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달글리시 - 인데버 모스가 생각나는 시대극 수사물 영드 [웨이브 티빙 강력 추천]


달글리시 형사 역의 버티 카벨

달글리시 (Dalgliesh)


어느 날 갑자기 웨이브에 나타난 영국 드라마. 제목의 어감이 특이해서 눈길이 갔다. 상세 정보를 보니 달글리시는 주인공의 성씨(last name)였다. 더 눈에 띈 것은 시인이자 경찰이라는 설정. 대체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한 에피소드를 다 보기도 전에 이 작품의 팬이 되었다.

아담 달글리시 Adam Dalgliesh.
윗선에서 믿고 맡기는 실력 좋은 형사이자 꽤 이름난 시인. 안타깝게도 부인과 아이를 한꺼번에 잃었다. 그래서인지 얼굴에는 표정이 별로 없고 웃음이라고는 입꼬리를 짧게 끌어올리는 게 전부다.

그의 목소리와 말투에서는 형사라는 직업을 유추해내기가 힘들다. 부드럽고 차분한 음성으로 시를 낭독하는 장면은 짧아서 아쉬울 지경이다. 그러다가도 용의자를 압박할 때는 또 어찌나 단호하고 거침없는지 반전 매력이 대단하다.

[이쯤 되면 달글리시를 연기하는 배우 버티 카벨의 팬이 되었나 싶은데 그건 또 아닌 것이 이유는 뒤에서....]


인데버 모스 형사 역의 숀 에반스

드라마 전반에서 문학 지식을 드러내는 달글리시를 보니 '인데버'의 주인공 모스가 떠오른다. 오페라와 문학을 좋아하는 모스는 사건 수사에 자신의 예술적 소양과 지식을 십분 활용한다. 두 사람 모두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형사 이미지와 거리가 멀어서 더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흑인 여성 경찰 미스킨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모습에선 모스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파트너로 삼은 썰스데이 반장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연출 스타일도 비슷한 느낌이다. 에피를 다 보기 전엔 의미를 모르겠는 장면들이 짧게씩 나열되는 인트로가 특히 그렇다. 화면 색감이나 분위기도 그렇고. 인데버 시리즈가 끝나서 아쉬웠는데 대리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될 줄이야~😂

[달글리시 3시즌이 1970년대 말이고 인데버 9시즌이 1970년대 초반이니까 1980년대 배경으로 콜라보 어떤가요]

소리 없이 강한 느낌의 달글리시 형사를 계속 보고 싶다. 빨리 다음 시즌 만들어주세요~


* 엔딩 크레딧에 나와있는 달글리시의 직위는 DCI(Detective Chief Inspector). 2시즌 마지막에 Commander로 승진한다.

* P. D. 제임스의 소설 중 아담 달글리시 시리즈는 총 14편. 버티 카벨의 달글리시는 드라마로는 세 번째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름만 보고 남자라고 생각해버린 것을 반성한다. 10대 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다 30대 중반부터 소설 쓰기 시작한 필리스 도로시 제임스 작가님. 글 안 쓰셨으면 어쩔 뻔 했나...]

* 하나의 에피소드가 2화에 걸쳐 진행된다. 언포가튼, 무언의 목격자도 이런 구성인데 어떻게 이야기를 2회 분량에 딱딱 맞추는지 한편으론 신기하다.

* 버티 카벨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닥터 포스터'의 그 재수 없는 남편이 버티였다고??!! Really?? 달글리시가 아닌 버티의 연기는 볼 생각이 안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김희애 주연의 '부부의 세계'로 리메이크. 박해준이 남편으로 출연]

* 1시즌 3, 4화에서 헬렌으로 나오는 여배우가 버티 카벨의 실제 부인이었다. 샐리 스콧.

* '파더 브라운'의 맥카시 부인(소르차 쿠삭/Sorcha Cusack)이 2시즌 5, 6화에 나온다. 레이디 펠리시아(낸시 캐럴)도 3시즌 5, 6화에 출연. 인데버의 서장님(안톤 레서)은 3시즌 1, 2화에서 성직자로 나온다.

