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6

쉬쉬쉬잇 - MBC 베스트셀러극장 (박상조 한인수 오미연)


제목이 무엇인지 간절히 알고 싶었던 베스트셀러극장이 있었다. 

극이 막 전개가 되다가 컷! 소리와 함께 화면이 멈춘다. 카메라가 곧 빵떡모자를 쓴 사람한테로 옮겨간다. KTX 타고 가면서 봐도 감독이다. 그는 열을 내며 다른 스토리로 가보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화면이 거꾸로 감기고, 배우들이 빠르게 뒷걸음질 치며 장소를 벗어난다. 화면이 다시 정상 속도가 되고 다른 내용이 펼쳐진다. 남녀가 키스(?)를 하려는 순간 또 화면이 멈추고 감독은 또 막 뭐라고 한다. 다시 화면이 빠르게 되감기고.

주연 배우 한 분의 얼굴은 기억나는데 성함을 몰라서 당최 뒤져볼 수도 없었다. 찾는 것을 거의 포기했었는데 다른 단막극 정보를 찾아보다가 배우 분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야호~

배우 박상조
배우 박상조. 출처 플레이DB

제40회 MBC 베스트셀러극장 '쉬쉬쉬잇'


: 1984.9.9 방영. 이현화 원작. 허성수 극본. 정문수 연출. 한인수, 오미연, 박상조, 박소현, 박경현, 정호근 출연.


박상조 배우가 출연한 베스트셀러극장 20편 중에 세 편이 눈에 띄었다. 제40회 쉬쉬쉬잇, 제56회 손오공, 제65회 대역 인간. 손오공은 영상을 훑어보니 아니었고, 대역 인간은 캡처 화면을 보니 아니었다. 같은 제목의 원작 희곡에 대해 살펴보니 아무래도 이것이 내가 찾는 그 화?!




플레이DB에서 가져온 연극의 줄거리는 이렇다.

신혼여행을 온 남자. 그의 호텔방을 찾아온 낯선 사내.
신혼여행을 온 여자. 그녀의 호텔방을 찾아온 낯선 여인.
이들의 방문으로 인해 혼란의 신혼 첫날이 시작된다.


사람 코와 입만 그려져 있다
연극 쉬쉬쉬잇 2018년 포스터. 플레이DB

이현화 작가의 1976년작 '쉬쉬쉬잇'은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어느 분이 써놓은 희곡 감상평을 보니, 어떤 사건이 인물만 바뀌면서 반복되는데 급기야는 낯선 사내와 여인이 신혼부부 역할을 하고 신혼부부에게 자신들의 역할을 강요하기도 한다고. 내가 기억하고 있는 장면도 얘기가 진행되다가 화면이 되감아지고 다시 또 얘기가 진행되다 되감아지는 식이었으니 이 작품이 맞겠구나~

사실 연극 대본을 구했지만 읽어보려니 A4 용지로 40장이 넘어서 우선은 접었다. 베스트셀러극장에선 박상조 배우가 감독으로 등장해서 이야기를 쥐락펴락 좌지우지했으니 각색이 많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드라마를 조금밖에 못 봐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감도 못 잡겠다. 연극 정보나 평을 읽어봐도 이건 극을 직접 봐야 알 것 같다. 이제 몇십 년 묵은 궁금증을 풀었으니 인터넷에 영상이 뜨기를 바라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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