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8

수사반장 - 1971~1989년 MBC 형사물 (최불암 조경환 김상순 남성훈 노경주)


뭐?! 수사반장이 880회나 방영했다고?? 자료를 찾아보고 깜짝 놀랐다. 그중 과연 몇 화나 봤을까? 그래도 굉장히 오래 본 것 같은데 못 본 화가 더 많은 게 분명하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나이를 먹은 지금도 가장 즐겨보는 드라마 장르가 범죄 수사물인데 아마도 수사반장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수사반장  4인방 모습 위로 드라마 제목이 쓰여있다
MBC 수사반장 오프닝. 출처 뉴스엔

수사반장 (MBC)


: 1971.03.06~1989.10.12 방영. 총 880부작. 최불암, 김상순, 조경환, 남성훈, 노경주, 김호정 등 출연.

왼쪽부터 남성훈, 최불암, 김상순, 노경주
왼쪽부터 남성훈, 최불암, 김상순, 노경주

남자 형사 네 명에 여자 경찰 한 명은 고정 멤버였다. 여경은 노경주 배우만 생각난다. 이 분이 1983년부터 합류했다고 하니 종영 때까지 한 6년쯤 제대로 봤나 보다. 지금도 형사 캐릭터 하면 '반장님' 최불암 배우가 퍼뜩 떠오르는데 실상은 수사반장에서 이름이 뭐였는지도 모르겠다. 위키백과에는 '박 반장(찾아보니 박영한)'으로 나오지만 내게는 그저 최불암 형사 반장이다. 이렇게 기억하는 게 과연 나뿐일까?😊




어린이가 보기엔 자극적이고 수위 높은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결국 범인이 잡히고 사건이 해결되는 게 너무 좋아서 정말 열심히 보았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에피소드는 몇 개 없고 형사들이 부지런히 발로 뛰며 단서를 찾아다니고 범인을 추격해 붙잡던 이미지들만 남아있다. 그래도 기억을 짜내어 보면 법대생인 척, 전문직인 척, 돈 많은 척 여자들을 유혹해서 사기 치거나 죽이던 놈들이 주로 생각난다. 여자를 해치는 묘사가 노골적이어서 더 기억에 남았나? (성우로 더 유명한 고 박일 배우도 카사노바로 나왔었는데 너무 잘 생겼던 나머지 방송 뒤에 난리가 났다고...)

아무튼 수사반장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바로 바로 오프닝 음악이다. 캬, 지금 들어봐도 정말 잘 만들었다. 음악만 들어도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지 않은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로 분한 송강호와 김뢰하가 짜장면을 먹다가 입모양으로 이 음악을 따라 부르는 장면이 아주 유명하다) 



그러고 보니 형사로 나온 남자 배우 중 최불암 한 분을 빼고는 모두 고인이 되셨다. 아이러니하게도 막내 형사 남성훈 배우가 가장 먼저 돌아가셨다.
(원래는 김호정 배우가 서호정 형사로 출연했었으나 1978년 갑작스럽게 사망하셔서 남성훈 배우가 투입되었음-나무위키 참고)

 
수사반장이 리메이크 된다고 하는데, 최불암 반장님을 비롯해서 원조 수사반장을 빛냈던 배우 분들을 리메이크작에서 꼭 다시 뵈었으면 좋겠다. 사실 리메이크 얘기가 예전에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꼭 이루어지기를.

* 2023년 8월 수사반장 박영한 역으로 이제훈 캐스팅. 그밖에 이동휘, 최우성, 윤현수, 서은수 등 출연. 2024.04.19~05.18 '수사반장 1958' 방영. 리뷰를 보시려면 클릭해주세요!

수사반장 4인방 최불암, 김상순, 남성훈, 조경환
드라마 수사반장. 최불암, 김상순, 남성훈, 조경환

* 최불암 배우는 2018년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에서 수사반장으로 특별 출연했다. (정경호 주연의 라온마도 강력 추천 작품)

* 2024년 현재 웨이브(Wavve)에서 일부이지만 원조 수사반장을 볼 수 있다.
https://deep.wavve.com/content/M_T67102G
 

== MBC 해피타임 수사반장 요약본 ==




= MBC 수사반장 프리퀄 드라마
'수사반장 1958' 하이라이트 =



* 수사반장 1958 리뷰

* 수사반장과 라이벌 같았던 KBS 형사25시 리뷰


2023-08-27

형사 25시 - KBS 수사물 드라마 (태민영 이영후 백일섭 민욱 황범식)


MBC에 수사반장이 있었다면 KBS에는 형사25시가 있었다. 그 당시 수사반장 팬이었던 분들, 형사 25시도 즐겨보시지 않았나요? 형사25시 팬이었던 분들, 수사반장도 즐겨보지 않으셨나요?