* 구글에서 '달글리시'를 검색하면 스코틀랜드의 축구 선수 케니 달글리시만 잔뜩 나온다. 영어로 검색해야 드라마 정보가 나온다.

* 달글리시가 타고 다니는 재규어 E타입 멋지다! [모스가 중고차 매장에서 눈독 들이는 빨간 자동차도 재규어라고 함]

Jaguar E-Type


2025-08-08

내가 본 미래 완전판 - 일본 만화 리뷰 (타츠키 료 지음/2022년 출판)


여자가 한 손으로 한쪽 눈을 훔치고 있다
왼쪽 - 완전판 표지 / 오른쪽 - 구판 표지 (번역된 것)


2011년 동일본대지진 예언, 2025년 또다시 대재해가 일어난다고 경고해서 화제가 된 만화책 '내가 본 미래 - 완전판'을 드디어 읽어 보았다.

사서 볼까 말까 망설이던 중 yes24 크레마클럽 한달 이용권이 생겨 이용해보니 이 책이 제공되고 있는 게 아닌가!

읽은 시기는 2025년 8월 초. 저자의 예언은 이미 빗나갔다. 음력 7월(8월 23일~9월 21일) 얘기하는 사람이 있긴 하던데 앞으로 그 어떤 재해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무튼 책 내용을 보니 저자 타츠키 료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저런 꿈을 잘 꾸었다. 그래서 꿈에서 본 것들을 공책에 적어 놓았는데 훗날 현실에서 같은 광경을 보는 일이 잦아진다. 꿈을 꾼 당시에는 예지몽인지 전혀 모른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저자는 영국 록그룹 퀸(Queen) 멤버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죽음에 관한 꿈을 두 번 꾼다. 처음 꿈을 꾼 날짜가 1976년 11월 24일, 두 번째 꿈을 꾼 날짜가 1986년 11월 28일. 그로부터 5년 뒤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한 날이 1991년 11월 24일로 처음 꿈 꾼 날짜와 일치했다. 이 에피소드 말고도 꿈을 꾼 날짜에 사건이 일어난 경우가 있어서 저자가 꿈 꾼 날짜를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대재해가 2025년 7월 5일에 온다고 소문이 난 것도 저자가 해당 꿈을 2021년 7월 5일에 꾸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재해가 오는 날을 특정하지 않았다. 책에서는 7월이라고만 했을 뿐이다.

"진짜 재해는 2025년 7월에 일어납니다"

마지막 예언이 빗나간 시점에서 이 책의 존재는 허무맹랑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속세에 묻혀 살던 사람이 다시 목소리 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동일본대지진 때는 무방비로 당했지만 이번 만큼은 어떻게든 대비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책에서 느껴진다. 물론 저자를 사칭한 인간이 설치는 바람에 완전판을 내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수십년 만에 침묵을 깨는 일이 과연 쉬웠을까?

저자의 마지막 예언은 앞으로 영영 맞지 않기를 바란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후를 보니 대재해까지 보태지 않아도 현재 지구는 충분히 힘든 상태이다.


* 뻘소리를 보태자면 (모든 예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꿈을 꾼 날로부터 5년 배수의 시간이 흐른 뒤 실현된 적이 여러 번이라 2026년 7월이 괜히 의식 된다.

* 동일본대지진에 대한 예언은 구판 만화책 표지에 '2011년 3월 대재해'라고 쓰여 있는 것이 전부다. 꿈에서 '대재해는 2011년 3월'이라는 환영만 또렷이 보였다고 한다.

* 이 책을 다룬 유튜브 영상을 몇 개 보았는데 틀린 것들이 있었다. 코로나도 예언했다길래 책을 몇 번이나 들여다 보았으나 그런 내용은 없었다. 아마도 프레디 머큐리가 유행병으로 죽었다는 뉴스를 저자가 꿈에서 본 게 코로나로 와전된 것은 아닐지? 프레디는 1991년 AIDS로 사망했는데 당시만 해도 에이즈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병이었다. 저자가 처음 꿈을 꾼 1976년에는 병명이나 있었는지 모르겠다.

