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혜선. 출처 여성동아 |
MBC 베스트셀러극장 제68회 '말하는 눈'
: 1985. 4. 21 방영. 박철수 연출. 정혜선, 이기선, 박영규, 김추련 출연.
눈꺼풀을 빼고는 전신 마비 상태인 정혜선(극 중 이름을 모르는 관계로 배우 성함 사용. 존칭 생략). 어떻게 그런 상태가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서 지내는데 며느리(?)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그러다 웬 남자(김추련 아니면 박영규)가 등장하는데 그를 향해 미친 듯이 눈을 깜박인다. 남자는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대화를 시도한다. '예'는 한 번, '아니오'는 두 번 눈을 깜빡이라 정하고 글자판을 만들어 자음과 모음을 하나하나 짚는다. 정혜선이 말하고 싶은 단어는 냉장고 냉동실에 숨겨져 있는 그것, 가스마스크.
며느리로 나왔던 배우가 어찌나 표독스러운지 정말 무서웠다. 배우가 누구인지 알쏭달쏭했는데 출연진 중에 '이기선' 이라는 이름이 눈에 띈다. 어느 날 혜성 같이 나타나 MBC 드라마에 연이어 나왔던 배우. 어릴 적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시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안 보여서 정말 섭섭했었는데... 악마로 기억하는 캐릭터가 이 분이 연기한 것이었다니.
배우 이기선. 출처 다음이미지 |
정혜선이 필사적으로 눈을 깜박이는 장면과 물이 가득한 욕조에 얼굴까지 잠기는 장면이 기억 속에 진하게 남아있다. 이기선이 방독면을 얼굴에 쓰고 집안에 가스를 틀었던 것 같은데 정작 결말이 어떻게 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정혜선을 도와주려고 했던 남자도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 나고. 아, 궁금해.
원작자가 '마이클 해리슨'이라는 정보로 1990년대에 사망한 작가를 찾아내긴 했으나 대표작 중에 '말하는 눈'과 비슷해 보이는 제목이 없었다. 혹시나 영상이 유튜브에 있을까 기대를 해보았지만 없다.......
어렸을 때 정말 숨죽이며 봤었는데, 진심으로 다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