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8

그레이스(Grace) - 웨이브 추천 영드 수사물


웨이브(Wavve)에서 영국 드라마 카테고리를 훑어보다 보게 된 작품이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영드 경찰 드라마의 썸네일은 왜 이렇게 멋대가리가 없을까? 주인공 형사 두 사람이 뚱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고 있는 게 대부분. 이 작품도 존 심(John Simm)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으면 그냥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 이름을 들으면 자존심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배우 존 심. 그의 연기력을 생각하면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러주고 싶다.


드라마 그레이스 - 글렌 형사와 로이 형사
리치 캠벨 / 존 심
 

그레이스 (Grace)


: 영국 itv 제작. 2021년 시즌 1 시작. 2024년 시즌 4까지 방영. 피터 제임스의 소설 'Roy Grace' 원작. 존 심, 리치 캠벨, 조 태퍼, 크레이그 파킨슨, 로라 엘핀스톤, 브래드 모리슨, 클레어 캘브레이스 등 출연. 

'그레이스'는 주인공 형사의 이름이다. DS(Detective Superintendent) 로이 그레이스. 영국 경찰 계급 체계를 찾아봤으나 우리말로 DS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드라마를 보면 현장을 뛰는 형사 중에 가장 높은 수사팀장 격인데 그나마 '경위'가 비슷한 듯. 아무튼 로이는 실력 좋은 경찰이지만 문제가 될만한 점이 있었다. 수사를 위해서라면 미신(superstition)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몇 년 째 실종 상태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실마리 하나 잡히지 않고 시신도 발견되지 않으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미신의 힘을 빌렸다. 하지만 개인적인 일 외에 수사에도 이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상관의 경고를 받고 언론에서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수사에 진전이 없자 사이코메트리를 찾아간다. 로이는 자신의 안위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한 사람이다. [1시즌 1화 내용]




한 회당 1시간 30분 안팎의 런닝 타임. 2024년 11월 현재 4시즌까지 있지만 에피소드 개수가 많지 않다. 총 12화. 1시즌 보는데 '인데버'가 생각나서 설마 했더니 작가 이름에 러셀 루이스가 보인다. 위키백과에서 보니 2시즌까지 참여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보았으나 IMDB에는 혹평이 많다. 별점 1개짜리 평만 모아서 보니 대체로 피터 제임스의 원작보다 못하다는 내용이다. 소설이 정말 재미있다고 해서 번역본을 찾아보니 2012년 살림 출판사에서 나온 '데드 심플'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출간된 것은 품절된 이 책 한 권이 전부란 말인가? 원서는 잔뜩 나오는데..😑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에는 별 불만이 없다. 4시즌 결말은 짜증이 났지만 5시즌 나오면 당장 봅니다~ 영국 정통 형사물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


* 존 심의 대표작 '라이프 온 마스'와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 넷플릭스에 같은 제목의 드라마가 있다. 넷플 '그레이스'는 19세기 캐나다의 여성 범죄자 그레이스 막스가 주인공. 찜만 해놓고 아직 안 봤다. 평을 보니 아주 재미있다고 한다. 

* 로이의 연인으로 나오는 조 태퍼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원'에서 형사로 나온다. 유전자 검사로 천생연분을 찾는 게 가능한 시대. 이 작품도 재밌다. 

2024-11-11

파인드 미 폴링 (Find Me Falling) - 힐링하기 좋은 영화 [넷플릭스 추천작]

우연히 만난 존과 시아
출처 TMDB

해리 코닉 주니어.


그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다. 20대 젊은 나이에 영화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의 음악을 맡아 이름을 크게 날렸다는 것 정도? 그의 이름 앞에는 천재 재즈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재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의 음반은 들어본 게 없지만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 OST는 아주 좋았다. 

얼굴마저 잘 생긴 그는 연기도 함께 했다. 그의 출연작 중 몇 편을 보긴 했는데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다. 그래서 오랜만에 얼굴이나 볼 겸 이 영화를 골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기를 잘 했다. 

주인공 존은 음반이 망하자 사이프러스(키프로스)로 와버렸다. 바다 풍경이 끝내주는 절벽 위의 집을 사서 칩거한다. 사람들 눈을 피해 조용히 살고 싶었던 그는 상상도 못한 일을 겪게 된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그의 눈앞에서 몸을 날린 것이다. 알고 보니 이 절벽은 자살 명소였다. 경찰은 존에게 아예 감시자 역할을 부탁한다.