(프레디 죽음에 대한 꿈 이야기는 단편 '꿈이 전하는 메시지'와 '내가 본 미래' 두 편에 담겨 있다. 전자에서는 처음 꿈 꾼 날짜를 1976.11.24일로 밝혀 놓은 반면, 후자에서는 76년 11월이라고만 한다. 그리고 두 번째 꿈 꾼 날짜를 부각시켜 놓았다. Why?)

* 구판 표지와 완전판 표지가 조금 다르다. 손금과 눈물.

* 인터넷 서점에서 새 책이 12,000원쯤 하는데 유튜브 영상 중에 그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파는 것도 있으니 주의.


2025-07-30

통근열차 러브 - MBC 베스트극장 (정찬 김보경 민지영)


제목만 보면 열차에서 자주 보게 된 두 사람이 풋풋한 사랑을 키워 나가는 이야기인가 싶지만, 막상 내용을 보면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우산을 함께 쓰고 있는 커플

MBC 베스트극장 제 590회 통근열차 러브


: 2004년 8월 13일 방영. 마쓰모토 세이초 원작. 김선정 극본. 최용원 연출. 김보경, 정찬, 민지영(김민정), 우승, 정욱, 이정규, 신성균, 권병길, 김승현, 이옥정, 최화영, 아역 박준하 출연.


열차를 타고 가는 시찬은 어딘지 모르게 신난 표정이다. 별장에서는 인애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뜨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시찬은 다시 열차를 타고 돌아간다. 부인이 있는 집으로.

남자가 열차 창가에서 기분 좋게 웃고 있다


시찬의 장인은 젊고 유능한 사위를 정계에 입문 시켜 지역구를 물려받게 할 심산이었다. 탄탄한 앞길이 예정되어있는 그의 삶. 이 와중에 인애의 존재는 그야말로 시한폭탄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인애는 시찬에게 더 큰 시한폭탄을 안겨준다. 사실은 남편이 있었고 지금 감옥에 있는데 곧 출소한다는 날벼락 같은 이야기. 막막해진 시찬은 인애를 없애기로 마음 먹고 산으로 데려간다.


다방 종업원으로 분한 김보경

그렇게 정리된 듯한 시찬의 일상에 다시 돌이 던져진다. 산 근처의 다방에서 인애와 똑같이 생긴 여자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여자가 자기 이름은 물론이고 자신이 어디 사는 누구였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찬은 그녀를 꾀어내어 죽이려 한다.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두 집 살림을 하기에 이르는데.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여자가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3년 뒤 시찬은 어시장에서 여자를 발견하고 뒤를 쫓는다. 그리고 알게 된 진실은......



리뷰 쓸 때 웬만하면 줄거리를 줄줄 읊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 '통근열차 러브'는 당최 그럴 수가 없다.다 보고 나니 인애가 미치도록 불쌍해지면서 고구마 열 개를 물 없이 삼킨 듯한 기분이 되었다. 

3년 전 인애는 왜 갑자기 사라졌나? 시찬인 줄 알고 문을 열자 웬 괴한이 들이닥쳤다. 그를 피해 도망가다 차에 치인 순간 인애는 모든 기억이 되살아났다. 방금 전까지 음식을 만들며 기다렸던 남자가 실은 과거에 자신을 죽이려 했었던 것. 다짜고짜 쳐들어온 괴한이 실은 어떻게든 벗어나려 했었던 남편이라는 것. 

아이를 꼭 안고 있는 여자

인애를 미행한 시찬이 목격한 것은 자신과 꼭 닮은 아이가 인애의 남편에게 함부로 다뤄지는 장면이었다. 인애는 시찬을 발견하고는 다신 눈길도 주지 않는다. 살인미수범 보다는 폭력을 휘두르며 집착하는 남편이 그녀에겐 차라리 덜 지옥이었을 것이다. 

