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글을 도용하면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습니다.
파워 오브 도그 (The Power of the Dog)
- 제인 캠피온 Jane Campion 감독. 베네딕트 컴버배치 Benedict Cumberbatch, 커스틴 던스트 Kirsten Dunst, 코디 스밋 맥피 Kodi Smit McPhee 주연. 2021년 작품.
영국 드라마 '셜록'으로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를 알게 된 뒤로 그의 작품을 부지런히 찾아보았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고 하니 더 궁금하기도 했다.
이 작품을 다 보고 나서 바로 받은 느낌을 그대로 얘기하자면, 영화 '그린 나이트'를 보고 난 뒤와 비슷하다. 도대체 이게 뭐지? 의문이 머릿속을 마구 맴도는.
그린 나이트를 찾아 보게 된 것도 이동진 평론가의 몫이 큰데 '파워 오브 도그'에도 똑같은 말이 덧붙여져 있었다. '이동진 평론가가 극찬한 영화'.
재생 속도를 1.25로 올려서 봤다. 안 그랬으면 보다 말았을 수도 있다.
컴버배치는 알려진 대로 동생을 가스라이팅(gaslighting)하고 동생의 부인과 그 아들을 심리적으로 괴롭히는 목장 주인 '필 버뱅크'를 연기한다. 그의 연기는 뭐, 내가 입을 댈 수준이 아니다. 그는 필 버뱅크 그 자체다.
컴버배치는 알려진 대로 동생을 가스라이팅(gaslighting)하고 동생의 부인과 그 아들을 심리적으로 괴롭히는 목장 주인 '필 버뱅크'를 연기한다. 그의 연기는 뭐, 내가 입을 댈 수준이 아니다. 그는 필 버뱅크 그 자체다.
커스틴 던스트는 10대 후반의 아들을 둔 엄마로 나오는데 솔직히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 그녀가 몇 살인지 정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40살도 안 된 배우에게 다 큰 자식이 있는 역이라니. 불가능한 설정은 아니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꼈다.
괜히 내 나이가 의식이 되어 더 그런지도?
필의 동생은 형한테 주눅 들어 사는 마냥 불쌍한 캐릭터라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한다.
남편과 사별한 로즈에게 접근해 형에게 언질도 없이 결혼해버리는 것도 그렇고, 로즈의 연주 실력이나 심리 상태가 어떤지는 생각도 않고 손님들 앞에서 해맑은 얼굴로 피아노 연주를 거듭 권할 땐 화면 속으로 들어가 등짝을 한대 때려주고 싶었다.
남편과 사별한 로즈에게 접근해 형에게 언질도 없이 결혼해버리는 것도 그렇고, 로즈의 연주 실력이나 심리 상태가 어떤지는 생각도 않고 손님들 앞에서 해맑은 얼굴로 피아노 연주를 거듭 권할 땐 화면 속으로 들어가 등짝을 한대 때려주고 싶었다.
로즈가 필을 피해 다니다 못해 알코올 중독이 된 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 동생도 필 만큼이나 짜증을 유발 시키는 캐릭터였다.
문화적 소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필이 기타 비슷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나온다. 왜 나오나 했더니 집안에 피아노가 들어오고 로즈가 연습을 할 때 두 악기가 대비되는 것이다.
로즈의 기를 꺾어 놓으려는 필의 심리가 악기를 빌려 표현되는데 이 장면에선 감탄이 나왔다. 어떻게 이런 설정과 장면을 생각해낼 수가 있을까? 감독의 전작 '피아노'에서 주인공의 심리가 피아노 연주로 표현되던 장면과 겹쳐진다.
필은 로즈의 아들이자 의붓 조카인 피터 마저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 로즈를 더 괴롭게 만든다. 그런데 연약하게만 보이는 피터가 영화에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다.
영화가 갑자기 끝나버린 느낌에 어리둥절했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인과응보에 대한 얘기인가 싶다.
파워 오브 도그, 지루하지만 한번은 볼만한 작품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광고 스팸 빼고 부담 없이 댓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