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동네잔치 중인 양지면에 공산당원들(임혁 외)이 나타난다. 이들의 목적은 박훈(민욱)을 비롯한 마을 지주들에게서 땅과 재산을 빼앗는 것이다. 땅을 빌려 먹고살던 소작농민들은 땅을 가질 수 있게 해주겠다는 공산당의 선동에 넘어가 지주들을 숙청하는 일에 앞장선다.
TV문학관 카인의 후예. 웨이브 캡처 |
UHD로 만나는 TV문학관 여덟 번째 작품 "카인의 후예"
: 1983년 방영. 2023.04.17 재방영. 황순원 원작. 이재원 극본. 장기오 연출. 민욱, 김진해, 김미숙, 임혁, 강민호, 양영준, 이구순, 김종결, 안광진, 박상만, 이두섭, 정종준, 이수연, 봉혜선, 이난희, 장순철, 장희진, 박현정, 최용호, 이원종, 김동완, 유순철, 이한수, 구우룡, 윤성국, 신원균 출연.
이 일에 가장 나서는 사람은 박훈의 집안에서 충직하게 일했던 도섭 영감(김진해)이다. 박훈의 집 살림을 도와주고 있었던 그의 딸 오작녀(김미숙)는 아버지로부터 몽둥이찜질을 당해도 그 집을 떠나지 않는다. 심지어 박훈과 부부가 되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박훈을 지키는 일에 혼신을 다한다.
딸 때문에 일이 틀어진 도섭 영감은 과거에 자신이 세웠던 박훈 집안의 공덕비를 때려 부수고, 공산당이 되어 나타난 오작녀의 전 남편(강민호)은 박훈에게 오작녀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하라며 주먹을 날린다. 박훈은 그간 오작녀에게 선을 긋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서로 좋아했지만 신분의 차이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소문이 도는 사이. 그는 사촌동생 혁(이구순)의 설득으로 마을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오작녀와 함께 가기로 마음먹는다.
그 와중에 실종된 혁의 아버지 박용제(양영준)가 마을에 나타나는데 도섭 영감의 고자질로 죽임을 당하게 된다. 혁은 도섭 영감을 죽이겠다고 박훈에게 알린다. 어렸을 때 죽을 뻔한 자신을 도섭 영감이 구해줬었는데 그가 더 무섭게 변하기 전에 죽여주는 것이 그 은혜를 갚는 길인 것 같다면서. 그 말을 들은 박훈은 그 일을 자신이 하기로 결심하고, 오작녀에게 편지를 쓰지만 결국은 없애버린다. 한편 공산당은 도섭 영감의 아들 삼득이 지주 박용제의 묏자리를 준비해 줬다는 이유로 영감을 쫓아내 버린다. 지주와 농민 사이를 효과적으로 이간질하기 위해 선택된 사람이 도섭 영감이었는데 그 쓸모가 없어지자 핑계를 만들어 팽해버린 것이다.
박훈은 칼을 숨겨놓은 곳으로 도섭 영감을 데려가서는 그를 찌른다. 도섭 영감도 갖고 있던 낫을 박훈에게 휘두른다. 영감이 다시 박훈을 공격하려는 순간 삼득이 나타나 아버지를 말린다. 그러다 자기 낫에 아들이 다쳐 피를 흘리자 영감은 왜 자기를 [진즉] 죽이지 않았느냐며 박훈을 향해 절규한다. 삼득은 박훈에게 누님을 데리고 어서 여기를 떠나라고 부탁하고, 가슴을 부여잡고 있던 박훈은 휘청대며 자리를 뜬다. 그는 과연 오작녀와 함께 떠날 수 있을까? 열린 결말이긴 하지만 박훈이 입은 상처가 심해 보이고 오작녀에게 편지를 주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그닥 희망적인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 더구나 질투심에 사로잡혀 친동생 아벨을 죽인 존속 살인자.
가족처럼 지냈던 사람들이 한순간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서로를 죽이는 비극.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어 자기 이득을 취하는 추악한 세력.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TV문학관 카인의 후예. 웨이브 캡처 |
* 사실 드라마만 보았을 땐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소설 줄거리를 읽고 나니 정리가 되었다.
* 소설 줄거리를 보니 드라마와 다른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드라마에선 박용제가 총에 맞아 죽었는데 소설에서는 자살을 한다. 여기 말고 다른 곳이 더 있을 수 있다. 또 말하지만 드라마만 보고 소설을 읽은 척해서는 안 된다.
* 수동적이던 박훈이 살인까지 실행에 옮기는 인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이나 도섭 영감, 오작녀 등 주요 인물의 심리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원작 소설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 오작녀로 나온 김미숙 배우가 아주 인상적이다. 도섭 영감으로 나온 김진해 배우의 연기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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