아이를 안은 여자가 남자 옆을 지나쳐 간다


결말에서는 시찬이 통곡하며 참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근데 따지고 보면 진짜 개새끼 아닌가? 여자와 바람을 피우다 여자가 자기 인생에 걸림돌이 될 게 뻔하자 죽이는 시도까지 했다. 그러다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또 죽이려 했다. 하지만 죽이지는 못하고 그 여자와 다시 바람을 피우며 아이까지 만들어 놓았다. 와... 아무리 지어낸 이야기지만 잔인하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구세주라고 믿었던 사람이 실상은 나를 죽이려 했었고 현재 나와 함께 하고 있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지금은 고인이 된 김보경 배우가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던지... 그래서 더욱 슬프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활짝 웃는 배우 김보경
Rest In Peace 김보경



* 마츠모토 세이초의 원작 소설 제목은 たづたづし(타즈타즈시). 위키피디아 설명
  일본에서는 여러 번 영상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TOKYO TV 페이지

2025-07-07

크로우 걸 (The Crow Girl) - 재미있지만 추천하기 망설여지는 영드 [웨이브 티빙 왓챠]

 


크로우 걸 (The Crow Girl)


: 영국 itv 제작. 2025년 파라마운트 플러스 공개. 스웨덴 작가 에리크 악슬 순드의 소설 '크로우 걸' 시리즈 원작.

이브 마일스, 캐서린 켈리, 더그레이 스콧, 클라라 루가드, 마이클 럼스덴, 클로이 스위트러브 등 출연.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웨이브에서 영드 카테고리를 훑다가 보게 된 드라마이다. 극단적으로 요약해보면 유부녀 형사가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 

재미만 따지면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데 내용이 좀 역겹다. 직접적인 장면 묘사는 없지만 은유와 암시가 소녀의 고통을 충분히 상상하게 만든다. 겉으론 별 문제 없이 보이나 실상은 끔찍한 가족의 진실. 1회 처음에 나오는 내레이션이 중간 중간 계속 나오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느낌이 달라진다.  

이 드라마는 특히 결말 스포를 밟지 말고 봐야 한다. 위에 쓴 것도 스포라면 스포인데 리뷰를 쓰려니 아무 말도 안 할 수 없고 최소한만 떠들어 보았다. 2시즌이 기다려진다.


* 소설을 찾아보니 민음사에서 '크로우 걸' 3권까지 나왔는데 2025년 현재 모두 절판이다. 책 소개에 나와있는 줄거리와 드라마 내용이 일부 다르다.

2025-07-04

톰 삭스(Tom Sachs) 전 감상 후기 - 서울 동대문 DDP 전시회 [현대카드 주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9 
톰 삭스 <스페이스 프로그램 : 무한대> 전
Tom Sachs Space Program : Infinity

2025년 04월 25일 (금) ~ 09월 07일 (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 전시 1관


톰 삭스? 
현대카드 앱에 얼리버드 안내가 떠서 호기심에 구매. 
현카 이용자는 40% 할인해서 12000원.

사 놓고 묵히는 날이 계속 되다가
드디어 가기로 마음을 먹고 DDP 가는 법을 찾아보는데 
50% 할인 판매???
얼리버드보다 더 싸게 파는 건 뭐지?
얼리버드 표를 취소하고
반값 표를 사서 동대문으로 go go

어떤 전시든 도슨트나 오디오 가이드 설명 없이 본다.
아무 개입 없이 나만의 느낌과 의문을 갖고 싶어서 다.

여기에 올리는 작품은 극히 일부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서부터 궁금증이 생겨난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Titans

거장들? 티타늄?
 개개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자세히 보니 감독 이름이다.
윗줄 왼쪽부터 박찬욱, 라스 폰 트리에,
쿠엔틴 타란티노, 알폰소 쿠아론.

아랫줄 왼쪽부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폴 토마스 앤더슨, 치보, 봉준호.

CHIVO를 검색해보니
'엠마누엘 루베즈키'라는 촬영감독이 나온다.
치보는 그의 별명이라고. 2014년부터 세 번 연속
아카데미 촬영상을 탄 롱테이크의 대가.


'거장들' 외에 '오해받는 자들' '새들의 노래'라고
쓰여있는 작품들이 있다.


Maquette for Hasselblad Lander

핫셀블라드 카메라로 만든 착륙선


Doctor

내부를 보면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어 놓았다. 
아래쪽 설명을 보니,
아폴로 프로젝트에 투입된 달 탐사선의 조종석을
톰 삭스가 브리콜라주 기법을 이용하여
구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브리콜라주 (Bricolage)
: 주어진 재료나 도구를
원래 의도와 다르게 조합하거나 활용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조한다는 뜻의 프랑스어.
손에 닿는 대로 아무것이나 이용하는 예술 기법을 말함. 
[구글 AI 답변 참고]

톰 삭스의 작품 설명에서 빠지지 않는 개념이다.

