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5

우리들의 넝쿨 - MBC 베스트셀러극장 (이원용 정호근 정한헌)


성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온 세 젊은이. 인력 시장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에게 친구이자 동지가 된다. 중국집, 이발소, 여관에 일자리를 얻은 세 사람은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덕배가 나무젓가락을 입에 물고 있다
덕배 역의 이원용. 유튜브 캡쳐

MBC 베스트셀러극장 제106회 우리들의 넝쿨


: 1986.03.23 방영. 최일남 소설 '우리들의 넝쿨' 원작. 오재호 극본. 김문옥 연출.
이원용, 정호근, 정한헌, 김용선, 김청, 김인문, 홍순창, 김애경, 노경주 출연.


중국집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는 덕배는 주인아주머니와 돈 많은 여자의 유혹을 받는다. 이발소에서 일하는 춘식은 면도사를 좋아하지만 그녀를 노리는 VIP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여관에서 일하는 길남은 미용실에서 일하는 여자친구에게 돈을 맡긴다. 어째 설정만 봐도 불안불안하다.




친구의 여친이 힘을 가진 남자에게 휘둘리는 것을 본 덕배는 그에게 달려들었다가 병원 신세만 지게 된다. 면도사에게서 VIP를 떼어놓으려던 춘식은 급기야 칼을 쓰고 감옥에 간다. 길남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히고 인생의 쓴맛을 보게 된다. 세 명의 젊은이로 대변되는 가난, 약자, 정의가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부, 기득권, 불의와 부딪힌다. 바위에 던져진 계란 같은 존재들.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절망하지 않는 자기 자신이다.

이야기가 왠지 낯익다 했더니 이장호 감독의 영화 '바람 불어 좋은 날'과 원작이 같다(최일남의 소설은 1995년에도 SBS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주인공 안성기의 연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영화와 이 화를 비교해서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울러 1980년대 서울 풍경 보는 재미도 쏠쏠. 영화 나인하프위크 간판이 반갑다(?).


* 서핑을 하다 보니 김문옥 감독님이 이 화에 대해 쓰신 글이 있었다.
episode 224 적기가 뜨고, 공습경보가 울려도 공포속에 촬영은 계속해야 한다!! - 뉴스캔 (newscani.com)


촬영하는 중에 사이렌이 울리고 북한에서 전투기가 날아와서 난리가 났었다고.
(수정 - 이웅평 대위는 1983년 귀순, 1986년엔 중국 진보충 대위 귀순)
그날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더니 화면 가득 자막이 뜨고 가족 모두 화장실로 대피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처구니없지만 그땐 얼마나 무서웠던지.

+) 이원용 배우에 대한 후일담
episode 114 어려운 시절에 힘들여 만든 작품의 마지막에 남는 감회는 차리리 눈물이었다 - 뉴스캔 (newsca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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