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을 가득 채운 100개의 상반신 석고 모형이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비슷해 보여도 똑같은 것은 없다. 토르소 주인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자신의 분신을 찾아간다. 성별, 인종, 나이 구분 없이 뽑힌 참가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상대를 스캔하고 분위기를 파악한다.
피지컬 : 100 (Physical : 100)
: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3년 시즌1, 2024년 시즌2 공개. 프로듀서&연출 장호기. 연출 이종일. 메인 작가 강숙경. 촬영 감독 정장수, 김찬홍, 박재영. 무대 총괄 김광석. 미술 감독 이영주. 그밖에 수많은 연출진과 작가진, 스텝진.
여기까지는 화기애애하다. 100명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미션은 처음부터 무자비하다. 신체 능력이 강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팀을 이뤄 치루는 경기에서는 운까지 시험 받는다. 어떤 팀장과 팀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생존할 확률이 달라진다. 개인전이나 팀전이나 참가자들에게는 지옥 그 자체다.
피지컬 100 시즌1을 처음 보았을 땐 새로운 것을 넘어서 혁명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엄청난 규모의 경기장도 놀라웠지만 감탄 나오는 몸들이 한데 뒤엉켜 겨루는 모습도 예술이었다. 무기만 들지 않았을 뿐 검투사와 맹수의 한판 승부를 직관하는 느낌이랄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재미에 전편이 한꺼번에 공개되지 않는 게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시즌2는 더 발전되고 진화한 느낌이다. 경기장 스케일은 더욱 커졌고 미션도 더 지독해졌다. 잔인한 룰은 우정도 저버리게 만든다. 참가자들이 미쳐할 수록 재미는 더 커진다. 모든 외부 조건을 다 벗어던지고 오직 몸 하나만으로 겨룬다는 것이 이 시리즈의 최고 장점이다. 아직까지 전혀 안 보신 분은 스포일러 절대 밟지 말고 시작해보시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2시즌을 강력히 추천한다.
*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힘을 쓰는 미션이 대부분이다 보니 여성 참가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성별만큼은 나눠서 진행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또 지금처럼 흥행이 안 될 것 같기도 하다. 현재의 인기를 보면 시즌3도 만들어질 게 분명한데, 여성 참가자에 대한 룰은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1시즌은 결승전에서 논란이 있었다. 경기를 하다 중단하고 다시 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서 승부 조작 얘기까지 나왔었다.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시즌2에서는 재경기한 부분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것도 나아진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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