"나는 피카소 작품과 화장실 청소 도구 사이에
어떠한 가치 차이도 없다고 생각한다"


Fanta Cabinet 

아무리 봐도 코카콜라인데....
이것 옆에 작품 제작에 대한 영상이 
제공되니 보시는 것을 추천.


LeatherFace

이 생뚱맞은 전기톱 살인마(?)는 왜 있나 했는데... 
(뒤에 계속)


Tea House Model

안을 들여다보니 차 마시는 방 미니어처였다. 
톰 삭스가 실제로 다도를 즐겼다고 한다.
 

Europa Camera System (일부)

휴대폰에서 추출한 금으로 만든 요다


Landing Excursion Module [LEM]

전시 포스터에서 시선을 사로잡던 달 착륙선.
아주 크다. 타보고 싶어짐.

LEM 앞쪽


LEM 내부. 1층(?)만 제대로 볼 수 있다 

LEM 내부. 이 닭은 여기 왜 있을까?

LEM 내부. 변기로 추정


CDR Suit + LMP Suit


Walkie Cabinet / 송수신기


United States + EVA Flag


Mission Control Center [MCC] + Euronor (Set of Two Speakers)

이 거대한 장비를 보는 순간 의문이 하나 풀렸다.
전시장에 카메라를 이용한 작품이 많았는데
무엇을 찍는지 바로 확인되는 게 있고 아닌 게 있었다.
저 화면 중 몇 개에서 관람 중인 사람들이 보였다.
but 실시간 영상인지는 모르겠음.

아무튼 제일 위 큰 화면에서
우주 탐사를 재현한 영상물이 나온다.
(페이크 다큐 같은)
이것을 보고 나면 전시장의 작품들이 달라 보인다.
아, 이게 이런 용도였구나~ 저게 저런 용도였구나~
인지하면서 전시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된다.

웬만하면 끝까지 보고 싶었으나 45분쯤 보고 일어났다.
이 영상물부터 보고 전시를 보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pace Program NASA Chairs

MCC 앞에 늘어놓은 의자들도 작품이다.
등받이 뒷면에는 이름들이 쓰여있다. 
프랜시스 베이컨과 윌리엄 블레이크를 깔고 앉았다...

외계인 E.T 반가워서 찰칵


Vader Piss Fridge

MCC 뒤에 있는 작품으로
작은 버드와이저 캔이 탐나서 찍어봤다.
스타워즈의 캐릭터가 반갑기도 했다.


Cinderblock Camera (C3)


Scoring Saw
 
MCC의 영상에 한 요원이 톱을 다루다
다리를 다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전기톱 살인마(?)가 짧게 등장한다.

내가 뭘 어쨌다고~


우리나라 DDP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는 작품
< Faith >
외형은 찍은 게 없고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식으로
누군가의 사진과 이름을 모형 차에 붙여 놓았다.
이런 것이 수 백 개.

Faith 내부 / 장원영

Faith 내부

윗줄 왼쪽부터 테드창, 나영환, 추영우, 이정재,
KB Lee, 혁오, 고윤정, 손흥민
아랫줄 왼쪽부터 림킴(김예림), 지드래곤, 정호연,
미아청, RM, 탑, 슈가, 차은우, 조안나전

미아 청은 극작가와 피아니스트가 나오는데 어느 쪽인지... (극작가 같은데)
조안나 전은 파라다이스 그룹의 재벌 3세 맞나?


Faith 내부 / 왼쪽부터 조세호, 뷔, 백현, 제이홉, 루이 암스트롱

Faith 내부 / 왼쪽부터 니키 산토로, 스타벅, 봉준호, 아이린

Faith 내부 / 왼쪽부터 사라, 데이비드, 마리나, 닉, 프랭크

사라 러스틴 - 갤러리 감독
데이비드 살레 - 화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 행위예술가
닉 스피드 - 래퍼, 음반 프로듀서
프랭크 게리 - 건축가


Faith 바깥 / 뉴진스, 최우식, 박서준, 유영욱, 윤 안, 한미니 등


Faith 내부 / RIP 이소룡

Faith 내부 / 가이 삭스? 톰 삭스와 관계가?

