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4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 대한 추억 (최지우 유지태 성지루 차예련 이기우)


지금까지 숱한 드라마를 봐왔고 앞으로도 보겠지만 이 드라마만큼은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덕질'이라는 것을 해본 작품이기 때문이다. 
유지태와 최지우 두 배우에게 어느 정도 호감은 있었으나 열렬한 팬은 아니었다. 공식 포스터만 보았을 때도 두 배우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드라마 시청 2회 만에 이 커플의 열렬한 팬이 되고 말았으니....


최지우 얼굴 포스터 앞에 유지태가 서있다

스타의 연인 (SBS)


: 2008.12.10~2009.02.12 방영. 20부작. 원작 일본 드라마 '스타의 사랑'. 오수연 극본. 부성철 연출. 최지우, 유지태, 이기우, 차예련, 이준혁, 성지루, 정운택, 심은진, 양희경, 신민희, 곽현화, 최필립 출연. 기태영 특별 출연.



인기 최고의 톱스타 배우 이마리와 가난한 국문과 대학원생 김철수. 이 둘이 만나게 된 계기는 이마리의 소속사에서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책을 내기로 하면서이다. 그런데 이마리에 대한 책을 내는 게 아니고 이마리가 책을 쓰는 것이다. 그것도 세계 유명 문학 작품들에 대해. 평소에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면 모를까 이마리는 책과 거리가 먼 캐릭터였다. 외모로 승부하는 배우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대필자까지 구해서 책을 쓰게 하는 설정이 별로 와닿지가 않았다. 이마리가 문학 작품들에 별 조예가 없다는 게 티가 나면 바로 대중의 의심을 살 것이고 비밀이 탄로날 경우 순식간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는데, 그 위험 부담을 다 떠안고 책을 내서 얻는 게 그렇게 큰지 납득이 잘 되지 않았다.

의구심까지 잔뜩 안고 본 드라마였지만 환상적인 배경 속에서 시작되는 두 사람의 로맨스는 사람을 곧 노예로 만들었다. 극 초반은 일본에서 찍었는데 나오는 곳마다 근사해서 직접 가 보고싶은 열망마저 생겼었다. 특히 관람차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너무 아름다워 그 누구와든 감상을 나누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디시인사이드의 스타의 연인 갤러리(줄여서 스연갤)에 가게 되었다. 디시는 덕질의 성지 같은 곳이었다. 스연갤에 가보니 나처럼 노예가 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태어나 처음 해보는 덕질은 단순히 재미있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엄청난 각성 상태였다. 드라마가 방영하는 날에는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갤러리에서 놀았고 유지태 배우의 갤러리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금 돌이켜보면 뭘 그렇게 올려댔는지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이다.




이 당시 유지태 배우의 팬클럽 행사에도 가게 되었다. 기존 팬클럽 회원들과 갤러리 이용자들이 함께 모인 자리였다. 여러 이벤트를 했었는데 다른 건 기억이 안 나고 참석자들의 폰 번호를 몇 개 뽑아 그 자리에서 유 배우와 통화를 했었다. 처음으로 울린 게 내 휴대폰이었다. 그런데 장내가 너무 시끄러워서 유 배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거의 듣지 못했다. 그가 배우를 하기 전에 했던 무용에 관련된 질문을 했었는데... 유 배우가 '생각해 보겠다'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다(통화 녹음을 했어야 했는데?). 그 다음으로 연결된 분이 드라마 속 철수의 (간지러운) 대사를 해달라고 했다. 참석자들 반응이 엄청났다. 그때 깨달았다. 머리 위 하트 같은 걸 요청했어야 했다는 것을.

드라마에서 철수가 쇼팽의 녹턴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장면이 있는데, 본인의 연주를 유 배우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외국(일본이었나)에서 오신 분이 있었다. 피아노 앞에서 그분이 바짝 긴장을 하신 게 멀리서도 느껴졌다. 덕후의 꿈을 이룬 순간 얼마나 기뻤을까? 어디선가 잘 지내고 계시기를.




스타의 연인 마지막회는 팬들이 영화관에 함께 모여서 보았다. 솔직히 드라마에는 거의 집중을 하지 못했다. 최지우 배우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마냥 신기했고 단관 행사 자체가 비현실 같았다. 유 배우는 몸이 안 좋아서 참석하지 않았고 오수연 작가도 선물만 보내셨다. 부성철 연출자가 감사 인사를 하셨었고 이준혁 배우도 그 자리에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최지우 배우와 마주친 곳은 화장실이었다. 세면대에서 손을 닦고 나가려는 최 배우에게 체면 불고하고 말을 걸었다. 스타의 연인 정말 잘 봤다고. 분명 그녀의 얼굴을 코 앞에서 봤는데 그 부분만 블러 처리된 듯 기억이 없다. 키가 크고 늘씬했다는 기억만.

