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말로 나의 최애캐(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와 사귀어보는 상상,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을까? 그 판타지가 잘 그려진 드라마들이 있는데 '샴푸의 요정'은 그 원조라고 할 수 있겠다. 최고 인기 스타를 상대로 혼자 사랑을 키우는 주인공. 과연 스타의 연인이 되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샴푸의 요정' 애리 역의 채시라. 해피타임 캡쳐 |
MBC 베스트셀러극장 제226회 샴푸의 요정
: 1988.11.06 방영. 장정일 시 원작. 주찬옥 극본. 황인뢰 연출. 채시라, 홍학표, 윤석화, 이효정, 이홍렬, 오영수 출연.
샴푸 모델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애리(채시라)를 만나기 위해 주인공 현재(홍학표)가 한 일은 광고회사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여기서 잠깐. 굵직한 광고를 만드는 광고회사라면 들어가고 싶다 해서 맘대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닌데... 현재의 스펙이 좋은가? 어쨌거나 그는 소원대로 애리를 만나게 되고, 스토커한테 시달리는 애리의 흑기사가 된다.
이 당시 채시라 배우는 가나초콜릿 광고 모델로 각인된 상태였다. 채시라 하면 곧 가나초콜릿이었다. 순수하면서도 나이 답지 않게 분위기 있어 보이는 외모가 진한 초콜릿과 잘 어울렸다. 이런 청순한 하이틴 스타 이미지를 뒤엎고 성인 배우로 발을 내디딘 게 '샴푸의 요정'이었다. 방영한 지 3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이 화가 회자되는 거 보면 채시라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광고 얘기를 좀 더 해보자면, 채시라 하면 떠오르는 광고들이 더 있다.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카피가 주옥같았던 베스티벨리, 너무 슬프게 펑펑 울다가 티슈를 뽑아 눈물을 닦던 크리넥스, 물을 맞으며 춤을 추는 모습이 기가 막히게 섹시했던 해조미인(맞나?) 광고 등. 해조미인 광고는 광고의 신 김규환 감독이 만든 것으로 아는데 영상이 왜 없을까?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수많은 단막극 중에서도 이 화가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은 같은 제목의 주제가 덕분이기도 하다. 시티팝의 선구자 '빛과 소금'이 만든 샴푸의 요정은 지금 들어도 정말 좋다. 세련된 멜로디와 부드러운 초콜릿 같은 장기호의 목소리.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말 어디선가 샴푸 향기가 날 것만 같다.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라는 아이돌 그룹이 리메이크한 버전도 있다. 이 노래에 춤이라니 문화 충격이...! 😅
- 별은 멀리서 봐야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나도 소싯적에 덕질 꽤나 했는데 스타에게 너무 가까이 가면 못 볼 꼴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에너지가 달려서 어렸을 때처럼 하래도 못 하지만, 어떤 관계이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스타라면 밤하늘에서 빛나는 모습만 보고 싶고 기억하고 싶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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