Faith 내부 / 톰 삭스
 
<Faith>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관계, 존재에 대해 직면할 수 있도록 구성한 작품...
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유명인 누가 있나 찾아보는 데에 정신이 팔렸다.


출구 쪽에 있는 톰 삭스의 말

"끝까지 도달하는 사람만이
불멸의 전당에 오르게 될 것이다"

나중에 팸플릿을 살펴보니
전시장 바깥에 있는 것들도 거의 다 작품이었다. 
셀카존, 게임기, ID 카드 발급처, 심지어 매점까지.

앞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이 전시를 잘 이해하려면 
MMC에서 틀어주는 영상물을 최소 30분쯤 먼저 보든가
도슨트 설명을 필히 들어야겠다. 

2025년 4월 25일 전시 개막일에
6시간짜리 행사를 한다고 했었는데
이제 보니 그게 우주 탐사 재현하는 퍼포먼스였나 보다.
LEM에 탑승해서 우주로 날아가
위성에 내려서 광물 채취하고
우주선 내부 생활 보여주고 등등.

가짜라고 하기엔 진짜 같고 진짜라고 하기엔 가짜 같은...
혼란과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전시였다.
왜 숱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
이런 프로젝트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더운 한여름에 폭염도 피하고
잠시 다른 세상에 다녀온 듯한 시간이었다.

2025-06-28

셰틀랜드(Shetland) - 영국 스코틀랜드 범죄 수사물 드라마 [웨이브 티빙 영드 추천]


* 영국(United Kingdom/UK) = 잉글랜드 + 스코틀랜드 + 웨일스 + 북아일랜드

세계 지리 시간에 영국에 대해서 배울 때 몹시 헷갈렸었다. 아니, 지금도 그렇다. 영국 하면 보통은 잉글랜드를 떠올리게 된다.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각각의 네(four) 나라는 정식 국가가 아니라고 한다. 네 개의 구성국이 합쳐져야 '영국'인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이나 올림픽에는 네 곳이 따로 출전하니 자꾸 별개의 국가로 인식하게 된다. 이렇게 사실을 알고 있어도 말이다.

경찰 세 사람이 길에 나란히 서있다
왼쪽부터 샌디, 알리슨(토시), 지미 페레즈 / 출처 TMDB

셰틀랜드(Shetland) 


: 2013년 BBC ONE 방영 시작. 더글라스 헨셀, 앨리슨 오도넬, 스티븐 로버트슨, 마크 보너, 에린 암스트롱, 루이스 호든, 줄리 그레이엄, 애슐리 젠슨 등 출연.



영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되새겨 본 것은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가 스코틀랜드 배경이어서 그렇다. 제목도 지명 셰틀랜드 제도(Shetland Islands)에서 따왔다. 1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그중에 사람이 사는 섬은 스무 개 남짓. 이런 이유로 드넓은 바다와 죽여주는 자연 풍경이 수시로 나온다. 주인공 지미 페레즈 형사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곳 저곳 다니며 수사하느라 몹시 바쁘다. 

셰틀랜드 제도 페어아일 섬 북쪽에 있는 등대
1시즌 3화에 나온 페어 아일 섬의 북쪽 등대 / 웨이브 캡처

지미는 부인과 사별하고 딸 캐시와 살고 있다. 그런데 그의 친자가 아니고 부인이 전 남편 던컨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던컨은 지미의 집을 오가며 친딸을 챙긴다. 지미와 던컨은 서로 할 말 못 할 말 다 하는 - 모르는 사람이 보면 게이 커플인가 의심할 수도 있을 만큼 - 진짜 친구 사이이다. 아웅다웅 하다가도 가족 그 이상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많이 준다.

