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5

이혼 파티 - MBC 베스트셀러극장 (정혜선 오승명)


부부가 대화를 할 때마다 불꽃이 튄다. 서로에게 던지는 말에 뼈가 있고 가시가 잔뜩 돋쳐있다. 여차하면 서로 물어 뜯을 기세다. 그런데 둘이 정말 싫어하는 거 맞아?

이혼파티에서 부부로 나온 정혜선과 오승명
배우 정혜선, 오승명. 다음이미지

MBC 베스트셀러극장 제74회 이혼파티


: 1985년 6월 9일 방영. 유보상 원작. 박철수 연출. 정혜선, 오승명 주연.


의사 부인과 대학교수 남편. 그들은 틈만 나면 싸운다. 왜 싸우는지 기억이 안 나서 원작을 찾아보니 무려 1977년에 처음 상연된 연극! 희곡이 원작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한국예술디지털아카이브에 나와있는 이혼 파티의 줄거리 일부를 가져와본다.

.......그러한 어느 날 민병욱의 한마디 실수로 아내와의 냉전이 시작된다. 어쩌다 민병욱의 입에서 튀어나온 '개 같은 ㄴ' 이 한마디는 윤지영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고, 지금까지 존경해왔던 남편의 위치는 천하게 멸시를 받게 된다. 부부의 냉전은 날로 심각하게 전개된다. 이러한 가운데 민병욱은 윤지영의 사생활에 대해 불만이 쌓이면서 뭔가 위축됨을 느낀다. 묘한 피해의식에 고민을 한다. 몇 번이나 아내와의 화해를 요구해봤지만 아내는 여전히 싸늘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민병욱은 뜻밖의 사람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아내의 제자 문달호이다. 그는 남자 간호사로 아내의 병원에 일하러 왔다. 민병욱은 그를 아내의 내연남으로 단정 짓고 두 사람을 열심히 훔쳐본다. 민병욱은 망상에 사로잡힌다. 언젠가 아내의 손에 지능적으로 살해될 것만 같은 느낌. 

남편이 진료실(?) 문을 벌컥 열자 젊은 남자가 부인의 손목을 잡고 있던 장면이 있었던 것 같고... 부인이 가져다준 음식을 고양이(혹은 개)에게 주니 고양이가 죽어있는 (상상) 장면도 있었던 것 같고... 줄거리를 읽고 기억을 짜내 본 거라 아닐 수도 있다.

확실히 생각나는 건 근사해 보이는 실내에 파티 준비를 해놓고 남편이 이혼 얘기를 꺼내려 한다. 흰 샤워가운 차림의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여행을 온 느낌인데 부인이 갑자기 헛구역질을 한다. 드라마에서 헛구역질은 뭐다?! 임신~~~




부인이 진료 받는 장면조차 바람피우는 것으로 의심했던 남편은 그간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기쁨에 들떠서는 "◯◯파티다!" 외치는데 대체 뭐라고 한 건지 모르겠다. 재혼 파티? 임신 파티? 재결합 파티? 빙하가 단 몇 초만에 녹아버리는 느낌으로 끝난 결말이 반전이라면 반전이었다.


* 이 화를 찍을 당시 배우 분들 실제 나이를 계산해보니 만 나이로 정혜선 님이 43세, 오승명 님이 39세. 솔직히 남자 배우분 나이가 더 많은 줄 알았다.

* 박철수 감독님이 베스트셀러극장 연출을 많이 하셨다. 감독님의 영화 중에 '서울 에비타'라는 1991년도 작품이 있는데 여기에 정혜선, 오승명 두 배우 분이 함께 나온다. 베스트셀러극장 인연이려나? 안타깝게도 감독님은 2013년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돌아가셨다고 한다.

* 배우 오승명 님 2024. 08. 25 소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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