존은 마을에 갔다가 한 여성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시아와 마주친다. 시아는 그의 옛 연인이었다. 감정이 남아있던 두 사람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낸다. 이곳 생활에 점점 적응해가던 그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존이 사이프러스를 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과거의 추억이 남아있던 곳을 본능적으로 고른 것이었다. 세상으로부터 도망친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 그는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는 선물을 받게 된다.

해리 코닉 주니어가 왕년의 록스타 역할에 빙의한 듯 잘 어울린다. 노래가 자주 나와서 귀가 심심하지 않다. 배경으로 나오는 마을 풍경도 따뜻하고 그곳 사람들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쉬는 날 커피나 차 한 잔 마시면서(술도 좋겠다) 보기 좋은 영화이다. 강추.

존이 멜리나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출처 TMDB

2024-11-06

러버스(The Lovers) - 너무 다른 두 남녀의 만남 [웨이브 추천 영드 미드]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사는 재닛. 삶을 끝내려는 순간 한 남자가 눈앞에 나타난다. 마치 신의 계시처럼. 

영국 런던에서 방송 진행자로 바쁘게 사는 셰이머스. 일 때문에 마지 못해 간 벨파스트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마치 운명처럼.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린다. 하지만 셰이머스에게 문제가 있었으니....


두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러버스 (The Lovers)


: 2023년 공개. 조이 플린, 로이신 갤러거, 앨리스 이브, 콘레스 힐, 마틴 퀸 등 출연.


Wavve 독점 해외 시리즈를 살펴보다 보게 된 드라마. 어떻게든 주인공 둘이 연결될 게 뻔해서 편한(?) 마음으로 보았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역시 운명이 인간에게 치는 장난은 가혹하다. 그러니까 운명이겠지만. 그럼에도 뭐다? 이것은 드라마이다. 드라마에서는 불가능할 게 없다. 

연애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솔직함'이 포함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알려야 할 것을 알리지 않은 것도 심각한 거짓말이다.



* 재닛으로 나오는 로이신 갤러거가 아주 매력적이다. 외모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른다면 스토리가 이해 안 될 수도 있다.

* 배우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영국 드라마인 것은 분명한데, 어디는 제작 국가에 영국만 써있고 어디는 또 미국만 써있고 어디는 영국 미국 다 써있고 복잡하다 복잡해~

* IMDB에는 에피소드가 11개로 나온다. 2시즌이 나오려다 말았나? 6회 이후로 더 할 이야기는 없어 보인다. 

2024-11-03

넷플릭스 외교관(The Diplomat) 시즌1,2 - 강력 추천 정치 외교 미드


넷플릭스에 볼 것 없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미드 '외교관' 안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시즌2 엔딩 보고 나서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크리에이터 데보라 칸이 바로 앞에 있었으면 미친 듯이 찬사를 날렸을 지도.


케이트 영국 대사 클로즈업


외교관 (The Diplomat)


: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국 드라마. 1시즌 2023년 4월 20일 공개. 2시즌 2024년 10월 31일 공개. 3시즌 제작 확정. 제작 데보라 칸. 연출 및 작가 데보라 칸 외 여러 명.
케리 러셀, 루퍼스 슈얼, 데이비드 자시, 알리 안, 아토 에산도, 로리 키니어, 실리아 임리, 제스 챈리오, 조지 헨리, 나나 멘사, 세실리아 데니슨 등 출연. 그리고 앨리슨 재니.


=== 스포일러 주의 ===

시즌 1 시작은, 영국 함선이 폭탄 공격을 받아 군인 43명이 전사한다. 영국 총리 니콜 트로브리지는 러시아의 소행이라 확신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일하러 갈 예정이었던 주인공 케이트 와일러는 갑자기 영국 대사로 발령 받아 이 사태의 중심에 서게 된다. 불안한 세계 정세 만큼이나 케이트의 결혼 생활도 삐걱대지만 보여지는 게 중요한 자리라 이혼을 선택할 수 없다.

남편이자 저명한 외교관인 할 와일러는 케이트의 든든한 조력자인 동시에 원수 같은 존재이다. 영국 외무 장관 오스틴 데니슨과는 일로 계속 부딪히면서 서로 호감을 갖게 된다. 두 사람의 감정이 극에 달한 날 폭탄 공격의 배후가 드러난다.