이렇게 정리해보니 이 정도면 정말 성공한 덕질이었구나~ 싶다. 드라마와 그 팬들과 한 몸처럼 살아 움직였던 기억. 그 시절의 열정이 새삼 그리워진다.



2023-10-23

오버 더 레인보우 - MBC 수목 미니시리즈 (지현우 서지혜 김옥빈 환희)


서지혜 배우가 나오는 디즈니 플러스의 '키스 식스센스'를 보아서 그런가 이 드라마가 자꾸 생각이 났다. 방영 당시만 해도 아이돌에 정신이 팔려있던 터라, 가수 지망생을 다룬 드라마가 나온다는 소식에 몹시 흥분했었다. 


왼쪽부터 지현우 서지혜 김옥빈 환희
지현우, 서지혜, 김옥빈, 환희. 출처 MBC 공식홈

오버 더 레인보우 (MBC)


: 2006.7.26 ~ 9.14 방영. 16부작. 한희 연출. 홍진아, 홍자람 극본. 지현우, 서지혜, 김옥빈, 환희, 김일우, 이형철, 신현탁, 최권, 팝핀현준, 임하룡, 김혜옥, 나혜미, 정한용, 박희진, 정은표, 김원경, 신영석 출연.



더구나 인기 듀오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멤버 환희가 아이돌 가수 역을 맡아서 관심이 더 갔다. 실제 가수가 가수를 연기한다? 그 아이러니에 꽤 끌렸던 모양인지 아이러니하게도 기억에 주로 남은 것은 환희가 나온 장면들이다. 주인공이었던 지현우는 생각도 안 나니 어쩔... (심지어 지PD 팬이었는데😓)

아무래도 환희 배우가 화려하게 나올 때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특히 김옥빈 배우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들이 그렇다. 김옥빈이 아이돌 댄스가수 저리가라의 춤 실력을 선보인 클럽 장면이 아주 강렬했다. 이들의 춤을 보려고 더 열심히 봤던 것 같기도 하다.


렉스와 희수의 커플 댄스 (4분부터)


렉스와 희수의 방송 리허설 (2:35부터)


이밖에 더 생각나는 것은 조연으로 출연했던 팝핀현준의 불쇼. 그리고 드라마 엔딩 장면. 스토리라고는 두 남자가 초반엔 김옥빈에게 집중했다가 나중에는 서지혜를 두고 대립한다는 것 정도만 생각나고... 나 이 드라마에 열광했던 사람 맞나? 😅😅😅

보아 놓고 잊어버리는 게 아예 안 본 것과 다름없는 수준이 되어버리는 일은 참.......😥 본 지 20년이 되어가니 그럴 만도 한데 그럼에도 갖고 있던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아 조금은 서글퍼진다.




악마파 - MBC 베스트셀러극장 (유인촌 조경환 황신혜)


현재까지 기억하고 있는 베스트셀러극장이 무엇인지 묻는 설문을 한다면 이 화가 베스트 5에는 들지 않을까? 제목은 기억 못 한다 해도 주연으로 나온 조경환의 흰 눈동자를 기억하는 분은 많을 듯하다. 나 역시 새하얗던 그의 한쪽 눈과 벼랑에 매달려 소리 지르던 황신혜만 기억이 선명한데, 유튜브에 설마 하고 찾아보니 있다! 유레카! (현재는 없음)


악마파 화가로 나온 조경환
노단 역을 맡은 조경환. 유튜브 캡쳐

MBC 베스트셀러극장 제98회 "악마파"


: 1985.12.22일 방영. 김래성(김내성) 원작. 유인촌, 조경환, 황신혜, 김용건 출연.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봤다. 30여년만에 다시 본 악마파는 솔직히 허술한 부분이 많았지만 스토리가 주는 충격만큼은 여전했다. 예술에 미쳐 인간성을 상실해버린 두 남자와 그 사이에서 희생되는 한 여자. 그 광기 어린 핏빛 이야기.

주요 인물은 네 명이다. 장애인에 가난하지만 그림에서만큼은 천재를 가진 백추(유인촌), 건장한 신체와 부를 가졌지만 그림에서는 밀리는 노단(조경환), 누가 봐도 한눈에 반할 만큼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루리(황신혜), 그리고 루리의 친오빠이자 세 사람을 연결시키는 역할의 김씨(김용건).


유인촌 황신혜 김용건
왼쪽부터 유인촌, 황신혜, 김용건. 유튜브 캡쳐

-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

백추와 노단은 악마파 성향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물과 기름처럼 서로 대립한다. 두 사람 다 루리에게 첫눈에 반한다. 루리는 노단보다 백추를 마음에 들어 한다. 백추는 미술대전에서 상을 타며 천재성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축하하는 자리에서 루리에게 실망을 하고 사라져 버린다. 미전 수상작을 노단에게 남긴 채.


