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대한민국에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들이 떨어진다. 그들은 인간의 몸에 들어가 뇌를 점령하고 인간을 먹이로 삼는다. 생명 유지에 인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그들은 조직을 만들어 힘을 합친다. 반면 주인공 정수인의 몸에 들어간 외계 생명체는 뇌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수인과 공생하는 상태가 된다. 이 외계 생명체는 자신이 살려면 수인을 지켜야 한다.
주인공 정수인 역의 전소니 |
기생수 : 더 그레이 (Parasyte : The Grey)
: 넷플릭스 오리지널. 총 6화. 이와아키 히토시 원작. 연상호 감독. 연상호, 류용재 각본.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 윤현길, 이현균, 오치운, 홍의준, 문주연, 유용, 조동인 등 출연.
'기생수'는 1990년대에 나온 일본 만화이다. 나는 이 작품을 만화책으로 보았다. 지구에 떨어진 외계 생명체가 사람의 몸에 기생해서 산다는 기본 설정이 획기적이었다. 스토리도 굉장히 재미있어서 정신없이 만화를 보았었다. 사실 줄거리는 세세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재미와 감동이 컸던 것 만큼은 확실하다.
일본에서 만든 애니메이션과 영화는 보지 않았다. 만화에서 받은 감상을 간직하고 싶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2024년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로 나온다고 했을 때 솔직히 반가움 반 의구심 반이었다. 관련 기사를 읽어보니 왠지 원작과 많이 다를 것 같았다.
역시나 '기생수 : 더 그레이'는 원작 만화와는 기본 설정만 같은, 스핀오프 급의 새로운 작품으로 보는 게 맞겠다. 원작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오른손에 외계 생명체가 자리 잡는데, 드라마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얼굴 오른쪽에서 나타난다. 차라리 원작을 하나도 모르면 드라마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어렴풋이나마 원작 줄거리가 생각나니 오히려 드라마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원작에 충실한 드라마를 원한 분이라면 화가 날지도 모르겠다. 앞서도 말했지만 원작 만화와는 선을 긋고 보는 것이 좋겠다.
CG도 그만하면 훌륭하고 설강우 역을 맡은 구교환의 연기가 끝내준다. 스포일러 밟지 말고 보시길 바란다. 추천!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외계 생명체 전담팀 이름을 왜 '더 그레이'로 지었는지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건 나와줘야 하지 않나? 왜 그렇게 지었는지 알려줘야죠~
그리고 마지막회 엔딩 장면은 그게 최선이었을까? 웬 일본인이 등장해서는 그의 오른손을 클로즈업 하는데 원작이나 영화를 전혀 보지 않은 분이라면 이게 대체 무슨 뜻인가 할 것이다. 차라리 엔딩 크레딧 뒤에 넣었으면 쿠키 영상으로 생각했을 텐데 드라마 엔딩으로 나오니 어리둥절한 느낌이 크다. 더욱이 다음 시즌 없는 리미티드 시리즈 드라마의 끝이라면 진짜 주연 배우들이 장식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좀 그렇다.
* 리뷰를 올린 뒤에 다시 찾아보니 드라마 엔딩에 나온 일본 배우는 기생수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가 아니고 연상호 감독이 개인적으로 캐스팅한 '스다 마사키'라고 한다. 굳이 일본 배우를 출연 시켜야겠으면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소메타니 쇼타)가 낫지 않나? 엔딩 크레딧에 '이즈미 신이치'라고 나와서 이게 배우 이름인 줄 알았더니 원작 만화의 주인공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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