는 현재 2시즌을 보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 시즌까지 보고 나서도 생각이 변함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목에 쓴 대로 너무 웃기고 재밌다! 😆😆😆 

다른 사람이 전혀 못 보는 것들을 한번에 짚어내는 몽크. 관찰력만 엄청난 게 아니라 기억력도 뛰어나서 한번 보고 들은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모든 단서들을 종합해 사건을 재구성하여 범인을 가려내는 추리력 또한 신의 경지인데.......


몽크의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극심한 강박증과 결벽증, 공포증이다. 무엇이든 비뚤어져 있는 것을 못 참고 만져야 할 것은 만져야 한다. 반면 누군가와 악수를 하면 물티슈로 반드시 손을 닦아야 한다.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을 견디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한다고 할 정도이다. 범인을 쫓거나 위급 상황에서도 그의 강박적인 행동이 튀어나온다. 그 지독한 모습들에 웃음이 안 터져 나올 수가 없다. 이렇게 미친 듯이 웃으며 볼 수 있는 범죄 소재 드라마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병에 시달리는 분에게 몽크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다. 기분이 나쁠 수도, 한편으로는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말 중요한 순간에 몽크는 강박을 이겨내니까. 아니, 포기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까?)


범죄 묘사도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아서, 범죄물 경찰물 탐정물 등 수사 드라마를 보고 싶은데 엄두를 못 내고 있는 분이 있다면 '몽크'를 자신 있게 권해본다. 극본도 아주 잘 짜여 있어서 드라마 작가나 시나리오 작가를 지망하는 분이라면 교과서 삼아 볼만한 작품이다.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설정이나 작은 장면도 후반부에 보면 다 나오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다른 드라마라고 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몽크'가 떡밥을 회수하는 일에 철저한 편이다. 

몽크는 이렇게 엄청난 수사 능력으로 남의 사건은 완벽하게 해결해내지만, 정작 사랑하는 부인을 해친 범인을 찾아내지 못해 그 죄책감과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다. 후반 시즌에 가면 누가 범인인지 밝혀지겠지? 이것 때문에라도 어서 빨리 다 보고 싶다.

2023-02-12

꽃들의 집 - 넷플릭스 막장 멕시코 드라마

줄거리가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Spoiler!

꽃들의 집 주연 배우 다섯 명이 함께 모여있다
넥플릭스 꽃들의 집. 출처 TMDB

꽃들의 집 (La Casa De Las Flores, The House of Flowers)

: 넷플릭스 오리지널. 멕시코 드라마.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시즌 3 공개.
마놀로 카로 연출. 모니카 레비야 극본. 베로니카 카스트로, 세실리아 수아레스, 다리오 야즈벡 베르날, 후안 파블로 메디나, 아르투로 리오스, 아이슬린 데르베스, 파코 레온 등 출연. 


솔직히 말하면 썸네일에 사람 피부가 많이 나와서 보게 되었다. 역시나 시청 등급이 18세 이상. 배우들이 스페인어를 열심히 쓰길래 처음에는 스페인 드라마인 줄 알았다. 상세 설명을 보니 멕시코?! 멕시코 드라마는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여러 호기심을 안고 1시즌을 달리게 되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이라면, 화면 색감이 아주 화려하다. 주인공 가족이 대형 꽃집을 운영하는 설정이라 꽃이 많이 등장한다.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도 그렇고 시각을 자극하는  요소가 다분하다. 멕시코 드라마가 원래 이런지 아니면 이 작품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진하고 뚜렷한 원색으로 그린 그림을 보는 듯하다.  

부부와 세 자녀.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가족이지만 속속 드러나는 진실은 충격적이면서 추하다. 이 가족의 긴 얘기는 남편의 생일 파티에 정부가 찾아와 자살하면서 시작된다. 막장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불륜과 양다리와 출생의 비밀이 한데 뒤엉킨다. 안돼~ 안돼~ 하면서 선을 바로 넘는다. 애인 두고 다른 이와 관계를 갖는 건 예사다.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나 한숨이 나오다가도 불량 식품을 먹을 때처럼 끊기 힘든 맛이 있다. 한국형 막장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도전해보시기 바란다.


한 회마다 길이가 30분 정도라 보고 있으면 시간이 금방 간다. 특이하게도 소제목이 전부 '○○의 꽃'이다. 웬만한 막장 소재는 1시즌에서 다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2,3시즌에선 대체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모르겠다. 멕시코 드라마가 어떤지 궁금하다면 Play~

* 트랜스젠더 마리아 호세로 나오는 파코 레온. 남성미가 넘치는 배우인데 여성으로 분장한 것도 예쁘다.
* 막내딸로 나오는 아이슬린 데르베스. 보고 있으면 한채영 생각이...
*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오프닝이 아주 멋있다. 처음에 한번 보고 드라마를 보고 나서 또 한번 보기를 권한다.

2023-02-06

서브미션 - 19일의 금요일에 볼만한 넷플릭스 성인 미드 추천




서브미션 (Submission)


: 2016년 쇼타임 미국 드라마. 넷플릭스에서 제공. 애슐린 예니, 저스틴 버티, 스킨 다이아몬드(레일린 조이) 출연. 재키 세인트 제임스 감독.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서브미션 두 주인공이 마주 보고 있다
쇼타임 드라마 서브미션. 출처 TMDB

미국은 놀라운 점이 "이런 드라마"도 만든다는 것이다. 사실 이건 말만 드라마지 야야야~한 영상 그 자체 아닌가. 리뷰를 쓰면서도 설마 이 글 때문에 블로그 문 닫는 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된다. 

불만족스러운 애인과 헤어지고 친구 집에서 지내게 된 애슐리는 '노예'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복종하는 판타지에 매혹 된다. 그러던 중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자신이 바로 '노예'를 쓴 작가 놀란 키츠라고 밝힌다. 애슐리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남자와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그에게 점점 끌리게 된다. 그리고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는데.




드라마 시작부터 사람 피부가 보인다. 6회 다 합쳐서 3시간 정도인데 절반 넘게 피부의 마찰과 야생의 소리로 채워지는 듯 하다. 둘이서, 셋이서, 동성끼리, 갖가지 도구를 이용해서.......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버전은 주요 부위가 불투명하게 처리되어 있다. 그럼 그렇지 원본을 그대로 보여줄 리가.

딜런 역을 맡은 스킨 다이아몬드는 과거에 성인물 쪽에서 활동했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스킨십' 연기가 누구보다 격렬하다. 현재는 배우 겸 가수 '레일린 조이'로 활동하고 있다고. 

시즌2에 대해 찾아보니, 시즌1을 '아메리칸 카마수트라'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 2018년에 개봉한 것 말고는 별 다른 소식이 없다. 시즌2는 영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이나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다시 얻으면 이제라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헛된 기대를 가져본다. 

재생하기 전에 이어폰이나 헤드셋 준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