결혼하는 노단과 루리. 울부짖는 루리
황신혜, 조경환. 유튜브 캡쳐

모욕당했다고 여긴 노단은 질투심에 불타오른다. 백추가 죽었다고 생각한 루리는 오빠가 시키는대로 노단과 결혼한다. 노단은 루리를 모델로 부리며 영감을 받으려 애쓴다. 하지만 결과물이 신통치 않자 정신 나간 짓도 서슴지 않는다. 이부자리에서 죽은 쥐를 발견한 루리가 숨넘어가게 비명을 지르자 캔버스를 들고 달려와 그림을 그리기 바쁘다. 점점 미쳐가는 남편에게 기겁한 루리가 오빠를 찾아와 하소연하지만 하나뿐인 가족인 오빠는 마치 남 얘기 듣듯 한다(원작을 안 읽어 봐서 소설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드라마에서 그의 태도는 참... 오빠 맞아요?).




루리가 갑자기 사라지고, 루리를 찾아 헤매던 노단은 변사체로 발견된다. 그의 곁에는 그림이 한 점 있었는데, 여자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벼랑에 매달려 있다. 이 생생한 그림은 노단의 유작으로 발표되어 그가 살아있을 때는 결코 얻지 못했던 명성을 가져다준다. 바로 이 전시회에 돌연 백추가 나타나고, 그는 김씨를 자신의 거처에 초대한다. 음침한 창고 같은 그곳엔 파리떼가 웽웽거리고 악취가 풍긴다. 김씨가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여동생 루리.... 그녀는 죽어서도 아름답다.

루리의 시신. 죽은 루리를 그린 그림
백추가 그린 부시도. 유튜브 캡쳐

김씨 앞으로 그림 한 점과 백추의 유서가 배달되는데 거기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벼랑에 매달린 루리를 그린 것은 다름 아닌 백추였다. 극한의 공포에 질린 그녀를 본 순간 백추는 창작욕이 타올라 그림을 그려댄다. 그것도 모자라 떨어져 죽은 그녀에게서 또다시 영감을 받아 그림을 하나 더 그린다. 그것이 김씨에게 배달된 백추의 유작, 부시도(腐屍圖)이다. 아울러 백추가 김씨에게 마지막으로 한 부탁은 루리의 죽은 모습이 담긴 그 그림을 세상에 꼭 발표해달라는 것이었다.

줄거리를 써놓고 보니 정말 소름끼치는 내용이다.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 자신의 욕구만 채우는 인간이라니... 자기 목숨 자기가 갖다 바치는 거면 누가 뭐라 할까. 하지만 여기에선 희생양 루리만 불쌍할 뿐이다. 그놈의 예술 따위가 뭐라고.



원작 작가 김내성에 대해 찾아보다가 악마파와 비슷한 일본 소설을 알게 되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썼다는 '지옥변'. 위키백과에 따르면 1930년대에 일본에서 공부한 김내성이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한다. 자기 딸이 타 죽어 가고 있는데 감상하듯 바라보는 아비라니. 안 풀리던 그림을 드디어 완성하고 자살........

한 장면을 몇백번 찍어놓고 결국 처음 찍은 컷을 영화에 썼다는 감독도 생각나고 강ㄱ씬을 찍겠다며 실제 ㄱ간을 시킨 감독놈도 생각나고 여자들에게 독약을 먹여서는 그 죽는 순간을 사진에 담은 놈도 생각나고..... 예술이 아무리 위대하다고 하지만 사람 나고 예술 났지 예술 나고 사람 나겠는가.





처세술개론 - MBC 베스트셀러극장 (최정화 조현철)


어른과 있을 때는 천사표 같았다가 애들끼리 남게 되자 태도가 돌변하는 아이. 애들을 마구 괴롭히다가 어른이 나타나자 자기가 괴롭힘 당했다고 울고 불고 짜는 아이. 그 미친듯한 연기력에 질려 말도 못 하고 엉엉 우는 또 다른 아이.

아역 배우 최정화
한지붕 세가족에 나온 최정화

MBC 베스트셀러극장 제129회 "처세술개론"


: 1986년 9월 7일 방영. 최인호 원작. 조현철, 최정화, 이영후, 김혜자, 박원숙, 황정순 출연.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은 이 정도였다. 두 얼굴의 야누스를 기가 막히게 연기했던 어린이 배우는 곧 MBC 일요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에서 주인집 딸로 나왔다. 이름을 찾아보니 최정화. 이 이름으로 베스트셀러극장 작품 목록을 검색해보니 두 편이 나온다. 그중 '한지붕 세가족' 전에 방영된 화는 "처세술개론".