이런 특이한 설정도 감상 포인트이지만 무엇보다 드라마가 재미있다. 영드 수사물의 장점인 꼼꼼하고 밀도 높은 전개가 어느 순간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초반의 차분한 흐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이 박자가 취향에만 맞는다면 잠을 못 자고 계속 이어 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1시즌은 세 개의 이야기가 각각 2회 분량으로 다뤄진다(총 6회). 그런데 우리나라에서의 1시즌이 영국 BBC ONE 홈페이지에서는 2시즌으로 소개되고 있다. 여러 곳에서 확인해보니 2회 분량의 1시즌(레드 본즈/Red Bones)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제공하지 않고 영국에서의 2시즌을 1시즌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체 왜요?? 이유가 뭔가요?? [BBC ONE 홈에 이 2회짜리 1시즌 다시보기가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재생 불가!😭😭😭 지금이라도 0시즌으로 공개해주세요~ 네?]

1시즌 1,2화 (레이븐 블랙/Raven Black) : 10대 청소년이 해안에서 사체로 발견된다. 누가 죽였을까?
1시즌 3,4화 (블루 라이트닝/Blue Lightning) : 조류 연구 박사의 죽음. 진짜 범인은 누구?
1시즌 5,6화 (데드 워터/Dead Water) :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기자의 죽음. 그가 찾던 것은? 
[BBC ONE 홈에는 레이븐 블랙 - 데드 워터 - 블루 라이트닝 순으로 되어 있음]

사라 비커스
2시즌에서 열연하는 사라 비커스 (인데버의 그녀)

2시즌 : 배 위에서 사라진 젊은 남자. 그를 찾아다니는 여자. 그의 실종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3시즌 : 살인자가 석방되었다. 그는 진범인가 아니면 누명을 쓴 것인가? 드디어 밝혀지는 진실.
4시즌 : 한 여자의 자식들이 사라졌다. 피가 마르는 추격전.
5시즌 : 3시즌과 연결되는 이야기. 지미가 힘들어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진짜 1시즌과 우리나라에서의 1시즌은 영국의 유명 작가 '앤 클리브스'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지미 페레즈가 주인공인 네 편의 작품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이후 시즌부터는 이 캐릭터와 설정을 그대로 살려서 새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한 시즌 당 6회에 걸쳐 진행되는 긴 호흡의 창작 극본이 더 재미있었다. (위키백과 참고)


여성 경찰 두 사람이 어딘가를 보고 있다
루스, 토시  / 출처 TMDB

이럴 수가! 지미 역의 더글라스 헨셀이 7시즌(우리나라에서는 6시즌)까지 나오고 하차했다니... 그 뒤에는 새로운 경위 루스(배우 애슐리 젠슨)가 지미를 대신한다고. 스틸 사진을 보니 토시의 비중도 늘어났다. 지미 없는 셰틀랜드는 상상이 안 되는데...😭

영국 형사물 범죄수사물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꼭 봐야 할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25년 6월 말 현재 '채널유'에서 방영 중이다. 찾아보니 유럽 드라마 전문 채널이라고 하는데 케이블TV를 전혀 보지 않아서 몰랐다. 3주마다 OTT에 한 시즌씩 올라오고 있는데도 기다리기 힘들다. 만드는 수고에 비해 너무 빨리 해치우는 게 미안하지만 재미있는 걸 어떡해~

바닷가 바위에 서있는 지미
외로운 사주를 타고 난 듯한 지미... / 웨이브 캡처


* 어디에는 레드 본즈 전에 1회짜리 파일럿이 있다고 나와있는데 뭘까? BBC ONE 홈에는 없는데.

* 애슐리 젠슨에 대해 찾아보다 그녀의 남편을 보고 놀랐다. 영드 '베라(Vera)'에서 주인공 베라의 파트너 에이든이 아닌가! 실제 이름은 케니 도티.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는 '여형사 베라'로 알려져 있으며 (셰틀랜드와 마찬가지로) 앤 클리브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이것도 추천작인데 우리나라에선 왜 이렇게 보기가 힘든지...😪

* 던컨 역의 마크 보너가 넷플릭스 형사물 영드 '사건수사대 Q'에서는 높은 사람으로 나온다. 이 드라마도 강추~

* 영국의 정식 명칭 :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영국을 구성하는 네 개의 나라에 대한 설명
출처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