2시즌에서는 폭탄 공격의 전말이 밝혀진다. 미국 부통령이 새로 등장하는데 캐릭터도 멋지지만 배우의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리고 충격적인 엔딩. 1시즌 마지막도 그랬는데 2시즌은 아주 머리를 후려치는구나~ 

1시즌만 보았을 땐 이 드라마 때문에 실제로 외교 분쟁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2시즌을 보고는 더 이상 아무 생각 하지 않기로 했다. 새 시즌 나오면 닥치고 즐기기만 하겠습니다~

오늘의 넷플릭스를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지만 주연 배우 때문에 추천하기 어려운 '하우스 오브 카드'나 '지정생존자'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외교관'에도 정신없이 빠져들 것이다. 웬만하면 두 시즌을 한번에 이어서 보는 게 좋겠다. 1시즌 내용이 잘 생각나야 2시즌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강추강추강강추!


* 배우들 연기가 그야말로 후덜덜(Excellent)이다. 특히 케이트 역의 케리 러셀과 할 역의 루퍼스 슈얼. 이 부부의 역학 관계와 외교 전쟁이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enemy)도 없는 세계.

* 부통령 그레이스 펜으로 나오는 앨리스 재니는 '웨스트 윙'에서 백악관 대변인 역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웨스트 윙을 안 봐서 몰랐다. 엄청난 정치 드라마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HBO MAX에서 볼 수 있다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OTT가 언제 들어오려나? VPN까지 쓰면서 보고 싶지는 않다.

2024-11-01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 캐나다 범죄 수사물 (웨이브 추천)


제목만 보아도 인기 미드 시리즈 '로 앤 오더'의 스핀오프(파생작)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찾아보니 '로 앤 오더 : 크리미널 인텐트'가 이미 있었다(2001~2011년까지 미국에서 10시즌 방영). 종영한 지 13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부활하는 드라마라니. 로 앤 오더 시리즈는 대체 어디까지 가지를 뻗어나갈까?


로앤오더 토론토 크리미널 인텐트의 헨리와 프랭키
헨리와 프랭키 / 출처 왓챠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
(Law&Order Toronto : Criminal Intent)


사실 스핀오프 미드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토론토 1시즌을 보았다. '크리미널 인텐트(CI)'도 캐나다 제작진이 따로 붙인 줄 알았다. 법정 장면은 아예 나오지 않아서 드라마 제목만 가져온 건가 했는데 위키백과 설명을 보고 의문이 풀렸다.

셜록 홈즈 같은 남자 주인공은 원조 로앤오더 CI의 설정이었다. 토론토 판의 헨리 그래프 형사는 모르는 것이 없는 척척박사다. 예술에도 조예가 깊다. 직설적인 면이 반감을 주기도 한다. 범인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쳐 자백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는데 범죄자 내지 큰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짐작된다. 성범죄 전담반(SVU)의 올리비아처럼 자신의 태생 때문에 경찰을 선택한 것 같다.

파트너 프랭키 베이트먼 형사는 헨리의 어떤 모습이든 잘 받아준다(헨리가 셜록 만큼 재수 없지는 않아서 그를 참아준다는 표현은 과하다). 그나마 헨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직장 동료는 친구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서 당황하기도 한다. 슈퍼컴퓨터 같은 헨리가 생각지 못하는 것을 짚어주니 왓슨 같기도 하다.



그 외 고정 캐릭터는 검사와 반장, 컴퓨터 전문가, 부검의가 전부이다. 다른 수사물과 비교했을 때 두 형사가 범죄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데에 더 공을 들이는 느낌이다. 헨리로 나오는 에이든 영의 연기력이 대단하다. 프랭키로 나오는 캐슬린 먼로는 FBI로앤오더 : 조직범죄 전담반에서 먼저 봐서 그런가 형사옷이 잘 어울려 보인다.

'로 앤 오더 토론토 : 크리미널 인텐트'를 재미있게 보고 나니 원작도 궁금해진다.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그렇게 연기를 잘 했다는데... [24년 11월 현재 10시즌만 LG유플러스에서 편 당 대여 가능]

'머독 미스터리'에 이어 이 토론토 버전 CI도 캐나다 드라마를 널리 알리는 작품이 될 듯하다. 2시즌 Hurry up!


* 로 앤 오더(Law & Order) = 법과 질서, 법질서
  크리미널 인텐트(Criminal Intent) = 범죄 의도

* 주연 조연 배우 여섯 명 중 다섯 명이 캐나다 출신. 반장만 영국 출생.

* 웨이브에 있을 때 봐야 한다. 2시즌이 올라오면 1시즌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오래전에 로 앤 오더 영국 판도 있었는데 그땐 사라질 줄 몰랐다. 다시 제공해주세요~~

* 로 앤 오더 : CI는 우리나라에서 '뉴욕 특수 수사대'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