KBS 추억의 드라마 형사 25시 타이틀
드라마 형사25시 타이틀. KBS 자료화면

형사 25시 (KBS2)

: 1986. 10. 23 ~ 1990. 4. 3 방영. 장형일 기획. 염현섭, 이민홍 등 연출. 이홍구, 이봉원 극본.

형사로 나온 배우 중에 확실히 생각나는 분들만 적어보면 태민영, 이영후, 민욱, 황범식, 임옥경 이렇게 다섯 분이다. 백일섭, 장학수, 한지일 세 분은 기억이 희미하고... 민욱과 황범식 배우는 느낌이 진짜 형사 같았다. 태민영 배우는 얼굴이 잘 생겨서 더 각인된 것도 있지만, 부하 형사들보다 훨씬 젊은 그가 반장인 게 당시엔 아주 낯설게 느껴졌었다. 어쩌면 MBC 수사반장의 최불암과 차별성을 두려고 이런 설정을 한 게 아닐까 짐작해보지만 효과는 글쎄? 잘 모르겠다.

형사 25시에서 형사로 나온 이영후와 태민영
이영후(다음 이미지), 태민영(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스틸)


위키백과 정보에 의하면 형사 25시는 팀이 여러 번 바뀌었다고 한다. 내가 주로 기억하는 형사들이 1기 팀이고 2기 팀은 태민영, 이영후, 장학수, 한지일. 3기 팀은 거의 기억이 안 나는 것으로 보아 배우 교체에 불만을 품고(?) 시청을 게을리한 게 아닌가 싶다. 


지금도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 (스포 주의)
어느 시골 동네에서 남자아이가 사망한다. 살아있는 남자아이와 강가에 함께 있었던 게 목격된 옆집 여자 허진(배우 이름)이 단박에 용의자로 찍힌다. 평소에 옆집 남매를 친자식처럼 살펴주었던 허진은 그날 남자아이의 머리를 감겨주었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그녀는 이미 범인이었다. 현장 검증할 때 엄청난 욕설과 돌멩이가 날아든다. 하지만 아이가 죽은 이유가 독극물 중독이고, 허진이 머리를 감겨준 것도 아이 머리에서 농약 냄새가 났기 때문이라는 진술을 바탕으로 형사들은 다시 범인을 추리한다. 그리고 밝혀진 진실은...!



남동생의 머리에 가득한 서캐가 보기 싫었던 누나는 집에 있던 농약을 동생의 머리에 붓고 학교에 갔다. 집에 돌아오니 동생은 이미 죽었고 옆집 아줌마는 범인 취급을 받고 있었다. 부모를 대신해서 동생을 보살폈던, 미성년 어린 누나는 그저 동생 머리에서 이를 없애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너무나 비극적인 이야기. 

2023.10월 KBS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을 올려주셨다. 괴기대작전님이 알려주심. 감사합니다!



에피소드 둘.

인적 드문 곳에서 남자 사체가 발견된다. 현장에 신문지가 있었는데 그 신문에 대해 알아보니 특정 지역에서나 소비되는 작은 신문이었다. 그 외에는 별 단서가 없어서 사건이 미궁으로 빠질 무렵, 신문사에서 먼저 형사에게 전화를 했던가?  아무튼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나간 뒤 신문을 끊은 사람이 있는데, 평소 신문사에서 굉장히 특별하게 여긴 구독자였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멀고 먼 서울에서 이 지방지를 어떻게 알았는지 오랜 기간 구독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그러다 하루아침에 절독을 해버리니 신문사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웠는데 마침 살인사건과 시기가 겹치니 제보 아닌 제보를 하게 된 것이었다. 형사들은 그 특별한 구독자를 찾아가고, 그의 행적을 조사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첫 에피소드는 누나가 너무 불쌍해서 기억에 짙게 남았다. 누나 역을 했던 배우 얼굴이 아른거리는데 이름은 모르겠고 그려서 올릴 수도 없고 아 답답; 왜 최선아로 기억을 할까? 나이를 따져보면 그땐 20대 초반이었는데. 그 이미지나 얼굴이 비슷해서 그런가 보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특별한 구독자는 차화연? 이경진? 제3의 배우? 
(에피소드 제목이 '윤희의 외출'이고 윤희 역으로 고 김영애 배우가 출연했다고 괴기대작전 님이 알려주심. https://blog.naver.com/tokukindaichi)
 
