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3

해피 밸리 (Happy Valley) - 영국드라마 추천 형사물


줄거리가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Spoiler!

경찰-제복을-입은-주인공

해피 밸리 (Happy Valley)


: 영국 BBC 제작. 사라 랭커셔(Sarah Lancashire), 제임스 노튼(James Norton) 주연.


웨이브(Wavve)에서 영드 카테고리를 훑다가 보게 된 영국 드라마.
캐서린은 영국 경찰 드라마의 주인공 답게(?) 개인적으로 아주 큰 아픔이 있다. 

10대 딸이 자기가 좋아한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고 임신, 아기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어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것이다. 강간범은 다른 죄로 감옥에 가 있는 상태. 딸에게 저지른 죄는 묻지도 못했다. 더욱이 딸을 죽게 만든 놈의 자식을 키워야 한다. 이 문제로 남편, 자식과 멀어졌다. 불행이 한꺼번에 들이닥친 캐릭터이다.




평온하지만 평온하지 않은 캐서린의 일상에 바람이 몰아친다.
강간범 로이스가 감옥을 나왔다는 소식, 그런데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소식이 그녀를 미치게 만든다. 그놈을 찾아서 직접 죽여버리는 게 삶의 목표 아닌 목표. 마치 그 힘으로 사는 사람 같기도 하다. 

로이스는 출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범죄에 가담하는데, 범죄 본능을 타고난 그는 돈만 뜯으려 했던 일당들과는 달리 끔찍한 일들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누가 봐도 사이코패스인 그는 자식의 존재를 알고는 아버지 노릇을 하겠다며 아들한테 집착하는데...


딸이 남겨 놓고 간 손자는 할머니 속도 모르고 끊임없이 말썽을 피운다. 할머니는 혹시나 손자에게 범죄자의 DNA가 발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딸이 유산처럼 남겨 놓고 간 자식이지만 한편으로는 딸의 원수이자 범죄자의 핏줄이니 솔직히 손자에 대한 양가감정(ambivalence)이 얼마나 지독할까. 그래도 사랑을 듬뿍 주려고 늘 애쓰는 할머니 캐서린은 로이스에게서 필사적으로 손자를 지켜낸다. 

일도 해야 하고 집안 가장 노릇도 해야 하고 손자도 신경 써야 하고 사이코패스에게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하니 아무리 드라마 속 인물이지만 정말 피곤하고 고된 삶이다. 

 
그럼에도 누구의 말도 흘려 듣지 않고 작은 단서도 가볍게 보지 않으며 그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수사에 임하는 캐서린. 이런 경찰만 있으면 그 관할 지역은 드라마 제목처럼 '해피 밸리' 일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 BBC 드라마는 믿고 본다. 역시나 재밌다.
 
* 시즌3 리뷰를 보시려면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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