지금은 고인이 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작가 최인호 님의 원작 소설을 찾아보았다. 핵심 줄거리는 이렇다. 외국에서 부자 어르신이 돌아왔는데 친자식이 없다. 그 친척들은 콩고물(유산)을 기대하며 자신의 아이들로 어르신의 환심을 사려고 한다. 아이들은 어르신 눈에 들어야 한다는 미션을 안고 있다.

할머니 옆에 붙어 앉아 재롱을 부리고 춤으로 홀리는 야누스 아이. 최정화가 얼마나 끔찍하게 연기를 잘했는지 나는 이 어린이 배우의 열렬한 안티가 되어버렸다. 당시에 학교 생활이 힘들어서 더 이입을 했을 것이다. 거짓말을 아주 잘하는 아이가 있었고 선생님은 관심 밖 아이들의 말을 잘 믿어주지 않았다. 풀지 못한 억울함이 쌓여있던 게 이 화를 보면서 터졌던 것 같다. 배우는 그저 연기를 잘했을 뿐인데.......

But! 이래 놓고는 한지붕 세가족을 매주 애청하면서 그녀의 팬이 되었다는 거 실화냐?😅 여기서는 아주 야무지고 귀엽게 나왔다. 인기도 많았었다. 한데 그 뒤로 잘 볼 수가 없었다. 근황을 궁금해다가 몇 년 뒤 MBC의 무슨 저녁 프로에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정화는 연기를 그만두고 한국 무용을 전공하고 있었다. 그 인기를 뒤로 하고 자신이 원하는 길로 가고 있는 그녀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이것도 아주 오래전이니.......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죠?




* 남자아이 역은 조현철이 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배우로 활동했으며 '조성원'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현재는 조현철을 검색하면 가수 매드클라운의 동생인 영화배우가 단박에 나오지만 같은 이름의 배우가 이미 있었다는 사실)

배우 조현철. 조성원으로 개명
배우 조현철=조성원


- 조성원 사진 출처 https://blog.naver.com/onejoa/150012277905
- 최정화 사진 출처 https://blog.naver.com/beauniverse/220770895253

2023-10-19

보석 고르기 - MBC 베스트셀러극장 (임채무 김혜영)


마당 넓은 하숙집에 새로운 하숙생 임채무가 들어온다. 왠지 어렵게 공부하는 고학생 느낌이다. 주인집 딸 김혜영과 티격태격하다가 서로 좋아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이 하숙생의 정체는 재벌 2세?!

MBC 베스트셀러극장 보석 고르기 주연 배우 임채무 김혜영
임채무 / 김혜영. 출처 스포츠서울, 구글이미지

MBC 베스트셀러극장 제75회 '보석 고르기'


: 1985년 6월 16일 방영. 김창동 원작. 홍정원 극본. 윤정수 연출. 임채무, 김혜영, 전운, 김수미, 김용건, 신충식, 서권순, 김혜옥, 길용우, 김주영, 사상기, 문회원, 김광배, 전희룡, 박영지, 차윤회, 서영애, 윤석오, 이경순, 이순규, 원낭, 송영웅, 서명진 출연.


하숙집에 젊은 남자들이 늘 있으니 주인이 딸을 단속했던 것 같고 그 딸은 남자 보기를 돌 같이 했던 것 같다. 절약을 하다 못해 너무 아껴서 구질구질해 보이는 임채무를 처음에는 김혜영이 되게 싫어했던 것 같은데.... (어릴 적 기억에 의존해서 쓰다 보니 틀릴 수도 있다. 이 화는 정말 재밌게 보았어서 그나마 기억이 많이 나는 편이다)




아마 하숙집 주인도 딸의 연애를 반대하고 하숙생의 아버지인 재벌(아니면 굉장한 부자)도 아들의 연애를 반대했을 것이다. 임채무가 돈과 사랑 중에 사랑을 택하고 2세로서의 권리를 포기했던가? 그의 정체를 알고 나서 김혜영이 그를 떠나려고 했었나? 마지막 장면 만큼은 확실히 기억난다. 임채무가 리어카에 짐을 싣고 하숙집을 나서는데 거기에 김혜영이 올라타고 함께 가는 해피 엔딩~ 

지금은 두리랜드 운영하시느라 더 바쁜 임채무 님은 순정파 느낌의 미남이었다. 라디오 DJ로 유명한 김혜영 님은 당시 개그우먼으로 활동 중이었는데, 개그우먼이 드라마에 나오는 게 마냥 신기했었다. 미모도 미모지만 연기를 잘하셔서 더 기억에 남은 듯하다.

그나저나 MBC 베스트셀러극장도 인터넷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KBS처럼.


* MBC 드라마 '현정아 사랑해'도 설정이 비슷하다. 감우성이 재벌 3세, 김규리(김민선)가 그 상대 역인 조연출 PD로 나왔다.