이런 추억의 드라마들 리마스터링 해서 방영해주거나 유튜브에라도 올려서 광고 수입 챙기면 방송사도 이득이겠구먼... 형사 25시도 영상 남아있는 게 없어서 못 하고 있나?
요즘은 고정으로 방영하는 형사물이 없다 보니 그리운 드라마 중 하나다. 

(2023년 현재 KBS 유튜브 채널 '옛날TV'에서 형사25시를 비롯, 추억의 드라마와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 라이벌 같았던 드라마 MBC 수사반장 리뷰를 보시려면 클릭해주세요

2023-08-19

맛있는 청혼 - 2001년 MBC 수목 미니시리즈 (정준 손예진 소지섭 소유진)

수요일 목요일 방영했다고? 내 기억엔 왜 월화 드라마 같을까? 아무튼 '손예진'이라는 배우를 이 드라마에서 처음 보았다. 초보 신인이 연기도 괜찮았다. 특히 우는 모습이 왜 이렇게 예쁘던지. 머릿속 기억을 캡처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왼쪽부터 소지섭, 소유진, 손예진, 정준이 뒤를 돌아보고 있다.
맛있는 청혼. 왼쪽부터 소지섭, 소유진, 손예진, 정준. 나무위키

맛있는 청혼 (MBC)

: 2001.02.07~03.29 방영. 김인영 극본. 박성수 연출. 정준, 손예진, 소지섭, 소유진 주연. 


정준은 외모 느낌대로 착하고 의로운 캐릭터였다. 반면 소지섭은 냉정하고 이기적인 재벌 2세 같은 캐릭터였는데 내겐 이 싸가지가 더 매력적이었다. 소유진은 여기서도 통통 튀었다. 엔도르핀이 사람으로 태어난 느낌이랄까. 지금 생각해보면 젊다 못해 어린 배우들이 드라마를 잘 이끌어 나갔다. 물론 재미있는 극본이 밑받침되니 그랬겠지만. 


경쟁자 사이인 두 중국집 자녀들의 대결과 사랑. 요리를 소재로 한 드라마이다 보니 볼 때마다 군침을 삼켰던 것 같다. 특히 짜장면. 극 중에서 배달원이 무려 권상우였다. 무슨 역인지 기억이 안 나지만 지성도 나왔다. 홍수현, 김지우, 이름 있는 중년 배우분들도 많이 나왔다. 지금 보면 초호화 캐스팅. 

MBC 사이트에는 그래도 이 드라마의 홈페이지가 남아있다. 웨이브에서 찾아보니 전편이 제공되고 있다. 방영 당시 본방 사수를 열심히 했었는데 지금 다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요즘도 뭐 그렇긴 하지만, 맛있는 청혼은 유독 망붕이 심했던 것 같다. 남매 사이로 나왔던 손예진과 소지섭이 잘 어울려 보였었는데. (2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소지섭은 이미 유부남이 되었고 손예진은 2022년 3월 현빈과 결혼~)

사족 : 영화 '협상'을 보며 현빈과 손예진이 진짜 커플이 되길 바랐는데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니 망상도 할 만 하다. 



신비의 거울 속으로 - 1995년 SBS 수목 드라마 (박소현 이진우 나현희 오대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라 무대 위에서 춤추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주인공으로 나온 박소현은 실제로 발레를 전공한 무용인이었다. 박소현과 오대규가 춤추던 장면이 유독 생각난다. 오대규는 극중 역할이 키다리 아저씨(비밀 조력자) 같은 느낌이었다. 주인공 이진우는 생각이 잘...😓


배우 박소현과 나현희
'신비의 거울 속으로' 박소현, 나현희. 씨네21

신비의 거울 속으로 (SBS)

: 1995.07.12 ~ 08.31 방영. 총 16부작. 구본근 연출. 김영찬, 이선희 극본. 박소현, 이진우, 오대규, 나현희, 김남주, 남경주, 김세준, 이아현, 원기준, 김홍표, 이하얀 등 출연.




