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가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Spoiler!
살인 없는 땅 (Bordertown)
: 2016년 1시즌, 2019년 3시즌 공개. 미코 오이코넨 연출. 빌레 비르타넨 Ville Virtanen, 마틀레나 쿠스니에미 주연.
'카리'라는 캐릭터는 셜록 홈즈를 연상시킨다. 처음 가본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심리와 성향을 술술 읽어낸다. 수사에서 얻은 정보를 모두 머릿속에 담아 놓았다가 한데 연결 지어 답을 도출해내는데 그 능력이 가히 컴퓨터 수준이다. 그의 머릿속에서 혼자 작업이 이루어지고 남들보다 추리가 한발 두발 앞서다 보니 이해를 못 받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은 그가 내놓은 답이 맞기 때문에 수사팀은 전적으로 그를 따르게 된다. 일 중독에서 벗어나 가족과 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외지로 왔건만, 세 개의 시즌을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은 그를 가만 놓아두지 않는다. 셜록에게 사건이 퍼즐이었다면, 카리에게는 소명이라고 할까.
레나는 1시즌 시작부터 딸을 찾아다니는 엄마로 등장하는데, 처음엔 첫 번째 에피소드에만 나오는 줄 알았다. 단서를 쫓는 모습이 너무 전문적이어서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했는데, 다음 에피소드에서 카리가 속한 수사팀에 영입된다. 그런데 러시아 보안국 사람이 핀란드에서 경찰 일을 한다? 뭐 가능하니 이런 설정을 했겠지만 이 부분이 너무 신기했다.
빠른 템포의 미국 드라마에 익숙하다면 조금은 느린 듯 진행되는 드라마가 지루할 수도 있다. 반면 시청자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은 가차 없이 생략해버려서 에피소드가 급하게 끝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침엽수로 들어찬 숲과 눈으로 뒤덮인 호수의 풍경은 보너스. 큰 화면으로 보면 굉장히 멋질 듯 하다.
한편, 카리의 부인과 미성년 딸이 비중 있게 나오면서 핀란드 가정(가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자녀의 섹스 문제에 있어서 너무나 쿨한(easygoing) 부모의 모습이 놀랍다 못해 조금은 부럽다고 할까? 불시에 집에 왔다가 신음 소리를 듣게 되자 '네 나이엔 아직 이른 거 아니니?' 말 한마디로 끝내버리는 아버지라니. 딸 또한 창피해 죽으려는 모습 따위는 없는 게 인상적이었다.
혹시 다음 시즌에 관한 정보가 있나 찾아보니 2021년에 나온 영화가 있다. Bordertown: The Mural Murders. 안타깝게도 한국 넷플릭스에는 없다. 카리와 레나가 서로를 보완해주며 사건 해결하는 모습을 또 보고 싶은데 4시즌이 나오기를 바라 본다.
* 대한민국의 유명한 연쇄살인범이 예시로 등장한다. 누구인지 이름은 쓰지 않겠다. 혹시라도 본인이 외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것을 알게 되면 굉장히 우쭐해 할 듯 해서.
* 2023년 8월 현재 넷플릭스에서는 볼 수 없다. 언제 빠진 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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