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과 있을 때는 천사표 같았다가 애들끼리 남게 되자 태도가 돌변하는 아이. 애들을 마구 괴롭히다가 어른이 나타나자 자기가 괴롭힘 당했다고 울고 불고 짜는 아이. 그 미친듯한 연기력에 질려 말도 못 하고 엉엉 우는 또 다른 아이.
한지붕 세가족에 나온 최정화 |
MBC 베스트셀러극장 제129회 "처세술개론"
: 1986년 9월 7일 방영. 최인호 원작. 조현철, 최정화, 이영후, 김혜자, 박원숙, 황정순 출연.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은 이 정도였다. 두 얼굴의 야누스를 기가 막히게 연기했던 어린이 배우는 곧 MBC 일요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에서 주인집 딸로 나왔다. 이름을 찾아보니 최정화. 이 이름으로 베스트셀러극장 작품 목록을 검색해보니 두 편이 나온다. 그중 '한지붕 세가족' 전에 방영된 화는 "처세술개론".
지금은 고인이 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작가 최인호 님의 원작 소설을 찾아보았다. 핵심 줄거리는 이렇다. 외국에서 부자 어르신이 돌아왔는데 친자식이 없다. 그 친척들은 콩고물(유산)을 기대하며 자신의 아이들로 어르신의 환심을 사려고 한다. 아이들은 어르신 눈에 들어야 한다는 미션을 안고 있다.
할머니 옆에 붙어 앉아 재롱을 부리고 춤으로 홀리는 야누스 아이. 최정화가 얼마나 끔찍하게 연기를 잘했는지 나는 이 어린이 배우의 열렬한 안티가 되어버렸다. 당시에 학교 생활이 힘들어서 더 이입을 했을 것이다. 거짓말을 아주 잘하는 아이가 있었고 선생님은 관심 밖 아이들의 말을 잘 믿어주지 않았다. 풀지 못한 억울함이 쌓여있던 게 이 화를 보면서 터졌던 것 같다. 배우는 그저 연기를 잘했을 뿐인데.......
But! 이래 놓고는 한지붕 세가족을 매주 애청하면서 그녀의 팬이 되었다는 거 실화냐?😅 여기서는 아주 야무지고 귀엽게 나왔다. 인기도 많았었다. 한데 그 뒤로 잘 볼 수가 없었다. 근황을 궁금해다가 몇 년 뒤 MBC의 무슨 저녁 프로에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정화는 연기를 그만두고 한국 무용을 전공하고 있었다. 그 인기를 뒤로 하고 자신이 원하는 길로 가고 있는 그녀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이것도 아주 오래전이니.......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죠?
* 남자아이 역은 조현철이 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배우로 활동했으며 '조성원'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현재는 조현철을 검색하면 가수 매드클라운의 동생인 영화배우가 단박에 나오지만 같은 이름의 배우가 이미 있었다는 사실)
배우 조현철=조성원 |
- 조성원 사진 출처 https://blog.naver.com/onejoa/150012277905
- 최정화 사진 출처 https://blog.naver.com/beauniverse/22077089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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