이 드라마는 롯데월드에서 촬영했는데, 당시 나는 이곳에서 '클리닝 캐스트'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 청소부였다. 담당 구역을 매 시간 40분씩 돌아다니며 위생 상태를 살피는 게 주된 일이었다. 그렇게 8시간을 채우고 나면 온몸이 부서질 듯 아팠다. 하루 일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한 달 일하고 나니 롯데월드 내부를 구석구석 알게 되었다. 대신 놀이공원에 갖고 있던 환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분명 내가 일하던 때에 이 드라마를 촬영했는데 별 기억이 없다. 이용객 없는 시간대에 촬영했으니 그럴 것이다. 대신 여기 어딘데! 저기 어딘데! 막 아는 척을 하면서 드라마를 보았었다. 조명이 많이 쓰이고 화면이 화려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찾으려 SBS 홈을 뒤졌으나... 없다! 아무리 오래전 드라마라고 하지만 방송사 홈페이지에 이렇게 아무 정보도 없을 수가 있나. 드라마가 흥행을 했든 안 했든 방송사의 역사이자 자산 아닌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이 리뷰를 처음 썼을 당시만 해도 다시보기가 없었는데 2023년 8월 현재 SBS홈페이지와 왓챠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기획 만큼은 아주 좋았던 드라마라 생각한다.




* 뮤지컬 배우로 유명한 남경주가 조연으로 나왔다. 그의 실력이 좋아서 (솔직히 말하면) 주인과 손님이 바뀐 느낌이었다.

* 이 드라마에서의 나현희는 기억이 안 나고 KBS 미니시리즈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서 비를 억수로 맞으며 춤추던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 롯데월드에서 일하는 동안 스타들을 가까이서 많이 보았다.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솔리드, 알이에프(R.ef), 디제이 디오씨(DJ DOC), 이승환, 성진우 등. 그때 받은 사인들 다 어디로 갔을까? 😂

2023-08-13

밀월 - 1991년 KBS 수목드라마 (김미정 강석우 박찬환)


기억 속에 파편처럼 떠도는 드라마이다.
극 중 누군가가 자살했었고 크게 충격 받은 주인공이 정신 나간 얼굴로 거리를 헤맸던가... 아무튼 감정이 몹시 격앙된 모습의 주인공이 기억에 어렴풋이 남아있다.

김미정 배우 얼굴 클로즈업
배우 김미정. KBS 일요베스트 '친구의 아내'에서 캡처

밀월 (KBS)


: 1991.05.08 ~ 05.30 방영. 총 8부작. 홍영희 극본. 정을영 연출. 김미정(유진), 강석우(영규), 박찬환(현민), 박웅, 선우용녀, 권미혜, 채유미, 남일우, 천수현, 김대환, 김을동 출연.




사랑을 통해 인습의 굴레를 벗어나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여인상을 그린 드라마. 대학 시절 자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자살한 남자로 인해 자신에게 살이 꼈다는 강박감에 시달리는 여인을 통해 사랑의 실체는 무엇인지 조명해본다. <TV 드라마 편람 6호> 참고.
정보 출처 http://blog.daum.net/creamshot/8748914


드라마 제목을 '유혹'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강석우와 김미정이 함께 나온 드라마는 아무리 찾아봐도 "밀월" 뿐이다. 내가 봤던 시기를 따져봐도 밀월이 맞다. 그런데 왜 이렇게 제목이 낯설까? 아직도 유혹 같다는 생각만 드니 말이다. KBS2에서 1996년에 유혹이라는 드라마를 방영했었으나 그 출연진에는 김미정 배우가 없다.

일요일 오전에 본 기억이 난다. 아마도 재방송을 본 듯하다. 10대 철부지가 보기엔 진짜 어른들의 얘기로 느껴졌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은 것 같다. 8부작 중에서 서너 편만 본 듯하다. 그 당시엔 다시보기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으니 본방송이나 재방송을 놓치면 그걸로 끝이었다. 이제라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당시에 '김미정'이라는 배우는 신인이었다. 파격적인 캐스팅이었다. 그리고 인형 같은 외모의 배우들과는 달리 다부지고 강한 느낌을 주는 인상이었다. 연기를 잘하셨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